환생한 군인은 삶의 의미를 찾기위해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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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향317
작품등록일 :
2024.11.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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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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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입학식 3)

DUMMY

제 16화


-입학식(3)




“크하하! 나, 바크만 투란에게 도전할 사람이 더는 없는 거냐!!! 냐약한 것들아 빨리 덤벼라!!!”


바크만은 사람들의 무더기 위에서 소리질렀다.


‘저거 살아있기는 하겠지?’


무더기 속 가장 밑에 있는 사람이 내게 손을 뻗으며 입을 뻐끔거렸다.

너무 소리가 작아 들리지는 않았지만, 입모양만으로도 그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살... 려... 줘.]


“...”


“도련님, 저거 괜찮은 것 맞죠...?”


“아닌 것 같은데.”


“예?”


리안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반문하며 큰소리를 내자 바크만이 고개를 돌려 이쪽을 쳐다보았다.


“너희들이 다음 도전자냐!”


바크만의 한 마디에 우리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주춤주춤 옆으로 비키며, 그가 바라보는 곳에는 나와 리안 둘밖에 남지 않았다.


“아... 아닌데요.”


“그래, 여자쪽은 아니고. 그럼 너냐!”


바크만의 손가락은 정확히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


바크만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나와 그 사이의 전력 차를 분석했다.


일단 이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지는?

내가 지금 익스퍼트 하급.

바크만은 중급~상급이라고 했다.


1~2단계 차이.


그리고 언제나 싸움에서 중요한 체급은?

내가 지금 키가 170정도로 12살치고 큰 키였지만,

바크만은 14살이 맞는지 의문이 드는 200에 조금 못 미치는 거구였다.


신장은 30cm정도.


거기에 나도 근육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바크만은 정말 12살의 전생이라면 중학교에 다닐 나이가 맞는지 혼란이 올 정도로 옷이 꽉 끼는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체급도 안 됨.

힘으로는 완전히 패배.


일단 내세울 것이라고는 기술과 경험정도.

하지만 기술과 경험도 어느 정도 비슷한 체급이어야 빛을 발하는 법이었다.


총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지금은 총을 들고 있지 않았다.

오로지 맨손 격투기로만 상대해야 하는 상황.


‘승률은 높게 잡아도 3% 미만.’


솔직히 저 근육이 완전히 풍선 근육이거나, 기술따위는 쓰지 않고 곰처럼 주먹만 붕붕 휘두르지 않는다면 이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 저 녀석에게 졌을 때의 리스크는?


‘일단 죽지는 않겠군.’


져서 쓰러진다고 해도 저 사람들의 무더기에 제일 위에 얹어지는 것뿐이리라.


그럼 끽해 봐야 리스크는 저 녀석이 내 등 위에 올라타는 것뿐이었다.


제법 아프겠지만...


‘할 만한데?’


머릿속에서 할만하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고작 그 정도의 고통만을 대가로 투란 가문의 후계자와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야.


그런 없다시피 한 리스크는 감수하고도 남았다.


“왜, 대답이 없지? 혹시 겁먹은 건가?”


“하지.”


“도련님...?”


리안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


“크하하, 그래 잘 생각했다. 들어와라.”


바크만은 연무장 안에 있는 대련장에 들어가며 손짓했다.


터벅터벅.


대련장을 둘러싼 마나로 된 얇은 막을 지나자,


지이잉!


울리는 소리와 함께 밖과 차단된 것이 느껴졌다.


“이름이 뭐지?”


“필립 리프레.”


“리프레? 내가 아는 제국의 리프레 가문?”


“그래.”


“크하하하!!!”


바크만은 세상이 떠나갈 듯 웃었다.


“대어를 낚았군! 그 리프레 가문의 독자라니!”


“...”


“그러면 총은 어디에 있지?”


“안 가지고 왔다.”


“안 가지고 왔다고?! 그럼 어떻게 싸우려고 온 거지!”


바크만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는 큰 소리에 인상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맨손으로 싸울 거라 생각하고 들어온 거다.”


“크하하, 남자 답구만!”


바크만은 다시 한번 세상이 떠나갈 듯 웃었다.


“그래, 총에 가려져 있어서 그렇지. 리프레 가문의 격투술도 나름 유명하지! 재미있는 대련이 되겠어.”


“...”


“크크크, 과묵한 친구로구만.”


바크만은 한 손으로 다른 쪽 손을 쥔 채 손가락의 관절을 꺾으며 말했다.


뚜드득-. 뚜드득-.


“그래, 더 이상 잡담은 그만하고 빨리 싸우기나 하자고.”


“동의하는 바다.”


“크흐흐, 먼저 간다!”


바크만은 5m가 넘는 거리를 단숨에 도약하며 내게 주먹을 휘둘렀다.


붕-!


주먹이 공기를 가르며 마치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소리가 났다.


‘큭, 하마터면 한 방에 끝날 뻔했군.’


무슨 주먹이 5년 전에 봤던 그 트윈 헤드 오우거를 떠올렸다.


붕-!


붕-!


붕-!


“크하하!”


대련장 속은 온통 주먹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바크만의 웃음소리로 채워졌다.


“피하지만 말고 빨리 나를 즐겁게 해봐라!”


“...”


트윈 헤드 오우거를 연상시키는 강력한 주먹.

쉬지도 않고 그런 주먹들을 피하며 수세에 몰린 상황.


하지만 그럼에도...


‘할 만한데?’


전혀 위기감이 들지 않았다.


5년전에 비해서 내가 강해져서?

그런 이유도 있었지만 그게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저 정도의 주먹은 지금의 나에게도 위협적이기도 했고.


위기감이 들지 않은 이유는...


‘이 녀석 진짜로 곰처럼 주먹만 붕붕 휘두르는데?’


아까 말했던 가능성이 있는 경우인 기술 따위는 모른다는 듯, 곰처럼 주먹을 크게 휘두를 뿐이었다.


붕-.


붕-.


그리고 나는 진짜로 본능에 몸을 맡기고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주먹에 맞을 만큼 어수룩한 실력은 아니었다.


‘빈틈도 너무 많고.’


눈에 선한 빈틈으로 파고들어 바크만에게 리버샷을 날렸다.

정확히 간이 있는 부위에 맞으며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은 타격.


하지만...


퍽.


분명히 타격음이 났음에도 손에 느껴지는 손맛이 이상했다.


‘돌...?’


사람의 복부를 때려는데 마치 돌을 친 듯한 손맛이 났기에...


“크하하, 이제야 제대로 할 마음이 생겼나 보군.”


바크만은 분명 인간의 급소 중 하나인 간을 맞았음에도 껄껄 대며 웃었다.


“그럼, 한 대를 맞았으니 갚아 줘야겠지?”


잠시 당황해 멈칫한 사이 바크만의 주먹을 완벽하게 피할 타이밍을 놓쳤다.

그의 주먹이 머리를 향해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둘러졌다.


‘급소는 안된다.’


머리를 살짝 움직여 치명타는 면했지만, 그 주먹은 어깨에 제대로 내리꽂혔다.


쾅-.


“끄윽...!”


어깨가 나가버릴 것 같은 충격이 온몸에 전해졌다.


‘더 이상 정타는 안된다.’


밀려오는 고통에도 빠르게 판단을 마치고 어깨를 부여잡고 뒤로 도약했다.


“크하하, 다람쥐처럼 날쌔구나!”


“괴물같은 놈.”


아까의 공격으로, 근육의 양뿐만이 아니라 밀도도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까의 리버샷은 진짜로 제대로 들어갔는데 말이야.’


아무리 기술이 없다고 한들, 마치 자기가 투란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힘과 맷집만큼은 상상을 초월했다.


저런 반응이라면 눈알이나 사타구니가 아닌 이상 급소 한두 군데 제대로 맞는다고 해서 쓰러질 상대는 아닌 듯했다.


붕-.


붕-.


“크하하.”


‘일단 그나마 다행인 건 주먹이 단순 무식해서 피하기 쉽다는 점인가?’


아까도 느낀 거지만 주먹이 마치 격투기를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동네 양아치같다는 거다.


기술도 없고 심리전도 없는 단순한 주먹.

이런 유형은 백스텝 조금만 밟아주면 피하기 쉬웠다.


그나마 걱정되는 건 각잡고 태클이라도 들어오면 매우 까다로울 것 같았지만,

왜인지 흔한 태클조차 없이 오로지 타격으로만 승부를 보려 했기에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나로서는 다행이지만.’


붕-.


붕-.


다시 한번 주먹이 날아오는 타이밍을 보고 바크만의 턱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퍽.


다시 제대로 들어갔음에도 바크만의 턱은 겨우 1cm정도 움직일 뿐이었다.


‘쯧, 목 두께를 보고 예상은 했지만 턱 부근의 맷집도 상당하군.’


붕-.


“크하하, 주먹이 물러! 마치 바람이 스치는 것 같구나!”


바크만은 똑같은 패턴으로 머리에 주먹이 내리꽂았다.


‘똑같은 수법에 당할 수는 없지.’


타닥.


아까처럼 어깨에도 맞지도, 않고 완벽하게 몸을 내뺐다.


“크하하, 주먹은 무르지만, 몸 하나는 날쌔구나! 피하기만 하지 말고 빨리 그 솜털 같은 주먹으로 날 더 때려봐라!”


“미친놈.”


턱 맞고 저렿게 좋다고 웃는 놈은 대부분 골치 아팠는데...


기술이 없더라도 압도적인 맷집 탓에 제대로 된 타격도 줄 수 없었다.


붕-.


붕-.


“계속 피해 봐라! 언제까지 그렇게 피할 수 있을까!”


‘처음에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두를 때는 나름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종합적으로 몇 분간 그와 싸워 보고, 그나마 할 만한 방법은 장기전으로 가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 거리를 벌리면서 잽이나 킥으로 조금씩 치고 빠지는 전략.


일반적으로는 공격을 맞추지 못한다면 공격을 하는 쪽보다는 피하는 쪽이 유리했으니.


데미지를 누적시킨 다음, 체력으로 승부하는 전략.


나는 바크만의 공격을 전부 다 피하고, 내가 하는 공격이 피해는 경미할지언정 때렸을 때 맞기는 하는 걸 보니 내릴 수 있는 판단이었다.


붕-.


붕-.


그렇기에 이번에는 안쪽으로 파고드는 게 아니라 바크만의 종아리를 향해 킥을 날렸다.


퍽.


“크하하, 간지럽다!”


“알아.”


애초에 피해를 누적시키는 게 목적이니.


붕-. 붕-.


한 번.


붕-. 붕-.


두 번.


붕-. 붕-.


세 번.


붕-. 붕-.


네 번.


보통 사람이라면 이 정도만 되어도 비틀거렸겠지만, 바크만은 거침없이 내게 달려들었다.


다섯 번.


이렇게 합을 주고받으며 몇 분 뒤.


붕-. 붕-.


스무 번.


‘아니 왜 반응이 없지?’


쓰러지는 건 기대도 안 했다.


이 정도로 때렸으면 속도가 느져진다든가 하는 무슨 반응이 와야 하는데,

바크만은 그딴 건 모른다는 듯 쌩쌩했다.


‘심지어는 체력도 안정적인 것 같고.’


공격을 피하며 최소한의 동작만을 행하고 있는 나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있었지만,

바크만은 숨소리조차 흐트러지지 않았다.


“크흐흐, 무언가 당황한 모양이군.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는 법이지.”


붕-. 붕-.


스물 하ㄴ...


바크만의 말을 무시하고 언제나 그렇듯 킥을 날릴 때...


“쳐맞기 전까지는!”


이번에는 반 박자 빠른 앞차기가 턱을 향해 날아왔다.


“윽.”


간신히 턱을 젖히자, 바크만의 발끝이 정확히 턱의 살갗을 스치고 지나갔다.


‘방심했다. 한 방에 끝날 뻔했어.’


진짜로 무식하게 똑같은 패턴으로 공격해서, 순간 진짜로 학습능력이 없는 고릴라랑 싸우고 있다고 착각했다.


‘고릴라도 이렇게 똑같은 패턴으로 당하면 학습이란 걸 할텐데.’


실책이었다.


“크하하, 몇 번 맞아주는 것도 질렀다. 그렇게 빼지만 말고, 너도 이제 제대로 해봐라. 그... 뭐냐, 리프레 가문 특유의 격투술? 그것도 좀 써보라고!”


“우리 가문 특유의 격투술?”


“그래, 그 온갖 급소를 노리며 상대를 몰아붙인다는 그 격투술 말이다!”


“...”


가문의 격투술.


총 가문에 이런 게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문의 격투술은 내가 전생에, 전쟁터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싸우며 갈고 닦은 격투기과 닮아있었다.


타격기를 기반으로 이 세계에는 별로 없는 관절기또한 사용하는 격투술.


그리고 이 세계의 격투술과 달리 특이한 점은 이곳의 격투술은 필살기를 날리듯, 한 방을 집중하는 반면,

이 격투술은 전생에 그러했듯 상황에 대한 이해와 연계를 중요시했다.


사실상 이세계에서 격투술이라고 부르는 것들보다는 기본기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보여 줄 수 있는 거냐? 없는거냐?”


“가능하기는 하지.”


기본기 같은 것인 만큼 지금도 사용을 안 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 격투술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는 입장에서 이렇게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그런데 써도 괜찮은 거냐?”


이 격투술을 잘 아는 입장에서 이게 가장 빛을 내는 건 사람을 죽이려 할 때이기에 쓰는 게 꺼려졌다.


“물론이다! 그걸로 더 재미있는 싸움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래, 너를 보니 써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하군.”


하긴, 저 녀석 맷집을 보니 아무리 죽이려 들어도 멀쩡할 것 같았다.


“뭐, 마나라도 모아야 하는 건가? 그렇다면 기다려 주지. 원래 변신할 때는 때리지 않는 게 예의니까! 크하하!”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럼, 빨리 써봐라!”


바크만의 말과 함께 나는 그에게 달려들었다.


타닥!


“오, 그래 기세가 바뀌었군. 이제 도망은 치지 않는 건가?”


“...”


붕-. 붕-.


가까이 다가오는 내게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며 그의 명치에 주먹을 꽂았다.


퍽.


“크하하, 기세가 바뀌었다고 한들, 여전히 물주먹이구나!”


“알아.”


애초에 위력이 올라갈 거라고 기대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바뀐 것은 스타일일 뿐이었다.

아웃파이팅에서 인파이팅으로.


그렇기에 아까와 똑같은 방식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히는 주먹이 날아오자, 멀리 도망치듯 피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고 다시 한번 주먹을 날렸다.


“크흐흐, 재밌군. 재밌어!”


간과 턱, 명치등 급소들을 맞고 있는 와중에도 바크만은 즐겁다는 듯 실실 웃었다.


“맞고만 있을 수는 없지. 그럼 되돌려줘야겠지?”


그 말과 함께 어깨에 가공할 만한 충격이 새겨졌다.


쾅-!


“크윽...!”


급소가 아닌 곳을 맞았음에도 몸에 데미지가 상당했다.


‘인파이팅으로 바꿀 때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라니...’


아까 맞은 왼팔 어깨가 아직도 욱신거리는데 오른팔도 이제는 성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 원래 내가 하던 싸움은 이런 것이었지.’


아니, 이것보다도 더 위험천만한 곳이었다.

단 한 발의 총알만으로도 생명이 오가는 곳.


언제나 외줄타기하듯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전전하는 곳.


‘너무 가문에만 있다보니 풀어졌어.’


보신주의에 빠져 성미에도 안 맞는 아웃파이팅이라니...


내가 만든 격투술도 그렇고, 내 싸움 스타일도 그렇고, 언제나 상대를 압도하며 급소를 노려 단숨에 끝내는 방식이었다.


퍽.


퍽.


쾅-.


수십 번의 공방이 이어지고.

분명 내가 몇 배는 많은 유효타를 가져갔지만,

가끔씩 맞는 주먹에 내 몸에 쌓인 데미지도 쌓여만 갔다.


“크하하하!!! 그래! 이게 내가 원하던 싸움이다!!! 맞는 때리고 난타전!”


‘체력도 괴물이었군. 역시 아까처럼 아웃파이팅으로 갔으면 필패였겠어.’


내 쪽은 거의 한계인데, 바크만은 땀 몇 방울만을 흘릴 뿐이었다.


그렇기에...


‘더는 시간을 끌면 안된다.’


애초에 인파이팅으로 싸울 때부터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예상했었기에, 미리 준비를 해온 게 있었다.


급소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때려놓은 곳.

오른쪽 어깻죽지.


그곳을 바라보며 날아오는 바크만의 오른쪽 주먹의 손목으 잡았다.


“응?”


그리고 마치 뱀이 타고 오르듯 그의 오른팔을 타고 암바를 걸었다.


“아, 이게 리프레 가문 특유의 관절기인가? 들어본 적 있다.”


암바가 제대로 걸렸음을 확인하며 힘을 주며 팔을 꺽었다.


“흡! 이거 꽤 아프군.”


“포기할 거면 빨리해라. 잘못하면 팔 나간다.”


분명 팔이 꺽히기 직전이었지만 바크만은 웃으며 오른팔을 크게 휘둘렀다.


“크하하, 이딴 건 압도적인 힘 앞에 무용지물이다!”


‘던져버렸어?’


그가 팔을 휘두르자 팔을 잡고 있던 암바가 풀리며 위로 던져졌다.


‘어느 정도 저항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아무리 관절기가 체급이나 힘의 차이를 극복하는 게 가능하다 해도, 이 정도의 압도적인 차이를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오른쪽 어깻죽지에 데미지를 가해 놓은 것이지만...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건가?’


저항은커녕 아예 던져버리기까지 하는 바크만의 모습에 그의 힘이 내 상상보다도 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땅으로 떨어지자, 바크만이 내 앞에서 마무리를 지으려는 듯 주먹을 들어 올렸다.


“재미있는 싸움이었다. 아쉽지만 이만 끝을 내야겠지.”


아무리 봐도 다른 수가 없어보이던 때, 언제나 그랬듯 방법을 찾아냈다.


‘이 정도의 변수는 언제나 있었어.’


지금이 절망적인 상황이라 한들.


암살 작전에 갔다가 대규모 공습이 온 상황이나 간단한 사전 조사였는데 거기서 탱크와 장갑차가 나오는 것보단 나았다.



쾅-.


바크만의 위에서 내려오는 주먹을 한 바퀴 굴러서 피한 뒤, 빠르게 그의 뒤를 잡았다.


그리고 끝날 거라고 방심하고 너무 큰 동작을 한 바크만이 다시 균형를 잡기전에...


그의 뒷목 부근, 후두부를 내리쳤다.


눈알과 사타구니을 제외하고 사람이 가장 단련하기 힘든 곳.

그러면서 제대로 맞으면 즉사에 이를 수도 있는 곳.


거의 대부분의 격투기 단체에서도 금지하는 곳을 내리쳤기에 나는 생각했다.


‘해치웠나?’


전생의 상식이라면 쓰러지는 정도가 아니라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타격이었기에...



...



하지만 바크만은 그대로 뒤를 돌아봤다.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웃음끼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먹이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나를 쳐다보며, 싸우고 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자세를 잡았다.


‘위험하다.’


그걸 보자마자 몸이 본능적으로 뒤로 빠지며 팔을 X자로 교차해 가드를 올렸다.


하지만...



투란가 격투술 1장


[대지를 가르는 주먹]



쾅--!


그걸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맞은 순간, 수 미터를 날아가서 대련장의 벽면에 강하게 부딪혔다.


“윽...”


그 주먹을 정통으로 맞은 왼팔은 뼈가 살짝 삐져나온 게 보였고, 오른쪽도 아마 금이 간 듯했다.


‘그때와 같군...’


5년 전 트윈 헤드 오우거에게 맞고 나무에 박힌 것이 떠올랐다.


“...”


맞고서 정신을 잃고 아버지에게 구출되었던 때.


“아니...”


그때와는 달랐다.


아직 다리는 멀쩡했으니.


그렇기에.


눈앞이 흐려졌지만, 부러진 왼팔을 부여잡고 일어섰다.


“더 할 수 있어.”


오른발을 내디디며 바크만이 있는 곳으로 다시 한번 다가갔다.


“더...”


사지 중 하나라도 멀쩡하다면...


한 발짝.

두 발짝.


다가갈 때, 위에서 대련장의 막이 깨지며 누군가 나타났다.


쨍그랑.


갑작스럽게 나타난 남성은 바크만과 나 사이에 착지해 내게로 점차 걸어왔다.


바크만보다 머리 한 개 반은 더 큰 사람, 거기에 입고 있는 제복을 터트릴 듯한 크기에 굉장한 근육.


하지만 그자를 올려다보자, 그 몸과 맞지 않는 지적으로 보이는 얼굴과, 학자가 쓸 법한 외눈안경을 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ㄱ...”


“이만 쉬시죠.”


머리의 강한 충격과 함께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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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시험3) 24.12.12 4 0 10쪽
23 22화 (시험2) 24.12.11 7 0 18쪽
22 21화 (시험1) 24.12.10 9 0 12쪽
21 20화 (입학식7) 24.12.09 13 0 14쪽
20 19화 (입학식6) 24.12.08 13 0 16쪽
19 18화 (입학식5) 24.12.07 13 0 11쪽
18 17화 (입학식 4) 24.12.06 12 0 15쪽
» 16화 (입학식 3) 24.12.05 14 0 18쪽
16 제 15화 (입학식2) 24.12.04 11 0 17쪽
15 제 14화 (입학식) 24.12.03 14 0 12쪽
14 제 13화 (잭2) 24.12.03 11 0 16쪽
13 제 12화 (잭) 24.12.03 10 0 16쪽
12 11화 (6년 후) 24.12.03 14 0 13쪽
11 10화 (그 후 2) 24.12.03 10 0 16쪽
10 9화 (그 후) 24.12.03 11 0 13쪽
9 8화 (처우) 24.12.03 12 0 15쪽
8 7화 (아버지) 24.12.03 16 0 11쪽
7 6화 (습격 2) 24.12.03 15 0 11쪽
6 5화 (습격 1) 24.12.03 16 0 12쪽
5 4화(전쟁 놀이 2) 24.12.03 19 0 14쪽
4 3화 (전쟁 놀이 1) 24.12.03 25 0 12쪽
3 2화 (영지 시찰) 24.12.03 35 0 12쪽
2 1화 (환생) 24.12.03 48 0 14쪽
1 프롤로그 24.12.01 62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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