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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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북스토리
작품등록일 :
2025.01.0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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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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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문제] 병문안으로 알 수 있는 것 3

DUMMY

서진은 목청 것 큰소리를 내며 말했다.


"시스템!, 문제프로그램 참여자 박서진이다! 참여자 보호요청한다. 여기 위치, 장소, 지금 당장 신승오에게 보내! 112에 신고도 하고, 지금 당장!"


서진은 갑자기 일어나 작업대 위로 뛰기 시작했다. 비록 모둠발 뛰기였지만, 정확하고 민첩하고 날렵했다.


“이 새끼가 뭐라고 하는 거얏!”

“야, 저 새끼 주둥아리 막아.”


112에 신고하라는 말에 주변에 있던 중견 급 깡패들이 오지랖을 떨었고, 두목은 오히려 침착하게 보고 있었다.


가까이 있던 두 놈이 서진에게 달려왔다. 한 놈은 서진의 입을 막아 두었던 헝겊을 들고.

서진은 잠시 멈추며 가까이 다가오길 기다렸다가 두 놈이 다가왔을 때, 뒤에 묶여 있던 의자로 두 놈의 머리를 거의 동시에 쳤다. 미친 듯이 빠른 속도였고 놀라운 점프력이었다. 서진은 마치 와이어를 매달아 놓은 스턴트맨 같았다.


‘따악, 철퍼덕’


두 놈은 멀찍이 나가 떨어졌다. 머리가 깨진 듯이 한 놈은 머리를 잡고 뒹굴고, 한 놈은 아예 일어나질 못했다. 기절한 모양이었다.


곧이어 공장에 굳게 닫혀있는 공장문이 ‘기이잉’ 소리를 내며 동시에 모두 열리기 시작했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셔터문이었다.


죽은 듯 처박혀 있던 작은 포그레인도 ‘기이이잉’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업장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서진은 그간 민첩성, 점프력, 균형 감각등의 강도 높은 운동을 거의 매일 익혔다.


몇 놈이 더 서진에게 덤벼들었고, 서진은 오는 놈들의 배를 치고 수그러진 몸의 등을 밟아 또 한번 높이 점프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작업대 위로 올렸다. 놈들은 반동으로 나가 떨어졌다.


“음매, 저 몸놀림 보소. 저 아가 공부만 잘하는 거이 아이다니?”


보스는 감탄을 했지만 빨리 자리를 수습해야 했다.


“셔터문!! 셔터문! 마카 닫아 내리!”

"이거 뭐야, 누가 문 열었냐! 문 닫아! 이 새끼들아!"


웅인은 놀라서 웅크리고 있었다. 동현도 어리둥절해 있었다.


공장에 문이 반 이상 올라가자, 밖에 한두 명의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시간은 이른 아침이었고 많지는 않았지만 밖에는 멀리 다른 공장 사람들이 있었다.


밖에 지나가던 사람이 공장 안을 무심코 쳐다보다가 소리를 지르고 뛰어갔다. 사람들이 묶여 있는 모습을 본 것이었다.


“셔터문이 안 닫힙니다! 리프트 작동이 안돼요! 저절로 열리고 있습니다.”


‘역시 페널티도 자각이 아니라 시스템이 조종하는 거였군.’


그 와중에 서진은 시스템에 관한 한 가지 사실을 더 알아내었다.


중장비들, 소형 포그레인, 농기구들도 갑자기 시동이 걸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크레인 하나가 팔을 올려 들더니 조폭의 우두머리가 있는 있는 곳을 향해 매우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아,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에애엥에애에앵”


동시에 멀리서 경찰차 소리가 들리자 누군가 외쳤다.


“모두 사방으로 튀어! 잡히면 다 들어간다.”


그 소리에 조폭들은 모두 혼비백산하여 사방으로 도망쳤고, 김갑남도 도망을 쳤다.


서진은 작업대 위에서 톺의 날을 손으로 잡고 묶여 있던 손목 밧줄을 끊으려했다.

보스가 밖으로 뛰어나가다 민첩한 동작으로 서진의 옆구리를 순식간에 칼로 찔렀다.


‘푸욱’

“칼심 하나는 발라줘야 내 안 편하것나. 니 기댕기소. 다시 찾아올래니”

“으윽...”


서진은 배 옆으로 깊이 들어간 칼에 앞으로 몸이 꼬꾸라져 작업대 위에서 떨어졌다.


“서진아~!”

“서진아! 괜찮아?”


그것을 본 동현과 웅인은 서진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꼬꾸라진 서진은 떨어져 있는 단도를 잡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직 손목과 발목이 묶인 상태여서 쉽지 않았다.

힘을 쓸수록 배에서 뭔가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바닥은 순식간에 피로 흥건했다.


곧이어 경찰과 엠블런스가 동시에 도착했고, 서진은 경찰이 무사히 동현을 풀러주는 모습을 보다가 기절했다. 기절한 상태에서도 서진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 * *



서진이 눈을 뜬 것은 금요일 저녁, 병원이었다. 온몸이 쑤시듯 아팠고 특히 옆구리 칼 맞은 곳은 더 쓰렸다.

눈뜨자마자 서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아~~ 아야야~. 아~ 아파라~.”였다.


“살았다!, 우리 서진이 살았어! 살았다! 살았어!”

“서진아 괜찮아? 아이고 이 녀석아~. 이게 무슨 일이야. 그래.”


엄마, 아버지, 승오, 동현은 서진의 침대를 둘러 에워쌌다. 서진이 깨어났다니까 의사와 간호사도 곧이어 나타났다.

서진이 칼에 찔린 배는 열바늘을 꼬매고 봉해졌다. 다행히 급소도 장기 손상도 없다고 했다.


“외삼촌은?”

“옆에서 주무셔.”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등치 큰 남자가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온 얼굴에 멍자국이 가득한 채로.


“타박상이 좀 심하긴 한데 괜찮으시대.”

“그놈들은?”

“응 잡혔어, 두목만 빼고 다 잡혔대.”

“김갑남도?”

“응, 그놈도 잡혔어.”

“그게 문제가 아니다, 이놈아. 너 또 뉴스 나왔어!”


아버지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서진을 나무랬다.


“너, 임마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닌거냐? 해킹이 뭐야. 너 돈 훔쳤어?”

“무슨 소리야?”


서진은 영문을 몰라 되물었다.


“아니요~. 아버님, 그게 아니라니까요. 정말 그런 거 아닙니다.”


승오는 아버지에게 이미 무언가 설명을 한 것 같았다.


“네, 아버님. 진짜 그런 것 아니에요. 이건 그냥 외국에서... 아 그래, 게임머니! 뭐 그런 게임머니 같은 그런 거예요. 보상이요.”


동현의 설명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하긴 누가 이해하랴. 몇 문제 풀었다고 1000억을 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서진은 말할 때마다 배가 당겨서 아버지의 오해를 풀어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승오는 서진의 절대 안정을 이유로 서진의 부모님을 배웅했다.

그리고 병실로 돌아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잡힌 놈들이 쉰소리를 해대서 국제 해킹범으로 몰렸어. 핵심은 그거야. 저놈들이 불법 해킹을 해서 100억을 받았다.”

“그래서 그 문제를 지들이 조사차 취조하고 있었다. 뭐 그런 거지. 자기들 정당방위 입증하려고.”

“아... 그런데 마침 우리가 10억이나 기부를 했으니 더 믿었겠네.”

“맞아. 그래서 여론이 지금 매우 불리해졌어. 우리가 마치 국제 사기꾼처럼 몰리고 있어.”

“경찰이 그러는데 병원에서 퇴원하는 데로 수사협조 해야 한데.”

“출국금지도 명령도 나올 수 있다고 하고.”

“그런데 뭐 변명할 말이 있어야지. 다 까발려도 믿어 주겠냐고.”


서진은 미소를 지었다.


‘희안하네... 이런 엄청난 문제도 이제 문제로 안보이잖아?’


“동현아, 너 주문한 로봇 언제 오냐?”

“내일? 아마도 월요일에는 도착할걸? 왜?”

“그거 오면 개조할 거지? 개조한 티만 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승오야, 나 화요일 정도에는 퇴원할 수 있겠지? 그리고 퇴원과 동시에 기자회견 준비해 줘.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모양새는 갖춰야지.”

“빨리 나으면 화요일이면 충분하겠지. 방법이 있는 거야?”

“응. 하지만 그전에 토요일 밤 문제에 궁극의 보상을 받아야 해. 그걸 잘 해내면 누명도 벗을 수 있어.”


‘문제는 ‘문제를 잘 풀어 내는가’ 이다. 문제를 풀어 정답이 되면 적어도 두 가지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팔로우 되는 환경 때문에 친구들에게 더는 말해 줄 수 없지만, 서진의 머릿속에는 이미 실행 방법들이 차례로 나열되었다. 서진은 이런 자신의 두뇌회전 속도에 적잖이 놀랐다. 예전부터 기억력은 좋았지만 이렇게까지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운동을 열심히 한 덕인가?’


“야, 나... 똑똑해진 것 같아.”

“너 원래 똑똑했어. 그리고 이번 납치 사건도 멋지게 잘 해결했고. 햐~. 내 친구지만, 진짜 멋졌다. 인정!”


서진의 자화자찬의 말에 승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해 주었다.




* * *



서진의 뉴스는 토요일까지 많은 채널에서 특집으로 다루었다. 강원도 조폭 16명 검거보다 더 많이 방송된 것은 중장비 수리 공장에서 보여주었던 서진의 몸놀림이었다.


전 체조선수라는 둥, 저 정도면 스턴트 와이어 없어도 한다는둥, 한국 정통 느와르의 한 장면이라는 둥, 영화보다 재밌다는 둥.

해외사이트 해킹 의혹보다 서진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들이 더 많이 집중조명 되었다.


영상에 가장 특이한 것은, 분명 포그레인과 농기구들이 저절로 시동이 걸리고 움직였는데, 그 장면은 없다는 것이었다. 두목을 향해 저절로 돌진하던 포크레인도 영상속에서는 없었다.

하지만 영상이 조작된 것은 서진과 일부 몇 명만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공장의 셔터문이 저절로 작동하여 올라간 것도 어떤 사람이 셔터올리는 버튼을 누른 것 같이 영상에서는 보여졌다.


감쪽같이 조작된 영상. 시스템, 혹은 자각이 자신의 흔적을 가리기 위해서 일부러 지워 놓은 것이었다.



* * *



토요일 저녁. 마지막 파이널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서진은 계속 초조했다. 그럴수록 여빈이 더 보고 싶어졌지만 금요일, 토요일까지도 여빈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서진은 내심 여빈이 병원의 많은 기자와 안전요원을 뚫고, 지난 회귀 전 상황처럼 ‘여보 괜찮아~?’ 하며 나타나길 기대했다.


승오와 동현은 교대로 서진을 지키고 있었고, 퇴사를 앞두고 있는 권해오 주차관리소장도 문병을 왔다가 갔다. 하물며 친하게 지내던 몇몇 동창들도 문병을 오고, 제이엘전자 마케팅팀 직원들도 문병을 왔다가 갔다. 하지만 여빈은 감감 무소식이었다.


서진이 칼에 맞아 죽다 살아난 것은 전국민이 다 아는데 여빈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왜 안오지? 그날... 기분이 나빴나?’


화요일, 자선모임 때 서진은 여빈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으며, 키스했다. 술기운을 빌리긴 했지만 진심이었다. 서진은 여빈이 부러 병문안을 오지 않는 것이라면 그 이유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승오야. 혹시, 여빈씨 왜 문병 안 오는지 알아?”


승오는 알고 있을 것이라 판단했던 서진은 둘만 있을 때 조용히 물었다.


“아... 그게.”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승오는 말을 아꼈다.


“왜? 뭐 아는거 있어?”

“안그래도 내가 좀 이상해서 동현이한테 물어보라고 시켰거든, 소은씨를 통해서. 여빈씨가 당분간 널 안보고 싶다고 소은씨에게 말했다는 데...”

“아, 그랬어?”

“응.”

“이유는?”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

“혹시 나 때문인가? 내가 그날 데이트권 경매로 몰아버려서?”

“아니, 그거 아니야. 자진해서 잘 나갔는데 뭘.”

“그럼 두 사람 싸웠냐?”

“난 고백한 건 데, 그쪽에서는 시비로 받아 들였을 수도 있지.”

“뭔데 그리 복잡하게 말해.”

“키스했거든.”

“오오오~. 그런데 안보고 싶다고 한 거야?”

“그런 거 같네.”

“더럽게 못했나 보네.”

“...”


‘그런건가 보네.’


서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잡념 버리고, 자, 이제 본부로 돌아가자. 문제 풀어야지!”


서진과 승오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옷을 갈아입고 병원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청담동 오피스텔로 향했다.



‘자, 이제 곧 전쟁이다.’


서진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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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부. 큐브] 저우밍란의 영입 25.05.16 8 0 13쪽
45 [2부. 큐브] 저우밍란의 망명 25.05.13 20 0 12쪽
44 [2부. 큐브] 제왕의 450억 푸른 다이아반지 25.05.12 28 0 13쪽
43 [2부. 큐브] 토크쇼, 생일, 그리고... 25.05.10 23 0 13쪽
42 [2부. 큐브] 그녀의 회 한 접시를 사수하는 신박한 방법 25.05.08 31 0 13쪽
41 [2부. 큐브] 서로 팔로우 하는 사이 25.05.04 38 0 13쪽
40 [2부. 큐브] 다시 파이팅 있게! 25.05.02 34 0 11쪽
39 [2부. 큐브] 자각의 인류 감소 프로그램 목록 25.04.30 41 0 14쪽
38 [2부. 큐브] 진술 : 제가 훔쳤습니다만. +2 25.04.28 50 0 12쪽
37 [2부. 큐브] 화이트 vs 블랙 25.04.26 49 0 14쪽
36 [2부. 큐브] 솔직해 지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25.04.24 49 1 11쪽
35 [2부. 큐브] 자각의 선물 2 25.04.23 64 1 13쪽
34 [2부. 큐브] 자각의 선물 +1 25.04.22 56 0 13쪽
33 [2부. 큐브] 시스템 사용법3 25.04.19 55 0 13쪽
32 [2부. 큐브] 시스템 사용법 2 +1 25.04.18 64 0 11쪽
31 [2부. 큐브] 시스템 사용법 25.04.17 60 0 11쪽
30 [1부. 문제] 파이널 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 25.04.15 64 1 12쪽
29 [1부. 문제] 파이널 문제 +2 25.04.14 73 1 13쪽
» [1부. 문제] 병문안으로 알 수 있는 것 3 +1 25.04.13 70 1 12쪽
27 [1부. 문제] 납치 +2 25.04.10 66 0 13쪽
26 [1부. 문제] 셀럽들의 자선 파티 25.04.10 66 1 16쪽
25 [1부. 문제] 재물 보상의 수식 25.04.06 69 1 12쪽
24 [1부. 문제] 서진의 네번째 문제 25.04.05 71 1 12쪽
23 [1부. 문제] 우연한 만남 +1 25.03.30 89 0 12쪽
22 [1부. 문제] 서진의 두번째, 세번째 문제 +2 25.03.23 97 1 12쪽
21 [1부. 문제] 서진의 보잘것없는 재물 +1 25.03.16 94 0 11쪽
20 [1부. 문제] 서진의 첫번째 문제 +2 25.03.14 101 1 12쪽
19 [1부. 문제] 문제의 이관 +2 25.03.08 103 1 12쪽
18 [1부. 문제] 웅인의 참을만한 페널티 +1 25.03.01 10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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