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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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북스토리
작품등록일 :
2025.01.01 22:29
최근연재일 :
2025.05.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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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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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문제] 파이널 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

DUMMY


다리가 풀려 주저 앉은 서진에게 동현과 승오가 다가와, 셋은 서로 부둥켜 안았다.


서진은 그 간의 페널티 공포에서 풀려난 기쁨과 안도에 눈물을 흘렸다.


“야, 그래 같이 울자~! 펑펑 울자~!”


승오의 그 말에 셋은 부둥켜 안은 채로 소리 내어 울었다.


“어어엉. 흐어어엉. 엄마~. 흐어어어엉.”


서진은 회귀 전 아버지의 죽음과 사고, 엄마의 자살, 억울한 퇴사, 힘들었던 택배일과 고독한 고시원생활, 여빈과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아, 진짜 이제 여빈이한테... 작업 걸어도 되겠다.”


서진은 여빈을 생각하며 울다가 웃는 이상한 얼굴이 되었다. 그간에 쌓여 있던 모든 감정적 인내와 회환이 밀려 왔던 것이다.


“야, 작업 거는데 100억 써라, 내 돈 줄께!”


승오가 서진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야, 나는! 나도 소은씨한테 작업 걸래.”

동현이 장난삼아 껴들었다.


“넌 이미 넘어 왔던데~. 그리고 니가 작업 걸어서 걸리겠냐? 그냥 넌 쪼대로 살어. 그게 니 매력이야!”


승오 말에 세 친구는 호탕하게 웃었다. 서진은 웃다가 수술한 배를 쥐어 잡고는 또 웃었다.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었지만, 서진은 두렵지 않았다. 친구들이 곁에 있기 때문에.



* * *



병원으로 다시 돌아간 서진은 오래간만에 진짜 편한 잠을 잤다. 문제를 더 이상 풀지 않아도 되고, 페널티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엄마도 여빈도 오래오래 무사할 것이다.


서진은 아침에 눈뜨자마자 엄마에게 톡을 보냈다.


‘엄마, 나 냉이된장국 먹고 싶어. 콩나물 비빔밥도, 아, 김치 넣고 고등어 조린 것도.’


조금 시간이 지나자 마자 엄마에게 톡이 왔다.


‘이 미친놈이, 요즘 냉이가 어딨냐! 집 밥먹고 싶나 보네. 알았어. 이따 해갈게.’


서진은 엄마의 잔소리도 너무 정겹게 들렸다.

서진은 핸드폰을 까닥 까닥 건드리다가, 또 톡을 보냈다. 이번엔 여빈이에게.


“여빈씨. 왜 문병 안오죠?”


여빈은 금새 톡을 확인했다. 그리고 한참 동안 답톡이 없더니.


“다 나았나요?”

“아직, 덜 나았어요. 여빈씨가 문병오면 나을거 같은데.”

“입은 멀쩡해 보이네요.”

“제 입이 좀 방정이였나? 그 날... 자선모임 때요.”

“... 아니요. 그날은 멀쩡해 보였어요. 요즘 들어 가장.”

“그런데... 왜?”

“생각중이에요. 서진씨가 절 밀어내고, 왜 또 지키려고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요.”

“아...”


아! 그건 이제 게임 끝났는데! 이제 밀어낼 일 없고 당기기만 하면 되는데...


“서진씨... 전 어려운 재벌가에 시집가고 싶지 않아요. 그냥 구속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네요.”


‘...! 재벌가? 어쩌다가 그런 엉뚱한 생각을... 어버지 택시하신다고 말한 것 같은데? 크크크.’


서진은 속을 계속 웃음이 나왔다. 적어도 키스가 잘못된 것은 아니니 다행이었다.


병원에는 기자며 경찰등, 서진을 찾은 사람이 아직 많았다. 서진은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여빈이 기자들에게 노출되면 안될 것 같았다. 기다리던 여빈의 병문안는 포기해야 했다.


“화요일에 퇴원할 듯합니다. 그날 저녁에 뵙죠.”


“... 네.”


한참만에 온 여빈의 답톡에 안도한 서진은 가슴을 손으로 쓸어 내렸다.


‘아... 이 여자 사람 긴장 타게 만드는 재주가 있네...’



* * *



화요일 퇴원 후 서진은 승오가 준비해 놓은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기자들 수 십명이 모여 있었고, 여러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동현은 세계 최고 로봇 개발 회사에서 개발한 로봇을 비싼 값에 산,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서진은 동현이 개조한 로봇을 들고 동현과 함께 기자들 앞에 섰다.


간단한 소개와 해명을 마치고,


“시스템, 모니터에 청와대 앞마당 비춰줘.”


서진이 명령하자, 순간간에 서진의 뒤로 있는 거대한 전광 판넬에 청와대 앞마당이 비춰졌다.


“시스템, 모니터에 백악관 앞마당 비춰줘, 파리 에펠탑 광장 비춰줘.”


서진의 말에 모니터에 차례대로 비춰 졌다.


“시스템, 우리 엄마 전미선여사 지금 어디서 뭐하시지?”


[전미선씨는 지금 OO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십니다. 주로 야채를 사셨고, 냉이도 구입하셨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냉이된장국을 드실 수 있겠네요.]


모니터에 전미선이 카트를 끌고 마트를 지나 다니는 것이 생중계 되었다. CCTV영상이 바로 송출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와~아~’ 탄성 소리를 내기도 하고 냉이된장국이라는 말에 웃으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보다시피,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핸드폰이나 입력기기를 만지지 않아도 입력이 되는 기술입니다. 그 외에도 지금은 공개할 수 없지만, 더 진보된 기술력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저희 SSD투자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은 해외투자를 받았습니다. 계속 연구 중이고, 법적인 문제까지 모두 해결이 되면 자동차, 배, 전문기관에 놀라운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제가 범죄자들에게 묶여 있을 때도 조금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 위치가 친구에게 바로 전송되어서 구조 요청을 할 수 있었거든요.”


서진은 동현의 개조 로봇으로 IT개발 업체 대표로서의 손색 없는 발표를 마치고 대중에 떠돌던 루머를 일축 시켰다.

물론 자각이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의 활약이 모두였지만.


서진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간단한 경찰조사까지 모두 답하므로써, 완벽하게 불법 해킹 혐의에서 벗어났다.



* * *



서진은 저녁 무렵 오피스텔 4층에 있는 연어맛집에서 여빈을 만났다. 언제부터인가 서진은 여빈이 맛있게 무언가를 먹는 모습이 편한 안정감을 주어 보기 좋았다.


“먹고 싶은 것 원하는 대로 다 시켜요. 승오놈이 내기로 했으니까.”

“왜 승오씨가 내요?”

“내 여친이라고 자기가 낸다네요.”

“그게 뭐예요?”

“남자들 사이에서는 그런 게 있어요. 다음에는 내가 살께요.”


“참내... 암튼, 아무거나 다 시켜도 되요?”

“네, 먹고 싶은 것은 다. 남은 건 싸가지고 올라가면 되니까.”

“에이... 어떻게 먹다 남은 걸... 참 좋은 생각이네요.”


여빈은 이때다 싶었는지 메뉴판에 있는 음식 중 일곱 메뉴를 골랐다.

여빈은 음식이 나올 때마다 맛있겠다며, 탄성을 질렀다.


“아이~. 이럴 줄 알았으면 소은이도 데려올 걸!”


테이블 가득 음식이 깔렸고, 너무 많은 음식에 여빈이 아쉬워했다.


“지금 오라고 해도 되지 않나?”

“아니 아니,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오늘은 간단히 먹고 들어가야 해요.”

“간단히... 음...”


그리 간단하지 않게 잘 차려진 음식을 내려다보며 서진이 말 끝을 흐리자, 그 모습에 여빈이 웃었다.


무순과 파프리카 올리브를 연어로 돌돌 말아 놓은 연어카나페, 연어회와 전복, 해삼, 멍개등이 있는 해산물세트, 향이 좋은 나물과 함께 비벼먹는 연어비빔밥, 무순, 배, 계란 노른자를 올린 육회, 간장새우 샐러드, 새우튀김 등.

서진은 음식도 맛있었지만 앞에서 먹고 있는 여빈을 보자니 마음이 여간 흐뭇한 것이 아니었다.


‘돈이 좋기는 좋아. 음...’


승오가 100억으로 꼬시라는 말이 생각난 서진은 피식 웃었다. 먹다가 웃는 서진을 살짝 째려보던 여빈은 이내 여전히 한입 가득 넣어 오물거리며 음식을 먹었다.


어느 정도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서진은 여빈을 보았다.

서진은 긴장한 것을 티내지 않으려고 손깍지를 끼며 다소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난, 재벌가 아들이 아닙니다. 우리 아버지, 택시운전하시는 것 맞고. 혹시 낮에 있었던 기자회견 봤습니까?”

“네, 봤어요.”

“친구 놈 둘 잘 둔 덕에 기적 같은 삶이 시작되었죠. 여빈님도 동승하면 좋겠는데...”

“그 말은...”

“결혼, 원하지 않으면 안해도 되요. 하지만 평생 같이 있고 싶어요. 여빈님도 딴놈한테 눈돌리지 말고, 나 역시 그럴꺼고.”


“사귀자고 고백하는 거예요?”

“네.”

“고백 참 희안하네요. 분명 그날 ‘나를 지켜야 한다...’ 뭐, 그런 말을 들은 것 같은데...?”

“그 조폭놈들이요. 이제 다 잡혔으니 괜찮아요.”

“아...”


‘그날의 실수를 이렇게 둘러대다니 기가 막힌데?’


서진은 자신의 순발력에 자신도 놀라웠다.


“그래도 미안해요. 서진씨. 서진씨의 마음에 지금은 답해 줄 수 없어요.”


왜? 연어 잘 먹었잖아? 서진은 잡고 있던 손을 더 꽉 쥐었다. 언제부턴가 감정을 감추는 것이 익숙하도록 훈련이 된 것 같았다.


“그냥... 지인, 아는 사람, 친구, 뭐. 그 정도까지만, 그 만큼만 친했으면 좋겠어요.”

“왜...”


‘괜히 물어봤나? 대차게 까이는 것 아닐까?’ 서진은 기자회견 때보다 열 배는 더 긴장되었다.


“음... 모르겠어요. 요즘의 서진씨는 내가 알던 그 박주임이 아닌 것 같아요. 많이 다르고 많이 변했고, 많이 낯설어요. 음... 뭐 나쁜 뜻으로는 아니고요.”

“아...”


친구들도 서진이 변했다고 했고, 아버지도 가끔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었다.


“제가 혼동이 오는 이 감정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오래갈 감정인지... 조금 시간이 필요한 것 같네요. 그래서 잠시 뒤로 비켜서는 중이고요.”


서진은 여빈의 말이 이해가 갔지만, 수 개월을 기다려온 서진한테는 달갑지 않은 말이었다. 서진은 여빈의 기억 속에는 없는 제주도에서 가까웠던 기억까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진은 마치 잘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조금 떨어져 있자는 통보를 받은 기분이었다.


“...”


여빈의 긴 이야기를 듣고 서도 서진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서진은 기분이 매우 무겁게 가라앉은 것처럼 보였다.


“서진씨?”


기다리던 여빈이 서진을 독촉했다. 뭐라고 말 한마디 정도는 해야지?


“얼마나 기다려야 줘야 하죠?”

“뭐... 그건 저도 모르죠. 감정이 어떻게 될 줄 알고...”


서진과 정식으로 사귄 적도 없었고, 그냥 저 혼자 좀 좋아하다 이제 정신차릴까 하는 건데,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말하는 서진이 다소 이해 가지 않는 여빈이었다.


“싫은데...”


‘싫다고? 뭐가? 어머, 어쩔?’


“그러니까 뭐가 싫은 건데요? 제가 친구로 지내자는 거요?”

“기다리는 것도, 친구로 지내는 것도. 아는 지인? 흥. 그건 더 싫고.”

“지금도 봐요. 서진씨 되게~ 많이 변했다니까요? 굉장히...”


멋있어 졌어요. 포스도 쩔고. 음... 상남자로 변했달까요?


“굉장히 뭐?”


존댓말을 없애버린 서진이 여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굉장히... 이기적으로 보여요. 음... 건방져졌다고 할까?”

“그래도 당신이 두 살 누난데 말이지?”

“그..쵸?”

“누나 같은 소리 하네...”

“어머! 이봐~. 또 막 건방 떠는 것 봐. 사람이 왜 변했지? 이봐요. 박주임!”

“하하.”

“암튼, 기다려요. 난 아직 결정 못하겠으니까.”


여빈도 서진에게 통보하듯 말했다.


“기다리기 싫다고...”

“아, 그럼 다른 여자 만나든 가욧! 돈 많겠다, 인물 되겠다, 유명세도 있겠다!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으.....하~.. 아....”

서진은 저절로 한숨 섞인 한탄이 흘러 나왔다.


‘아... 이건 뭐, 파이널 문제보다 더 어렵잖아...’


서진은 머리를 쥐어 짰다.


“아니, 좀 기다려 달라는 데 고민을 왜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번에는 여빈이 짜증이 섞인 볼멘 소리로 서진에게 아주 작~게,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여태 기다린 거야. 나는 여빈아~. 벌써 오래도록 기다린 거라고.”

“나를 오래 좋아했다고...?”

“그래. 그러니까 더 못 기다려. 그냥 오늘부터 1일 해!”


서진은 강압적으로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건 다~ 네가 하라는 데로 할게. 다른 것 모두 다 양보할게. 넌 이것만 해. 오늘부터 내 여친.”


서진은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카운터로 가버렸다. 폭탄 던지고 도망이었다.


‘여빈이 신경질적으로 나오면 어떻하지?’ 걱정이 앞섰지만, 서진은 하루도 더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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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2부. 큐브] 저우밍란의 영입 25.05.16 8 0 13쪽
45 [2부. 큐브] 저우밍란의 망명 25.05.13 20 0 12쪽
44 [2부. 큐브] 제왕의 450억 푸른 다이아반지 25.05.12 28 0 13쪽
43 [2부. 큐브] 토크쇼, 생일, 그리고... 25.05.10 23 0 13쪽
42 [2부. 큐브] 그녀의 회 한 접시를 사수하는 신박한 방법 25.05.08 31 0 13쪽
41 [2부. 큐브] 서로 팔로우 하는 사이 25.05.04 38 0 13쪽
40 [2부. 큐브] 다시 파이팅 있게! 25.05.02 34 0 11쪽
39 [2부. 큐브] 자각의 인류 감소 프로그램 목록 25.04.30 41 0 14쪽
38 [2부. 큐브] 진술 : 제가 훔쳤습니다만. +2 25.04.28 50 0 12쪽
37 [2부. 큐브] 화이트 vs 블랙 25.04.26 49 0 14쪽
36 [2부. 큐브] 솔직해 지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25.04.24 49 1 11쪽
35 [2부. 큐브] 자각의 선물 2 25.04.23 64 1 13쪽
34 [2부. 큐브] 자각의 선물 +1 25.04.22 56 0 13쪽
33 [2부. 큐브] 시스템 사용법3 25.04.19 55 0 13쪽
32 [2부. 큐브] 시스템 사용법 2 +1 25.04.18 64 0 11쪽
31 [2부. 큐브] 시스템 사용법 25.04.17 60 0 11쪽
» [1부. 문제] 파이널 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 25.04.15 64 1 12쪽
29 [1부. 문제] 파이널 문제 +2 25.04.14 73 1 13쪽
28 [1부. 문제] 병문안으로 알 수 있는 것 3 +1 25.04.13 69 1 12쪽
27 [1부. 문제] 납치 +2 25.04.10 66 0 13쪽
26 [1부. 문제] 셀럽들의 자선 파티 25.04.10 66 1 16쪽
25 [1부. 문제] 재물 보상의 수식 25.04.06 69 1 12쪽
24 [1부. 문제] 서진의 네번째 문제 25.04.05 71 1 12쪽
23 [1부. 문제] 우연한 만남 +1 25.03.30 89 0 12쪽
22 [1부. 문제] 서진의 두번째, 세번째 문제 +2 25.03.23 97 1 12쪽
21 [1부. 문제] 서진의 보잘것없는 재물 +1 25.03.16 94 0 11쪽
20 [1부. 문제] 서진의 첫번째 문제 +2 25.03.14 101 1 12쪽
19 [1부. 문제] 문제의 이관 +2 25.03.08 103 1 12쪽
18 [1부. 문제] 웅인의 참을만한 페널티 +1 25.03.01 10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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