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던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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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elo
작품등록일 :
2025.02.20 20:33
최근연재일 :
2025.03.1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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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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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챈트 시스템(1)

DUMMY

10화 인챈트 시스템(1)


파티 가입 신청을 아무리 많이 해도 받아 주는 곳 하나 없다.

모조리 다 거절이었다.

진짜 최윤영이 뭘 한 건가.

아니, 그래봤자 고작 F등급 힐러잖아.

아무리 힐러라고 해도 이게 말이 돼?

현실 부정을 하면서 손을 덜덜 떨었다.

아, 오늘 던전 못 돌으려나.

어제 고정 파티 멤버가 되어서 좋아했었는데······.

이젠 과거 일이 되었다.


“진짜 뭐지.”


할 수 없이 파티에 가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밥을 먹으러 집을 나섰다.

자주 가는 국밥집에서 국밥 한 그릇을 시킨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그런지 국밥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골드 나갈 곳은 많지 직장은 그만 뒀지, 돈이 나가기만 하고 들어올 곳이 요원했다.

회사를 그만두지 말 걸 그랬나.

잠시 후회했지만 어떻게 그래.

남자로 태어나서 기껏 헌터가 됐는데 올인은 해 봐야지.

그리고 파티 던전 공략을 못해도 무명에 대한 관심만 식으면 던전을 홀로 돌 수 있었다.

시간도 적게 걸리고 그게 더 낫지.

국밥 한 숟갈을 떠 입에 넣었다.

뜨끈한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며 배를 채운다.


“맛있다.”


옛날과 비교해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맛.

이래서 이 가게에 자주 오지.

국밥과 곁들여 나온 무김치도 한 입 크게 베어물었다.

심심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국물을 부르는 맛이었다.

국밥 한 그릇을 비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섰다.

아직 오전이라 거리가 한산했다.

직장인은 출근하고 학생은 학교에 갔겠지.

헌터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시간에 밖에 있는게 어쩐지 어색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다시 파티 신청을 누른다.

그 짓을 점심 때가 다 되어서까지 했다.


“포기.”


이유를 알기도 전에 내가 먼저 지쳤다.

헌터넷을 끄고는 전화를 걸었다.

나를 고정 파티 멤버에서 자른, 어제까지만 해도 한 파티였던 최민식 아저씨에게로.

전화, 받으려나.

이 상황에 대해 물어볼 곳이 그밖에 없었다.


띡.


최민식 아저씨가 전화를 받는다.

점심시간이라서 그런가, 아직 던전에 들어가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고정 파티 멤버에서는 잘랐어도 내 번호를 차단하지는 않았구나.

하긴 내가 잘못한 건 없긴 하지.

그래도 어쩌면 전화를 받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전화를 받았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 이시혁이에요.”

“알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여쭤볼 게 있어서요.”

“······.”

“저 파티에서 자르신 거요. 왜 그러신 거예요?”

“하······.”


최민식 아저씨의 한숨 소리가 전화 너머에서 들려왔다.

얘기하기 난감하신듯 뜸을 들으신다.

아마 내가 전화해서 이를 물어볼지 몰랐던 것 같았다.

나는 아저씨를 재촉하지 않고 얌전히 기다렸다.


“······.”


그리고는 내가 말을 꺼낸지 한참만에야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힐러넷에 네 직업과 외양, 이름 그리고 특징이 올라갔다.”

“힐러넷이요? 그게 뭔데요?”

“헌터넷 같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인데 힐러들만 가입할 수 있어.”

“거기에 제 정보가 있다고요?”

“그래, 네 신상정보가 힐러넷에서 널리 퍼졌다. 네가 파티에 있으면 힐러가 아무도 안 온다더군. 그래서 잘랐다. 힐러 없이 던전에 도전할 수는 없으니까.”

“그건 알겠어요. 그런데 누가 그런 짓을······.”


내 의문에 최민식 아저씨가 당연하다는듯 대꾸한다.


“최윤영이겠지. 아는 힐러에게 들었는데 너랑 있었던 일들을 자기가 유리하게 각색해놨다더라.”

“······!”

“미안하다. 일이 어렵게 됐어, 쯧.”


아저씨가 혀를 끌끌 차신다.

정말 안타까워하는 듯한 반응이었다.

아마도 나를 고정 파티 멤버에서 자른 것은 외부의 압력때문인 것 같았다.

오늘 소식을 들었을 때는 배신당한 것 같은 마음이 들었었는데 그건 아저씨의, 미안하단 말에 해소됐다.

최윤영이 힐러넷이란 곳에 글을 올려놨다면 진짜 일이 어렵게 됐네.

내가 힐러도 아닌데 어떻게 반박하겠어.

아는 힐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희망을 얻고 싶었다.

그래서 입을 열었다.

일이 여기까지 온 이상 직감적으로 안 될 거라는 걸 알았지만 일단 내뱉고 보았다.


“사실대로 말하면 되지 않을까요?”


내 말에 아저씨가 다시금 한숨을 내쉰다.

그러고는 내가 예상한 말을 내뱉는다.


“그건 어려울 거야. 일이야 어쨋든 힐러를 네가 건든 것은 맞으니. 예전에도 비슷한 방식의 일들이 여러 번 있었는데 전부 매장당했다.”

“그럼 저는 파티로 던전을 공략할 수가 없는 거네요? 모두가 저를 거절할 테니까요.”

“···그렇지. 정말 미안하네. 도와주지 못해서.”

“아니에요. 제가 무지했던 거죠. 알려주신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있어요.”

“그럼 난 이만. 파티원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네, 살펴가세요.”


전화를 끊고는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아, 최윤영.

그거 한 소리 들었다고 다른 힐러들한테 금새 일러바쳐?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따끔하게 한 마디 해 줄 걸 그랬다.

하지만 일은 이미 지나갔고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씨. 진짜 어떡하지.”


아직 무명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은 상황이라서 혼자 던전은 못 돈다.

혼자가 안 되면 여럿이서 던전을 공략하는 파티에 들어가야하는데, 그 방법이 최윤영 때문에 막혀 버렸다.

마음 같아선 내가 무명이라고 밝히고 온갖 지원과 보상을 다 받아 부유하게 던전을 공략하고 싶은데, 그러기엔 직업 퀘스트가 걸렸다.

현재 지구는 각 분야에서 루나리스 제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내 직업 퀘스트가 루나리스 제국을 무너뜨리는 거라고 하면 모두가 나를 방해하겠지.

물론 직업 퀘스트를 안 깨도 된다는 선택지가 있기는 하지만 직업 퀘스트를 깨기 전과 깬 후가 차이가 많이 난다니 이왕이면 직업 퀘스트를 깨고 싶었다.

결국 힘을 숨기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


“하, 방법이 없네.”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려보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힐러들이 나를 보이콧한다니 내가 어쩔 수가 있나.

그렇게 나는 던전을 공략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만 보냈다.

그게 장장 며칠이 지났을 때였다.

각성한지 15일쯤이 됐을 무렵.

나는 핸드폰 화면을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었다.

내 던전을 살펴보고 있는 거였다.

던전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던전 지하 1층까지 뚫려 있는 던전.

몬스터는 던전 지하 1층의 던전 가디언인 테리톤과 S등급 늑대 한 마리, 그리고 F등급 늑대 5마리가 전부였다.

현재 내가 소유하고 있는 골드는 3340골드.

A등급 몬스터를 한 마리 소환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6400골드인 S등급 몬스터는 어림도 없지.

텅텅 빈 던전이 안타까웠다.

내가 돈을 많이 벌었다면 던전을 몬스터로 꽉 채워 줄 수 있었을텐데······.

주인을 잘못 만난 던전이었다.

던전 가디언을 더 소환하려면 레벨도 올려야 하는데, 지금 아예 던전에 못 들어가고 있지.

현재 내 레벨은 5.

다음 던전 가디언을 뽑으려면 25레벨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레벨을 올리기가 요원한 시기.

나는 그저 밥만 축내는 식충이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각성한지 15일이 경과되었습니다.]

[던전 내에 인챈트 시스템이 열립니다.]


“인챈트?”


갑작스럽게 들린 알림에 내가 의문을 표했다.

내가 아는 ‘인챈트’와 같은 의미인가?

이런 게 생길 줄은 몰랐던 나는 눈을 깜박였다.

원래 던전 마스터 키우기라는 게임에 인챈트란 기능은 없었다.

던전에 들어오는 몬스터를 소환된 몬스터로 잡고 던전의 층수를 늘려가는 게임이었지.

그럼 내가 각성한 여파로 새로 생긴 기능이란 건데······.

한 번 해 볼까?

인챈트란 항목을 클릭했다.


두둥.


기묘한 효과음이 들리며 현실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눈앞에 새하얀 빛무리가 나타난다.

빛무리가 정사각형 모양으로 형태를 이룬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다시금 시스템 음이 울린다.


[지정된 구역에 인챈트할 장비를 넣으세요.]


저 사각형 안에 장비를 넣으란 말인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라고 해 봤자, 단검 한 개랑 갑옷이 다인데.

이걸로 될까?

일단 단검을 꺼내 빛무리 안에 넣어보았다.


장비 장착 중.

장비 장착 완료.


시스템 창이 눈앞에 뜨면서 장비가 장착되었다, 알린다.

이어 또 다른 화면이 눈앞에 떴다.


적용시킬 스킬을 결정하세요.

대상 : 테리톤(SS), 늑대(S), 늑대(F)


F등급 늑대는 F등급 물어뜯기밖에 스킬이 없었기에 당연하게도 나는 테리톤을 클릭했다.

그러자 눈앞에 테리톤이 보유하고 있는 스킬이 자르륵 뜬다.


제왕의 기색.

거인의 괴력.

맹독.

마비 등등.



SS등급 답게 보유하고 있는 스킬의 목록이 화려했다.

하나 하나가 세상에 알려지면 경천동지할 스킬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스킬 중에 한 개만을 선택해야 하지.

아무리 시험삼아 해 보는 거라도 최대한 내게 도움이 될만한 스킬을 선택했다.

내가 선택한 스킬은 마비였다.


마비 : 공격시 60%의 확률로 대상이 2초간 마비됨.


테리톤의 패시브 스킬로 내가 위험한 상황에 사용한다면 구명절초가 될 법한 스킬이었다.

그걸 빛무리 안에 넣고 인챈트 항목을 눌렀다.


띠리링!


경쾌한 효과음과 함께 인챈트시킨 단검이 밝게 빛난다.

인챈트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초로 무척이나 짧았다.

인챈트가 완료됐는지 빛무리가 사라진다.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단검을 들어 상태창을 살폈다.


단검 : 균형이 잘 잡힌 일반 단검.

보유 스킬 : 마비.


정말로 인챈트 시킨 스킬이 단검에 붙어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스킬이 붙은 무기라니.

처음 보는 종류의 무기였다.

그러고 보니 헌터에겐 스킬은 있어도 기타 소설에 나오는, 능력치가 붙은 무기나 스킬이 붙은 무기는 없었다.

그저 현대 기술로 튼튼하게 만든 장비가 전부일 뿐 소설에나 나올 법한 무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랬었는데 지금, 그 법칙이 깨진 것이다.

판타지 세계인 이데아 대륙에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루나리스 제국은 그것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들은 그저 마나심법과 마나연공법을 제공해 줄 뿐이었다.


“대단한데?”


이 무기가 바깥 세상으로 나가면 세상이 뒤집힐 것이다.

하긴 그냥 스킬도 아니고 SS등급인 테리톤이 지닌 스킬을 인챈트 시켰으니 고작해야 일반 단검이었던 게 인세의 보물이 되어 버렸다.


“갑옷도 인챈트 시킬까.”


하는 김에 갑옷도 인챈트 시켰다.

안 그래도 도발 스킬도 그렇고 탱커 기질이 있던 테리톤이었다.

테리톤이 보유하고 있는 스킬 중에 내가 가지고 싶은 스킬이 꽤 있었다.

그 중 한 개를 갑옷에 인챈트 시켰다.


띠리링!


갑옷에 생긴 빛무리가 사그라들었다.

갑옷의 상태창을 보니 인챈트가 잘 되었다.

한 번 무기와 갑옷을 장착해 보았다.

보기에는 일반 단검과 갑옷이었지만 내 건 스킬이 붙었지.

그냥 스킬도 아니고 SS등급인 테리톤의 스킬이.

단검과 갑옷을 누군가가 본다면 모두가 욕심내고 모두가 탐낼 것이다.

오직 나만이 지구에서 유일하게 스킬이 붙은 무기와 갑옷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 얘기는 이 장비들을 판다면 내가 억 소리나는 골드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겠지.

시스템에 있는 경매장 기능이 떠올랐다.

더불어 정체를 들키지 않고 합법적으로 골드를 벌 수 있는 방법도 떠올랐다.

팔자.

익명으로 인챈트 시킨 장비들을 팔자.

그리하면 던전을 S등급 늑대로 가득 채우고도 남을 골드를 벌 수 있을테니.

그 생각을 실행시키기 위해 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챈트 시킨 장비는 다시 착용 해제 한 후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45 n1******..
    작성일
    25.03.05 19:07
    No. 1

    외부로부터 위험이 있는것도 아닐건데 이상에 와서 까지 구지 점체를 숨길려고하는지 납득도 이해도 안됨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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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소환사 소집령(2) +1 25.03.06 621 16 13쪽
15 소환사 소집령(1) +1 25.03.05 644 22 12쪽
14 C등급 던전 웨이브(2) 25.03.04 634 18 12쪽
13 C등급 던전 웨이브(1) 25.03.03 628 15 13쪽
12 인챈트 시스템(3) 25.03.02 660 21 13쪽
11 인챈트 시스템(2) 25.03.01 652 17 12쪽
» 인챈트 시스템(1) +1 25.02.28 681 19 12쪽
9 F등급 던전 파티 공략(2) +1 25.02.27 682 17 12쪽
8 F등급 던전 파티 공략(1) 25.02.26 726 21 12쪽
7 무명은 누구인가(2) 25.02.25 778 17 12쪽
6 무명은 누구인가(1) +1 25.02.24 835 22 12쪽
5 누군가의 다짐 +1 25.02.23 878 26 13쪽
4 각성하다(4) +2 25.02.22 980 22 12쪽
3 각성하다(3) +1 25.02.21 1,065 26 12쪽
2 각성하다(2) +2 25.02.21 1,111 26 12쪽
1 각성하다(1) +1 25.02.21 1,513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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