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소개
사할린, 1945년 8월
오늘도 정체를 알 수 없는 풀죽을 먹었다.
하루에 두 번 나오는 배급이 반으로 줄었다.
배가 고팠다.
쾅! 쾅!
피투성이 손으로 망치질을 해 금속을 캐냈다.
탁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밀때마다 가슴어림이 아팠다.
...
정신을 잃었다. 아니 죽었나...?
시간이 얼마나 흐른 줄 모르겠다.
기억이 띄엄띄엄했다.
혼미한 정신을 붙잡고 주변을 보니 모두 움직임이 없다.
나 아직 안 죽었나?
나만 빼고 전부 죽은... 꿈만도 못한 잔인한 현실.
거칠던 불길은 내 바로 앞에서 사그라들었나 보다.
앞쪽과 달리 내 뒤로는 불탄 주검이 안보였다.
그래도 멀쩡한 몸뚱이로 저승에 가서 다행인가?
눈을 감고 내 차례를 기다렸다.
스르르
내 손에 들린 망치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도 망치를 들고 있었던 거야?
망치와 한 몸도 아니고...
헛웃음이 나왔다.
근데 이게 왜 움직이지? 미쳐서 헛것이 보이나?
다시 봐도 헛것이 아니다.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눈이 멀 듯한 휘황찬란한 금빛!
가까이 가보니 출구가 아니라 주먹만 한 구형의 물체.
출구일 리가 없지. 10년을 넘게 일했는데...
빠지직! 빠지직!
쉴 새 없이 뿜어내는 시퍼런 전류.
스치기만 해도 감전되어 죽을듯한 엄청난 기운!
신기하면서도 황홀한 빛이었다.
죽으면 강 건널 때 노잣돈 내야 한다던데...
나는 비록 여기서 죽겠지만 갖고 싶었다.
좋은 기억 하나 없는 지옥 같았던 인생. 안녕이다.
'그것'을 손에 꼭 쥐고 품에 안았다.
제목 | 날짜 | 조회 | 추천 | 글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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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태수류심공 (太水流心功) NEW +1 | 16시간 전 | 46 | 2 | 12쪽 |
18 | 설국여왕(雪國女王) 북궁일사(北宮日射) | 25.03.23 | 75 | 1 | 12쪽 |
17 | 융화 (融和) | 25.03.23 | 89 | 1 | 13쪽 |
16 | 압도 (壓倒) | 25.03.22 | 103 | 2 | 12쪽 |
15 | 첫 실전, 초감각(超感覺) 개방! +1 | 25.03.22 | 100 | 4 | 12쪽 |
14 | 숭악한 망치 | 25.03.21 | 101 | 3 | 12쪽 |
13 | 빙화지(氷火地) 화지(火地) | 25.03.20 | 111 | 3 | 13쪽 |
12 | 빙화지(氷火地) 빙지(氷地) | 25.03.19 | 110 | 3 | 12쪽 |
11 | 야장철로(冶匠鐵爐) +1 | 25.03.18 | 115 | 4 | 13쪽 |
10 | 단야 설가(鍛冶 雪家) | 25.03.17 | 140 | 3 | 13쪽 |
9 | 낙설유공(落雪流功) | 25.03.16 | 142 | 3 | 13쪽 |
8 | 성수신의(聖水神醫) 화양백(華梁魄) | 25.03.15 | 143 | 4 | 12쪽 |
7 | 무릎꿇은 사람을 내려보는 기분 | 25.03.15 | 142 | 3 | 12쪽 |
6 | 근사한 장난감 | 25.03.14 | 150 | 3 | 12쪽 |
5 | 빙무서고 (氷武書庫) | 25.03.13 | 157 | 4 | 12쪽 |
4 |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순간 | 25.03.12 | 154 | 4 | 12쪽 |
3 | 내공인 듯 내공 아닌 내공 같은 것! | 25.03.11 | 169 | 5 | 12쪽 |
2 | 절망에 빠진 자가 희망을 가지면 | 25.03.10 | 200 | 5 | 12쪽 |
1 | 사할린, 1945년 8월 +1 | 25.03.09 | 240 | 4 | 12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