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급 인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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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5.03.10 22:38
최근연재일 :
2025.05.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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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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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DUMMY

“언제까지 그렇게 웃을 수 있을지 보자.”


강율의 여유로운 모습에 화가 난 듯한 그가 달려들었지만, 강율은 아슬아슬하게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주먹을 검으로 쳐냈다.


“아깝네. 다시 한 번 해보지 않겠나?”


강율의 어깨에 붙어 있는 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검. 류를 불렀다.


전투에 집중하고 있는 강율에게는 들리지 않는 얇은 막을 유지한 채로


-류. 원래부터 이런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자신의 강함에 취한 망나니 같다네가 여태 본 이강율에게 이런 면을 본 적이 있었나?-


다행히 류는 람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대화를 시작했지만, 그와의 대화는 람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아니 나도 모른다. 나도 이 녀석과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따지고 본다면 너와 그리 큰 차이가 나지도 않아”


-그래도 나보다는 많이 봤을 것 아냐?-


“이제야 세 번째 스테이지인데 그것만 보고도 이강율의 모든 것을 다 지켜봤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지. 너도 인생을 훑어보긴 했겠지만 아직은 모든 순간을 훑지는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주 현자 나셨네. 현자 나셨어.-


담담한 반응에 람은 괜히 짜증이 났다.


자신이 검 따위보다, 그리고 상점에서 물건을 파는 거북이보다 저 인간을 믿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런 람의 감상에 더 기름을 들이 붓는 류였다.


“그래도 나는 지금의 모습이 더 좋은 것 같다.어차피 막나가는 것 같으면 우리가 브레이크를 잡아주면 되니. 어쩌면 저게 본래 그가 가진 성정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방금 그 말 이강율이 들었다면 닭살이 돋을 것 같은 말투였다.-


“뭐 너도 잘 알지 않나. 이강율이라는 녀석 보면 볼수록 사람을 끌어들이고, 응원하게끔 만드는 능력이 있다는 걸.”


***


카레나이가 던진 힌트 아닌 힌트로 싸움이 발발하고 수 많은 이들이 죽어나가고 있을 때,


그녀는 알에 갇혀 그림자의 힘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림자는 알에서 그녀가 나올 때까지 쓰다듬는 것으로 자신의 힘을 부여했고, 알은 스펀지 마냥 그 힘을 빨아들여 크기를 키웠다.


꽤나 많은 힘이 알에게 빨려 들어갔지만 그림자는 묵묵히 쓰다듬을 뿐이었다.


쓰다듬을 이어나가자 그림자조차 손에 올려 놓고 쓰다듬지 못할 정도로 거대해진 알.


그림자는 쓰다듬을 멈춘 뒤 말했다.


-깨어나라. 더 이상 내 힘을 먹는다면 너라는 존재가 달라질 것이다.-


알은 그림자의 말에 화들짝 놀라 재빠르게 깨졌다.


쩌저적,


카레나이는 거대한 검은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왔고. 알을 깨고 나오자 바로 그림자에게서 벗어나 넙죽 절을 했다.


그림자의 힘을 받아들였지만 카레나이의 외모나 느껴지는 기운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보였다.


굳이 변화점을 찾자면 눈동자의 색깔이 더 까매졌다는 것뿐.


“이 미천한 제가 당신의 선택을 받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여 주신 힘에 누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는 카레나이였지만, 그에게 힘을 준 그림자는 단호했다.


-내 힘을 조금 불어넣어줬다하여, 네가 날 대표하는 존재가 아니며, 또한 네게 준 힘은 날 실망시킬 시 바로 그 힘을 거둬 갈 것이다.-


그림자의 거둬갈 것이라는 말에 카레나이는 몸을 더 숙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절대 절대 그럴 일은 없게 만들겠습니다. 제 모든 것을 걸고.”


자못 비장하게 말하는 카레나이였지만 그림자의 입장에서는 비슷한 소리를 너무나 많이 들었었다.


그랬기에 짜증이 솟아올라 조금 목소리의 크기가 커졌다.


-지금껏 나의 앞에서 말로만 성공을 말하던 이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들 중 극히 일부만이 내게 진짜 성공을 가져왔다.-


그림자는 이 말을 하면서 약간의 분통을 토해냈다.


힘을 받기 전이면 모를까.


카레나이에게는 너무나 생생하게 그의 감정이 느껴졌다.


분노와 허탈함이 대부분인 그의 감정 속 옅게 너무나도 옅게 섞여 있는 호기심.


-너는 과연 어떤 부류일까. 내가 지켜보고 있음을 언제나 기억하도록-,


그림자는 그 말을 끝으로 카레나이를 쫓아냈다.


***


“이런 걸 예상하고 저 인간을 내 호위로 붙여 놓은 게 아닌데.”


강율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고스트는 신기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 정도까지 해줄줄 알았으면 다른 별동대를 내 곁에 붙이고, 인원 배분을 새로 짰어야 했나?”


은신에 자신이 있다던 고스트는 은신조차 하지 않고 강율의 결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을 치러 올 이들은 이미 강율의 선에서 막혔기 때문이었다.


“오. 이번에 검을 맞붙은 사람은 카멜레온 같군. 그래도 한 번에 나가 떨어지지는 않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이라도 된 것처럼 무방비하게 성벽에 걸터 앉아 있었다.


쌔애액!!


그 순간 그의 뒤를 습격하는 누군가.


하지만 고스트의 몸은 이미 그 곳에 없었다.


누군가가 베어낸 것은 그의 잔상일 뿐이었다.


“암살자라면 자신의 기척을 죽이고 적에게 접근하셔야죠. 레드 진영의 별동대. 잭 휜터.”


그리고 그의 뒤에서 딱 붙어 귀에다 속삭이는 고스트.


“이런 젠장.”


잭 휜터는 혀를 차며 고스트에게 단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단검은 고스트의 눈 앞에서 멈추었다.


고스트가 그의 손을 잡아서 확 꺾어버렸기 때문에.


와드득거리며 잭 휠러의 손은 완전히 뒤로 꺾였다.


다른 손을 이용해 빼보려고 한 잭 휠러 였지만,


빡.


손에 집중한 그의 방심을 이용해 정강이를 걷어찼다.


훅 들어오는 공격에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하고 풀썩 무너져버린 잭 휠러.


“으윽.”


“블랙 진영의 왕인 인페르노가 성질이 급하고, 타르카님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런 대척 없이 저희에게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고스트는 말을 이어나가면서도 꺾은 손을 풀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고작 한다는 것이 저 혼자 있는 이 순간을 노리는 것이었습니까? 이건 저희 진영을 무시한 게 아니라 저를 무시한 거라고 봐도 되는 부분인거죠. 잭 휠러?”


“이것은 내 개인적인 일탈일 뿐. 레드 진영의 의견과는 상관이 없다.”


“이게 무슨 신박한 개소리지?”


이어지는 고스트의 말에는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노가 가득해 보였다.


“이런 팀 게임에서 개인 행동은 해서는 안될 짓. 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이 미칠 여파를 생각해야 하는게 우선인데?”


“나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내 진심을 상대에게 전했지만 상대가 그것을 믿지 못한다면 죽어도 상관 없다.”


끝까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은 잭 휠러의 모습에 고스트는 화가 났지만 다시금 차분하게 그에게 물었다.


“일단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아요. 왜 레드 진영의 별동대나 되시는 분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이렇게 혼자 오신거죠? 이번이 정중하게 묻는 마지막이 될 겁니다.”


마지막임을 경고 했지만 잭 휠러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제 대답은 변하지 않습니다.”


“뭘 고민하십니까? 저런 인간들은 그렇게 해서 입을 열지 않을 겁니다.”



무슨 일이길래 이런 식의 행동을 하는 건지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는 고스트의 뒤로 나타난 이강율.


그는 고스트가 뭐라고 하기 전에 검을 휘둘러 팔을 베어냈다.


철푸덕.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잭 휠러도 고스트도 당황했고 이내 그는 남은 손으로 그 부위를 붙잡았다.


서걱, 서걱.


연이어 이어지는 그의 칼질은 정확하게 발과 손을 잘라냈다.

“정보를 얻으려면 이렇게 쎄게 나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여태껏 이 상황을 겪어오셨을 분들이 왜 이렇게 유유부단합니까?”



“...”


“이봐 잭 휠러라고 했나? 만약에 정보를 불지 않으면 널 죽이지 않고 감금하겠다. 그렇게 된다면 너는 그렇게 있다가 또 다른 기회도 받지 못한 채 죽어나가겠지.”


강율이 말한 또 다른 기회라는 말에 무언가를 떠올린 고스트는 허탈하게 웃었다.


“아.. 정말 그런 이유일 리가?”


하지만 동공이 떨려오는 잭 휠러를 마주하자 눈을 질끈 감았다.


“정말 다른 이유가 없다고? 그런 불확실성에 기반한 정보를 믿는 사람이 아직도 남아 있을 줄이야..”


강율은 허탈해하면서 알 수 없는 말을 속사포처럼 내뱉는 그에게 그건 당신이 특이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고 잭 휠러의 목을 베었다.


“그 정보가 맞기를 빌어야 할거다.”


[퍼플 진영의 별동대 이강율이 레드 진영의 별동대 잭 휠러를 쓰러트렸습니다.]


언제나처럼 떠오른 공지.


그 공지를 보고 날 뛰기 시작하는 고스트.


“이거 보라니까? 우리가 여태 싸우고 있는데 저런 공지가 이제 떴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요? 최소한 직책을 가진 이들은 어딘가에 숨어 적당히 그 세이렌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라니까.”


“그걸 저한테 말하셔 봤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이미 죽은 사람인걸요.”


강율은 목이 날라간 채 죽어있는 잭 휠러의 시체를 툭 치며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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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25.04.14 1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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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화 25.04.10 23 1 10쪽
22 21화 25.04.09 2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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