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강제 취업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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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gukgo
그림/삽화
johngukgo
작품등록일 :
2025.03.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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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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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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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공익 출신 분별자의 잔혹한 테스트

DUMMY

상수는 혜수와 재성을 따라가면서 문득, 자신이 여기 왜 온 건지 궁금해졌다.


"저희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죠?"

"사격장입니다."


재성이 간결하게 대답했다.


"오늘 상수 씨의 몇 가지 테스트를 진행할 거예요."


테스트?

그제야 상수는 아까 혜수가 말했던 ‘오늘 일을 잘 마무리하면’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 그게 이거였구나...'


"아니, 이거 준비도 못 했는데..."


"죄송해요. 좀 갑작스럽긴 하죠?"


재성이 미안한 듯 말했다.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진행하는 게 저희를 위해서도, 그리고..."


재성은 말을 흐렸다.


"그리고?"

"···상수 씨를 위해서도 최선이라서요."


애매하게 말을 흐리며 어딘가 고민하는 듯한 재성.

그는 차마 테스트에 실패하면 미끼가 되어 폭탄조끼를 차고 임무에 나가야 한다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수는 그 미묘한 분위기가 더 신경 쓰였다.


그리고——


탕! 탕! 탕!

문을 여는 순간, 쏟아지는 총소리에 상수는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으아악!! 깜짝이야!!"


사격장 내부에는 이미 여러 요원들이 사격 연습을 하고 있었다.

혜수는 그중 한 명에게 다가갔다.


다부진 체격, 험상궂은 인상.

그의 존재감만으로도 상수는 주눅이 들었다.


"이쪽은 분별자 백상수 씨, 그리고 이쪽은 오늘 상수 씨의 사격 테스트를 맡아줄 요원입니다."


"반갑습니다. 백상수 씨."


그가 손을 내밀었다.


"김성칠, 그냥 편하게 김 요원 혹은 김 상사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상사님이요?"


상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여기 군대 계급도 있나요?"


재성이 웃으며 설명했다.


"하하, 아니요. 저희 조직에는 공식적인 계급이 없어요.

김 상사님은 조직에 들어오기 직전까지 군인이셨거든요."

"아..."


순간, 상수는 재성이 예전에 했던 말을 떠올렸다.


'혹시 이분도···?'


"아! 그러면 김 상사님도 소중한 사람을..."

"예?"


김 상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재성이 급히 나섰다.


"아! 상수 씨, 이분은 저나 담당 요원님과 다릅니다."

"네?"

"요원들은 피해자들만으로 충원할 수가 없어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특수부대 출신 엘리트 군인들도 차출해서 요원으로 뽑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왜 한 거야?"


갑자기 혜수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그 순간, 사격장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상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김 상사도 흠칫하며 입술을 다물었다.

혜수는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 없다는 듯 무심하게 말했다.


"소개는 이쯤 하고, 테스트나 빨리 진행하자."


테스트 방식은 간단했다.


- 권총 10발을 발사

- 과녁 점수 합산

- 점수를 비교하여 기본적인 사격 센스를 확인


"그냥 저 혼자 쏘면 안 되나요? 왜 굳이 경쟁을..."


상수가 조심스럽게 말하자, 혜수가 단호하게 잘랐다.


"모든 테스트는 경쟁의 긴장감 속에서 진행될 거야."

"······"

"너도 요원들의 실력을 직접 확인해야, 그 수준에 맞춰 노력할 거 아니야."


'질문해서 본전도 못 찾았네...'


상수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떨리는 손으로 권총을 집었다.


'나 이래 봬도 권총 한 발로 괴물 팔도 날려본 사람이야.'


폐건물에서의 혈투를 떠올리며 심호흡했다.

각성 전과 비교해서 시력과 집중력이 확실히 좋아진 걸 느낄 수 있었다.


탕! 탕! 탕!

긴장감 속에서 총성이 울려 퍼졌다.

김 상사는 이미 모든 탄환을 쏘고 팔짱을 낀 채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었다.


반면, 상수는 손에 땀을 쥐며 간신히 10발을 다 쐈다.


'10발 그냥 다 쏘는 것도 쉽지 않네...'


"후우..."


탁!

혜수가 버튼을 눌러 과녁판을 불러왔다.

상수는 자신감을 가지고 결과를 기다렸다.


혜수는 담담하게 말했다.


"애초에 네가 김상사보다 잘 쏠 거라고 기대는 안 했어.불가능한 일이니까.

단지 사격 센스가 있는 지 보려는 거니까. 김상사보다 못 쐈다고 너무 실망하진마."


상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오히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감각은 나쁘지 않았어. 최소 60점 이상은 나오겠지?'


그러나——


"24점입니다."


과녁을 확인한 재성이 말했다.


"네?!"

"그리고... 김 상사님 표적에 2발 더 들어갔네요."


'망했다.'


"놀이동산 가서 키링도 못 받을 실력이구만."


김 상사가 혀를 찼다.

혜수는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한숨을 쉬었다.


상수는 온몸이 빨개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자존심이었을까?

본전도 못 찾을 질문을 던졌다.


"저··· 저기, 그럼 김 상사님은 몇 점이셨는데요?"


재성이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어··· 상수 씨가 쏜 두 발까지 합쳐서 102점입니다."


사격장 밖, 복도

다음 테스트 장소로 향하는 길.

상수는 잔뜩 풀이 죽어 있었다.


'망했어···. 이거 완전... 첫 단추부터 망한 거 아닌가?'


재성이 곁에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처음 해보는 거니까요. 원래 쉽지 않죠."

"···이거, 다른 테스트는 더 어려운 거 아니죠?"

"어... 사격보단 할 만하실 겁니다."


재성이 어물쩍 넘어가려 하자, 상수는 더욱 불안해졌다.


'···진짜 망한 거 같은데?'


그는 한숨을 푹 내쉬며 중얼거렸다.


[워게임실]


다음 장소는 곳곳에 컴퓨터가 놓여 있고, 벽에는 거대한 모니터가 설치된 방이었다.


"이곳은...?"

"워게임장입니다."


재성이 말했다.


"워게임...이요?"


상수는 처음 듣는 단어에 고개를 갸웃했다.


워게임.

전쟁을 시뮬레이션하는 군사 훈련 방법 중 하나로, 현대 특수부대에서도 활용하는 전술 훈련이다.

문제는, 일반인들은 사격보다도 접할 기회가 없다는 것.


"들어본 적 없는데요?"

“간단한 시뮬레이션입니다. 인질 구출 작전을 가정해서 테스트할 거예요.”

“제가 직접 뛰어드는 건 아니죠?”

“아뇨. 상수 씨는 지휘관 역할을 맡고, 무전으로 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려 인질을 구출하면 됩니다.”


상수는 모니터를 보며 중얼거렸다.


“음··· 그러면, 스타크래프트 같은 건가요?”

“···뭐?”


혜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상수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러니까, 전 이런 거 배운 적이 없어서 그렇죠...”


재성이 가볍게 웃었다.


“비슷한 면이 있긴 하지만, 게임처럼 가볍진 않아요.

이 훈련은 실제 임무에서 활용되는 전술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재성이 화면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상수 씨는 요원들에게 무전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전장은 드론 카메라와 일부 열감지 장비로만 확인할 수 있어요.

실제 특수부대에서도 비슷한 훈련을 하죠."


"와··· 생각보다 진짜 같은데요?"


상수가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모니터에는 한쪽에는 건물의 단층 구조도가 표시되었고,

출입구 근처에는 요원 4명이 대기 중이었다.


[진입 결정]

A안: 정문

B안: 건물 옆 창문

C안: 환기구

"음··· 뭐가 좋을까..."


상수는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


"창문으로 들어가죠."

"확실해?"

"네, 정문은 너무 위험해 보여요"


모니터 속 요원들이 창문을 깨고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내부 탐색]

A안: 팀을 나눠 빠르게 수색

B안: 한꺼번에 이동해 신중히 접근

상수는 고민 끝에 A안을 선택했다.


"팀을 나눕시다. 한 명씩 흩어지면 빨리 찾을 수 있을 거 같은데?"


그 순간——

혜수와 재성이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


그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지만, 상수는 일단 진행했다.

화면 속 요원들은 둘씩 나뉘어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과 조우! 교전 시작!"

"아군이 부상을 입었다!"

"뭐?!"


순식간에 요원 두 명이 총을 맞았다.


혜수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실전에서 팀을 나누는 건 고급 전술이야.

적의 배치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흩어지면, 각개격파 당하지."


“······아, 그러네.”


상수는 식은땀을 흘렸다.


[인질 구출]

우여곡절 끝에 인질의 위치를 확인했다.

적 2명이 인질을 감시 중이었다.


A안: 기습 공격

B안: 교섭을 시도해 방심 유도

이번엔 신중하게 선택했다.


“···교섭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혜수가 알아서 해보라는 듯이 손짓했다.


요원들이 무전을 통해 외쳤다.


"무기를 버리면 안전하게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인질을 사살한다!"


탕——!


-인질 사망-


“···아, 씨."


목표 미달성.

인질 사망.

아군 피해 발생.


훈련실에는 정적이 흘렀다.

혜수가 팔짱을 끼고 말했다.


"처음 하는 거니까 뭐··· 이해는 해."


상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재성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상수 씨, 아까 선택했던 전략들, 뭐가 문제였는지 감이 오시나요?"


"···솔직히 백프로 확신을 가지고 한 선택은 없었어요."

"네. 우선 보통 실전에서 각개 전술은 상당히 고급 전략에 속해요.

건물 내부 구조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무조건 한 팀으로 움직이는 게 기본입니다."


재성이 화면을 조작하며 모범 전략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B안, 창문 침투였어요.

정문은 적의 감시가 심할 가능성이 크고, 환기구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래서 상수 씨가 선택한 판단 자체는 괜찮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재성은 화면을 다시 돌려 요원 분산 지점을 가리켰다.


"만약 우리가 건물 구조를 완전히 파악한 상태라면, 두 팀으로 나누는 것도 가능했겠죠.

하지만 이때는 정보가 부족했어요.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차근차근 제압하는 게 정답이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천천히 움직였어야 했다는 거네요?"


"네. 그리고 마지막, 인질 구출 부분."


재성은 화면을 멈추고 상수를 바라봤다.


"솔직히 말하면, 교섭 시도 자체는 나쁜 선택은 아니었어요.

실전에서도 교섭을 통해 인질을 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왜 실패한 거죠?"

"교섭이 가능하려면 압도적인 우위가 필요해요.

즉, 우리가 수적으로나 화력적으로 상대보다 훨씬 강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불리했어요."


재성은 모니터 속 요원들의 배치를 가리켰다.


"보세요. 인질을 감시하는 적은 두 명, 우리 요원도 두 명.

수적으로 동등했죠.

이럴 땐 기습이 훨씬 유리합니다."


"아···"


"만약 우리쪽이 다수였거나, 저격수가 배치되어 있었다면 교섭을 시도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어요.

교섭을 시도하는 순간, 적은 방해받았다고 느껴서 바로 인질을 죽인 겁니다."


상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완전 초보 실수만 한 거네요."


"···이거 다시 하기엔 시간 없죠?"

"없어."


혜수는 냉정하게 대답 후 다음 말에 이어갔다.


"다음 테스트 장소로 가자."

"하, 씨..."


상수는 푸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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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 출신 분별자의 잔혹한 테스트 25.03.16 33 0 11쪽
10 죽을 고비 넘기고 공기업 입사했습니다. 25.03.15 35 0 9쪽
9 트라우마 케어 25.03.15 38 0 9쪽
8 각성 25.03.14 38 0 8쪽
7 첫 사냥 25.03.13 37 0 11쪽
6 왕십리역, 피로 물들다. +2 25.03.13 45 0 9쪽
5 나는 아직 싸울 준비가 안 됐다. 25.03.13 47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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