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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로01
작품등록일 :
2025.04.05 21:36
최근연재일 :
2025.05.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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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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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말 할 수 없어 말하고 싶은데

DUMMY

“그래. 올 때가 됐는데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단다. 앉거라.”


아버지 알렉시우스는 나를 보고 그를 비추고 있던 창문의 햇살보다도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날 이후로 밤놀이에 재미를 들린 모양이구나.”

“아...”


그러고보니 집에 오자마자 집무실로 왔기 때문에 둘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머리는 기름지고 얼굴은 퀭한 것이 누가 봐도 밤새도록 술을 마신 방탕한 귀족자제의 모습이었다.


“죄송합니다. 아버님. 사안이 사안인지라 결례를 무릅쓰고 그만.”

“괜찮다. 오히려...예전의 너는 너무 깔끔해서 더 걱정이었는데 이제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인 놓인단다. 이게 다 레이크 경 덕분이네.”


아버지가 레이크에게 감사를 표하자 레이크는 코를 쓸며 싱글벙글했다.


“이안 도련님이 대공님을 닮아 아주 훌륭하십니다!”


아까 그 마차 안의 술주정뱅이 징징이는 어디 갔는지 기사다운 말투로 정중하게 말했다.

아버님은 흡족하게 미소 지으며 하인이 가져온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 지난번 크림슨헤이즈 건 때문에 왔겠지?”

“네, 아버님. 조사결과가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새로 알아낸 사실이 있어 이른 아침에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알렉시우스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 책상에 있던 서류뭉치 하나를 테이블에 툭 올렸다.


“예상대로 작은 사건은 아니었어. 어떻게 이정도 규모의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는지 신기할 정도야. 한 번 살펴 보거라.”


나는 서류를 받아 페이지를 넘기며 한 장 한 장 살펴보았고 레이크는 그런 내 옆에 붙어서 따라 읽기 시작했다.


우선 성분은 예상했던 대로 강한 진통, 환각 효과가 있는 약물이었다.

병원에 가거나 약방에 갈 돈이 없는 서민들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유력하다.


“ 크림슨헤이즈의 원료는 아디온. 처음에는 길가에 핀 꽃을 씹어 먹으며 시작 됐다고 했다.


배고픈 누군가가 그 꽃을 먹고 효과를 알아챘다지...


그걸 향으로 만들어 흡입을 하게 될 경우 빠르게 흡수되어 강한 환각을 보고 성적 흥분을 유발한다.


거기다 강한 중독성으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네?


동방의 어느 나라는 이 아디온로 인해 멸망했지.”


알렉시우스는 크림슨헤이즈의 원료와 유래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벨로스티아는 내가 있던 한국과 비슷한 것들이 꽤 많았는데 약물에 대한 것들도 비슷한 것 같았다.


- 아편 같은 건가? 여기선 아디온이라고 부르는군.


이곳에서도 동방의 한 나라가 아디온에 의해 멸망했다니,


과거의 아편전쟁이 생각났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걸 유통한 걸까?


바텐더의 말로는 자금줄을 위해서 라고 하는데...

단순히 자금을 목적으로 하기는 개발도 유통도 위험성이 너무 높았다.


나는 페이지를 계속 넘겼고 알렉시우스는 추가적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동방의 그 나라를 침략하기 위해 이웃나라에서 아디온을 일부러 퍼뜨렸다더군.


강한 중독성과 성적 흥분을 주기 때문에 중독자들이 늘어났고 그들을 컨트롤하거나 이용한 범죄, 스파이행각 등이 만연했다고 하지.

어쩌면 모르카디스도 그런 걸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닐까?”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근데 이걸 유통한 사람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건가요?”


페이지 끝까지 읽어도 성분에 대한 내용만 있을 뿐 누가 왜 유통했는지 잡혔다는 기록은 없었다.

럭키세븐에서 바텐더의 이야기도 있었고 아버지가 나서도 잡아내지 못할 정도라면 더더욱 모르카디스가의 짓이라는 심증이 굳어지는 느낌이다.


“아아...럭키세븐의 바텐더도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향초라는 정도로 알고 받았다고 하네.


돈을 주고 산 게 아닌 모양이야.”


- 거짓말쟁이. 금화를 주지 않아서 거짓말을 한 건가?


바텐더는 왕실기사단에게 크림슨헤이즈의 출처에 대해 거짓말은 한 것으로 보였고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아버님, 실은 지난 밤 럭키세븐의 바텐더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조사 결과는 그에게 제가 들은 것과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감히 조사관에게 거짓을 고했다는 건가...허허...”

“제가 들은 내용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조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 말해 보거라.”


내가 바텐더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술에 취해 꿈나라로 갔던 레이크는 이게 무슨 소린가 하는 표정으로 눈만 껌벅이고 있었다.


“내가 잠든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당황한 레이크를 뒤로하고 바텐더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전달하려고 입을 여는데 목 안쪽부터 뜨거운 기운이 솟아 올랐다.


“이 향초는 모르...억...컥...”


내가 아는 사실을 고하려던 그 때,

입안에 쇠 맛이 느껴지더니 목, 코 눈에서 무언가 울컥울컥 쏟아져 내렸다.


-ㅍ철퍽


“이안...이안!!!!”


바닥을 보니 그것은 피였고, 그걸 확인하자마자 내 의식은 멀어졌다.


**


눈을 뜨니 이제는 익숙한 내 방이었다.


벨로스티아에 와서 정신을 잃은 게 벌써 네 번째다.


언젠가는 정말 눈을 다시 뜨지 못 할 수도 있겠다 생각에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을 보니 눈이 붉어진 어머니 엘레노어와 아버지 알렉시우스, 레이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침대 옆에 서있었다.


“...놀라셨죠? 저는 괜찮습니다.”


나는 숨을 고르고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피를 쏟으며 쓰러졌지만 아픈 곳은 없었다.

조금 어지러울 뿐.


“대체 이게 뭔가?!”


아버지는 진찰을 하던 의사를 다그치는 듯 했다.

의사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이건...금언의 저주입니다.

의사인 저는 해결 할 수 없습니다.”


“금언의 저주라니?!”


그럼 그렇지.

바텐더가 그렇게 자신의 속사정을 술술 풀어 놓을 리 없지.


내가 아버지에게 고하면 자신이 잡혀가서 고문을 당하든 어쩔 수 없이 사실을 고할 수 밖에 없을 텐데 그렇게 쉽게 알려주었으니...


처음부터 의심을 했어야 했다.


“금언의 저주라니! 그건 금지된 주술이 아닌가? 그걸 사용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금언의 저주...

특정 단어나 문장, 혹은 개념을 말하거나 글로 표현할 경우 즉각적인 징벌이 가해지는 강력한 저주이다.


바텐더는 술에 이 저주도 함께 타서 먹인 모양이다.


그러나 이 저주는 흑마법 중에도 꽤나 고난이도인데 이걸 사용 할 수 있다는 건


그 바텐더가 내 예상을 웃도는 인물이라는 거다.


“성녀님...성녀님께 가야해요!”


어머니는 나를 고치기 위해 성녀님을 찾아가자고 아버님께 매달렸으나 나는 알고 있다.


이건 신전에서도 풀 수 없을 거다.


저주를 건 사람만 풀 수 있을 거고

이 저주를 건 바텐더는 이젠 찾을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레이크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하다...내가 술에 취해서 잠들 지만 않았어도.”

“아냐. 내가 이 사실에 대해 말 할 수 없다는 건 아쉽지만 이로 인해서 모르카디스가도 중요한 무언가를 잃었으니까.”


바텐더가 만약 모르카디스까지 피해서 잠적을 한다면 그가 말한 “벨리우스의 목숨 줄”

그리고 곧 지오에게도 필요할 거라는 그 무언가도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된다는 거다.


이건 어찌 보면 그들을 한방에 소탕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어머니, 저는 괜찮습니다.


성녀님은 안 그래도 여러 가지 일로 신경 쓰실 일이 많으신 분인데 저까지 보탤 수는 없어요.

레이크, 앞으로 훈련할 때 실전처럼 해줄 수 있어?

그리고 아버님, 바텐더의 추적과 약물의 유통경로, 모르카디스의 동향을 계속 추적해주세요.


조만간 정말 큰 일이 날 수 도 있습니다.”


성녀를 찾아가면 일이 너무 커진다.


신전에서 이 일을 다루기 시작하면 모르카디스는 레미넨스를 더욱 어둠 저편으로 숨겨버릴 테고 비밀유지를 위해 그들의 목숨을 전부 앗아 갈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 약이 모르카디스와 관련이 있는 건 확실한가 보군. 그 부분에 대한 조사는 계속 하도록 하지.”

“네, 아버지. 그들의 최종 목적이 뭔지 알아야 해요.”

“그래. 그렇게 지시하지.”


알렉시우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내 어깨를 토닥 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레이크는 물었다.


“내일부터 실전처럼 이라면...이제 나랑 하는 대련밖에 없는데?

너 아직 오러도 못 다루잖아.”


그러고보니 내가 오러를 다루는 건 조상님 라이넌스 외에 아무도 몰랐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후훗, 아, 한 번도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없구나?”


나는 손가락을 까닥여 손을 감싼 빛 덩어리를 만들어 보였다.


도서관에서 라이너스를 만나 각성한 내 작고 소박한 오러,

아직은 빛 덩어리 형태로 밖에 구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러 였다.


“엇!? 너 오러 쓸 수 있어?”

“이안 역시...역시 내 아들이 맞구나!! 하하하.”

“아들...왜 이걸 엄마한테 말하지 않을 거니? 흑흑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역시 호들갑스러운 가족과 레이크는 난리가 났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진작 말 할 걸 그랬나 생각이 들어 나도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죄송해요. 그동안 일이 너무 많아서 미처 말씀을 못 드렸어요.

저도 더욱 수련에 정진해서 엘로디언가의 후계자 다운 면모를 빨리 보여드려야죠.”


교과서 같은 내 말에도 감격한 어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껴안아주셨다.


예전의...한국에서의 어머니 아버지도 참 따뜻한 분들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좋은 부모님을 만나 애정을 받으며 부족함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내가 본 이블린과 벨리우스의 부부라기엔 기형적인 관계에서 태어난 지오라는 아이는...

따뜻한 보호와 애정보다는 무언가를 위한 도구와 같았다.


이 세계의 삶은 전생과 많이 닮아있다.


그렇다면 지오는 전생에서도 부모에게 사랑과 보호를 받기 보다는 인정받기 위한,

혹은 생존하기 위한 도구로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여 왔는지도 모른다.


성인이 된 후의 성과는 내 몫이지만 부모는 선택 할 수 없지만 성장과정에서 부모가 가진 것들은 내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준다.


지오는 태어날 때부터 좋은 부모를 만나 사랑 받고 어려움 없이 자란 내가 질투 나고 싫었을지도 모른다.


- 나를 옥상에서 민 이유가...단순히 질투였을까?


밀었다 뿐인가?

덩치랑 멸치를 시켜서 폭행까지 했었다.


나는 그의 자라온 환경을 모르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


“그래서...도련님 몸은 좀 어떠십니까?"


내가 쓰러진 이야기를 듣고 하투스는 이번 수업을 가벼운 티타임으로 대체했다.

여전히 꼿꼿한 자세의 그는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인자하고 다정한 분위기를 풍겼다.

아마도 내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네.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염려하는 바는 아닙니다.

도련님은 본디 어떠한 일이든 이루어내시는 분이라는 것을 이 늙은이는 잘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는 그 누구라도 도련님을 훌륭한 대공가의 후계자로 인정할 터.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이와 같은 성과를 이루어 내신 분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어쩐지 가슴 한 켠이 뭉클했다. 엄청난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던 그 때,

하투스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도련님 이제, 본격적으로 혼사를 고려하셔야 합니다.

비단 결혼을 목적이 아니더라도. 여러 곳에 참석하여 교류를 넓히셔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은 ‘백합의 계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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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 성검의 탈환 25.05.14 2 0 12쪽
30 30. 이젠 내꺼다! 25.05.13 3 0 12쪽
29 29. 성검의 마지막 시련 25.05.12 3 0 11쪽
28 28. 성검의 수호자 정도야 뭐. 25.05.09 7 1 12쪽
27 27. 레이크에게 성검을 뺏길 순 없다. 25.05.08 7 1 12쪽
26 26. 성녀가 나만 믿으랜다. 25.05.07 11 1 12쪽
25 25. 성검의 주인이 되어라. 25.05.06 15 1 12쪽
24 24. 너는 니 변비도 내 탓 일거다. 25.05.06 12 1 12쪽
23 23. 쫄리면 뒤지시던가. 25.05.05 12 1 11쪽
22 22. 판을 뒤집는 자. 25.05.02 11 1 12쪽
21 21. 이용하는 자, 이용 당한 자, 뒤집어 쓴 자. 25.05.01 16 1 11쪽
20 20. 내가 범인...아니 살인자라고? 25.04.30 15 1 12쪽
19 19. 약쟁이도 신의 창조물 이니까요? 25.04.29 15 1 12쪽
18 18. 정력에 좋다면 바퀴벌레도 먹는다. 25.04.28 14 1 12쪽
17 17. 찐따 대공자, 결혼을 꿈꾸다. 25.04.25 15 1 12쪽
» 16. 말 할 수 없어 말하고 싶은데 25.04.24 16 1 12쪽
15 15. 친구 엄마의 침실을 엿보다. 25.04.23 19 1 11쪽
14 14. 마성의 첩 25.04.22 20 1 12쪽
13 13. 벨로스티아의 흑장미 25.04.21 19 1 11쪽
12 12.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25.04.18 25 1 12쪽
11 11. 찐따가 클럽 간 썰 푼다. 25.04.17 22 1 11쪽
10 10. 찐따 대공자, 클럽에 가다. +2 25.04.16 25 2 12쪽
9 9. 갓 태어난 고라니 같은 두 다리 +2 25.04.15 29 2 12쪽
8 8. 오러? 포크? 달리기? 못합니다만. 25.04.14 29 2 13쪽
7 7. 망각의 역사와 진실. 25.04.11 32 1 12쪽
6 6. 닥쳐라. 25.04.10 31 1 14쪽
5 5. 조롱의 중심 25.04.09 35 1 13쪽
4 4. 검보다 무거운 이름 25.04.08 40 2 13쪽
3 3. 복수는 다음 생에서 25.04.07 4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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