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고금제일마:천마 - 프롤로그
– 불사진기의 피, 그리고 그 사자(死者)
전장을 휘젓는 피비린내.
그 한가운데, 검은 무복의 청년이 무너졌다.
심장은 멈췄고, 숨은 끊겼다.
그의 가슴엔 무극천뢰권의 흔적이 깊게 패여 있었고, 주먹 크기만 한 불탄 자국은 아직도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죽었군.”
그렇게 말한 사내는, 권천이라 불렸다.
구주이십일천 중 하나, 전국 7웅의 흉악한 무림을 무력으로 틀어 쥐었던 전설의 절대자.
하지만 그가 떠난 후,
사자의 가슴 속에선 미세한 기류 하나가 피어오른다.
만타무극봉 비밀과 불사천기의 피.
그것은 죽은 자를 되살리는 전설 속 신기(神氣)였다.
그리고 며칠 후,
까마귀 떼가 가득한 시체 더미 속에서 한 거지와 한 마리 개가
사자의 숨을 발견한다.
“물… 물을… 좀…”
그 사자는 누구인가?
그를 쓰러뜨린 권천은 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났는가?
그리고… 거지가 손에 쥔, 고금오대신검 ‘총(蔥)’의 정체는 무엇인가?
죽음을 품은 청년이 다시 눈을 뜬다.
그가 걷는 길엔 아무도 없고,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만리(萬里)가 고독(孤獨)하다.
그러나 그는 좌수의 검을 천천히 감아 쥐었다.
'아! 천마의 길은 고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