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이 세상의 본질과 세계들 간의 구조적인 관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과학자나 학자라고 불리는 그 얼간이들은 다중우주니 또 평행우주, 다차원 같은 소리를 마음껏 지껄이고 있지만, 그들은 이 세상에 대해서 사실 아무것도 몰라. 학문이라는 은신처와 글자라는 방패 뒤에 숨어서 장황한 정신적 자위를 하고 있는 꼴이지.
이 세상은 보다 간결하고도 동시에 무척 심오한 관계들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그대가 나에게 들려준 저주와 같은 축복이라는 말처럼 모순되는 형태를 지니고 있지.
세계는 단 하나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그 무엇이 아니야. 믿기 힘들겠지만 셀 수도 없는 많은 세계가 서로 공존하고 있지. 만약에 그 얼간이들이 이 세상의 구조를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그 녀석들은 그것을 온 힘을 다해 부정하고 말 걸? 그건 내가 장담할 수 있어. 유명하다는 학자라는 녀석들과 몇 번 토론을 해본적이 있거든. 한결 같더군.
어때? 그대도 궁금한가? 그렇다면 직접 체이서가 되어 온 세계를 돌아다녀 보면 어쩌다 운이 좋아 알게 될지도 모르지. 미안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 조금도 알려줄 생각이 없어. 스스로 알아야 하는 법이거든. 이러한 진실이라는 것들은 말이야.”
체이서 - 리코의 주인, 프롤로그 중 일부
셀 수도 없는 세계들을 탄생시킨 우주의 핵. 그것의 파편들이 이제는 우주 파멸의 씨앗이 되어버리고 있다. 그 파멸로부터 세계를 구하고자 분연히 일어난 자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스스로를 체이서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