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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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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선우
작품등록일 :
2016.01.05 18:34
최근연재일 :
2016.02.24 22:00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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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216
추천수 :
11,836
글자수 :
140,163

작성
16.01.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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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1
추천
271
글자
7쪽

필드의 사기꾼 29화

DUMMY

<※본 글은 소설이며 단체명이나 이름 등은 사실이 아닙니다. 작가의 상상에 의한 순수 창작물입니다.>




필드의 사기꾼 29화



피렌체 유소년 클럽과 AS 로마 유소년 클럽의 경기는 최종 스코어 1:1로 무승부가 되었다.

5승 1무로 승점 16점을 획득하며 여전히 AS 로마 유소년 클럽과 함께 지역 리그 1위였다.

경기가 끝난 다음 날이었기에 가벼운 회복 훈련을 하고 있다.

민선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는 가볍게 리프팅을 하고 있었다.

줄리오 실바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이마로 공을 툭 쳐서 넘겨주었다.

어깨로 공을 받은 줄리오 실바가 허벅지, 발등을 이용해 리프팅을 하다 다시 민선에게 공을 보낸다.

“어제 경기 정말 아까웠어.”

“항상 이길 수는 없지.”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리프팅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공은 지면에 떨어지지 않고 있다.

“어떤 녀석만 잘했으면 이겼을걸.”

멀지 않은 곳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안토니오 갈로파를 힐끔 쳐다본 줄리오 실바가 말을 한다.

“어쩔 수 없었던 거야. 안토니오라고 해서 무승부를 원하지는 않았을 거야. 잘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 조르지오가 다친 것도 그렇고 안토니오가 실수를 한 것도 그렇고…….”

“하여튼 넌 그게 문제야. 경기를 말아 먹은 녀석에게 싫은 소리도 하고 그래야지.”

민선이 어깨를 으쓱한다.

무승부가 된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누군가를 탓하고자 한다면 모두를 탓해야 할 것이다.

부상을 당한 조르지오 피엘라, 골을 넣지 못한 안토니오 갈로파와 호세 고메스, 질라니 나탈레를 막지 못한 수비들과 골을 먹은 골키퍼 마르코 보체니까지 말이다.

“앞으로 더 잘하면 돼.”

삑- 삑-

“모여라!”

호각 소리가 들리며 파울로 로시가 크게 외친다.

아이들이 센터 서클로 모여들자 코치 두 명이 네 개의 공을 들고 온다.

공의 크기는 아주 작았다. 풋살을 할 때 사용하는 공의 절반 정도의 크기를 가진 공이었다.

“가볍게 노는 거다. 무리하면 안 되는 것 알지?”

“네!”

코치들이 공을 사방으로 던진다. 아이들이 ‘와-’ 하며 공을 향해 뛰어간다.

민선 역시 공 하나를 목표로 달려갔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빠른 발을 가진 덕에 공 하나를 차지할 수 있었다.

민선이 공을 잡자 아이들이 달라붙는다. 민선은 그런 아이들 사이로 공을 몰아간다.

공이 작아 컨트롤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민선이 다가서자 아이들이 다리를 뻗어 공을 빼앗으려 한다.

하지만 민선이 이리저리 공을 컨트롤 하자 공을 빼앗지 못하고 아쉬운 탄성을 토해낸다.

아이들은 모두 손을 허리 뒤로 돌리고 있다.

지금 하는 것은 공을 지키고 빼앗는 것으로 훈련이라기보다는 놀이였다.

주로 회복 훈련을 할 때 하는 놀이로 가장 오래 공을 지키고 있는 아이는 훈련이 끝난 후 뒷정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특권이 주어진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아이들의 경쟁심을 유발할 수가 있다.

공이 작기에 지키는 아이도, 빼앗으려는 아이도 집중을 해야만 한다.

손을 뒤로 하고 있으니 중심을 잡는 것도 쉽지 않다. 태클도 금지이고 오로지 발로만 지키고 빼앗아야 한다.

민선은 공을 인사이드로 세심하게 컨트롤 하며 아이들 사이를 누비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네 공을 빼앗아서 뒷정리를 시키겠다.”

안젤로 산치스가 달려든다. 지금까지 민선은 뒷정리를 한 적이 없다.

공을 지키는 것으로 따지면 피렌체 유소년 클럽의 아이들 중 최고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공을 가진 다른 아이들 보다 민선의 주위에 더 많은 아이가 몰려 있다.

“쉽지 않을걸.”

마르세유 턴을 하는 척하다 중간에 멈추며 방향을 트니 가랑이를 쭉 벌리던 안젤로 산치스가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뒤꿈치로 공을 툭 차고 몸을 돌리며 발끝으로 띄워 허벅지로 툭 쳐올린다.

머리를 툭 치며 앞으로 나아가자 달려들던 두 아이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멍한 표정을 짓는다.

“에이, 괴물. 민선은 괴물이야. 난 저쪽으로 갈래.”

몇몇 아이가 민선에게 공을 빼앗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달려간다.

10분간 진행이 된 놀이에 1등을 차지한 것은 당연히 민선이었다.

민선은 처음 공을 잡고 단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다.

공 하나당 한 명씩을 뽑게 되고 그 네 명은 마무리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나이스! 봤냐?”

줄리오 실바가 우쭐하여 말을 하자 로베르토 마지오가 목에 팔을 두르고 강하게 당긴다.

“잘났다. 잘났어. 그렇게 좋냐?”

“당연히 좋지. 넌 가서 마무리 정리나 하세요. 하하하.”


그 시각 안영우는 피렌체 유소년 클럽 인근의 한 카페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있었다.

“오우, 영우. 정말 오랜만이야.”

“하이드넌. 오랜만이네.”

금발의 중년 미남은 한때 안영우와 함께 인터 밀란에서 함께 활약을 하였던 하이드넌 오셀로였다.

“커피?”

“벌써 내 취향을 잊은 거야?”

안영우의 말에 하이드넌 오셀로가 짓궂은 웃음을 짓고는 주문을 한다.

“에스프레소 더블 샷. 그리고 시럽 듬뿍이요.”

점원이 돌아가자 하이드넌 오셀로가 어깨를 으쓱한다.

“나밖에 없지?”

“그러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야?”

“꼭 무슨 일이 있어야 연락을 하나? 그냥 보고 싶어서 연락을 한 거지.”

“내가 영국으로 간 이후로 나한테 전화한 적 없거든? 그러니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어서 용건 이야기해.”

“하여튼 재미라고는 조금도 없다니까. 이탈리아에 왔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야? 서운하다고.”

점원이 커피를 내오자 안영우가 한 모금 마신 후 작은 미소를 짓는다.

안영우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자 하이드넌 오셀로가 말을 한다.

“그 아이 말이야. 네가 키운 아이지?”

“아이? 민선 말이야?”

“그래. 로마와의 경기는 아주 재미있게 봤어. 감각이 아주 좋던데. 특히 플레이 메이커까지 소화해 내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어. 전천후 플레이어라……. 대단해.”

“결국 민선이 때문에 연락을 한 거네.”

“겸사 겸사지.”

하이드넌 오셀로가 피식 웃는다.

“왜 피렌체로 간 거야? 파울로 때문이야? 하긴 네가 인테르 시절에 파울로와 많이 친하긴 했지. 그 녀석이 주전 확보를 한 것도 다 네 덕이잖아.”

“파울로가 노력을 한 탓이지.”

“여전하네. 아무튼 왜 하필 피렌체야? 다른 좋은 클럽들 많은데. 가령 인테르라던가. 너도 알잖아. 인테르의 유소년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야.”

“잘 알지.”

안영우 역시 인터 밀란이 유소년 클럽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피렌체를 간 거야? 내게 전화 한 통만 했어도 민선이라는 아이는 지금 북부 지역 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었을 텐데. 당연히 최고의 아이들과 함께 말이지. 좋은 코칭스태프들과 훌륭한 실력의 동료들이 인테르에 있잖아.”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피렌체의 동료들 역시 나쁘지 않아. 오히려 인테르에 없는 것들이 피렌체에 있지.”

“그게 뭔데?”

“동료들 간의 끈끈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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