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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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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선우
작품등록일 :
2016.01.05 18:34
최근연재일 :
2016.02.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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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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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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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43
글자수 :
140,163

작성
16.02.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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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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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글자
8쪽

필드의 사기꾼 39화

DUMMY

필드의 사기꾼 39화



세컨 볼을 따낸 좌측 수비 살바토레 마체라티가 달려드는 두 명의 브렌트포트의 선수들 사이에서 안전하게 공을 지켜낸 후 미드필더 케빈 라샤냐에게 연결을 해주었다.

케빈 라사냐는 공을 잡고 있지 않고 바로 원터치로 패스를 해준다.

공을 받은 사람은 페데리코 데로시.

바레세의 플레이 메이커인 그는 달려드는 상대 선수를 간단한 발재간으로 젖힌 후 우측으로 길게 연결을 해준다.

“나이스!”

우측 윙어 루카 디오니시가 크게 외치며 라인을 타고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민선과 파울리뉴 바테 역시 상대진영을 향해 달려간다.

브렌트포트 수비수들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형성하며 역습에 대비를 한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루카 디오니시는 시야가 매우 넓은 윙어다.

자로 잰 듯 연결이 되는 크로스도 멋지지만 측면에서 상대 오프사이드 라인을 붕괴 시키는 쓰루 패스 역시 일품이었다.

루카 디오니시의 발을 떠난 공이 지면을 쓸며 브렌트포트의 최종 수비수를 지날 때 민선 역시 자신의 마킹하는 수비수를 페인팅으로 속이고 침투에 성공했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골키퍼와의 1:1 상황.

민선은 오른발을 항하게 찰 듯 뒤로 뺀다.

민선의 시선을 쫓은 브렌트 포트의 골키퍼가 우측으로 몸을 날린다.

그 순간 민선의 발이 축이 되는 왼쪽 다리를 지나 교차한다.

퉁-

공의 방향이 직각으로 바뀌며 골대를 향해 굴러간다.

삐익-

멋진 라보나 킥을 선보인 민선이 라인까지 뛰어나와 방방 뛰고 있는 숀 브라운 감독에게 달려간다.

“최고다.”

숀 브라운의 칭찬에 민선이 환하게 웃으며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린다.

마치 자신만 믿으라는 듯 소리 없는 포효를 하고 있는 것이다.

동료들이 다가와 민선을 감싸고는 함성을 내지른다.

마치 리그 우승을 결정하는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것처럼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다만 의자에 앉아 있는 다니엘 프란코만 인상을 잔뜩 구기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뛸 때 까지만 해도 이리저리 끌려 다니기만 했는데 민선으로 교체가 되자마자 분위기가 바뀌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


브렌트포트와의 경기는 민선의 추가골로 바레세의 3:2 승리로 끝이 났다.

두 번째 골을 헌납한 후 브렌트포트가 무리한 공격을 감행하다 생긴 빈틈을 민선과 파울리뉴 바테가 파고들어 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준비 끝났어?”

“네, 선생님.”

민선이 힘차게 대답을 한다.

숀 브라운이 내일까지 휴식 시간을 주었다.

안영우는 모처럼 생긴 휴식 시간에 런던 구경을 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하였다.

전지훈련을 와서 변변한 관광도 해 보지 못했기에 민선은 흔쾌히 안영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가고 싶은 곳 있어?”

“경기장요.”

“응?”

안영우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민선을 바라본다.

“런던에는 프리미어 리그에 속한 팀이 세 곳이나 있잖아요. 그 경기장 가 보고 싶어요.”

“오늘은 경기가 없을 텐데?”

“그냥 경기장 구경하고 싶어요. 아참, 선생님이 활동하던 클럽도 런던에 있지요?”

안영우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은퇴를 하기 전까지 활동을 하던 클럽이 바로 프리미어 리그에서 매 시즌 마다 강력한 우승 후보에 드는 첼시 FC이기 때문이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영국 1부 리그, 즉 프리미어 팀은 세 곳이다.

첼시와 토트넘, 그리고 아스널이다.

세 팀 모두가 저력이 상당한 팀들이다.

토트넘은 지금이야 중상위 팀으로 분류가 되고 있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언제나 Big 4를 위협하는 강력한 팀이었다.

“첼시는 어떤 팀이었어요?”

“좋은 팀이었지. 불행하게도 우승과는 인연이 많지는 않았지만 말이야. 내가 활약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프리미어 5회 우승, 4회 준우승, FA컵 7회 우승, 유로파리그 1회 우승을 했어. 또한 최고의 영광이라 할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빅이어를 들어 올리기도 했었지.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활약을 한 이후에는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어. 우습게도 난 첼시에서 리그 우승컵을 들어보지 못했어. 준우승만 세 번을 했지. 아, FA컵은 우승을 한 적이 있기는 해.”

“그렇구나.”

“하지만 누구도 무시를 할 수 없는 강팀이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첼시를 넘어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

과거를 회상하는 듯 눈을 감는 안영우.

“스템포드 브릿지에 울려퍼지는 블루스의 응원은 정말 열정적이지. 블루스는 아주 열정적인 서포터즈야. 리버풀과 경기를 치루는 날이면 열기가 최고지.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관중석에서는 블루스와 콥이 경기를 펼치거든.”

“환상적이네요.”

“그렇지.”

‘하아’ 하며 가벼운 한숨을 내쉰 안영우가 민선의 어깨를 팔로 두른다.

“경기장을 보는 것 보다 훨씬 더 환상적인 일이 무엇인지 방금 생각이 났어.”

“네?”

“기대해도 좋아.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테니까.”


***


안영우가 민선을 이끈 곳은 노팅힐 인근에 위치한 제법 규모가 큰 펍이었다.

“오우, 이게 누구야? 친구들. 모두 누가 왔는지 보라고. 마법사가 왔어.”

펍을 가득 매우고 있던 손님들이 의아한 듯 주인을 바라보다가는 입구로 시선을 옮긴다.

그리고 곧 엄청난 함성이 펍을 뒤흔든다.

“마법사!”

“영우, 첼시의 사령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가 어제 좋은 꿈을 꿨던가?”

사람들이 일제히 맥주잔을 들어 올리며 첼시의 공식 응원가인 ‘Blue is the Color’을 합창한다.

민선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자 안영우가 그를 이끌고 안쪽으로 들어간다.

걸음을 옮기며 손을 뻗어오는 이들과 가벼운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알렉스 오랜 만이야.”

“그래, 말은 잘하네. 정말, 정말 오랜만이지. 네 얼굴을 잊을 뻔했다고.”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난 은퇴를 했고 영국인이 아니거든.”

“하하, 농담이야. 그런데 무슨 일이야? 설마 첼시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겠지?”

“그럴 리가 있나.”

첼시는 은퇴를 하는 안영우에게 지도자 자격을 갖추고 코치로 남아주기를 바랬었다.

하지만 안영우는 단호하게 거절을 하고는 대한민국으로 돌아갔었다.

“오늘은 손님을 데리고 왔으니 나한테 자유를 달라고. 다음에 개인적으로 들리면 그때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좋아. 하지만 그 약속 꼭 지켜야 할 거야.”

“알겠어. 아참, 잠시 후에 고릴라하고 다람쥐도 올 거야.”

알렉스라 불린 주인이 손으로 머리칼을 움켜쥔다.

“미쳤군. 미쳤어. 이봐 친구들. 마법사가 고릴라와 다람쥐를 불렀다는군. 당장 모두에게 연락해.”

알렉스의 외침에 펍의 손님들이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 든다.

“수선 떨지 말고 맥주나 줘.”

알렉스가 맥주 두 잔을 내려놓는다.

“적응 안 되지?”

“그렇네요. 이 펍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이상해요.”

“당연하지. 이곳은 블루스의 성지라고. 블루스 간부들이 회의를 벌이는 회의장이고, 첼시가 승리를 하면 연회를 여는 파티장이고, 패배를 하는 날이면 상대팀 선수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을 하는 결투장이기도 하지. 한마디로 이곳 자체가 블루스라고 생각을 하면 돼. 들어오면서 상호 못 봤어?”

“아-”

펍의 이름이 블루스였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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