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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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작품등록일 :
2016.01.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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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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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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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필드의 사기꾼 6화

DUMMY

<※본 글은 소설이며 단체명이나 이름 등은 사실이 아닙니다. 작가의 상상에 의한 순수 창작물입니다.>




필드의 사기꾼 6화



“아빠, 나 해외 가?”

“응?”

민선의 물음에 윤석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짓는다.

“나 외국 가냐고.”

윤석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 민선이 재차 묻는다. 우물쭈물하는 윤석을 보며 김기성이 조심스레 묻는다.

“아무런 말도 안 해준 거냐?”

“그, 그렇죠.”

“흐음, 내가 말해?”

윤석이 김기성과 민선을 차례로 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주세요.”

김기성이 민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민선이라고 했지? 앉아라.”

“네.”

“민선이 아버지는 민선이를 다른 나라로 보냈으면 하고 있어.”

“왜요?”

“그거야 당연히 민선이의 재능을 활짝 꽃피우려면 한국보다는 축구 선진국이 나으니까. 가령 예를 들자면 영국이나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같은 나라 말이야.”

“4대 리그.”

민선이 크게 외쳤다.

“맞아, 그 나라들은 유스 시스템이 정말 잘 되어 있어. 아버지가 요즘 민선이 운동하는 것 촬영하고 그랬지?”

“네.”

“그 이유가 바로 그 동영상을 민선이를 원하는 클럽에 보내기 위한 거야. 네 아버지는 일차적으로 동영상은 아저씨에게 보내. 그러면 이 아저씨가 클럽에 보낼 수 있게 영상을 편집하지. 그렇게 완성이 된 영상들을 앞서 말한 각 나라의 클럽에 보내게 될 거야.”

“그러면 저 외국 클럽에 갈 수 있는 건가요?”

김기성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 확신은 할 수 없지. 왜냐면 동영상을 보내도 너를 받아주고 말고는 각 클럽들이 결정을 할 문제니까. 하지만 민선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각 클럽에서 서로 데리고 가려고 경쟁이 붙을 거야. 내가 장담하지.”

민선이 윤석을 바라본다.

“아빠, 나 정말 외국 가?”

“으, 응. 아빠는 그랬으면 좋겠어.”

“왜? 우리 도시로 이사 가는 것 아니었어?”

“아들,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축구를 배우기가 쉽지 않아. 그리고 제대로 축구를 한다고 해도…….”

말끝을 흐리는 윤석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다.

“네가 하고 싶은 축구를 할 수 없어.”


***


민선은 밤이 깊었음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윤석과 김기성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이었다.

‘내가 외국에 간다고? 매일 보던 영상 속 선수들이 있는 그런 나라로?’

동영상 속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그런 선수들이 있는 나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은 민선을 너무 설레게 하였다.

보통 다른 나라로 가게 되면 막연한 두려움을 느껴야 하겠지만 이 좁은 산골 마을을 떠나 본 적이 없는 민선에게는 그러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저 막연히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 오던 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장이 빨리 뛴다.

몸을 돌려 누우려던 민선이 등이 무언가에 걸리는 느낌에 몸을 일으킨다. 바로 옆에서 자고 있는 윤석과 그 옆에 자고 있는 김기성이 보인다.

저녁을 먹으며 소주를 여섯 병이나 마신 두 사람은 나란히 골아 떨어졌다. 가뜩이나 넓지 않은 방에 김기성까지 있으니 몸을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다.

답답함을 느낀 민선이 윤석과 김기성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갔다.

휘영청 밝은 달이 민선을 맞아주었다.

마당으로 나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기를 반복한다. 차가운 공기가 폐를 가득 채우자 답답함이 조금은 사라지는 듯하다.

달을 보고 있자니 동영상 속에서 보았던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나 잘할 수 있어.”

언제나 그렇듯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본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공을 차며 연습을 하고 싶었지만 이 시각에 그리 했다가는 동네 주민들이 다 깨게 될 것이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도 쉽게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민선은 마당에 있는 큰 돌 위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본다.

“그래, 잘할 수 있어.”


***


“아들.”

“응.”

“공격수는 철저하게 사기꾼이 되어야 해.”

“사기꾼은 나쁜 거잖아.”

“그렇지. 하지만 축구에서는 나쁜 게 아니야.”

아직 윤석의 말을 이해하기에는 어린 나이인지 민선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상대편 수비를 속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상황에 따라서는 같은 팀 동료도 속여야 하는 게 공격수야.”

“속여?”

“그래. 단순히 페인팅 모션으로 속이라는 게 아니야. 연기를 하라는 거지.”

“어렵잖아.”

윤석이 웃으며 민선의 머리를 흩트려 놓는다.

“안 어려워. 네 몸짓 하나하나에 상대가 반응을 하도록 연기를 하는 거야. 간단하게 예를 들어 볼게. 공 줘 봐.”

툭-

민선이 발 안쪽으로 살짝 차 준 공이 윤석에게 떼구르르 굴러간다.

“자, 이제부터 아들은 수비수야. 당연히 아빠는 공격수지. 일대일 상황이야. 자, 내 공을 뺏어 봐.”

말을 마친 윤석이 살짝 자세를 낮춘다. 그러자 민선 역시 자세를 낮추며 윤석을 살핀다.

잠시 대치를 하던 중 윤석의 눈동자가 왼쪽으로 살짝 이동을 한다.

그와 동시에 윤석의 상체가 아주 조금 왼쪽으로 치우친다. 민선이 기다렸다는 듯 우측으로 이동을 하며 윤석의 이동로를 차단하려 한다.

하지만 윤석은 그런 민선을 비웃기라도 하 듯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공을 툭 차고는 지나간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절뚝이고 있지만 그래도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아빠가 이겼네.”

“치사하잖아.”

“치사한 게 아니야. 널 속이기 위해 연기를 한 거지.”

“아, 연기. 그게 연기한 거야?”

윤석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빠 눈동자를 봤지?”

“응.”

“다음은 아빠의 움직임을 봤을 테고. 그래서 아빠의 움직임을 지레짐작해서 수비를 하려 했어. 하지만 눈동자와 상체의 움직임 모두 속임수야. 수비수를 속이기 위해 연기를 하는 거지.”

“알 것 같아.”

“역시 우리 아들 똑똑해. 다시 한 번 해볼까?”

민선이 환하게 웃으며 윤석의 앞을 가로막는다. 이번에는 조금 전과 같이 쉽게 뚫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민선의 눈이 반짝인다.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잠시의 대치.

윤석의 눈동자가 이번에도 좌측으로 살짝 이동을 한다. 그리고 상체가 그 뒤를 쫓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선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움직이고 싶지만 조금 전 당한 것이 생각나 움직이지 못한 것이다.

고민을 하는 짧은 순간.

윤석이 왼쪽으로 공을 툭 차며 민선을 지나쳐 간다.

“하하, 아들 또 속았지?”

“에이씨.”

화가 났는지 민선이 인상을 찌푸린다.

“똑같은 상황을 연출해서 아들을 혼란하게 만든 거야. 실제 상황에서도 마차가지야. 아들을 전담 마크하는 수비수가 있어. 똑같은 방법으로 두 번을 속이면 세 번째는 조금 전 아빠가 한 것처럼 다시 속일 수가 있어.”

민선이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이며 짧게 외친다.

“다시 해.”

“좋아. 그러면 아들 아빠랑 내기 할까?”

“내기?”

“그래. 이번에도 또 아빠를 막지 못하면…….”

“못하면?”

윤석이 무슨 말을 하려다가는 입을 닫는다. 한참이나 지난 후에 어렵게 입을 뗀다.

“소원 한 가지 들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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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 ' 4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16.01.16 23:06
    No. 1

    잘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엘로젠
    작성일
    16.01.17 03:24
    No. 2

    100% 암 걸리는 국내 유소년(+중고교) 축구(야구도 마찬가지) 시스템, (이기기 위해 어린 아이들을 갈아넣는 이기적인 어른 감독들... 말해 뭐 하겠습니까만...) 이걸 초반 부터 피해간다는 것 만으로도 사이다 기운이 솔솔 나네요.^^ 건필 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기타선수
    작성일
    16.01.17 21:05
    No. 3

    민선이 성격에 사기꾼 기질이 들어갈 것인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거수신
    작성일
    16.01.18 18:33
    No. 4

    민선이 이기면 금동이랑 같이 해외 가기?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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