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상반된 존재의 만남
화창하고도 구름 없는 낮
작은 건물들과 농장들이 모여있는 평범해 보이는 마을에.
퍼억-!
날씨와는 상반되게 마을의 한 축사 안에서는 구타음이 들려온다.
"이 자식아 똑바로 안해?!"
축사의 주인으로 보이는 거구의 남자는 10살 정도 되보이는 흰색 머리의 소년의 배를 걷어찬다.
"죄송해요"
소년은 몸을 굽으며 최대한 걷어차는 것을 막아보려 하지만
"먹이고 재워주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남성은 더욱 격하게 소년을 걷어찬다
"오늘 저녁까지 전부 끝내놔!"
남성은 화를 가라 앉힌 채 돌아서 축사의 문을 박차고 나간다.
"으으..빨리 해야지."
소년은 힘겹게 일어나며 동물 100마리는 넘어보이는 축사 안을 혼자 청소하기 시작한다.
****
마을의 중심으로 보이는 풍경을 등지고
"으윽 무거워"
소년은 마을의 우물에서 물을 퍼올린다
"냄새..."
"저런 애랑은 놀지 마렴"
"가까이 가지마"
"벌레!"
마을 사람들은 소년을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하며 어른들을 아이들을 뒤로 숨기고 아이들은 소년을 놀리며 욕을 하였다.
"빨리 가야지.."
그럼에도 소년은 주늑들지 않고 얼른 양동이를 들고 축사까지 걸어건다.
****
별조차도 보이지 않은 컴컴한 밤
"으이차 드디어 끝났다"
소년은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축사한편에 지푸라기를 모아놓은 곳에 몸을 맡긴다.
이러한 삶을 언제부터는 살아온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고아원에서 짧게 지내다 그 곳이 망해 밖으로 나오게 되었고 정처없이 길을 떠돌다 자신을 인지하게 될 때쯤 이곳에 당도하게 됬다.
부스슥-
지푸라기 속을 뒤지며 몇번을 읽은 건지 다 헤진 책 한 권을 꺼낸다.
책에는 '빛의 기사'라는 유치하고도 직관적인 책의 제목이 보이지만
그 가치 없어 보이는 책을 소년은 한장 한장 소중하게 넘기며 글에 나와있는 모든 내용을 눈과 마음에 담는다.
'기사는 항상 어둠을 헤쳐나가며 자신만의 길을 빛으로 밝혀나갔다'
책의 문장 하나가 유독 빨간색으로 밑줄쳐져 있다.
터억-
몇 시간이 흘렀을까 소년은 책을 덮고
천장의 구멍을 통해 별조차 보이지 않는 검은 하늘을 보며 생각한다.
"내 눈 앞에 이 어둠을 헤쳐나가야지 기사가 될 수 있는 거야"
소년은 미래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하며 자신을 둘러싼 어둠 속에서 불편한 자세로 잠에 든다.
****
타닥타닥-
나무가 타는 소리와 냄새가 소년의 코와 귀를 간지럽힌다.
"뭔 일이지?"
게슴츠레 뜬 눈 사이로 창문을 통해 보이는 붉은 일렁거림과 검은 연기가 보인다.
"불인가!?"
축사의 문을 박차고 나가자
소박하고도 작은 마을 하나가 불에 타오르며 검은 잿빛에 덮여 가고 있고
마을의 곳곳에는 훼손된 사람들의 시체와 피가 널부러져 있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으아아아~!"
"꺄아악."
"도망쳐!"
마을의 사람들이 입에서 불을 뿜는 거대한 형체를 피해 부리나케 도망치다
우득-
거대한 무언가가 내딧는 한 걸음에 모두 짓밟히는 기괴한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읍..."
그 난장판 속에서 소년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단검을 든 채
축사의 벽에 숨어 숨을 죽인다.
'저게 도데체...'
소년은 처음보는 괴물과 같은 무언가에 압도적인 공포감에 휩싸인다.
우득-
으아악-
문 밖에서는 뼈가 부러지고 살점이 터지는 절망적인 소리들이 문 틈을 통해 소년에게 들려왔다.
'이러다가는...죽을거야’
동화 혹은 이야기 속에서만 듣던 마물이라는 존재에 10살의 아이는 공포감에 휩싸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치만 이러면 모두가 죽게 되, 그렇게는 둘 수 없어’
그러나 소년은 철이 없어일까 혹은 마을 사람들에 대한 걱정일까
손에 쥔 단검을 꽉 쥔 채 동화 속 기사의 모습처럼 사람들을 구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 했다.
“으아아---!!"
소년은 문을 박차고 두 손으로 검을 꼭 쥔 채 달려나간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책 속에서만 보던 기사의 행동을
하고 있다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러워
상반된 감정이 겹져쳐 그 어린아이의 눈에는 감동과 슬픔에 눈물이 흩날렸다.
그 거대한 것이 소년의 소리를 듣고 발을 휘드르는 그 순간.
슈웅-!
소년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금빛색의 무언가를 직선을 그리며 앞을 지나가고.
쿠웅-!
거대한 형체는 절반으로 갈라져 피를 흩푸리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리고 소년은 그 사이로 금빛색의 빛이 온 마을을 빠르게 지나갈 때마다 마물들이 하나둘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 빛이 멈춘 곳에는 붉은 색 액체를 망토와 두건에
가득 뒤집어쓴 인물이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고 이내 소년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온다.
"생존자는 없는 줄 알았는데 다행이도 있었구나"
괴물들을 모두 죽인 그 인물은 두건을 천천히 벗으며 소년에게 손을 내민다.
"괜찮니 애야?, 내 이름은 리히트. 떠돌이 기사다"
두건을 벗자, 그 안으로는 금빛색의 노란 머리, 별과 같이 빛나는 노란색 눈,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눈과 같은 새하얀 피부, 날렵한 콧대와 턱선
망토가 휘날리자, 장대한 기골, 은빛색 갑주, 중후함이 느껴지는 대검
소년의 눈에는 글로만 항상 생각했던 기사의 모습이 들어왔다.
"감사합니다...."
소년은 넋을 잃은 채 단검을 내려놓고 그에게 손을 내민다.
근처에는 타고 있는 불과 부서진 잔해들밖에 없었지만
소년에게만은 항상 마음속으로만 품었던 기사를 실제로 보자
리히트라는 존재는 항상 보던 칠흑 같은 밤도 아침으로 보이게 할만큼
그 무엇보다도 밝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래. 혹시 주변에 사람이 더 있니?"
"이 주변은 잘 모르겠어요."
"알겠어. 흠...그런데."
"혹시 어떤 것 때문에"
소년은 자신의 마을이 부서졌다는 사실은 뒤로 한 채 우상을 봤다는 생각에 리히트를 눈에서 빛이 나올 정도로 쳐다본다.
'분명히 내 눈으로 전부 훑어봤을 땐 마력을 가진 건 마물들 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내 눈에서 벗어난거지?'
리히트 또한 소년을 뚫어다 쳐다보며 고민한다.
"뭐 이건 중요한 게 아니니.. 혹시 가족은 있니?"
"아니요..저는 그냥 저 축사에서 잡일 하면서 얻어 살고 있었어요."
"마을은..."
"..."
소년은 침묵했지만 알 수 없는 감정이 보였다.
리히트는 소년에게 더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소년의 온 몸에 있는 멍자국을 보고 대충 짐작해 넘어간다.
"혹시 지낼 곳은 있니?"
"아니요..."
"그럼 따라와라, 너가 잠시 지낼만한 곳을 찾아줄게"
리히트는 측은한 시선으로 소년을 바라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소년은 자신의 우상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연신 고개를 숙인다.
"혹시 뭐 챙길 거 있니?'
"아! 잠시만요"
소년은 급히 축사로 달려가 지푸라기 속에서 책을 파헤져 돌아오고 마을에 중앙에 잠시 서 눈을 감은채 고개를 숙인다.
소년이 무슨 생각으로 묵념을 한 것은 모르지만
적어도 그 행동에는 적어도 비난이나 원망에 의미가 아닌 마을과 사람을 향한 애도가 담겨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 챙겼지? 그럼 가자."
"네."
두 사람은 불타고 있는 마을을 등진 채 떠나기 시작했다.
리히트에게는 매번 하는 사람들 구하는 자신의 임무였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손에 쥔 책에 나오는 기사처럼 어둠을 헤치며 빛이 드는 것 같은 새로운 길을 걸어가기 시작하는 시발점이였다.
.
.
.
두 사람이 마을을 등지고 떠나온 지 몇 분이 흘렀을까.
"그런데 너는 이름이 뭐니?"
리히트가 적막을 꺠고 입을 연다.
"이름이요? 그런 거 없어요."
소년의 기억에는 자신이 어디서 태어났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따위는 없었다.
그저 자신이란 존재를 인지할 수 있었을 떄 부터는 자신이 축사로 팔려왔고
'야'라고 불리며 그 안에서 일을 하며 살아왔다는 것 밖에 없었다.
"생각보다도 더 난처하네, 그냥 애라고 부를 수도 없고"
리히트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앞을 바라본다
"혹시 원하는 이름 같은 거 있니?'
"이름이요?"
소년은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곰곰히 고민한다.
"혹시 기사랑 어울리는 이름 같은 게 있나요?"
소년은 고개를 돌려 리히트를 올려다 본다.
"기사?, 기사가 되고 싶구나"
"네! 기사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쉽지 않을텐데"
리히트는 호탕한 웃음을 치며 대답해준다
"그럼 '데미안' 이건 어떻냐?"
"좋아요."
소년은 리히트가 지어준 이름의 뜻이 무었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그 이름이 소년의 비어진 몸속 무언가를 채워준 기분이 들었다.
"그래 데미안! 갈 길이 멀리 남았으니 빨리 가자"
"네! 기사님"
"그런데 저는 어디가는 거죠?"
"클라인, 드워프들이 사는 도시다. 아는 지인 중에 널 믿고 맡길만한 사람이 있어서"
"그런데요 기사님 기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사? 음 선임기사 밑으로 들어가서 종자로 시작해서 잡일부터 하고 그러다 증명의 과제를 수행하면 정식기사로 성장... 대충 이런 복잡한 과정이 있긴한데...."
"있긴한데요?"
"항상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에 기대에 무기를 드는 자...이게 가장 중요한 거 같다."
멋쩍은 미소가 리히트의 얼굴에 번진다.
두 사람은 크고작은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며 가장 가까운 도시인 '칼렌포르'의 성문 앞에 도착한다.
"신분증을 건네 주시죠."
성문 앞에 초병은 리히트를 막아선다
"기사 리히트 슈베허트입니다."
리히트는 가슴팍 안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징표를 꺼내들어보인다.
"영광입니다!! 용사님"
초병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연신숙인다.
"괜찮습니다. 문을 열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혹시 그런데 이 아이는...?"
"음...제 종자 같은 거 입니다."
"넵 알겠습니다. 칼렌포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칼렌포르'
마족과의 지역과의 분리선이 닿아 있는 지역에서 가장 크면서 물자,자원,인원 등의 교류가 항상 활발하게 일어나는 도시이다
도시 안으로 들어가자 데미안이 여태껏 본적 없던 높은 건물들,마석,마법 장치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와! 저게 마법이에요?"
"포탈에 사람이 많을 수도 있으니 저런 건 나중에 보고 빨리 가자"
리히트는 데미안을 들어올려 마을 중앙 쪽으로 빠르게 걸어단다.
마을에 중앙에 도착하자 수많은 마석이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포탈이 만들어져 있다.
"자 이제 갈 시간이다. 데미안 돌아가면 열심히 노력해서 기사가 되어 봐라"
리히트는 한 쪽 무릎을 굽혀 데미안의 눈높이를 맞춘다
"...."
데미안은 바닥을 바라보며 연신 고민하다.
"뭐 말할게 있니?"
"저는 기사님 밑에서 기사가 되고 싶어요!!"
데미안은 결심에 찬듯 입을 연다.
"하하! 미안하지만 나는 종자를 두지 않아, 잘 가르치지를 못하거든"
리히트 헛웃음을 치며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괜찮아요! 시키는 건 뭐든 할게요. 절 기사로 키워주세요"
"음...."
리히트는 소년을 말 없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 세상에서는 모든 사람이 마법을 쓸 수 없을 지라도 적어도 모두가 몸 속에 소량의 마나라도 가지고 태어난다.
그것이 이 세계의 여 여신인 '에르샤'가 이 세계에 내려준 축복이였다.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 더 나아가 마법을 배운 사람들과 무를 연마하는 사람들까지 마나를 보지 못하고 육감을 통해 어림잡아 느낀다.
그렇지만 리히트는 태어날 떄부터 자신의 주변의 모든 마나를 보고 느끼며 살아왔다.
마나의 성질, 양, 흐름 등 그는 그의 눈이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고 믿었고,
아니 사실 이 능력은 여신이 직접 내려준 축복 그 자체였기에 그 무엇보다도 정확했다.
그렇기에 리히트는 용사로 추앙받으며 마족과의 전쟁을 끝냈다.
"후우.."
리히트는 일어서 칼렌포르의 안을 눈을 통해 전부 살펴본다.
남자,여자,노인,어른,청소년 심지어 갓난아기, 동물,식물까지 이 안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몸에는 갖가지 색 유형의 무언가가 보인다.
그렇지만 그의 앞에 보이는 데미안 이 어린 소년에게만은 소년에게서는 일절의 마나도 보이지 않았고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리히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다.
이 소년은 도데체 어떤 존재일까, 이 세상에서, 마나라는 것에서 소외된 이 아이는.
그리고 궁금해졌다. 이 아이는 어떻게 성장할까, 기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래 내 종자로 삼아주지, 스승님이라고 불러"
리히트는 진지한 모습으로 결론을 냈다. 이 소년의 성장을 지켜보고 도와주기로
"받아라"
그는 거대한 검집에 담김 대검을 소년에게 건넨다.
"윽...너무 무거워서 들 수가 없어욕!!"
데미안 너무나도 육중한 무게의 대검을 질질 끈채 검 손잡이 만을 겨우 들어낸다.
"의식 같은 거다. 내 검을 너에게 맡길 수 있는 종자가 됬다는 뜻이다"
"네 스승님!!"
데미안은 그 어떤 떄보다도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마력과 여신의 축복을 받아 용사로 추앙받는 축복의 기사
마력과 여신에서 소외받고 가장 어두운 삶을 살았던 부재의 소년
이 세계의 이름 '헤어슈텔른'에서 가장 상반되는 존재가 스승과 종자로 거듭나는 순간이였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