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루이체
백색만이 가득한 무한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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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는 적막만이 흐른다.
김 대리는 눈을 뜨자마자 말한다.
" 아우 씨 !!!!!!!!! .......짜증나네 정말!!!! 이봐요!!!!! 이게 뭡니까? "
잠시 뒤
김 대리의 말에 반응하기라도 한 듯 백색의 공간에서 파란 빛 두개가 저 편에서 그를 향해 다가온다.
무한한 백색 속에서 다가오는 형체는 인간과 같은 구조를 가졌으나 너무나도 투명하여 두개의 빛이 아니면 구분조차 하기 힘든 형태였다.
김 대리에게 다가온 투명한 존재는 말했다.
" 하... 진짜 넌 구제불능이다... 어쩌다가 내가 니 담당이 됐는지... "
투명한 존재가 말을 하자 얼굴 윤곽이 그나마 선명하게 드러났다.
두개의 푸른빛은 사람의 눈의 위치였으나 눈동자는 보이지 않는다. 뭔가 백색의 공간이 흔들리는 형태로 봐선 분명 팔다리의 움직임..사람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김 대리는 그런 모습이 익숙 하다는 듯 미지의 존재에게 말했다.
" 아 그러니깐 신(神)님...고집 좀 꺾으시고... 제 뜻대로 하자구요 ~!!!! "
미지의 존재... 아니... 신이라 불리는 존재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 아무리 그래도... 너 하나 잘 못되면... 나도 소멸하고... 이 수많은 세계도 소멸 할 건데 어찌 자꾸 그러냐..."
" 무슨 신이라는 분이 이렇게 약해 빠져서야... 에휴~ 됐고 과일은 뭐 어찌 됐나요? "
신은 백색 공간에서 오색 빛이 나는 줄기 밑에 붙어있는 조그만 열매를 멈칫멈칫 하며 꺼냈다.
" .... 음.... 요만하네... "
김 대리는 한숨을 한번 쉬고는 신을 불쌍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 그거 가지고 어디 100년은 버티시겠어요? 사람으로 치면 신들의 식량인데... "
" 자네는 신경쓰지 마 ~ 자네는 줄기 속에서 맡은 인생만 열심히 살면 되네....암암~"
김 대리는 신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그런 하급 과일 말고 최상급 과일만 하나 있으면 거의 영원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시자나요... 제가 드린 제안 생각 좀 해보세요... 이러다 진짜 굶어서 소멸 하시겠어요.."
신은 겁먹은 표정으로 말했다.
" 네 제안 듣고 많이 생각 해 봤는데... 너무 위험 한 것 같아... 네가 살았던 인생의 기억들을 가지고 태어나면 분명 엄청난 일을 할 수는 있겠지만... "
잠시 생각에 잠긴 신은 이어서 말했다.
" 니가 인간세상 환생 드라마, 만화, 영화 이런거 보면서 이게 쉬운 일 같지만... 전에 내 친구가 과일에 욕심을 부려 담당 인간에게 전생 세개정도 엎어서 줄기에 넣었다가... "
김 대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 줄기에 넣어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
신은 푸른 빛 눈에서 파란빛을 폭포수처럼 쏟으며 말했다.
" 흑흑흑....어흑흑.... 담당 인간도 소멸하고 100년안에 다른 담당 인간도 찾지 못해서 소멸했어... 불쌍한 내 친구 '모카트라샤페어푸시나르오데키오............' "
" 아... 네.... 신님들 이름은 너무 기니... 그냥 모카트라님으로.... "
" 그나저나 신님들도 직급이 있다 하셨던 것 같은데 뭐 인간 회사로 치면 신님은 한 부장 정도 되시나요? "
소멸한 친구 생각에 울고 있던 신은 김 대리의 질문에 부끄러운듯 주변을 살피더니 속삭이듯 말했다.
" 아니.... 인턴 정도... 인간으로 치면 고졸 여자 인턴 정도?...푸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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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시바 조땟네 이거...."
김 대리는 어이없어 하다 무슨 생각이 난 듯 신에게 물었다.
" 아... 신님~ 신들은 우리 환생 매개체들이 줄기에 들어가서 활동하면 그 인간이 전송하는 과거를 양분삼아 자란 열매를 드신다고 했자나요? "
" 아하... 그래 그래~ 줄기는 인간들이 말하는 우주란 존재고 넌 거기 들어가서 열매를 맺히게 하는 매개자라 할수 있지~ 우리가 니 영혼을 보이지 않는 바늘로 줄기에 살짝 밀어 넣으면~ 근데 그걸 인간들은 블랙 홀이라 부른다지 큭큭큭 웃기다 웃겨~ "
김 대리는 생각했다.
' 아... 이 신 이거 정말 산만하네... 착한데 너무 맹해서... 이대로 가다간 내 인생도 끝날 것 같고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아~!!'
김 대리는 무언가 생각난 듯 신에게 물었다.
" 신님! 줄기는 한번 과일이 열리면 두번 다시 과일이 안 나니 무한의 공간으로 날려보내지자나요? 그럼 계속 가져오는 줄기들은 어디서 구해 오시나요?"
김 대리의 질문에 신이 답했다.
" 굿 퀘스쳔~ 니가 이제 그게 궁금해졌구나~ 니가 김 대리로 살아온 환경처럼 여기도 본사라는 개념이 있긴하지 우린 ' 에키나르테' 라고 부르지~ 거기 가면 줄기 담당자가 있는데~ 무서워... 까칠하고... 특히 내가 밑바닥 신생이라 깔보고... 흑... 진짜 내가 진급하면 짤라버릴꼬야 ~!!! 엉... 엉엉 "
" 아... 그렇군요 열매가 맺히고 버려진 줄기안에 우주는 소멸하는건가요? "
" 에이... 우리가 그렇게 인심이.. 아니 신심이 없을까... 줄기는 무한의 공간에서 떠 다니면서 자라다가 에너지가 다하면 소멸하지... 인간의 시간으로 치면 거의 무한대가 아닐까? 소멸이야 하겠지만... "
김 대리는 말했다.
" 신님은 제 담당이라 인간들이 평행우주라 부르는 줄기들만 가지고 계신건가요? 아님 다른 세상의 줄기들도 가지고 계신가요?... 왜 인간들이 이세계라 상상하며 지들끼리 오타쿠짓 하는 그런거요~ "
신은 김 대리의 말을 듣자 무언가 생각 난 듯 공간에서 여러개의 줄기들을 꺼냈다.
" 이... 것들이 있긴 해... 너를 주입하던 줄기들은 우연히 지구라는 별에 인간들이 바글바글 자라줘서...게다가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안 벌어지고로도 다른 줄기들이 쭉쭉 생겨나서 인간들이 말하는 평행우주들이 막막 자랐지 ~ 예를 들면 알렉산더가 젊은 나이에 죽지 않고 세계를 정복한 줄기~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을 승리로 이끌고 세계를 정복한 줄기~ 히틀러가 세계정복~ 또 보자 어디어디... 김 대리였던 나라에... 아 이순신이 죽지 않고 조선 왕이되서 몇백년 뒤 조선이 세계최강국이 된 줄기 등등... "
신은 말을 이어 나갔다.
" 근데 요 줄기들은 빛이 좀 희미하고 지구도 없고 이상한 별에 과학도 발전하지는 않았는데 인간들은 좀 있고...신기한 점들이 많아서 아직 버리지는 않고 가지고 있어~!"
" 어라... 그래요?? 어디 함 봐요 !!! "
김 대리가 신 주변에 펼쳐진 다섯 개의 줄기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신은 그런 김 대리를 도와주듯 인간 세계의 모니터 화면 같은 것을 띄워 줬다.
신이 띄운 화면은 줄기에 상처를 주지않고 인간 세계의 X-RAY 같은 신들의 기술로 만들어진 것으로.. 비록 화질이 좋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형태는 구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여러개의 줄기를 화면으로 보던 김대리는 어느 줄기에 멈춰서 뚫어지게 화면을 보더니 손을 무릎에 탁 치면서 신에게 말했다.
" 오호~!!!! 신님!! .... 됐습니다... 이거 작품 하나 나오겠는데요~!!! "
" 응? 어디 봐 어디 어디~? "
김 대리와 신은 한 줄기의 화면을 유심히 지켜봤다.
화면 안에는.. 한 사내 앞에 엎드린 수많은 사람들, 사내 옆을 지키는 여자... 분명 왕이었다 !.. 사내는 여인의 손에 키스하고 검을 들자 모든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화면은 희미해서 형태로만 이 모든 상황을 짐작으로 알 수 있었으나 이 둘은 분명 부부가 되는 것이고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필요 할 것이었다.
" 신님... 이 두 사람 내력 좀 뽑아줘봐요...! 아 빨리요~! "
" 와... 아무리 내가 못난 신이라도 넌 정말... 날 비서처럼... 잠시만 기다려봐 "
삐리릭 삐리릭 삐이이이이~
신은 인간세계에서 프린트를 뽑듯 백색공간에서 자료를 뽑아내어 김대리에게 건냈다.
자료를 받은 김 대리는 유심히 살펴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 신님 !!!!! 최상과일 한번 안겨드릴게요 여기로 합시다. 자기 별 이름도 못지은 이 별~! 이 사람들 아이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
" 응?? 너 여기면 된다고?? 가망 없는 곳 아니었나? 정말 괜찮겠어???? "
" 네 흐흐흐 ... 이번에는 정말 자신 있습니다 ~! 이런 좋은 줄기 왜 이제야 꺼내셔서 그 동안 고생을 .... "
자신 뿜뿜 김 대리의 신나서 하는 말에 신은 덩달아 신이났다.
" 저 두 사람 아이로 태어나게 하기가 정말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지만~! 신 인턴 생활 132억년 차~!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김 대리님~ 아니아니 왕자님~!! "
신은 콧노래를 부르며 보이지 않는 바늘을 가지러 신들의 본사인 '에키나르테' 로 떠났다.
떠나는 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김 대리는 씨익 미소 지으며 손안에 꼭 쥐고 숨겨놓은 작은 구슬 다섯개를 꺼냈다.
" 흐흐흐... 신님 죄송합니다~ 어차피 환생하면 여기 기억이야 없어지겠지만 요기 제 전생들은 가져 가겠습니다... 크크 "
신의 이름은 루이체
명망이 높은 신일수록 이름은 길어진다. 본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능력 있는 신들은 과일을 열 수 있는 매개체인 인간을 두명, 세명까지도 두고 수많은 줄기들에 주입하기를 거듭한다. 루이체는 소유한 줄기의 양도 얼마 되지 않고, 짧은 이름처럼 명망 또한 없어서 본사에서 줄기를 얻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신들도 성별을 가지고 탄생하는데 루이체는 여자이며 착한 성품을 가졌으나, 겁이 많고 덜렁대며 지능 또한 낮아서 다른 신들에게 무시당했고, 과일의 품질도 떨어지는 것들을 수확하여 항상 배를 곪기 일쑤였다.
신들의 본사... 에키나르테
백색의 공간과는 달리 어엿한 보라색 건물... 아니 인간세계의 흡사 바오밥 나무 형태를 띄고 있으며 그 크기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미 루이체 말고도 수많은 신들이 나무로 된 마을을 걸어다니고 있었으며 백색 투명한 형태의 신들은 보라색과 대비되어 뚜렷한 사람의 형체를 띄고 있었다.
에키나르테에 즐거운 마음으로 도착한 루이체는 다른 신들처럼 나무의 어딘가로 걸어갔다.
보라색 공간에서 보이는 루이체의 모습은 아름다운 인간의 여체와 흡사한 모습이며, 보이지 않았던 백색의 아름다운 머릿결도 나부끼고 있었다.
" 오늘도 여기는 많이 붐비는구낭~~ 좋은 바늘을 구하고 싶은데....흑..."
루이체는 이곳 저곳 둘러보다 나무 어딘가의 수많은 문들 중 한곳에 발걸음을 멈췄다.
문을 쳐다보며 문에 적힌 글을 혼잣말로 읆조렸다.
" 무키 바늘상..... "
수많은 문들 중에서는 엄청나게 화려하고 큰 문들도 있고, 그녀가 보고있는 문처럼 낡고 볼품없는 문들도 있었다. 무키 바늘상은 루이체가 단골로 이용하는 가난한 신들을 위한 바늘 상점중 하나였다.
-끼이익......
루이체가 낡은 문을 열자 커다란 체구의 또 다른 여자신이 앉아있었다.
" 오~~~ 루이체 어서 오너라~~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 궁금했구나~!!"
" 잘 지내셨나요~ 페체바레우르테나아실레니아 님~~~~"
이하 아실레니아는 작고 낡은 바늘상을 운영하는 신으로 루이체를 업신여기는 다른 신들과 달리 그녀를 불쌍히 여기고 항상 도움을 주려 노력하는 착한 신이었다.
" 귀여운 루이체야~ 그래 바늘이 필요 해서 왔구나 어떤 바늘을 사러 왔니? "
" 아 넵~ 요 줄기에 들어갈 바늘인데 요번에 작업이 좀 정교해야 해서 좋은 바늘이 필요해서요~ 사려고 요렇게 과일도 두개나 들고 왔어요~!"
루이체가 들고온 과일을 본 아실레니아는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 그렇구나 ~ 어디 줄기를 보자... 음... 줄기의 기운이 약해서 평범한 걸로는 안되고... 잠시만 기다리거라~"
아실레니아는 몸을 돌려 보라색 공간을 뒤적이더니 이내 눈에 보이지 않는 바늘을 가지고 나왔다.
" 자~ 이거면 될거야 루이체야~ "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신들의 눈에는 보이는 보이지 않는 바늘....
아실레니아가 들고 온 바늘은 지능이 낮은 루이체가 봐도 최상급의 바늘이었다.
" 아실레니아님 바늘이 되게 비싸 보여요... 이것 말고 좀 더 싼건 없을까요? "
" 호호호 ~ 루이체~~ 걱정 하지 말거라 니가 가져온 과일 중 하나밖에는 하지 않는 것이니~"
" 헉 ~~~ 정말요? 아 그럼 두개 다 드릴게요~ 이걸로 할게요~!!! "
좋아하는 루이체에게 아실레니아가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 루이체야 거래를 하는 상대방이 한 개로 조건을 제시했으면 그 값만 지불하면 된단다. 기분이 좋다고 그렇게 필요 이상을 주는 건 정말 안좋은 버릇이란다. "
루이체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 아 넵 죄송해요 맞는 말씀이에요... 너무 맘에 들어서 그만... 정말 감사해요 아실레니아 님~!!! "
" 호호호호 ~ 그래 그래 니덕에 신선한 과일하나 벌었구나~ 또 오너라 루이체~!! "
" 네~~ !!!! 꼭 최상급 과일을 만들어서 아실레니아 님께도 나눠 드릴게요~~~또 올게요 꼭~~!!! "
루이체가 신나서 떠난 잠시뒤 보라색 공간에서 또 한명의 신이 나온다...
" 아실레니아... 손해를 모르는 장사치인 자네가... 놀라운 일이군 허허 상급 과일 다섯개는 받을 바늘을 그런 볼품없는 최하급 과일 한개만 받고 팔다니 !! "
다른 신에게 아실레니아가 웃으며 말했다.
" 저 애는 순수한 '선' 그 자체인 아이... 다른 인간 매개체를 고를 수도 있었지만, 굳이 버려진 인간 매개체를 불쌍하다는 이유로 주워서 선택했지... 나는 오랫동안 존재하며 위대한 신들을 지켜봤지... 저 아이는 분명 신들의 역사상 단 한번밖에 수확 못한 '최상의 과일' 을 만들어 내개도 일부를 나눠 줄거야...! 이봐 내가 한번이라도 손해보는 장사 하는 거 본적 있나? "
" 음... 하긴 최상의 과일은 아무리 엄청난 능력과 조건을 갖춘 신이라도 만들어내지 못했지... 오직 우리가 모르는 특이한 무언가가 아니면 말일세... 아실레니아 자네 말처럼 그렇게 되면 내게도 그 일부를 좀 나누어 주게 방금 빌려간 그 바늘값으로 말야~!"
" 호호호~ 자네 바늘값 너무 비싸게 받으려는군~ 생각해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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