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의 좀비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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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松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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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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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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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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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 테마파크의 이벤트(2)

DUMMY

Ep.2 테마파크의 이벤트(2)


좀비.


시체와 같은 형체로 살아있는 사람들의 살과 피를 뜯어먹는다는 괴물.


그리고 그것에게 물리거나 상처를 입으면 감염되어 곧 좀비가 된다는 말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 소설에서 많이 듣고 봐왔다.


그런데, 그것들이 지금 이곳에 나타나다니...


"엄마, 밖에 나가면 안돼?"


"쉿, 지금은 조용히 해야해.

정말 조용히 해야해."


설상가상으로 좀비 아포칼릭스가 닥친 테마파크에 어린 두 아이를 데려왔다.


내 몸 하나 챙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족들까지 지켜야하다니... 차라리 우리가 사는 고층 아파드였다면 버틸 수 있는 조건도 좋고 식량도 더 많았겠지만 냉장고에 생수 두 병 뿐인 통나무집 오두막 객실이 쉘터가 되었다.


"아빠, 쉬 마려 쉬."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는 소리에도 밖에서 으르렁거리는 짐승 소리는 한층 커졌다.


다행히 객실의 두터운 철문 하나가 우리와 좀비떼 사이에 있다는 것이 천운이었다.


그리고 곧 캐빈 호스트의 객실에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제한시간은 2일이 남았습니다.

제한시간 이후에는 강제조치가 됩니다."


"뭐...뭐야? 게임이라니?

제한시간은 또 뭐고?"


외부에 비상상황이 발생했다는 경고 방송과 대피방법을 기대했던 나와 와이프는 엄청난 혼란에 빠져들고 있었다.


"조용히, 조용히 있어."


늦은 밤까지 아이들과 상황을 살피던 우리는 언제인지도 모르게 어느 순간 이불을 덮고 있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객실 테라스로 내다 본 놀이공원은 해만 떴을 뿐,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객실 밖에서도 남아있던 투숙객의 비명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문 밖에서 으르렁거리며 먹잇감을 찾는 좀비들의 소리도 계속해서 들렸다.


"엄마, 배고파요."


"아뽜 이제 집에 가요. 빨리이."


어린 아들과 딸의 투정은 커져가고만 있었다.


"여보... 우리 과자상자 하나 챙기면서 박스 테이프하고 칼 하나 가지고 왔지?"


"응, 여기 객실에 있어요.

근데... 왜..."


커터칼 하나를 집어든 나를 보며 와이프는 고개를 저으며 말렸다.


"밖에 있는 괴물들이 정말 좀비이연 그런 것으로는 어림도 없어요.

안돼요. 절대 안돼."


아내의 두 눈에는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나도 아내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이걸로 맞서려는 것이 아니야."


나는 캐빈 호스텔 객실의 모든 이불과 베게, 매트를 꺼내어 커터 칼로 나의 팔과, 다리, 목 사이즈에 맞게 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박스테이프로 여러번 내 몸에 칭칭 감아서 고정시키며 침구류로 된 갑옷을 만들었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탈을 쓴 인형처럼 온 몸이 두툼해진 나는 화장실은 거울을 보았다.


와이프는 내 몸의 테이프들을 한번 씩 더 감아주며 말하였다.


"이걸로... 정말 괜찮겠죠?"


"괜찮을 거야. 좀비라고 해도 이빨은 아무리 강해봐야 사람의 이빨이니까.

이 정도 두께의 이불, 베게, 매트는 절대로 뚫을 수 없어."


다시 한번씩 온 몸의 쿠션의 점검한 나는 거의 유일하게 드러난 얼굴을 베게 하나를 오른손으로 굳게 들고 가렸다.


그리고 온 몸이 빵빵하여 둘 곳이 없는 차키를 입 속에 넣었다.


"내가 나가면 곧바로 문 닫고, 잠금장치 돌려."


"오빠... 조심해요. 절대로 다치면 안되요."


"우리 가족들 한 명도 다치지도 않게 할 거니까, 걱정하지마."


나는 객실의 철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문부터 정확히 닫았다.


"크르르르르." "끼이이익 끼이이."


복도에서 나의 양 옆으로 있던 다섯 마리의 좀비들이 나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캐빈 호스텔의 복도는 이미 투숙객들의 시체와 피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지독하게 비린 피냄새가 코를 마비시켰다.


다행히 우리의 객실 3층은 바로 앞에 지상 주차장과 곧바로 이어진 층이었다.


나는 현관문 쪽에 서있는 세 마리의 좀비 쪽으로 전속럭으로 달렸다.


젠장...나는 좀비 이벤트도 무서워서 안가는데, 여기는 리얼 좀비들이 더욱 끔찍한 몰골들을 바로 내 얼굴 앞에 들이밀고 있었다.


나를 보며 달려오는 좀비들을 피하며 달리자, 그들은 나의 팔과 다리를 뜯으려 하였다.


하지만 럭비선수 저리가라 할 정도로 커진 덩치와 나의 엄청난 속력에 좀비들은 이불과 베게 일부만 할퀸 뒤 복도에 자빠져버렸다.


그 기세를 이어서 나는 호스텔의 현관문을 넘어서 바로 앞의 내 차까지 뛰어 가는 것에 성공했다.


나는 곧 입 속에서 차키를 토하듯 꺼내어 차문 잠금을 해제하고 다시 타자마자 차를 잠궜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키에에에."


요란한 소리를 들어서인지 주차장의 여러 곳에서 곧 십여마리의 좀비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차문과 창문을 두드리는 그놈들을 핸들을 한쪽으로 완전히 꺾은 채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면서 멧돌처럼 갈아주었다.


둥글게 둥글게 십여마리의 좀비들은 내가 채 열바퀴를 돌기 전에 모두 내 차 바퀴 아래의 썪은 고깃덩이들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곧 차를 후진으로 돌진하여 나무로 된 호스텔의 현관문을 부수며 현관에 깊숙히 박아버렸다.


'부우우우웅' '와장창'


현관을 서성이던 두 마리의 좀비가 추가로 바퀴 아래에 깔려 버둥거렸다.


차에 깔라 상태에서도 나를 노려보며 팔을 뻗고 입을 벌려대는 그들의 몸부림을 뒤로 하고 곧바로 우리가족이 있는 객실로 달려갔다.


"여보, 희진아!! 빨리 나와! 지금!"


'달칵'


와이프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조수석과 오른쪽 뒷문이 열려있는 차로 뛰었고, 나는 가족들의 뒤에서 우리를 따라오는 좀비 하나를 막아섰다.


"크르르르르."


한 마리의 좀비 얼굴에 베게를 가져다 대며 나는 갈고 닦았던 태권도 발차기를 얼굴에 꽂아넣어 주었다.


'콰아아아앙'


좀비는 뒤로 나자빠졌고, 그 사이 우리 가족은 모두 차에 탑승했다.


나도 부피가 꽤 커지기는 했지만 운전석에 탄 뒤에 곧바로 차문을 잠그고 다시 현관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우리 차 뒤로 쫓아오는 수십 마리의 좀비들이 보였다.


남자, 여자, 노인, 어린이 할 것 없이 우리를 따르는 그들은 부패한 부분이 거의 없고 상실된 신체들만 있는 것으로만 보아서 어젯밤에 새로 감염된 좀비들인 것 같았다.


어쨌든 우리는 차의 속도를 따라올 수가 없는 그들을 뒤로 하고 테마파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마지막 끝에 있던 주차장 요금소.


차단기를 부수고 돌진을 할까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곳에는 사람이 있었고 나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하였다.


"고생하셨습니다.

생존보상 금 1돈,

자녀동반 디스어드벤티지보상 금 5돈,

처치보상 금 15돈.

총 금 21돈 입니다.

추가로 아이템 랜덤박스까지 자택으로

배송 완료되었습니다."


"뭐에요?? 지금 이게 뭡니까?!!"


할 말을 마친 주차장 요금소 직원은 다시 요금소의 창문을 닫아버렸다.


이게 정말 게임이라고?

어떤 미친 인간이 이 따위 게임을 만든 거야?!!


아무말 없는 요금소를 뒤로 하고 언제 좀비가 다시 쫓아올지 몰라서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렸다.


집에 도착하니 짚 앞에 택배 박스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작은 박스, 또 하나는 큰 박스였다.


작은 박스에는 한돈짜리 금반지 21개가 들어있었고, 큰 박스에는 리볼버 권총 하나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총알은 없었다.


그리고 각 상자에는 종이에 메모가 들어있다.


'금은 잘 모으세요.

세상은 곧 멸망합니다.

거래할 수 있는 단위의 작은 금들을 모으십시오.'


'성능이 참 좋은 리볼버 권총입니다.

총알은 위험할까봐 빼두었습니다.

위급하면 드리겠습니다.'


위급하면 주겠다니...


또 위급한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인가?

그리고 악전고투로 겨우 좀비들을 따돌리고 죽이고 왔는데 내가 위급한 상황에 정말 총알을 줄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오빠...그곳은 정말 뭐였죠?

꿈은 아닌 것 같은데, 오빠도 다 봤잖아요."


"아직은 그 테마파크 외에는 세상에 문제가 생긴 것 같지는 않아... 그런데 이 메모들은 굉장히 신경이 쓰이네."


"세상이 멸망한다니... 그 놀이공원 외에도 좀비들이 나타난다는 것일까요?"


"모르겠어...나도 지금도 꿈만 같고...

그래도 우선 비상식량하고 물은 좀 사두자."


우리가 그 주에 건빵, 라면, 간편조리식품 등 비상식량과 물은 산 금액만 이십만원에 달하였고, 나는 그것들을 차의 트렁크에 반 정도 실어두었다.

리볼버 권총은 조수석 서랍에 넣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후 아이들에게 소고기를 사서 구워 먹였다.


"태민아, 소민아, 배 많이 고팠지,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어."


거의 하루 종일을 굶었던 아이들과 우리 부부는 고기를 굽고 또 구우며 배를 채우기 시작했다.


허겁지겁 소고기를 먹고 다 익지 않은 소고기도 집어들고 먹으려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흡사 좀비를 연상케 하였다.


안돼... 절대 안돼.


우리 애들은 절대로 좀비가 되게 할 수는 없어.


엄청난 난리통에 차에서도 울고 난리였던 어린 아들과 딸은 소고기와 동치미 무, 밥을 맛있게 먹고는 거실에서 슈퍼윙스를 보다가 피로가 몰려왔는지 앉은채로 잠이 들었다.


나는 고층아파트 높은 층 배란다에서 아직은 평화로워 보이는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내 옆으로 와이프 희진이 왔다.


"오빠...무서워요...너무 무서워."


"걱정하지마, 내가 무슨 일 있어도 우리가족 모두 아무일 없도록 잘 지켜줄거야."


우리가 서로 몇 마디를 하기도 전에 곧 티비에서 비상방송인듯 한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자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젊은 여자 아나운서는 뉴스를 보도하려는 것이 아님은 우리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어디인지 모르게 표정이 더 음습하고 기괴해보였다.


"지난번 미션의 생존자는 총 스무명입니다."


스무명?

그 지옥같던 곳에서도 우리가족 네명 외에 탈출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


"다음 미션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곧 영업정지 예정인 대형마트로 쇼핑을 가십시오.

쇼핑시간은 두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그 후로는 미션타임이 됩니다."


뭐야 저 미친여자는?

우리가 그냥 대형마트로 안가면 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곧바로 내 생각을 읽은 듯한 젊은 여자 아나운서의 안내방송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화면에 표시되는 미션장소로 제한된 시간까지 이동하지 않는 경우, 현재 위치에서 미션이 시작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 아파트단지에서 좀비들이 나타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이들만 집에 두고 나갈수도 없던 우리는 다른 수 없이 또 다시 온가족이 티비 화면에 표시되었던 위치의 대형마트로 차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의 주차장.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평소와 같이 쇼핑카트에 물품을 잔뜩 싣고 무빙워크를 타고 주차장에 주차된 차에 쇼핑한 물건들을 싣고 있었다.


하지만 유통회사의 발달로 확실히 옛날보다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있었다.


나는 가장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우선...쇼핑시간에 뭐를 좀 사야겠죠?"


"응 우리 필요한 것 사고, 그쪽으로 바로 가자."


테마파크 캐빈 호스텔에서 활약했던 이불과 베게로 온 몸을 크게 둘둘 말았던 무적의 모습으로 오고 싶었지만 아직은 정상적인 마트에서 직원들에게 신고당하고 혼자 경찰에 인계될까 두려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형마트에도 침구류 코너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우리는 곧바로 각층의 정보를 살피고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해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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