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체를 흡수한 초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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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삼이
작품등록일 :
2025.09.1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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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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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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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3)

DUMMY

하늘에서는 푸른 빛을 띠는 유성우가 테르헤로 쏟아지고 있었다.


저게 무엇이 됐든 침식의 날과 연관된, 인류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단이었지만, 하늘을 물들이는 푸른 빛들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장관이었었기에 입을 벌리고 쳐다보았다.


아름답게 떨어져 내리는 유성우.


그 수는 어림잡아 수만, 대부분의 유성우는 북대륙 렌드갤의 방향으로 밀집되었고, 일부는 테르헤 전역에 드문드문 퍼졌다.


휘이이이잉


콰콰콰콰콰쾅


허 노인과 단이 리치와 대치 중인 세드나 산맥의 어느 한 마을의 회관 근처에도 유성우가 추락했다.


땅과 유성우의 충돌지점에서는 분진이 일어났고 리치와 단 모두 피아의 구분 없이 흙먼지가 가라앉길 기다리며 전투 중 잠깐의 소강상태가 일어났다.


흙먼지가 가라앉자, 그곳에는 커다란 검은 색 알 하나가 놓여있었다.


알의 겉면에는 여러 줄기의 힘줄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윗부분은 네 갈래로 갈라져 무엇인가 튀어나오려 하고 있다.


팔뚝만 한 애벌레 같은 것이 알에서 기어 나왔고, 외형과는 알맞지 않은 빠른 속도로 마을 주민의 시체로 기어가 그 피를 흡수했다. 그러더니 입에서 실을 내뿜어 고치를 빠른 속도로 틀어내었다.


[외신의 파편인가. 이쯤에서 걷어둬야겠어]


리치는 손을 뻗어 고치를 향해 흑색의 광선을 쏘아냈다.


그러나 고치 주변에 투명한 방벽이 있는 거마냥 흑색 광선을 튕겨냈고, 그것에 닿은 근처의 애꿎은 구울 하나만 바싹 말라버렸다.


[음?]

예상을 벗어난 결과에 리치가 의문을 가진 사이 고치가 깨어져 나오고 있었다.


고치에서 나온 생명체는 하나의 덩어리 같았고, 사방으로 수십 미터 길이의 촉수를 내뿜었다. 촉수가 꿈틀꿈틀 뻗어나가는 모양새가 마치 생명체를 찾는 듯하였고 이내 먹잇감을 찾는

듯이 촉수가 한쪽 방향으로 밀집되었다.


그 방향은 리치가 위치한 곳을 향하고 있었는데 리치의 미약한 생명력과는 상관없이 방대한 기운을 탐지했을 터였다.


[$/233#$@!&^]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며 덩어리는 4개의 다리를 만들어내 리치에게 돌진했다.


몇십 갈래뿐이던 촉수의 끝이 수십 갈래로 갈라지며 수천의 촉수가 리치에게 음속에 필적하게 쏘아졌다.


갑작스라운 수준 높은 공격에도 침착하게 리치는 주문을 속삭였다.


[흑경 (黑鏡)]


리치와 덩어리 사이에 어두운 기운을 가진 거울이 생겨났고 쏘아진 촉수는 모두 빨려 들어가더니 방향이 바뀌어 덩어리를 향해 쏘아졌다.


퍼버버버벅


촉수 중 일부는 덩어리에게 꽂혀 들어갔는데 대부분의 촉수는 다시 방향을 바꾸어 리치에게 향했다.


자신의 일부라고 해도 음속으로 쏘아진 기관을 제어해낸 것이다.


얇아 보이는 촉수 하나하나에 엄청난 괴력이 담겨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리치의 몸체에 촉수가 닿았지만 유효타가 아니었다.


리치의 인영은 흑색 그림자만 남기고 뒤쪽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덩어리는 터져나간 부위에 촉수를 회수했고, 그것은 결합한 후 부글부글하더니 좀전의 모습과 같이 멀쩡해졌다.


[정도가 지나쳐, 유성우 하나하나에 저 정도 개체가 들어있다면 테르헤는 멸망이다.]


촉수와 합을 주고받은 리치가 그리 판단하였다.


[발목을 잡히기 전에 서둘러야겠어]

리치는 흑의 기운이 담긴 구체를 공중에 5개 만들어내었다.


[반전 (反轉)]


흑색의 구는 색이 밝아지더니 이전과는 180도 다른 밝은 기운을 내뿜었다.


허 노인과 단을 공격했던 것처럼 백색의 구는 천천히 날아가다 가속이 붙어 종국에는 엄청난 속도로 덩어리에게 발사됐다.


쩡하는 소리가 4번 들렸고, 덩어리를 감싸던 무형의 방벽이 모두 파괴된 듯했다.


나머지 하나의 구체는 가속을 잃지 않고 그대로 덩어리에게 꽂혀 들어갔다.


치명상이 될 공격.


하지만 덩어리는 그 엄청난 속도의 구체가 지나가는 타이밍에 자신의 몸에 구멍을 만들어 내 구체를 흘러내었고, 뒤쪽에서 성스러운 기운을 뿜어내며 폭발이 일어났다.


[오호]


리치는 감탄하였고, 덩어리는 뻗은 촉수를 모두 움츠려 꾸물댔다. 서로가 만만치 않은 적임을 확인한 것이다.


그러더니 덩어리는 똑같은 방식으로 수천 갈래의 촉수를 만들어 리치에게 쏟아내었다.


리치는 이번에는 주문을 외우지도 않고 흑염을 피워내더니 그곳에 닿는 촉수는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덩어리의 목적은 리치에게로의 공격이 아니었다.


일부의 몸체를 희생한 덩어리는 이전과 같은 속도로 단에게 돌진했다.


“단, 안된다!”


허 노인은 빠른 속도로 백색의 나무를 소환해 냈지만, 덩어리의 속도에 맞추지 못했고 생겨난 나무는 덩어리가 지나가며 생긴 충격파에 박살 날 뿐이었다.


[이런, 신성이...!]


리치 또한 당황하였다.


그러나 이들 중 가장 당황한 것은 단이었다.


“시발, 이게 무슨.....”


덩어리는 말하던 단의 입에 꽂혀들어갔고 칠공을 통해 단의 몸 안에 스며들었다.


“우우웁”

저항할 수 없는 단이었다.


허 노인은 두 눈을 질끈 감았고 리치 또한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선수를 빼앗겼군, 가만 보니 기생 생물이었나. 저놈을 빼내면 신성은 무사할련지]


리치가 혼자만의 고민에 빠진 사이 단의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외형의 변화로는 두 눈은 검게 물들었고 온몸에 핏줄이 솟았으며 내적으로는 혈류에 스며든 덩어리가 전신의 기맥을 뚫어 내었고, 육체의 강도가 강화되었다.


기생 생물로서 숙주의 몸을 스스로 활동하기 편하게 조작해내는 것이었다.


또한 뇌의 해마에 스며든 덩어리는 단의 기억을 모두 훑어내었고, 전반적인 테르헤의 상식을 학습하였다.


[흠, 흠. 들리는가. 잘?]


단의 입에서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단의 몸이 손가락으로 리치를 가리켰고 리치릂 평가했다.


[강하다. 너. 나의 숙주가 되어라]


[모양 없는 미물이 형체를 얻었다고 기세등등 해졌군. 나와라. 그 녀석은 내가 사용해야 한다.]


단을 제외한 채 단의 몸의 소유권에 대한 설전이 일어났다.


[제압. 시도 해야만. 저기로. 갈아탈 수 있다.]


[나쁘지 않다. 이 몸도.]


단의 입을 빌린 덩어리가 말을 하였고 단의 몸에서 기운을 끌어내었다.


[이능. 개방.]


[역법이능 (逆法異能)]


이능을 사용하지 않았던 단의 몸에서는 끌어올려질 수 없는 양의 힘이, 덩어리의 조종을 힘입어 끌어올려졌다.


단이 눈을 감고 읊조리자, 리치의 사방에서 충격파가 일어나 압박해 왔다.


리치는 흑색의 기운을 구의 형태로 둘렀고 충격파와 기운이 상쇄되어 사라졌다.

또한 잇따라 단은 힘을 끌어올렸다.


[신성. 개방.]


[사성왜곡(邪聖歪曲)]


[어찌 동시에 두 가지 힘을...!]


리치는 그 해골에 표정이 생길 정도로 경악했다.


단은 화살을 쏘는 듯한 자세를 취했고, 활의 시위에 뒤틀린 신성으로 이루어진 화살을 걸었다.


휘잉


파공음을 내며 기운으로 이루어진 화살이 리치에게 쏘아졌다.


리치는 이전처럼 흑색의 기운을 끌어올려 그 공격을 막아내었지만 한눈에 보아도 리치의 몸에서 많은 양의 기운이 뽑혀 나와 소모되는 것이 보였다.


[예기치 못하게 흑성이 소모되었군. 장기전이 될 터인데 저 멀리 있는 놈들까지 합류하면 곤란하겠어. 신성이 몹시 아쉽긴 하지만 득보다 손해가 클 터, 후일을 도모하지.]


리치는 먼 곳을 바라보더니 준 초월자의 무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본격적인 전투를 회피했다.


[이건 선물이다.]


[광란의 저주: 블라이티드 프렌지.]


단에게 저주를 걸자마자 리치는 구울의 무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전투를 이탈했다.


죽음을 앞둔 마을의 주민들 입장에서는 극적인 행운. 그러나 아직까지는 또 다른 위협이 남아있었다.


“단 괜찮은 거냐?”


허 노인이 걱정스레 물었다.


단의 검은 두 눈은 저주에 걸린 시점부터 뒤집혀 오히려 눈동자 없이 흰색으로 변한 상태.

말 그대로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저주와 기생체의 영향으로 단은 가장 가까운 생명체인 허 노인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리치와도 잠시나마 동수 이상을 이루었던 공격들이 허 노인에게 작열했고 한 팔이 잘린 4레벨 드루이드일 뿐인 허 노인은 그 공격을 전부 막아내기에 버거웠다.


단은 허 노인을 향해 여러 갈래의 충격파를 쏘아내었고


“크흡”


자연물을 소환해 내 어떻게든 그 공격을 막아냈지만, 한 팔이 잘린 채 무리하게 자연력을 끌어올린 노인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던 중 단의 팔에서 예의 검은 촉수가 빠른 속도로 튀어나왔고 허 노인은 자신의 발밑에 버섯을 소환해 옆으로 넘어지며 아슬아슬하게 촉수를 피해내었다.


이대로라면 단이 패륜을 저지르고 기생체에게 지배당하는 삶을 살게 될 터, 타개책이 필요했다. 노인은 무엇인가 결심한 것마냥 품속의 약병을 매만졌다.


단은 이번에는 여러 갈래의 촉수를 몸에서 뽑아내 노인을 향해 쏘아내었다.



피슉

노인은 몇 가닥의 촉수는 피해 내었지만, 일부는 피격을 허용했고 몸이 꿰뚫렸다.


노인을 꿰뚫은 촉수는 그 몸체를 그대로 끌어당겼고 단의 입을 통해 포식의 과정을 거칠려하였다.


단의 길어진 송곳니가 노인의 목을 꿰뚫을 찰나 노인은 품속의 약병을 꺼내 단의 머리로 던졌다.


“폭기화 뿌리를 달여낸 농축액이다. 기생체 네놈이라 해도 스스로의 힘을 감당해야 할 터. 신성이라면 필히 단을 돌려낼 수 있을 것이다...!”


폭기화는 엘프들의 대륙 에인아크 깊은 곳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영초로, 각성자의 힘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


현재 단의 몸은 기생체에 의해 억지로 힘이 증폭된 상태, 폭기화의 효과는 신성과 이능을 한번 더 증폭시킬 것이고 이는 필히 단의 몸이 감당하지 못하는 힘의 폭주로 이어질 것이다.


폭기화와 광란의 저주 탓일까 단의 몸이 미동도 없이 굳었다.


[노.인. 이 자를. 죽일 셈인.가?]


기생체가 말을 꺼냈다.


“숙주가 죽으면 필히 너도 죽을 터, 네 재생력을 지켜본 적 있는 바. 너는 그리 쉽게 죽지 않을 테지 단의 몸을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힘이 빠질 거고?”


기생체의 재생력을 믿고 단의 목숨을 판 돈으로 올린 도박 수를 펼친 허 노인이었다.


[몸을. 너로. 갈아타겠다.]


단의 입에서 덩어리가 꿈틀꿈틀 새어 나오기 시작하는 찰나, 단의 옆구리가 펑 소리와 함께 터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덩어리는 다시 단의 몸속으로 처박혔다.


몸을 갈아타려 하는 과정에서 단의 의식이 돌아왔고 이능을 발휘한 것이다.


단은 돌아가는 상황을 읽었고 이 덩어리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둬서는 안 되는 것을 파악했다.


상황 파악이 끝나자마자 이능의 반동으로 옆구리를 희생하고 덩어리의 움직임을 봉했다. 곧이어 단의 몸에서 광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신성이 폭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길]


[너나 나나 불행한 날이다. 안 그러냐?]


기생체가 아닌 단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다시 몸의 주도권을 빼앗긴다면 틀림없이 할아버지와 마을 주민들은 자신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을 것이다. 그렇기에 단은 신성을 제어하지 않고 폭주시켜 폭발을 일으키려 했다.


같은 뇌를 사용하기에 그 의도를 읽은 기생체는 세포만큼 얇게 나뉘어 단의 온몸으로 퍼져나갔고 신성을 세포 하나하나가 담을 수 있도록 몸의 구성을 조작했다.


그렇게 단의 폭주는 잠잠해졌고 단의 몸체는 쓰러졌다.


허 노인은 몸에서 촉수를 뽑아내고 비틀거리며 단에게 다가갔다.


“단, 정신 차려야 한다.”


노인은 단의 입으로 약물을 넣었다.







작가의말

다음화는 단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입니다. 분량조절에 실패해 분량이 너무 많아졌는데 회상이 보고 싶지 않으시면 그냥 다다음화로 넘어가셔도 전개에 이해 안되는 부분은 없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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