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찬 리치가 죽음을 포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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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이글루
작품등록일 :
2025.10.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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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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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동굴 속, 희미하게 번지는 빛을 향해 달려 나와 마침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빛에 의해 눈이, 아프진 않았지만, 느낌상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동굴 밖 풍경을 두 눈에 담았다.


“따,따닥?!”

(이,이게뭔?!)


눈 앞에 펼쳐진 신기한 광경에 아래턱뼈가 턱 벌어져 버렸다.


턱뼈를 제자리에 맞춰 넣으며 정신을 다잡은 나는.


그제야 내가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 떨어졌음을 확신했다.


머리에 뿔 달린 토끼와 그런 토끼를 사냥하는 눈 세 개 달린 고양이.


또 그런 고양이를 잡아먹는 촉수 달린 나무들까지.


내가 아무리 지구의 동식물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도 저런 생물들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우, 우선 사람을 찾는 거야. 이런 외계행성이라도 사람이 있는 건 확인했으니까.’


다행이라면 다행으로 날 납치(?)했던 이는 분명 사람이었다.


그 말은 이 별천지 같은 곳에도 사람이 산다는 것이고 그들을 만난다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가보자.’


신비한 생물들을 최대한 조심하며 동굴 밖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거, 겁먹을 거 없어. 그, 그냥 작은 동물일 뿐이야.’


그래, 그냥 동물일 뿐이었다. 머리에 뿔이 좀 나 있고 눈이 세 개 달려 있을 뿐.


물론 지금 난 그보다 작고 연약한 아기 해골이었지만.


다행히도 내가 숲에 들어간 순간 내 옆을 지나는 동물들은 다들 날 피해 이동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나로서는 참 다행인 일이었다.


만약 그들이 덮쳐 들었으면 한 줌 간식거리가 될 자신이 있었으니.


‘아, 먹을 게 없어서 달려들지 않는 건가!’


동물들이 달려들지 않는 이유를 상상하며 고고히, 아니 뚜방뚜방 걸어가며 숲을 주파했다.


식물들 역시 날 덮치지 않으니, 숲을 돌파하는 건 생각 외로 쉬웠다.


심지어 뼈만 남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체력이 빠진다는 느낌도 없어서 쉬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그렇게 밤이 되기 전 숲을 무사히 빠져나온 뒤, 저 멀리 작은 마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크진 않지만, 농사를 지으며 소소하게 살아가고 있는 마을 사람들.


10가구가 채 되지 않은 크기였지만 그들의 도움을 받으면 큰 도시로 이동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시골 사람들의 정을 떠올리며 짧은 다리를 놀려 마을 인근에 다다랐다.


조선시대 초가집을 떠올릴 외관의 집들이 듬성듬성 지어져 있었고, 사람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밭을 일구고 있었다.


‘좋아, 저 사람들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하는 거야.’


가장 가까운 밭을 향해 아장아장 걸어가 손을 들고는 일하던 한 남자를 불렀다.


“따닦?”

(저기요?)


“응? 어?···어 어어!! 모,몬스터!! 몬스터다아아!! 몬스터가 나타났다아아아!!”


일을 하다 말고 날 발견한 남자는 기겁하며 주위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를 들은 마을 주민들은 하던 일들을 멈추고 남자는 밭을 갈던 도구 그대로 들고 다가오고, 여자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집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이놈! 여, 여기가 어디라고. 썩 꺼지거라.”

“그, 그래, 어서 꺼져.”

“마을 사람들은 못 건드린다!”


저마다 괭이, 낫, 심지어 나뭇가지 등을 들고는 휘저으며 오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런 그들의 얼굴에는 깊은 공포가 깃들어 있었다.


우선 난 몬스터가 아니라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입을 여는 그 순간.


“따,따닥 따다···.”

(저,저기 저는···.)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사람 소리가 아닌 딱딱한 뼈들이 부딪치는 소리라는 걸 깨달았다.


아, 맞다. 나 지금 해골이었지.


그들이 오해하는 것도 이해는 갔다.


솔직히 나라도 움직이는 해골을 보면 경계하고 볼 것이다.


그러나 난 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어떻게든 오해를 풀기 위해 보디랭귀지라도 하기 위해 손을 움직였다.


“노, 놈이 공격하려 한다. 마, 막아!!”

“으아아아악!!”


날 향해 각종 무기가 쏟아져 내렸다.


한 남자의 괭이질에 내 몸은 그대로 튕겨 날아갔고 이후 날아오는 낫에 내 머리뼈가 움푹 파여버렸다.


나뭇가지를 든 남자는 그걸로도 만족을 못 했는지 연약한 내 갈비뼈를 후려치며 박살을 내었다.


머리에는 낫이 박혀있고 갈비뼈는 박살. 거기다 날아가면서 떨어졌는지 다리뼈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즉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치명상.


그러나 난 죽지 않았다.


딱히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고 맞는 그 순간에도 공포스럽거나 그러지 않았다.


그저, 저들의 도움을 받기에는 글렀구나 싶은 마음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니, 심장의 위치에 있던 검은 불꽃이 타오르며 박혀있던 낫을 밀어내고 부서진 갈비뼈를 붙이며 잃어버렸던 다리뼈가 돌아왔다.


처음 그 순간으로 되돌아온 신체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감탄하고 있으니, 날 공격했던 마을 주민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리, 리치다. 리치가 틀림없어.”


처음 날 발견한 남자가 뒷걸음질 치며 소리쳤다. 그 목소리에 다른 주민들도 동조하며 아까보다 더 깊은 공포에 빠져들었다.


“이, 이봐. 리치가 확실한가.”

“그래, 예전에 들은 적이 있지. 리치는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다고. 당신들도 봤을 거 아니야. 저놈이 죽지 않고 되살아나는걸.”


그 말이 기폭제였던 것처럼 모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집안에 들어갔던 사람들도 저마다 마을 밖으로 흩어져 도망쳤다.


순식간에 아무도 남지 않은 빈 땅이 되어버린 마을.


그곳에 홀로 남아 하염없이 그들의 뒤를 바라보았다.


'이제 누가 길 알려주냐.'



****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도망쳐 어쩔 수 없이 마을을 빠져나왔다.


거기 더 있는다고 해서 그들이 도와줄 거 같지도 않고 괜히 민폐만 끼치는 것 같아서.


‘인제 어쩌지.’


우선 마을을 벗어났지만, 마땅히 갈 데가 없었다. 도시로 간다고 해서 이 사달이 나지 않을 거 같지도 않고.


‘그놈에게 복수를 하려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복수를 잊지는 않았다. 날 이렇게 만든 놈에게는 어떻게든 갚아줘야 할 빚이 있으니.


하지만 막상 복수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다 보니 답답하기만 한 상황.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푹 내쉬···는 척을 하며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갔다. 예전부터 답답한 생각이 생기면 무작정 걷는 버릇이 있었기에 오늘도 무작정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여기가 어디냐.’


처음 보는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물론 모든 곳이 처음 보는 장소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 공간은 다른 공간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울창한 숲속.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어두운색을 가진 연못이 숲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만 가지고 이상하다 하진 않았다. 숲속에 연못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연못이 모든 걸 빨아들이듯 소용돌이치고 있는 건 확실히 이상한 일이었다.


‘여긴 연못도 이상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를 떠나려 한발을 때자.


“따닦?”

(어라?)


왜 머리가 뒤로 넘어가는 거지?


연못의 소용돌이에 가벼운 내 몸이 딸려 가고 있었다.


“따다다다다다!!”

(으아아아아아!!)


연못의 힘에 머리부터 풍덩, 물속으로 빨려가 버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연못. 심지어 끝이 어딘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깊고 구불거려서 그저 물살에 따라 끌려가는 것밖에 할수 있는 게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란 건 내가 해골이라 숨을 쉴 필요가 없다는 거?


그렇게 정처 없이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며 물살에 쓸려 가길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 환한 빛과 함께 내 몸이 떠올랐다.


“따닥!”

(푸하!)


숨 쉴 필요가 없었음에도 거친 숨소리를 한번 내주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똬-.”

(와-.)


떠오른 내 몸은 거대한 호수 한가운데에 떠 있었다.


주위로 높은 산들이 호수를 빙 두르듯 솟아있어 마치 거대한 새장을 연상케 했다.


우선 땅으로 올라가기 위해 발장구를 열심히 치며 헤엄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땅이 넓다.’


호수 위에선 보이지 않았는데 올라와 보니 생각보다 평탄한 땅이 넓게 펴져 있었다.


‘우선 여길 둘러볼까.’


당장 돌아갈 수도 없으니 주변 파밍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예전 생존 만화에서 봤던 건데 우선 물, 불, 그리고 잘 곳이··· 필요한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덮어두고 주변을 탐색하기로 했다.


그렇게 호수를 따라 쭉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실루엣의 그것이 보였다.


또따닥?”

(동족인가?)


매끈한 두피, 얇은 팔다리, 동글동글한 갈비뼈까지.


어딜 보아도 나와 똑같이 생긴 해골이었다.


물론 그? 그녀? 는 움직이지 않았지만.


‘하긴, 그 물살을 살아있는 사람이 견딜 순 없었겠지.’


물살이 빠르기도 하고 길기도 해서 물에서 숨을 쉴 수 있다고 해도 쉽지 않을 거다.


그러면 물살에 휩쓸려 오다가 죽어 여기서 썩어버린 건가?


아마 그럴 거다. 그게 아니면 말이 안 되니까.


그보다 동족이 생긴 줄 알고 살짝 기뻐할 뻔했는데··· 아쉽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포식 조건 확인. 대상을 포식하시겠습니까?]


‘??? 이건 뭐야?’


눈앞에 정체불명의 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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