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그래서. 복수는 어떻게 할 것이냐.’
영감님의 물음에 순간 입이 다물어졌다.
막연하게 복수해야지 하고 생각은 했지만 그 방법까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
그도 그럴게 어디있는지도 모르는데 대체 어떻게 그 방법까지 생각한단 말인가.
‘표정을 보니 아무생각 없었나 보군.’
아니 이 영감님은 대체 어떻게 아신데. 해골이라 표정이랄것도 없구만.
‘별 계획이 없다면 우선 강해지는걸 목표로 해야 하지 않겠나.’
강해진다라. 확실히 복수를 위해선 강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도 그럴게 마을에 갔을때 아무것도 못하고 뚜드려 맞기만 하지 않았는가.
이대로라면 그녀석을 만나더라도 복수고 뭐고 아무것도 못할수도 있다.
‘좋습니다 영감님. 우선 강해지죠. ···그런데 어떻게 강해집니까?’
‘예끼 이놈아. 그건 니가 생각해야지.’
머리에 꿀밤을 한대 때린 영감님은 팔짱을 꼬고는 날 가만히 바라봤다.
내가 스스로 답을 얻길 원하는 건가?
하지만
‘나 아가 해골. 응애 해줘.’
치사하게 나이답게 나가기로 했다.
예로부터 귀찮고 어려운건 대신 떠맡기는 성격이라. 귀찮은건 전부 영감님이 도맡으실 거다.
‘에휴···. 이런놈을 믿고 따라야 하다니.’
속마음이 들려오는것 같지만 모른척 해주자. 저것이 어른의 속마음일 것이니까.
****
‘예로부터 강해지기 위해선 체력을 든든히 단련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 우선 연무장, 아니 공터 10바퀴 뛰는 것을 시작으로 하지.’
에? 나 응애 아기 리치인데? 10바퀴나 돌라고? 저거 저거 사실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속마음 다 들린다. 빨리 안뛰어?’
‘에잉 쯧, 그거 좀 못들은 척 해주지. 그보다 따옴표 안붙였는데 어떻게 들은거야?’
‘다 아는 수가 있다. 빨리 뛰엇!!’
영감님의 호통에 어쩔수 없이 달리기를 시작했다. 짧은 다리를 열심히 놀려 아장아장 걸으니··· 10미터도 이동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일부로 쓰러지는것 봤다. 빨리 일어나.’
저런 매정한 사람, 아니 해골 같으니라고. 저러니 여친이 없지. 분명 모솔이었을게 분명해.
‘···모솔아니다. 아무튼 아니다.’
자꾸 따옴표 없는데 생각 읽지 말란 말이야.
그것보다 방금 영감님이 모솔이란것보다 더 심각한 사항을 발견했다. 바로...! 언데드는 체력이 무한이란 것이다.
애초에 학대되는 근육도 없고 빠질 체력이 없는데 달리기를 해서 무엇이 소용이 있겠는가. 하다못해 내가 좀비라도 됬으면 근육이 커졌을건데.
이런것 조차 생각을 못하니 여친이 없지.
그런 한심한 눈빛을 담아 영감님을 돌아보니.
영감님도 이제야 깨달은 듯 뒷머리를 긁적이고 계셨다.
‘큼, 그럼 체력은 됬으니 다음은 검술 훈련이다. 저기 막대기를 들어봐라.’
어디선가 기다란 몽둥이를 들고와선 날 겨누고 계신 영감님. 왠지 신난듯 보이는건 기분탓이겠지?
일단 영감님이 시키는 대로 막대기를 들고···끌고 와서 영감님 앞에 섰다.
내 키의 다섯배는 되어 보이는 영감님. 그만큼 앞도적인 리치차이 까지 존재한다.
‘에이, 설마 진짜로 때리시겠어.’
탁!
진짜로 때리더라. 심지어 이번엔 듣고도 못들은척 하면서까지.
그리고 알아낸 한가지 사실. 난 육체적인 일에는 재능이 없다.
아니 이게 재능에 문제인지 물리적인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에 육체를 이용한 방법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육체적인게 안된다면 그 능력을 한번 써보는건 어떠냐.’
그래서 나온 두번째 방법은 바로 포식 활용하기.
죽음을 먹는다는 간단한 소개만 되있지만 어쩌면 내 생각보다 더 다양한 능력이 있을지 모른다.
지금까지 알아낸것만 해도 불사,부활,기억 읽기,재생 등이 있으니.
물론 이것들은 죽음을 포식해서 얻은것들이긴 하지만 죽음도 결국 포식의 큰 테두리 안에 있으니 포식의 능력이라 하면 되지 않을까.
‘그나저나 포식, 죽음이라···. 어떻게 써야 할까요?’
‘그럴때는 실전에서 써보는것 만한게 없지. 따라 와라. 좋은곳을 아니까.’
자신만만한 영감님을 따라 이동하니 산 초입이 나타났다. 동물들이 자주 지나다니는지 풀들이 밟혀 작은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 길을 따라 쭉 가면 고블린 무리들이 있을거다. 놈들을 상대로 한번 써보면 좋지 않겠냐.’
오, 확실히 실험체가 있으면 좋긴하지. 거기다 고블린이라면 나도 들어봤다. 작고 못생긴 초록 괴물들 아냐.
그보다 영감님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한곳에 머물러있었을 텐데 대채 이런 위치는 얻었게 알았을까.
‘영생 45년정도면 알기 싫어도 알수있는법이다.’
···정확한 방법은 듣지 않아도 될듯하다.
영감님의 독백을 뒤로 넘기며 고블린들을 찾아 산속을 열심히 뒤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고블린정도는 나도 쉽게 상대할수 있을줄 알았는데. 일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었다.
“키에에엑!!”
“키엑! 키엑!”
‘저···영감님. 저걸 저보고 상대하라고요? 제가요? 진짜요?’
‘저정도는 귀엽지 않냐.’
저게 귀엽다고? 쭉 찢어진 귀에 고양이 눈을 연상캐하는 노란 눈과 쭉 그어진 동공. 거기다 씻지도 않는지 오물을 덕지덕지 묻이고 있는저게 귀엽다고?
아무래도 내가 사람, 아니 해골을 잘못 본거 같다. 저런 사람이랑 어울릴려고 했다니.
그럼에도 영감님은 그저 귀엽다는듯 흐뭇하게 몽둥이를 어루만지며 고블린들을 보고있었다.
‘여,역시 이상한 사람.’
‘···그 이상한 사람 보는듯한 눈 치우고 빨리 상대나 해라. 그 능력을 한번 써봐야 겠지 않느냐.’
‘예,예. 근대 어떻게 써요?’
‘그걸 나에게 물으면 어떻하냐.’
‘······ 도움안돼.’
그래 한번 해보는거야. 저런 영감님 도움따윈 없어도 이까짓것.
“따닥!”
(포식!)
[그러나 아무일도 없었다.]
뭐야? 그보다 상태창 너 이자식. 말할수 있었잖아?
‘상태창. 포식의 발동원리를 알려줘.’
[ 포식의 발동원리에 대해 작성합니다.
능력 작동 방식:
발동 조건: 대상이 '죽음'에 이르는 순간, 혹은 이미 죽은 상태일 때 발동 가능합니다. 의식적으로 '포식'을 발동하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포식 과정:
죽음 흡수: 심장에 자리한 검은 불꽃(혹은 어둠)이 뻗어 나와 대상을 감싸며, 대상의 '죽음'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상의 물리적 잔해(시체)는 소멸하거나 흔적만 남게 됩니다.
정보 추출: 흡수된 '죽음' 속에서 대상의 기억, 지식, 기술, 경험, 심지어 일부 특성까지 추출하여 포식자에게 전송합니다. 이 정보는 조각난 형태로 흘러들어 오며, 때로는 꿈이나 단편적인 이미지, 직관적인 깨달음의 형태로 발현됩니다.
에너지 전환: 흡수된 '죽음' 에너지는 포식자의 불꽃을 강화하고, 존재를 안정화하며, 잠재적인 능력으로 축적됩니다. ]
···여기도 인공지능이야? 혹시 오늘 점심메뉴도 추천해줄수 있어?
[현재 대상의 상태에서는 딱히 음식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포만감이 아닌 만족을 위한 식사를 원하실경우 가장 구하기 쉬운 고블린 다리 구이, 독버섯 스프, 오크 스테이크 등을 추천드립니다.]
만족? 저게 만족이 맞나?
그보다 죽거나 죽기 직전에만 사용할수 있다라. 그럼 못쓰는거 아냐? 죽어가는 고블린이라도 찾아야 하나?
그런 마음으로 상태창을 바라보고 있던찰나.
‘안하고 뭐하냐, 이러다 해지겠다.’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가 죽일 필욘 없는거잖아.’
‘어이 영감님. 이녀석들좀 죽여줘바요.’
‘허? 니가 할일을 왜 나보고 하라는 거냐.’
‘잠시 실험해보고 싶은게 있어서 그래.’
‘에잉, 그놈 참. 노인을 부려먹기나 하고.’
노인 아니라고 했으면서 이럴때만 노인 행세여.
‘상태창. 혹시 명령을 강제로 내릴수 있을까?’
[대상은 현재 당신에게 귀속되어있어 마나를 통해 강제로 명령을 내릴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권속 해제를 통해 대상의 생사를 끊을수 있어 이를 가지고 협박할수도 있습니다. 단 한번 권속 해제를 한 대상은 다시 살릴수 없기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오, 그렇단 말이지.
지난번 마을에서 몸이 수복하던 때, 몸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걸 느꼈다. 아마 그게 마나겠지.
심장(검은 불꽃)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의식을 집중하니 무언가 잡히는게 있었다.
이걸 가지고 명령하면 된다는 거지. 어디 한번.
‘고블린들을 죽여!’
‘뭐,뭐냐?! 모,몸이 멋대로?’
명령을 들은 영감님은 손에 들린 몽둥이로 눈 앞의 고블린들을 때려 죽이기 시작했다.
오, 효과 확실한데.
단, 마나를 쓰니 몸속에 기운이 빠지는게 느껴졌다.
체력이 무한인줄 알았더니 마력이 딸리네.
무슨 명령한번 내렸다고 이리 힘들어.
휴식을 취할겸 바닥에 앉아 영감님을 보니, 어느덧 고블린들을 다 죽이고 마지막 한 놈을 향해 몽둥이를 내리치고 있었다.
‘영감님 멈춰!’
탁
정수리 위해 멈춰선 몽둥이. 이미 죽기 직전이라 그런지 고블린은 그조차도 반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냐.’
죽기전에도 어떻게 되는지 실험해봐야지.
자, 그럼 잘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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