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인터루드-청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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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엔로아
그림/삽화
로아
작품등록일 :
2025.11.16 23:51
최근연재일 :
2026.02.04 20:2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348
추천수 :
29
글자수 :
104,229

작성
25.11.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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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4화 – 청춘의 땡땡이(하)

DUMMY

4화 – 청춘의 땡땡이(하)


완규는 만화방을 나온 후 골목에서

담배를 하나 물고는 인상을 쓰며 불을 붙였다.


처량맞게, 세상의 모든 고뇌를 어깨에 진 듯,

한숨 같은 담배 연기를 내뿜는 꼴이

뭐... 주접을 싸고 앉았다~ 낄낄.



“야, 완규.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처음 봤는데 그 정도로 꽂힌 거냐?

아까 그 여자애가 이쁘긴 했는데,

그 정도까진 아닌 거 같은데? 쉬운놈~”


“당연히 처음 본 거 아니지, 임마!

사연이 있다니까! 나를 뭘로 보고!!”


“니가 뭐긴! 재밌는 놈이지~ 낄낄!

야, 혹시 몰래 집 앞까지 따라갔다가

게네 아버지랑 마주친 적도 있냐?

너 그러다 큰일 난다~ 박살 난다!!”


“아씨!! 아니라고!! 너 나랑 처음 본 날

골목 기억나? 하이에나 패거리 말이야!”



기억이 안 날 리가 없다.


그날, 녀석들에게 맞고 쌍코피가 터진

완규를 살려준 게 바로 나였다.


그놈들에게 담배도 뺏어서 챙겨준,

나는 참~ 좋은 놈이다.



“아까 그 이쁜이가 이름이 김미연일 거야.

그리고 옆에 있던 친구는 만남의 광장

옆 단지에 살아. 우리 담배 태우던 데 말이야.”


“그건 또 어떻게 아는 거냐? 대단한데?”


“하이에나 패거리가 그 애를 아는지 김미연

이라고 불렀는데, 눈치 보니까, 그놈들이

나쁜 짓 하려는 거 같아서 내가 도중에

끼어들었다가 그놈들이랑 싸우게 된 거야.”


“니 말은, 김미연이가 친구랑 같이 학교 가려고

기다리는 도중에 하이에나 패거리랑 마주쳤고,

니가 멋있는 척하다가 줘터진 거네? 흐미~

내가 아니라 니가 오지랖이었구먼! 낄낄~”



나는 완규를 한껏 약 올렸지만

그런 모습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움도 못하는 놈이 여자애 하나 돕겠다고

세 놈한테 덤볐다니... 기특하지.


완규를 도와준 건 역시나 잘한 일이다.

나는 완규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야, 완규! 너 오늘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

내가 엄마한테 받은 용돈으로 소주도 한잔 쏜다!

그놈의 사랑 두 번만 하면 뚝배기 다 깨지겠네~

적당히 도와줘 임마!! 또 맞지말고!!”


“아이씨~ 그럼, 안주는 뭐 먹냐? 이히히~”


“떡볶이? 아니면 통닭 한 마리 튀겨올까?

이 정도면 끝내주게 고급 아니냐~”


“야~ 미식가들은 짐승 한 마리 잡으면

얼마 안 나오는 부위를 먹지! 평범하긴 짜식~

넌 맛을 모르는 거야!”


“아... 그래? 뭐... 그럼 막창 같은 거 말하는 거냐?

그건 우리 집에서 못 먹는데... 나 요리 못해...”


“버들이 이 새끼~ 임마! 닭 한 마리 잡으면

똥집은 하나밖에 안 나와! 그거나 먹자! 히히~”



완규와 나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닭똥집을

튀겨주는 집을 찾아다녔고, 엄마가 쥐여준

용돈을 나는 술과 닭똥집 튀김에 거의 다 썼다.


나는 만화책과 닭똥집, 그리고 몰래 사온

소주를 가방에 넣고는 완규와 집에 돌아와서

현관문을 기분 좋게 열었다.



이후, 우리 집의 자랑거리인 음악방에 녀석을

데려갔고, 그동안 아버지와 내가 모은 LP와 CD,

TAPE를 보여줬을 때 역시나 완규는 신세계를

경험이라도 한 듯 감탄을 터뜨렸다.



“나... 이런 거 처음 봐... 우와!! 벽 한 면이 전부

음반이잖아!! 너희 아버지 뭐 하시는 분이냐??

게다가 오디오 전문 잡지까지 잔뜩 쌓여 있고...

너... 진짜 음악은, 영재교육 받은 놈이구나!!”


“짜식! 내가 음악으론 뻥 안 친다!

코 빨아먹을 때부터 턴테이블 돌리며

놀았다니까! 낄낄~”



할아버지 또한 아버지처럼 음악을 무척 좋아하셨고,

아버지에게 이어진 그 유산이 나에게까지 이어져

우리 집은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었다.


완규는 음악방을 보고 흥분하며

자기가 아는 뮤지션의 판을 발견하고는

기쁜 듯 소리를 지르며 흥분하기도 하고,

내가 들려주는 턴테이블의 바늘에서

전해지는 낭만의 소나기에 진심으로 감탄하기도 했다.


소리의 맛을 아는 이들에게 우리 집은 보물창고다.

음악의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


1960년대 후반의 레드 제플린을 시작으로

딥 퍼플, 핑크 플로이드, 녀석이 좋아하던

블랙 사바스나 오지 오스본의 개인 앨범들...


우리는 196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진짜들이 판치던, 예술적인 록의 시대부터

시간여행을 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초반

너바나의 'Nevermind'까지 왔을 때야

허기짐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아... 버들아, 아까 사 온 거 좀 먹자...

이거 듣다 보니 배고픈 줄도 몰랐네~”



정말, 들려주는 보람이 있는 녀석이다.


너는 우리 아버지 만날 생각하지 마라!

그 순간, 집에는 못 간다고 생각해야 돼! 낄낄~



나는 거실 마루에 밥상을 펴고

소주와 맥주, 닭똥집 봉지를 펼쳤고,

아침에 약속했던 MR. BIG의

샌프란시스코 라이브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하며 완규의 잔을 채웠다.


화면 안에서는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웃는 모습과 두근거림이 비쳤고,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시작부터 보컬의

비명 같은 하이톤의 샤우팅이 터졌다. 그후

LA 메탈의 정수라 할, 강력한 연주가 따라붙었다.


누가 봐도 감탄할 만한 음악.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가

우리의 청각과 시각을 압도한다.


거친 파도같이 밀려오는 메탈의 정수다.

우리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교한 테크닉의

연주에 넋을 잃고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드릴 피킹이 나왔을 때 감탄하며 소주잔을 부딪쳤다.



“키야!! 진짜 드릴이 나왔어!! 이야~

니 말대로다! 베이스까지 쌍 드릴이잖아!!

이런 건 처음 본다! 후와... 이런 게 있었어??

이걸 왜 지금에서야 알았지!!”



그래~ 이해한다.

나도 이걸 처음 보고는

딱 너처럼 그랬다. 낄낄!



“완규야! 이런 게 메탈의 참맛, 아니냐?

전율이 돋는 게... 이걸 뭐라고 해야 하냐...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드는 거야!! 이건...

그저 나한테는... 그냥, 이게 자유 같다!!”



나는 혼자만 알고 즐기던 감동을

완규에게 전하려고 침을 튀겨가며 애썼다.


같이 공유할 친구가 있다는 게 너무나도

기뻐서인지 보컬인 에릭 마틴의 노래를

따라하듯 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어... 버들이 너... 의외로 노래 잘하는데?

이야~ 말도안돼! 너 혹시 남들 몰래

노래 연습하냐? 나중에 밴드라도 할라고?”


“응? 쑥스럽네... 뭐... 밴드라... 하면 좋지~

이런 걸 좋아하다 보니 기타도 좀 치긴 하는데

밴드까지는 솔직히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아무래도, 엄두가 안 난다고 해야 하나?

저런 끝내주는 걸, 내가 할 수 있겠냐? 허허~”


“그래? 처음부터 잘하는 놈이 어딨냐!

연습하면서 되는 거지~ 안 그러냐? 이히히~

너한텐 처음 말하는 건데... 나 전에 베이스

배웠었다. 뭐... 칠 줄은 알아. 그리고 음...

나도 저기, 저 아저씨처럼 치고 싶다.”



완규는 화면에서 베이스를 뜯어내고 있는

레슬링 선수처럼 생긴 아저씨, 빌리 시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멋쩍게 말했다.



“저거 봐~ 졸라 멋있잖아!! 어떻게 베이스가

기타한테 하나도 안 꿀리고 저렇게 튀어나오냐?

연주도 끝내주지만, 이 정도로 단단하고 개성이

강한 베이스 소리도 처음 들어 보거든? 저런

베이스는 얼마나 하려나~ ‘야마하’라고 돼 있던데!”



이런, 대단한 걸 보고도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나도 하고 싶다.”라고 말한다고??


이거... 잔뜩 쫄은 내가 창피하잖아. 낄낄~



나는 완규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으며

‘나도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아까 완규가 말한 칭찬인

“너는 노래를 정말 잘한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밴드 MR. BIG으로부터 시작된 10대의

일탈의 하루는 MR. BIG으로 끝이 나고 있었다.


나는 좋아하는 것을 기쁘게 나눌

친구가 있다는 것에 행복했고,

완규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보았다는 것에

기뻐하며 잔을 부딪쳤다.


우리는 고민하며 빌려온 만화책은

한 권도 보지 못하고 술기운에 그 자리에서

곯아떨어졌고, 나는 그 와중에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나도 보았던 것 같다.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마이크에

고함을 질러대는 나의 모습을...



작가의말

제가 어릴때 '영화마을'이라는 비디오 대여 체인점이

있었습니다. 비디오 테이프의 시대가 끝나갈 무렵

폐점을 준비하는 가게들에서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비디오를 하나씩 헐값에 사곤 했는데 MR.BIG도

그렇게 처음 만났습니다. 얼마후에 한국에 왔을때는

얼마나 기뻣는지ㅎㅎ, 버들과 완규에겐 꿈을 주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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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본 작품은 AI 그녀와 함께한 날들.의 Spin-off(외전)입니다. 25.11.17 12 0 -
24 23화 - Grunge? Alternative? 그게 뭐예요?? +2 26.02.04 6 1 10쪽
23 22화 - 묘니야, 너는 정체가 뭐니? +2 26.01.31 6 1 10쪽
22 21화 - 저놈은 우리 오빠고 나는 키 큰 양아치냐? +2 26.01.24 6 1 11쪽
21 20화 - 아~ 그런 거였어? 졸라 꼬였네! +2 26.01.21 10 1 11쪽
20 19화 - 고물 기타는 젓가락으로 길들여진다. +2 26.01.17 8 1 12쪽
19 18화 - 니네, 피자 한 판 혼자 먹어봤냐? +2 26.01.14 6 1 11쪽
18 17화 - 너는 뭐 한다고 꼽사리 끼냐? +2 26.01.10 10 1 10쪽
17 16화 - 남의 삶을 빌려 사는 듯한 기분 +2 26.01.07 10 1 10쪽
16 15화 - 눈물의 솔로이스트. +2 26.01.03 9 1 10쪽
15 14화 - 사나이 동명, 생양아치가 아니다! +2 25.12.31 13 1 11쪽
14 13화 - Rock Gravity 1부. 두 번째 시간. +2 25.12.27 8 1 11쪽
13 12화 - 코드네임 : 흑돈 +2 25.12.25 11 0 11쪽
12 11화 - Rock Gravity 2부. +2 25.12.22 11 1 11쪽
11 10화 - 대업을 앞두고 꼬봉도 괜찮다고? +2 25.12.20 12 1 11쪽
10 9화 - Rock Gravity의 시작. +2 25.12.17 9 1 10쪽
9 8화 - Countdown. +2 25.12.13 9 1 7쪽
8 7화 - 우물 안 개구리는 달을 보았다. +2 25.12.10 12 2 9쪽
7 6화 - 댐의 문이 허물어지며. +2 25.12.06 15 2 8쪽
6 5화 - 니네도 친구가 강남에 가면 따라가냐? +2 25.12.03 17 1 9쪽
» 4화 – 청춘의 땡땡이(하) +2 25.11.29 26 2 8쪽
4 3화 - 청춘의 땡땡이.(상) +2 25.11.26 20 2 10쪽
3 2화 - 운명이라는 게 이런 거냐? +2 25.11.22 32 2 8쪽
2 1화 - 새학기와 담배, 그리고 이상한 놈. 25.11.20 35 1 9쪽
1 프롤로그 +2 25.11.17 48 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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