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운명이라는 게 이런 거냐?
2화 - 운명이라는 게 이런 거냐?
이 세상에 '쥐새끼'와 '바퀴벌레'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알고 있는가?
그것은 '적응력'이라는 부분이
아무튼, 끝내줘서다.
내 앞에서 담배연기로 '도너츠'를
만들면서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저런놈... '김완규'같은 놈이 그런 부류다.
내가 다니는 곳은 '명성'고교라는 곳이다.
본래는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로서,
소위 말하는 동네 '뺑뺑이'로 들어온 학생들,
그러니까 즉 '모범생'과 '양아치'가 '혼재'된
학교인데 '비율'로 따지자면 음...
이런 '못사는' 동네에 뭘 바라겠냐?
'떡잎'이 푸른놈은, '강남'가서 찾아야지! 낄낄~
나는 아침 등교길 부터 담배를 물고
'연기'가 피어나는 골목, 명성고교의 전통의
'만남의 광장'을 '습관'처럼 방문한다.
오래된 빌라 건물은 곳곳에 '폐가'마냥
사람이 안 산다는 것을 광고라도 하듯,
유리창이 깨져있는 '음침한 골목'이다.
저기 앞에 나보다 일찍 방문한,
'신기하게' 부지런한 녀석이 보인다.
비맞은 '쥐새끼'마냥 젤을 바른 머리에
마이 안에는 후드티를 껴입고, 어설프게
줄여 입은 교복바지 차림의 녀석은,
나도 좀 아는 얼굴이다.
저거 완규놈이네?
저녀석은 '어제' 아침 하이에나 패거리
'세놈'에게 줘터지던 '헤프닝'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여기가 무척이나 편한가보다.
이쯤이면 저놈 '넉살'이...
아니 '깡'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보통 놈은 아니다.
나는 멀리서 "여어~ 완규!"라며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어제 집에 불이라도 났는지
완규는, 멍하니 하늘만 쳐다봤다.
어? 귀에 뭘 꼽고 있었구먼?
음악듣느라 멍한거였어?~
나는 완규가 나를 알아볼 때까지 옆에서
가만히 서서 담배를 태우며 녀석을 '관찰'했다.
노래가 끝났는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녀석은 놀라며, 내게 '아는체'를 한다.
"허씨!! 뭐야! 무섭게 옆에 서 있고!"
"희귀생물 관찰중 이었지, 자식아! 뭘 듣는데
그렇게 정신없이 듣냐? 나도 좀 들려줘봐!"
완규는 교복 안주머니에서
검은색 'MP3' 플레이어를 꺼내,
배시시 웃으면서 나에게 건넷고
나는 '기대'하며 이어폰을 귀에 꼽았다.
허? 이거 내가 아는건데!
우리 아부지도 좋아하시는 뮤지션
Ozzy Osbourne의 <Crazy Train>이다!!
이런걸 듣는 녀석이 내 주변에 있을 줄이야!
그러고 보면, 완규는 어제부터
꽤나, 재미있는 놈이었다.
"이야~ 너 이새끼, 뭘 좀 아는구먼?
음악 좀 좋아하냐?"
"내가 너보다는 더 많이 알걸?"
"웃기시네! 내가 음악은 '영재교육' 받은놈이다!"
나는 발끈해서 가방에서 '씨디' 몇장을 꺼내
완규에게 보여주며, 어깨를 으쓱했다.
Roy Buchanan,
Jeff Beck,
Eric Clapton...
모두 나의 영웅들이다.
'기라성'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최고의 뮤지션들...
이게 헤비메탈은 아니지만, 녀석이 이런
끝내주는 양반들을 알아볼까?
완규는 갑자기 "끼야하~"라며, 난데없이
나를 보고는 소리를 질럿다.
"뭐야? 너 '블루스'파 였냐? 크아~
CD로 모아서 가지고 다니는 놈은 처음이다!
나 이거, 파일로 뜨게 빌려주면 안되냐?"
으엨... 이거 자랑하려다가 잘못 걸렸나?
나, 음반은 안빌려 주는 주의 인데...
완규는 그동안의 맛이간 '동태'같은 눈깔은
어딜갔는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 CD에
군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고, 담배를 하나 더
권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녀석의 '질문'에 정신이 없었지만 왠지,
그순간, 완규 이놈이 '눈물'이 날만큼 반가웠다.
이딴게 뭐라고 애들 사이에선
'매니악한 취미' 취급을 받는다.
귓구멍이 막힌 새끼들... 흐흐~
나는 평소와 다르게 완규와 함께
음악 이야기로 한껏 떠들며 등교를 했다.
교실문을 열자마자 나를 향해 조그만
녀석들 몇놈이, '레슬링'부터 한판 하자며
뒤에서 달려들어, '목'부터 먼저 조른다.
"야!! 보스 몬스터 '걸리버' 등장이다!
'길드'원들 모여서 때려잡고 '경험치' 나눠먹자!!"
"입수한 정보로는 걸리버의 '약점'은 '불알'이다!!
거기부터 먼저 공격해!! 싸커킥!!"
"버들이 이새끼, 학생이 담배 냄새나 풍기고!
이새끼 '주리'부터 먼저 틀어 버리자!!"
하나같이 키도 작고 못생긴 '못난이'들...
나는 이놈들을 싸잡아서, '불량감자 길드'라고
불렀는데, 녀석들은 맛을 보여주겠다면서
매번 이렇게 모여 나에게 '장난'을 쳐댔다.
"으긐... 이 불량감자 새끼들!! 오늘 내가
친구하나 '소개' 해준다고, 잠깐 놔봐!"
"오~ 우리 말고, 친구를 또 만들었어?"
"그럼~ 저기 저놈 어제 '전학' 왔잖아!
별명도 있다! '오스틴 파워'다!! 낄낄~"
나는 불량감자 패거리에게, 완규를
다시한번 소개하며 '오스틴 파워' 라는
코미디 영화 주인공의 '별명'을 붙여줬다.
불량감자 녀석들은 완규의 얼굴을 보고
한참을 낄낄 대더니, 바로 '오스틴'이라고
불렀고, 완규는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째려봤으나 이내, 알아들었다는 듯이 웃었다.
이 범상치 않은 녀석은, 우리 '패거리'의
'입단심사'인 '개그테스트'에 전기의자에서
'고문'을 당하는 흉내로, 당당히 만장일치
'합격'을 따냈다.
"버들아 '오스틴' 이새끼! 졸라 웃기다!!
예는 그냥 '개그맨'인데? 크킄~ 합격!!"
이것을 '시작'으로, 완규 녀석도 학교에
적응하며 이 '꼴통'들이랑 밥도먹고,
수업시간에 몰래, 만화책도 돌려보는
명예로운 '자격'을 갖추게 됐다.
학교가 원래 이렇게 '재미'있는데였나?
아니지... 원래는 공부하는 데였지 흐흐~
오늘은 아침부터 너무나 즐거웠다.
같은 '취향의 음악'을 즐기는 흔치않은
녀석과 친구를 했는데, 그녀석이 '첫인상'과
다르게 재미도 있고 성격도 좋았다는
신기하리만치 '유쾌한 우연'이 무척 기뻣다.
이렇게 새학기의 이틀차가 끝났고,
우리는 '내일 만나자' 라고 인사를 하며
손을 흔들고는 교문 앞에서 헤어졌다.
그런데, 완규 녀석이 집에는 안가고 이상하게
내 뒤를 졸졸 따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야 완규! 니네집이 어딘데 나 자꾸 따라오냐?"
"우리집은 '새마을 아파트' 옆의 단독주택인데
너 따라가는거 아니거든? 진짜루!"
새마을 아파트는 우리집 방향으로, 집 근처에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곳이다.
이놈은 나랑 집도 가까운데 사는구나!
그런데 어딜 가길래, 내 뒤를 따라오냐?
"그러면 넌 어디 가는데?"
"아~ 있어!, '호랑이'라는 곳인데, 어제 알았다.
오늘 한번 가보는 거지 뭐!"
호랑이? 그게 뭐하는데지??
나는 "그려~ 내일 보자고!"라고 하며 다시한번,
완규와 인사를 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들르는 '만화방'으로 향했는데 완규는
거기까지도, 내 옆을 뒤따르듯 따라왔다.
나는 만화방의 코 앞에서 완규가 말한
'호랑이'의 '존재'를 알아차렸고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크게 웃었다.
"아씨~ 야! '호랑이'가 아니라 '타이거'잖아!!
타이거 만화방!! 웃긴새끼네 이거? 낄낄~"
"야! 타이거나 호랑이나 같은거지!
너 여기 '단골'이냐? 좋은데면, 나도
계속 다니게! 히히~"
"여기는 내 비밀 기지 같은거야! 타이거가
끝내주는 이유가 몇가지 있는데, 말하자면...
주인 아저씨가 '라면'도 기똥차게 잘 끓이고,
'야한 만화'도 그냥 빌려주거든!"
아까 생각한 '우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만화책에 '환장'하는 이녀석은, 정말
나랑 많이 닮아있었다.
나는 완규와 함께 지하 '만화방'으로 가는
퀘퀘한 계단을 지나, 학교친구 이외에
'동지'로서의 같은 공간을 '공유'했다.
완규는 이렇게 말했다.
"버들아~ 조만간 학교 '땡땡이' 치고 여기
틀어박힐 생각하니까, 졸라 설렌다야~ 이히히~"
하하... 이 '꼴통'새끼, 생각하는거 하곤...
'동지'여~ 땡땡이는 같이치면
즐거움도 두배다! 언제 갈까? 낄낄~
'하루'동안, 이렇게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된
녀석이 나타났는데 이런 것도 '운명'일까...
내가 이놈과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는
이미 정해졌다.
우리는 '친구'다.
- 작가의말
소중했던 친구들과의 지난날을 회상해 봅니다.
하아... 그때는 내가 왜! 그러고 살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개구지게 놀던 녀석들도 이젠
주위에 몇 명, 남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게
이런 건가 봅니다. 그리워서 추억하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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