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드 스킬 하나로 탑을 접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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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B
작품등록일 :
2025.11.17 21:34
최근연재일 :
2025.12.0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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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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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지배자 (1)

DUMMY


“크윽.”


불청객의 목을 움켜쥐고 벽으로 밀쳤다.

남자의 등뼈가 부서진 콘크리트에 부딪혔다.


“자, 잠까, 케헥.”


남자가 급하게 손을 들었지만, 강주언은 주먹으로 쳐낸다.

강주언이 강하게 말아쥔 주먹을 치켜들었다.

고통에 괴로워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는 강주언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오빠, 그만!”

“부디 진정하시게!”


강주언을 향해 양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배지현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힐끗 쳐다봤다가, 주먹을 내렸다.

하지만 여전히 남자의 목을 움켜쥔 상태다.


“우린 그냥 쉴 곳을 찾고 있었을 뿐이네. 안에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어.”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와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그곳에 있었다.


“다가오지 말고 거기서.”


강주언의 말에 걸음을 내딛던 두 사람이 멈춰섰다.

남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옆으로 손을 크게 벌렸다.


“정말이네.”

“찐이에요.”

“······.”


아무 말 없이 목이 잡힌 남자를 노려보았다.

단단하게 굳은 강주언의 얼굴을 보며 남자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맹세하네.”


강주언은 남자의 목을 풀어주었다.

켁켁거리던 남자가 도망치듯 일행에게 갔다.


“죄송해요. 오빠가 좀 예민해서. 들어오세요.”


옷차림을 단정하게 한 배지현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말했다.

강주언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눈치를 보던 세 사람.

50대 남자가 거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안으로 들어왔다. 다른 일행들도 뒤따라 들어왔다. 세 사람의 옷차림은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피로에 찌든 얼굴이었다.


폐건물 안이 차갑고 어색한 공기로 가득했다.

강주언에게 붙잡혔던 남자는 자신의 목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손자국이 새빨갛게 남아있었다.


“아프죠?”

“괜찮아요. 여기선 뭐, 그럴 수 있죠.”

“네. 그런데 놀라긴 했어요.”


김두기라고 밝힌 50대 남자가 사람 좋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대신에 이거, 사과의 의미로 드리죠. 조금 전의 일은 서로 놀라서 그런 거니까.”


그가 병을 내밀었다.

그 안에는 투명하게 빛나는 물이 담겨있었다.


“와!”


배지현이 눈을 반짝였다.

그것을 받아 든 그녀는 벌컥벌컥 들이켰다.

찬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자, 지현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오빠도 마셔.”


반쯤 마신 그녀가 강주언에게 내밀었다.

곧바로 마시는 대신, 물병을 인벤토리에 넣어봤다.

점차 희미하게 되더니 사라진다.

탑에서 만들어진 물건이다.


“마을에서 오셨습니까?”


김두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 친구들과 마석을 벌러 나왔죠.”


잘됐다.


“물이 더 있으신가요? 사겠습니다. 물론 마석으로.”


강주언이 인벤토리에서 마석을 꺼냈다.

가지고 있는 마석에 3분의 1정도 되는 양이었지만, 상당했다.


“오.”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반응을 살핀다.

이 정도 양의 마석이면 마을에서도 적지 않은 값어치를 하는 모양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김두기가 인벤토리에서 물병을 몇 개 더 꺼냈다.


“자네들 더 가지고 있는가?”

“물은 별로 없고 전 음식만 있어요.”

“음식도 좋습니다.”


인벤토리에서 음식들을 꺼낸다.

구운 고기, 수프, 육포 등이었다.

방금 만들어진 것처럼 김이 올라온다.

인벤토리에 넣는 순간, 정지된 것처럼 그 상태가 유지된다더니 정말인 모양이다.


“와아!”


배지현의 감탄사가 터졌다.

500ml 생수 한 병과 단백질바 몇 개.

강주언이 챙겨온 식량 전부였다.

그마저 진작에 다 먹어버렸다.

배가 고팠을 배지현을 생각하니 눈시울이 조금 붉어졌다.


“잠깐만.”


고기를 향해 손을 내미는 배지현을 김두기가 멈춰 세웠다.


“그런데 이 정도면 마석을 더 받아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그가 턱에 손을 대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강주언이 그 말을 듣고 잠시 눈을 좁혔다.


‘개소리.’


구라의 향이 물씬 느껴진다.


‘하긴 여기까지 가지고 온 것도 있으니까.’


따지려다가 마음을 다시 먹었다.

인벤토리에서 마석을 좀 더 꺼내려는데.


“그럼 이건 어때요?”


배지현이 나섰다.

그녀는 인벤토리에서 꺼낸 회색 천을 펼쳤다.

합성으로 만들었던 물건이다.

그것을 바라보던 세 사람의 눈이 커졌다.


“깨끗하군. 냄새도 안 나요.”

“이거 제가 살게요. 여기 음식.”


배지현은 싱긋 웃으며 여자가 내민 음식을 받았다.


“이런 것도 있는데.”


베개, 가죽 치마 등등.

합성으로 만든 것들이 줄줄 나온다.

세 사람은 연신 감탄했다.


“좋은 거래였어요.”

“네, 언니!”


가죽 치마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여자가 신이 나서 말했다.

남자는 베개를 소중하게 품에 안고 있었다.


“아니, 그런데 이렇게 품질이 좋은 물건들을 어디에서 구한 겁니까?”


김두기가 물었다.


“주웠습니다.”


배지현이 대답하기 전에 서둘러 말했다.


“네? 이런 물건을 주웠다고요? 이런 건 1층 마을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아이템들인데.”

“네. 고블린들을 잡았더니 나왔습니다. 무장이 좀 다르더군요.”

“혹시 어디쯤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음, 우리가 오던 길이었으니까 저쪽이었을 겁니다.”


대충 방향을 가리켰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던 김두기가 입을 열었다.


“좋은 정보를 받았으니, 저도 알려드리죠. 이 대로를 따라 마을로 갈 생각이죠?”

“네.”

“그럴 줄 알았죠. 포기하는 게 좋을 겁니다.”

“무슨?”

“지배자가 있으니까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심스러웠다. 남자와 여자도 그 말을 듣자 고개를 숙였다.


“지배자요?”


배지현이 되물었다.

김두기는 잠시 주위를 둘러본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원래 1층 사람들은 고블린들을 잡아서 마석을 벌고 그것으로 마을에서 필요한 것을 구해서 살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그놈이 나타났어요. 빠르게 세력을 만든 그놈은 마을 주변을 제외한 1층의 대부분을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었죠. 그리고 스스로를 지배자라고 부릅니다.”

“진짜에요. 폭력도 하고, 납치도 하고, ······아무튼 나쁜 짓은 다 해요. 맘에 안 들면 그냥 죽여버린대요. 내 친구도 끌려갔다니까요.”

“듣기로는 전과 17범이라던데. 교도소에서 탈출해서 탑에 들어왔다고. 밖에서도 장난 아니었대요.”


다들 한마디씩 덧붙였다.


“그런데 왜 아무도 그 사람을 체포하거나 하지 않아요?”


배지현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

김두기는 피식 웃었다.


“체포라······. 탑 안에서는 바깥 세상의 법이 적용되지 않아요. 범죄자는 그냥 마을 경비병들에게 죽을 뿐이죠.”

“그 경비병들. 경비병들은 뭐해요?”

“경비병들도 당연히 갔었죠. 심지어 각성자들까지 합쳐서.”

“그런데요?”

“모두 죽었어요.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엄청나게 강한 놈입니다.”


김두기의 말끝에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무덤덤한 얼굴로 그의 말을 듣고 있던 강주언이 고개를 갸웃했다.


“잠깐. 그쪽은 마을에서 나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네. 저희는 지배자의 영역을 피해서 나올 수 있는 숨겨진 길을 알고 있으니까요. 비싸게 주고 산 겁니다.”

“얼마나 조마조마했다고요. 찐으로.”


김두기가 힐끗 강주언을 살펴보았다.

잠시 침묵하다가, 결심했다는 듯 한 발짝 다가섰다.


“좋습니다. 저희와 함께 하시죠. 마을까지 데려다드리죠. 이렇게 좋은 물건들도 주셨으니까.”

“맞아요. 같이 가요. 우리도 어차피 마을에 갈 건데.”


배지현이 어깨를 으쓱하며 강주언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그 숨겨진 길을 통하지 않으면 마을에 절대로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강주언에게 모였다.

그 시선을 묵묵히 받아내던 그가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김두기가 눈을 크게 떴다.


“후회할겁니다. 대체 어쩌려고.”

“알아서 하겠습니다.”


단호한 그의 말투.

그걸로 끝이었다.



**



폐허 속의 길을 좁고 구불거렸다.

부서진 도로 위에 녹슨 표지판 하나가 쓰러져 있었다.

길을 따라 걷던 김두기가 투덜거렸다.


“그 특이한 고블린들을 잡고 갔어야 했는데.”

“어차피 인벤토리도 가득 찼잖아요. 욕심도 많아.”

“아쉽다. 그 오빠 진짜 잘생겼던데. 우리랑 같이 오지.”


여대생의 말에 남자가 헛웃음을 쳤다.


“싸가지 존나 없던데. 새끼가 사람 목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사과도 안 해. 개새끼.”

“그 잘생긴 오빠 앞에서 말해보지 그랬어?”

“조용히 해라. 그리고 잘생기기는 무슨. 같이 있던 그 여자가 미쳤던데. 존나 이쁘더라. 무슨 연예인 보는 줄.”


남자의 말에 김두기도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음. 그렇긴 했지.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예뻤어.”


여대생이 미간을 찌푸렸다.


“변태 새끼들. 그래서 같이 가자 했었지?”

“뭐야. 질투하냐? 괜찮아. 너도 피부가 이렇게-컥!”


남자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의 이마 정중앙에 검은 화살이 박혀있었다.


퍽!


피가 터진다.

눈이 뒤집히며, 몸이 뒤로 꺾였다.


“꺄아악!”


여대생의 비명이 폐허 안으로 퍼졌다.

김두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손님이다아.”


폐건물 안쪽에서 그림자들이 움직였다.

수십 개의 발소리.

그리고 철제 부츠가 땅을 찍는 소리.

검게 물든 문신으로 팔을 가득 채우고 있는 남자였다.

지배자, 강도익이다.


“야, 저거 덜 죽었는데?”

“탱커였었나? 귀찮네요.”


옆에 있던 모자 쓴 남자가 활을 들었다.


피슛.


발사된 화살 하나가 정확히 남자의 심장에 박혔다.

언제 쐈는지도 모를 만큼 신속한 궁술이었다.


쓰러져 피를 울컥울컥 토하던 남자의 몸이 굳어간다.

하얀 불꽃에 서서히 타들어갔다. 손끝부터 천천히.

완전히 불꽃에 사라진 남자의 시체.

남은 것은 인벤토리에 가지고 있던 물건들 뿐이었다.

마치 몬스터처럼.


폐허에서 나온 부하들이 그들을 둘러쌌다.

이제 남은 것은 두 사람 뿐이었다.


“씨발! 여긴 괜찮다며!”

“으아, 으아아. 어어?”


정신이 나가버린 듯한 김두기.


“아, 그 소문?”


강도익이 대신 대답했다.


“그거 우리가 낸 거거든. 우리도 좀 편하게 일해야지. 크크크. 그나저나.”


그의 시선이 여대생에게 향했다.

천천히 위아래로 훑었다.

혀로 입술을 핥는다.


“괜찮네. 챙겨라.”


부하들이 즉시 여대생을 붙잡는다.


“놔, 놔요! 꺅! 제발!”

“그렇게 예쁘게 소리 지르지 마라. 잘 다뤄줄테니까. 크크크.”


강도익의 눈이 김두기에게 향한다.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던 김두기의 몸이 멈춰섰다.


“살, 살려주십쇼! 가지고 있는 건 다 드리겠습니다!”


김두기가 그대로 바닥에 엎드렸다.

강도익이 킥킥거리며 웃었다.


“그건 당연한 거고. 글쎄. 별로 쓸데가 없을 것 같은데.”

“제발! 제발 살려주십쇼!”


김두기가 이마를 콘크리트에 문질렀다.


“존나 시끄럽네. 야, 팔 하나 잘라.”


부하 하나가 칼을 들고 다가간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김두기가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봤습니다! 봤어요!”

“뭐라는 거야, 병신 새끼.”

“엄청 예쁜 여자였습니다. 진짜 연예인 같아요!”

“오호.”


강도익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어디서 봤는데?”


김두기가 재빨리 손을 들어 걸어왔던 방향을 가리켰다.


“저기입니다. 제가 알아요!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정말이에요!”

“지랄하네. 내가 너 같은 새끼를 한두 명 보는 줄 아냐? 닥치고 뒈져.”

“여기, 이거.”


김두기가 인벤토리에 있던 물건들을 바닥에 쏟아냈다.

모두 하나 같이 품질이 좋았다. 탑 1층에서는 보기 힘든 상등품들이다.


“이것들 뭐냐?”


부하가 가져온 물건을 살피던 강도익이 물었다.


“그 여자, 그 여자가 가지고 있던 것들입니다.”


잠깐의 침묵.

그것을 기회라고 생각한 김두기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제가 바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어디인지 제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의 입가엔 비굴한 미소마저 걸려있었다.




작가의말

벌써 4화네요.

여기까지 따라와주셔서 감사합니다.

5화도 함께 가시죠 ㅎㅎ

선작과 추천은 작가에게는 '마나'입니다.

선작과 추천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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