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는 이세계에서 6가지 내기를 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초대박이
작품등록일 :
2025.12.01 09:48
최근연재일 :
2026.01.23 23:35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18
추천수 :
0
글자수 :
242,297

작성
25.12.01 22:15
조회
20
추천
0
글자
12쪽

그것이 공주와의 첫 만남이었다.

DUMMY

그는 먼저 조심스레 입을 떼었습니다.


“저는 용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군.”


동화는 용사라는 제안에 부정적인 늬앙스를 띄웁니다.

국왕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나 속으로는 실망한 기색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공기가 내려가는 가운데 동화는 분위기를 틀어버립니다.


“저희 세계에 유명한 말이 있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오호라. 그 말은.”


“제안 받은 김에 까짓 거 한 번 해보겠습니다.”


동화의 눈 안에 작은 열정으로 타오릅니다.


너무 모험적이고 위험하나 한참 젊은 청춘이기에 낼 수 있는 자신감이었습니다.


한편 열정을 마음껏 내는 이면에 약간의 불안함도 존재합니다.

잘못하면 칼부터 날아오는 세계니까요.


그래도 당장은 저 열정이 동화를 태울 것 같지 않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이번은 불의 열기가 아군으로써 동화를 도와줍니다.

멈춘 발걸음을 밀어 앞으로 나아가도록.


당찬 동화의 선언에 옛 기억이 떠오르는 왕은 은은하게 미소를 짓습니다.

그는 추억과 회상에 잠긴 그의 목소리로 당참을 칭찬합니다.


“옛날의 나를 떠올리게 만드는 구나.”


오른쪽의 1왕자는 도전적인 미소를 띄웁니다.

그도 왕과 비슷한 추억에 빠졌습니다.

다만 그는 왕과 달리 투쟁심을 느낍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도전자로서 흥미가 생긴 모양입니다.


“아버지 말에 동감한다. 한창의 나를 떠올리게 만드는군. 좋은 대련 상대가 생겼어.”


방면 공감 없는 왼쪽의 2왕자는 귀찮아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귀찮은 녀석이 새로 들어왔어.”


어쩐지 귀찮아하는 표정이나 무슨 느낌인지 맞추기 쉬웠습니다.

그를 1왕자와 번갈아 보니 비슷하게 취급할 모양입니다.


어쩌면 최악은 짐짝 취급하려는 걸지도 모르고요.


그리하여 첫 번째 용사는 탄생했습니다.

환호도 축제도 없이, 의식장에서 과정을 생략하는 성의 없는 방식으로.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났습니다.


용사의 길을 선택한 날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게 흐릅니다.

평화로움에 시간이 녹는 단위는 달랐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니 동화의 몇 칠씩이 삭제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동화도 놀기 만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놀게 둘 위인들도 아니었구요.


“후우...후우...”


동화는 땀에 몸을 적시며 호흡을 고릅니다.

그는 오늘도 왕궁 연습장에서 하루 일과가 된 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틈 만나면 동화를 굴렸습니다.

마왕을 잡기 위해 소환을 시켰으니 강해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동화는 약하고 이 세계는 기본적으로 험하니까요.

무력이 필요하단 사실은 그도 동감했기에 훈련을 받았습니다.


고향과 달리 이곳에서 그는 용사입니다.

언젠가 마왕과 마주할 운명이란 거죠.

그때가 오고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그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칩니다,


동화는 용사라는 직함에 어울리도록 자신을 끊임없이 연마하는 나날을 보냅니다.

용사라는 이름의 무게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몸이 더 단단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는...무리...”


동화는 무리한 훈련 끝에 땅바닥에 뻗어버립니다.

체력이 방전되다 못해 완전히 바닥 나 버렸습니다.


전신이 괴로운 와중에 그는 미소 짓습니다.

고되고 힘든 나날이나 분명 어제의 자신보다 한걸음 앞서갔음을 느꼈습니다.


동화는 달성감에 뿌듯해 하며 일어섭니다.

훈련을 마치고 그는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기 시작합니다.

행동을 보아 오늘 오전 훈련은 아마 여기서 끝이겠습니다.


더위 피해 성 안으로 피신한 동화가 방으로 가는 도중이었습니다.

동화는 돌연 뒤통수를 찌르는 강렬한 시선을 받습니다.


창에 찔리는 느낌 같다며 감상을 내린 동화는 시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시선을 쫒아 가자 벽의 코너 뒤로 서있던 그림자 하나가 서있습니다.

그림자는 동화 시선을 느끼고 황급히 숨어 버립니다.


“응?”


기둥 뒤에 숨은 그림자는 누가 보아도 웃음이 나옵니다.

이거 모른 척 넘어가고 싶어도 대놓고 티를 내니 누가 참을까요.


다만 동화는 그림자의 귀여운 행태보다 호기심이 먼저였나 봅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씻기보다 쫒기를 선택합니다.

그림자의 꼬리를 따라갑니다.


그림자가 있던 자리에 도착했지만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습니다.

자리에 멤돌던 이는 누구였을까요.


동화는 왕궁에서 지내면서 그나마 튼 안면의 면면을 돌아봅니다.

그림자의 정체를 짐작할 이가 누가 있을까요.


“그건 아마 공주일 거다.”


답은 예상보다 쉽게 나왔습니다.

면면을 돌아볼 필요도 없이 답안지가 스스로 자처해서 나온 겁니다.


"아...2왕자님."


어디서부터 본 건지 모르겠지만 2왕자가 동화에게 다가옵니다.

2왕자는 그림자 그러니까 공주가 달아난 방향을 바라봅니다.


“궁에서만 머물다 보니 호기심이 많은 아이지. 다른 세계에서 온 네 녀석의 이야기는 여기저기 퍼졌으니 녀석 귀에 들어가도 이상치 않지.

아마 호기심이 머리를 들어 보러 온걸 테고.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잠깐의 호기심에 불과하니.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줄어들 테니 무시하면 그만 이다.”


“상당히 자세히 아시네요.”


평소 냉소적인 눈으로 보며 동화와 말을 썩지 않으려 하는 2왕자입니다.

1왕자가 대련으로 시비를 건다면, 2왕자는 무시하는 타입이죠.


그런 2왕자가 직접 와서 충고를 건네다니 낮과 밤이 바뀔 일입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충고를 날린 걸까요.

공주에 대한 걱정일까 싶었지만.


“저래 보여도 동생이다. 저 녀석 만으로도 귀찮은데 너까지 끼얹을 순 없지. 일종의 사전 예방이라 보면 된다. 그것보다는.”


공주가 아닌 자신을 위해서 였나 봅니다.


2왕자는 걱정거리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먼저 나섰습니다.

그는 상상 만으로도 머리가 아픈지 관자 돌이를 검지 손가락으로 누릅니다.


“이제 슬슬 씻지 그러냐.”


아하, 머리가 아픈 쪽이 이쪽이 아니라 그쪽이었나 봅니다.


2왕자는 나름 깔끔함에 예민한 사람입니다.

더러운 것을 싫어하고, 어지른 방은 정리하지 않으면 손이 근질 거립니다.

그가 1왕자와 안 맞는 이유도 위치 문제 외에 성격도 한 몫 할 겁니다.


훈련을 좋아해 실외에서 늘 흙먼지를 뒤집어쓰는 1왕자.

주위를 정돈하고 실내에서 종이와의 사투를 중점으로 두는 2왕자.

성격부터 위치까지 이 정도면 둘은 처음부터 싸울 숙명 아래에 태어난 것 아닌가 싶습니다.


2왕자 눈에 흙투성이 아이 뒤로 누군가의 형체에 엿보입니다.

그가 누굴 투영했는지는 안 봐도 뻔했습니다.


“어서 빨리 가라!”


호통을 치며 2왕자는 동화를 쫒아 냅니다.

놀랍게도 이는 그 나름의 용사에 대한 배려입니다.

본래 성격을 생각한다면 눈에 뜨이는 즉시 쫒아 내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가 참은 이유는 오직 하나.

아이가 국왕에게 용사라는 직위를 받아서 입니다.


그렇게 2왕자의 짧은 배려를 받으며 쫒겨 난 동화는 결국 씻으러 갑니다.

그가 더 단서를 찾고 싶어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선택지가 있다면 발버둥 쳤겠으나, 없는 동화로서도 더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의문만 남기며 짧은 만남은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이것이 동화와 공주의 첫 만남입니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며.

어느새 며칠이 지납니다.


동화는 2왕자 말대로 시선을 무시하고 지냈습니다.

그의 말 대로면 얼마 안 가 등을 꿰뚫는 시설이 사라질 테니 말이죠.


“타티보르씨 사라진다면서.”


허나 2왕자의 예상을 비웃으며 시선이 사라질 일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숨어보는 그림자는 갈수록 교묘해져 갔습니다.

시선의 예리함은 날을 키웠구요.


동화의 시야에 숨어드는 그림자 횟수는 늘어납니다.

아무리 좋게 보아도 악화되었지 좋아졌다 보기 힘들었습니다.


공주로 머리를 썩히던 어느 날입니다.

밤늦게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누군가 동화를 잡았습니다.


“잠시만요.”


듣는 이에게 청명하다는 감상을 주는 목소리였습니다.

이렇게 깔끔하면서 듣기 좋은 목소리는 아이도 난생 처음이었을 겁니다.

저 세계에서도, 이 세계에서 처음 받는 낯선 느낌.


저도 모르게 홀린 동화가 멍 때리는 사이 숨기 바쁘던 그림자가 앞을 막아 서며 등장합니다.


“이렇게 얼굴을 보는 것은 처음이죠?”


항상 어둠을 둘러매 숨던 그림자를 벗은 공주는 아름다웠습니다.


황금의 양털을 빗질했는지 풍성하면서 가지런하게 금발 머리는 허리까지 내려옵니다.

호박 빛 눈은 하늘의 별을 따와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이 남을 때까지 깎아내린 보석과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왕자들과 비슷한 백옥 피부까지.

새 하얗고 윤기 나는 피부는 사람보단 인형에 가깝습니다.


신기하네요. 같은 피부인데 유난히 공주의 피부가 눈이 들어옵니다.

아마 다른 왕자들은 특유의 기세에 먹혀 피부가 먹힌 거겠죠.


공주는 아름답다는 사실 제외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마 자리에서 밀려났던 피부의 존재감이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품에 앉으며 쏙 들어올 크기의 인형 아가씨가 당찬 미소를 짓습니다.

공주의 미모에 홀려서 잠시 정신이 나가버렸나 봅니다.

그제야 꿈에서 깬 동화는 뒷걸음질 칩니다.


“잠시만요. 모처럼의 첫 등장인데 그 반응은 뭔가요. 갑자기 절 피해 도망가시려는 건 아니겠지?”


“네? 무슨.”


예리합니다.

사실 동화는 본능에 몸을 맡겨 단순히 뒷걸음질 친 것이 아닙니다.

여차할 때는 둘러보고 도망칠 노릇이었습니다.


공주에게 자칫 무례한 짓으로 보일 수 있으나 상관없었습니다.

동화라고 그저 놀고 만 있던 것이 아닙니다.

그도 그 동안 왕궁을 돌아다니면서 공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말광량이에 사고 뭉치 공주.

눈을 떼면 사고를 부르는 인형.

2왕자의 반응과 주변인들의 반응을 아이는 보고 이해했습니다.

공주가 대략 어떤 취급인지는.


동화의 예상이 맞다면 도망치는 정도는 남들도 뭐라 안 할 겁니다.

안다면 아마 공주가 공주했구나 반응에서 끝날 것이 확실했습니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요? 그런 반응을 하며 도망친 애들이 몇 명인데. 이번엔 놓치지 않습니다.”


늘 도망치던 것은 공주가 먼저였습니다.


동화는 상황을 깨닫고 옅은 한숨을 흘립니다.

그래서 여차하면 도망치려 했지만 아이의 계획은 처음부터 끝났습니다.


도주에 실패한 동화는 솔직담백하게 얘기 합니다.


“아무래도 공주님과 같이 있다 보면 귀찮은 일에 휘말릴 수 있지 않습니까.”


“말투는 정중한데 내용은 무례하네요.”


“그럼 공주님도 편하게 말씀 하시죠. 무리해서 억지로 쓰는 게 느껴져서 어색합니다. 애초에 전 2왕자께 들은 이야기를 한 것 뿐입니다.

불만은 왕자님께 대신 하세요.”


동화는 겁이 없었습니다.

공주라 해도 2왕자 얘기로 꼬투리를 잡지는 않겠죠.


무엇보다 공주에게 무례하다 할지라도 스토커는 정중히 대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동화의 마음입니다.


“힝, 너무해. 알겠어. 나도 반말이 편하니까. 근데 존댓말도 편해서.

사석에선 적당히 섞어서 적당히 편한 데로 말할게.

그 편이 제일 입맛에 맞더라고.”


“마음대로 하시죠. 어떤 방식이든 공주님이 편한 편이 저도 얘기하기 편해서.”


“그럼 다행이네요. 그보다는 확실히 그쪽 말대로 일지도.

그 오빠라면 확실히 그렇게 말하고도 남겠죠.”


2왕자라는 치트키를 꺼내자 공주는 단번에 납득합니다.

면전에 대고 서슴없이 독설을 날리니 그럴법하다 설득된 모양입니다.


왕자가 자길 팔았냐 물을 경우가 있긴 한데 문제없었습니다.

성격 상 저는 그렇게 들었다 말하면 비웃고 끝날 거란 사실은 동화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보아온 왕자 성격을 떠올리며 그는 확신합니다.


“근데 오빠가 그리 말해도 초면부터 도망치는 건 너무하지 않아? 나 아직 너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아직’ 입니까?”


동화는 공주의 말 중에서 ‘아직’이란 부분이 유난히 거슬립니다.


“그,그야 모르지. 어쩌면은 없을 수도 있고. 사람 앞일은 모르는 법이 아니겠어요?”


공주도 움찔 거리며 딴청 피웁니다.

역시 나 사고 칠 생각이 만만 이었나 봅니다.


이게 이 나라의 공주...?


동화는 내심 자신이 갖고 있던 공주의 이미지가 산산조각 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용사는 이세계에서 6가지 내기를 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용사와 공주와 거지. NEW 11시간 전 0 0 12쪽
43 태풍은 불기 전이 가장 고요하다. 26.01.22 0 0 12쪽
42 달밤의 대면. 26.01.21 0 0 12쪽
41 계획의 시작, 달밤의 대면. 26.01.20 0 0 12쪽
40 계획을 세울 사이 작은 일상. 26.01.19 0 0 12쪽
39 비밀로 새로이 맺어지는 관계들. 26.01.16 0 0 12쪽
38 뒷수습. 26.01.15 0 0 12쪽
37 의지를 뻗어 드디어 닿았다. 26.01.14 1 0 12쪽
36 산 너머 산. 26.01.13 0 0 12쪽
35 제멋대로인 용사와 첫 번째 고비. 26.01.12 0 0 12쪽
34 첫 번째 내기의 시작. 26.01.09 0 0 12쪽
33 누구든 살기 위해 변하기 마련. 26.01.08 1 0 12쪽
32 벼랑 끝에서 희망을 잡다. 26.01.07 0 0 12쪽
31 가녀린 촛불은 그럼에도 꺼지지 않는다. 26.01.06 0 0 12쪽
30 그리운 품으로 다시 돌아오다. 26.01.05 0 0 12쪽
29 의도치 않은 데이트? 26.01.02 0 0 12쪽
28 막힌 길과, 끈질긴 남자. 26.01.01 0 0 12쪽
27 공주와 도둑. 25.12.31 0 0 12쪽
26 너가 왜 거기서 나와? 25.12.30 0 0 12쪽
25 도둑 고양이. 25.12.29 0 0 12쪽
24 앞이 막힌 길과 문제 풀기 전 한 때의 휴식. 25.12.27 0 0 12쪽
23 돌고 돌아 원점으로. 25.12.25 1 0 12쪽
22 세명의 현자. 25.12.24 0 0 12쪽
21 체인지? 25.12.23 0 0 12쪽
20 용사란 어둠 속을 밝힐 등불이다. 25.12.22 1 0 12쪽
19 선물은 어른을 어린애로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25.12.19 1 0 12쪽
18 결말의 해석에 대해서.(2) 25.12.18 0 0 12쪽
17 결말의 해석에 대해서.(1) 25.12.17 0 0 12쪽
16 남자의 자존심. 25.12.16 0 0 12쪽
15 데이트의 시작.(3) 25.12.16 0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