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앙의 스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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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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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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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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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상할 수 있는 룸

DUMMY

“백휴, 오늘은 무슨 병기로 나와 겨룰 거냐?”

백휴(伯休).

그것이 나의 자였다.

형제가 있는 집안에서는 맏이부터 백, 중, 숙, 계를 붙인다.

내가 맏이라 백휴, 둘째인 하후은은 중원(仲元).

명문가라면 스무 살에 약관을 치르고 명인을 불러 자를 짓겠지만,

우리 집안은 성씨만 명문이었을 뿐 그럴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이름을 지을 때부터 자까지 함께 정했고,

나는 어릴 적부터 백휴로 불렸다.

훈련장에서 몸을 푸는 전위를 보며 병기 진열대 앞으로 걸어갔다.

내 손이 멈춘 곳은 쇠로 된 방망이였다.

현대인이 봤다면 단번에 알아볼 물건.

야구방망이.

다만 내가 만든 것은 달랐다.

백 근이 넘는 쇠덩이였다.

“또 그 무거운 걸 쓰려고?”

전위가 미간을 찌푸렸다.

“뭐, 안 될 게 있습니까.”

나는 태연히 방망이를 들고 전위 앞으로 나섰다.

“에이, 그건 재미없다니까.”

“딴소리 말고, 받으시오!”

나는 그대로 방망이를 내리쳤다.

탕!

전위가 양손의 철극으로 받아냈다.

부딪히는 순간 불꽃이 튀었다.

“에잇!”

탕!

이번엔 오른손 철극이 방망이를 막았고,

동시에 왼손 철극이 내 복부 앞까지 파고들어 와 있었다.

실전이었다면, 이미 끝이었다.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탕! 탕! 탕!

연속으로 열 번.

전위의 숨이 거칠어졌다.

나 역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됐냐? 오늘이 처음이지?”

전위가 웃으며 말했다.

“2년 동안 한 번에 열 번 넘긴 적 없었잖아.”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요.”

“술도 잘 넘어갈 것 같습니다.”

훈련장 옆 항아리에서 물을 떠 머리 위에 부었다.

“그런데 말이다.”

전위가 물었다.

“왜 2년 내내 그 쇠몽둥이만 고집하느냐?

전장에선 둔해서 쓸모도 없을 텐데.”

“다 이유가 있습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곧 기회가 올 겁니다. 형님은 그냥 믿어주십시오.”

“그래, 그러지 뭐.”

전위는 더 묻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게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돌아오니 어느덧 시간이 다 되었다.

하후은이 이미 2층 넓은 방에 술상을 차려두고 있었다.

본래 한나라 시절엔 사람마다 독상을 쓰는 것이 관습이었다.

신분과 서열을 가르는 가장 확실한 방식.

하지만 이 방만큼은 달랐다.

둥글고 큼직한 상 하나.

그 둘레에 여덟 개의 의자.

같은 상에 앉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였다.

3년.

조홍과 조인과 겸상하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잠시 후, 조인과 조홍이 영웅루에 도착했다.

그리고――

하후돈.

가문의 가주와 같은 상에 앉을 수 있을 만큼,

내가 이들과 가까워졌다는 뜻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개인적으로 이 방으로 들인 사람은 의형제인 전위 하나뿐.

하후은조차 시중만 들었을 뿐, 함께 술을 마신 적은 없었다.

손님이 모두 모이자 술판은 곧바로 시작되었다.


“백휴, 너 전령 못 받았느냐?”

술이 서너 순배쯤 돌았을 때,

하후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네? 무슨 전령을 말씀이십니까?”

“서주의 도겸이 공손찬을 도와 청주를 공격하고 있다.

주공께서도 서주로 출전해 도겸을 치실 준비를 하고 계시지.”

하후돈의 말을 듣는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잔을 쥔 손에 무심코 힘이 들어갔다.

‘이걸··· 잊고 있었구나.’


3년.

술과 도박, 그리고 장사에만 파묻혀 지내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흐름을 놓칠 뻔했다.

“글쎄요.”

나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근무를 나가지 않은 지도 꽤 오래돼서요.”

“짜식.”

조홍이 코웃음을 쳤다.


“이제는 우리랑 겸상해서 술이나 마시는 놈을

호위로 쓰기도 애매하지 않나?

뭘 시켜야 할지 모르겠네.”

조인과 술잔을 기울이던 조홍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마 이들끼리도 출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것이다.


“저는 자유로운 자리가 좋은데요.”

“자유?”

“군대에서 자유를 찾겠다는 놈은 처음 본다.”

장수들이 하나같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놈 말이야.”

조홍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늘도 고정지로 산 하나를 땄다니까.”

“그 독염산 말이지?”

조인이 손을 내저었다.

“조카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소?”


“숙부님들, 삼촌들.”

나는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 독염산, 이후에는 아주 쓸모가 있습니다.

훗날 이 자리에 계신 분들께 모두 지분을 나눠드릴 생각입니다.”

“어디다 쓰게?”

“거기다 목장이라도 지을 셈이면,

돈 더 내라는 소리는 꺼내지도 마라.”

조홍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하하, 자렴 숙부님만 참.”

하후광은 말없이 웃기만 했다.

조홍은 확실히 재물에 밝힌다.

도박판에서 그의 돈을 뜯어내는 것 말고는

이 사람을 상대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출전 상황은 어떻습니까?”

다른 사람이 물었다면 군기 탐문으로 오해받았을 말이다.

하지만 내가 묻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별거 없다.”

조인이 태연하게 말했다.


“원소가 서주 공격을 요청했고,

주공도 서주를 칠 필요가 있으니 응했을 뿐이야.

원술군도 움직일 것 같긴 한데,

도겸과 합쳐도 대수롭지 않지.”


“휴.”

조홍이 술잔을 비우며 말했다.

“서주에 계신 어르신이 걱정이군.”


어르신!

그 단어에 머릿속이 번쩍했다.

“어르신이라고요?”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신분이 낮다는 이유로,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하겠다고 장사에만 매달린 나머지

세상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너무 오래 외면하고 있었다.


“숙부님.”

나는 하후돈에게 술을 따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정당당하게 병마 오백 명 정도를 거느리고

산적 토벌이라도 맡을 수 있는 관직은 없겠습니까?”

“단독으로 병마를 통솔하려면 교위는 되어야지.”

하후돈이 단호하게 말했다.

“군공도 없는 네놈이 그런 자리를 바라다니.

그래서 내가 지난 3년 동안

얼마나 군에서 공을 세우라 말했느냐.”

“지난번 청주 황건 때도 따라가긴 했습니다만.”

나는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긴 갔지.”

하후돈이 씁쓸하게 웃었다.

“식량을 나르는 운량관 맡아서

후방에서 도박판이나 벌였잖아.”

“그건 상황이···.”

청주 황건이 연주로 쳐들어온 건 불과 1년 전의 일이었다.

결과를 알고 있던 하후광은

그때 아무런 수를 쓸 수 없었다.

당시 조조의 관직은 연주목.

세력 역시 연주에 집중되어 있었고,

휘하의 유능한 장수들 또한 모두 연주에 모여 있었다.

내가 끼어들 틈은 없었다.


결국 나는 운량관이나 맡아 시간을 떼웠을 뿐이었다.

결과는 조조의 대승.

황건적 백만 중에서 건장한 삼십만을 가려

청주병을 편성했다.

이들은 전시에는 병사로,

평시에는 농부로 돌아가

둔전민으로 활용되는 병농일치의 핵심 전력이 되었다.


“그런데 도겸은 왜 그렇게 우리에게 시비를 거는 겁니까?”

“아직도 자기가 젊은 줄 아는 거겠지.”

조홍이 코웃음을 쳤다.

“노망일 거야. 이번에 톡톡히 혼내줘야지.”

나도 그렇게만 생각했었다.

유비에게 서주를 넘겨준,

그저 병든 늙은이.

하지만 도겸의 생애를 찬찬히 떠올려 보니

그는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유주와 서량의 전장에 투입되어

굵직한 역할을 해낸 경력자.

그리고 지금은

원소와 원술의 세력 다툼 속에서

원술의 편에 선 인물이었다.


현재 조조는 여전히 원소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원소의 요청이라면 거절하기 어려운 처지였고,

그만큼 도겸과의 마찰이 잦아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연주에서 3년을 지내며 지켜본 바로는

도겸이 조조를 상대로 이득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머리로는 그렇게 계산이 섰다.


“숙부님.”

나는 잔을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가병을 키울 수는 있는지요?

가능하다면, 몇 명 정도가 적당하겠습니까?”

미소를 띠고 물었지만, 속으로는 긴장하고 있었다.

“허참.”

하후돈이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가병을 해서 뭘 하겠다는 거냐?

병사를 거느리고 싶으면 군으로 들어와라.

군공이 없어도 이백 명 정도 거느릴 수 있는 군후 자리는 내가 마련해 줄 수 있다.”

“그리고 전위.”

하후돈이 전위를 흘끗 보았다.

“힘도 좋아 보이는데, 군에 들어와 공을 세울 생각은 없느냐?”

“저는.”

전위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았다.

“백휴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벌써 가병 하나 생겼네.”

하후돈이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나 참.”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제 개인의 가병을 말한 게 아닙니다.”

나는 또렷하게 말했다.

“하후 가문의 가병입니다.

제가 번 돈으로 가문의 일부 가병을 먹여 살리겠다는 뜻입니다, 가주님.”

특히 마지막 '가주' 두 글자에 힘을 주었다.

하후돈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그런 뜻이었느냐.”

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하후 가문의 가병이라면 기존 3만 명은 유지해야 한다.

혹시라도 전투에 병력이 모자랄 경우,

우리와 같은 성씨의 자제병들도 함께 출전해야 하니 말이다.”

“그럼··· 이 정도면 어떻습니까?”

나는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였다.

“삼백 명?”

하후돈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 작은 주루로 삼백 명을 어떻게 먹여 살리겠느냐?

재울 곳도 없을 텐데.”

“왜 없습니까?”

나는 품에서 종이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조홍에게서 따낸 독염산의 땅문서였다.


“야, 이 녀석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조홍이 내 뒤통수를 툭 쳤다.

“그걸 왜 들고 다니고 있어?”

하후돈은 문서를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놈, 진짜 뭔가 해보려는 모양이구나.”

“좋다. 맘대로 해보거라.

다만 주공께서 부르시면, 어떤 일이 있어도 따라야 한다. 알겠느냐?”

“물론입니다!”


나는 벌떡 일어나 다소 어설픈 자세로 군례를 올렸다.

“이번 전투에라도 필요하다면, 목숨을 걸겠습니다!”

“이 녀석이.”

조홍이 웃으며 말했다.

“군례 하는 자세부터 틀렸는데, 무슨 전장이냐. 하하하!”

방 안에 웃음이 퍼졌다.

그들의 눈에 나는 아직 어린 조카였다.

하지만 다른 자제들에 비하면,

세상물정도 알고 고집도 있는 녀석이었다.

열여덟 살.

알 것은 다 알고,

심지어 자신들조차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길을 보는 조카.

권력에 욕심을 보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려는 하후광의 모습 또한

그들에게는 나쁘지 않게 비쳤다.

그래서였다.

내가 무언가를 원하면,

지금까지는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분명한 ‘부탁’을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작가의말

많은 선작과 추천 부탁드립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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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서주는, 끝났다 +7 26.01.14 726 26 10쪽
40 그날, 원술은 돌을 선택했다. +4 26.01.14 674 20 11쪽
39 천시를 빌린 자 +7 26.01.13 864 28 11쪽
38 돌아온 하후광, 침묵하는 유비 +5 26.01.13 751 23 10쪽
37 믿음이 사라진 서주 +7 26.01.12 833 30 11쪽
36 이성을 잃은 조조군 +6 26.01.11 910 29 10쪽
35 동방이 아닌 동방 +4 26.01.10 1,024 31 11쪽
34 "너, 혼인했느냐?" +11 26.01.09 1,189 36 11쪽
33 유비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날 +1 26.01.08 1,163 36 10쪽
32 파죽지세 +2 26.01.07 1,180 39 11쪽
31 하후광의 초상화 +2 26.01.06 1,210 39 11쪽
30 진정한 인덕이란 +3 26.01.05 1,230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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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공포의 삼총사 +3 25.12.29 1,416 37 12쪽
22 채염 +5 25.12.27 1,450 37 13쪽
21 장안 입성 +6 25.12.26 1,490 39 12쪽
20 조앙의 스승 +4 25.12.24 1,606 44 12쪽
19 미가와의 거래 +4 25.12.23 1,540 34 10쪽
18 장안 계획 +4 25.12.22 1,594 42 13쪽
17 첫 만남 +5 25.12.21 1,628 49 11쪽
16 천자의 명분으로 +4 25.12.20 1,626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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