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의 리딩방을 얻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노굴
작품등록일 :
2025.12.08 01:45
최근연재일 :
2025.12.13 17: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15
추천수 :
22
글자수 :
37,506

작성
25.12.09 17:20
조회
21
추천
4
글자
12쪽

청산이거나 대박이거나

DUMMY

“제발······.”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휴대전화 화면을 응시했다.

미국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생중계. 그의 말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의장: 인플레이션 지표는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입니다.]


차트가 미세하게 요동쳤다. 나스닥 차트가 위아래로 꼬리를 그리며 춤을 췄다.


“아직······! 제발 실수······!”


현재 내 포지션은 숏이다. 그것도 풀 레버리지를 끌어다 쓴.

즉, 떨어져야 돈을 번다.

반대로 지금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오르면?

증거금 75만 원은 순식간에 공중분해 되고 나는 강제 청산 당한다.

강제 청산이란 말은, 곧 빈털털이가 된다는 뜻.


그때였다. 차트가 갑자기 위로 솟구쳤다.


[나스닥 100: 12,080 (+0.25%)]


“어어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뭐야, 분명히 떨어진다고 했잖아. 말실수한다고!

양 다리를 덜덜 떨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평가 손익란에 시퍼런 [-520,000원]이 보였다.

벌써 증거금의 70%가 날아갔다.

마진비율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여기서 0.1%만 더 올라도 청산이다.


“역시······ 사기 프로그램이었나······ 하, 걍 하지 말걸.”


등골에 식은땀이 흘렀다.

손가락이 청산 버튼 위에서 바들바들 떨렸다.

지금이라도 손절해? 20만 원이라도 건져야 하지 않을까? 조금만 더 기다려볼까?

그렇게 불안해하고 있던 순간.


내 생각을 읽는 걸까.

돌연 [Money Copy]앱의 알림이 울렸다.


[System: 세력 휩쏘(Fake) 주의]

[예상 휩쏘 지점: 최대 (+0.35%)]


하, 주의 사항이 있으면 미리 알려줬어야지.

0.35%면 내 청산가와 딱 0.1% 차이가 나는 구간이다.

나는 입술을 깨물어 피를 냈다.


‘그래, 어차피 미친 짓 한 거 끝까지 제대로 가보자. 0.1%면 괜찮을지도 몰라. 75만 원. 그래, 한동안 좀 절약 좀 하고 그러면 되지 뭐.’


그렇게 초조해하던 순간.

화면 속 연준 의장의 입이 열렸다.


[의장: 따라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이며, 더 강력한 긴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 솟구칠 것만 같았던 시장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자들의 표정이 굳어지고, 이를 중계해 주던 실시간 너튜브 영상의 댓글창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뱉었다 따잇!!!!!!!!!!!!!!!!!!!!]

[숏ㅅㅅㅅㅅㅅㅅ]

[롱충이 다 죽는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롱치는 롱충이 없제?]

[숏 달달합니데이]

[우리 의장 행님이 시그널 줬다 안 캅니꺼]

[캬, 숏 맛있다!]

[의장 넥타이 색깔 보면 딱 모름? 오늘은 닥치고 숏이었음ㅋㅋㅋㅋㅋㅋ]

[꺼억, 한국인들 유동성 잘 먹고 갑니다!]


차트가 순식간에 아래로 내리꽂았다.

마치 절벽이 무너지는 것처럼, 조금 전까지 깐족대며 12,080까지 오르던 차트가 수직으로 낙하했다.


12,000 붕괴.

11,800 붕괴,

11,500 붕괴.


[나스닥 100: -1.5%]

[나스닥 100: -3.8%]

[나스닥 100: -5.8%]


휴대폰 속 차트는 온통 시퍼런 음봉으로 도배됐다. 전 세계 개미들과 기관들의 곡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했다.


물론 그들관 달리.

내 스마트폰 화면만은 달랐다.


[평가 손익: 4,350,000KRW(+580%)]


헛웃음이 나왔다. 75만 원이었던 돈이 눈 깜짝할 새 500만 원가량이 되어 있었다.

레버리지 100배라는 모험을 시도했는데, 그게 성공한 덕분이었다.


띠링-!


그사이, 앱에서 알림이 울렸다.


[Target Price 도달.]

[포지션 청산 추천.]


그 문구를 보자마자 난 망설이지 않고 매도 버튼을 클릭했다. 찰나라도 놓치면 큰일날 거 같아서.


딸깍-!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청산 완료]

[손익: 5,100,000KRW]


계좌에 뜬 숫자 510만 원.

불과 20분 전 눈물을 머금고 결제했던 승급 비용 300만 원, 그 본전을 회수하고도 200만 원이 더 남았다.


긴장이 풀리며 온몸에 힘이 빠졌다. 엄청난 탈력감이 느껴졌다.


“하아아아······.”


난 그대로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심장 터져 죽는 줄 알았네.”


더 했다가는 심장이 못 이겨낼 것 같았다. 75만 원으로 500만 원을 만들었으니 이 정도면 기적이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스마트폰을 본 순간, 나는 다시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


[Silver 남은 횟수: 2 / 3]

[타임 리밋: 3시간 40분] (매일 오전 9시에 초기화 됩니다.)


“횟수 제한?”


그랬다. 실버 등급이라고 무제한이 아니었다. 하루에 딱 3번 사용이 가능했다.

아까 구매할 땐 이런 제한이 있는 걸 못 봤는데.


어쨌든.

방금 나스닥을 매도하는 데 1번을 사용했으니, 이제 나에게 남은 기회는 오늘 밤 딱 2번뿐이다. 2번, 그냥 버리기엔 너무나도 아까웠다.


“이걸 날리면 병X이지.”


하루 3번뿐인 기회다. 500만 원으로 만족하고 잠을 자면 남은 2번의 기회는 허공으로 날아간다. 난 무조건 이 남은 기회를 뼈까지 싹싹 발라 먹어야 했다.


나는 곧바로 앱을 켰다.

앱을 켜자마자 떠오르는 알람.


[System: 2번째 정보를 수신합니다.]

[Target: 나스닥 100]

[속보: 과매도 구간 진입. 기술적 반등(Dead Cat Bounce) 예상.]

[Position: Long]

[타임 리밋: 30초]


지옥 같은 폭락장이 오면, 반드시 한번은 튀어오르는 구간이 있다.

남들이 공포에 질려 던질 때 주워 담아서 파는 것. 데드 캣 바운스.

앱은 그 상황이 올 거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나는 주저 없이 예수금 510만 원을 이용해 매수 포지션을 열었다.


“가자······!”


***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동안 휴대전화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몰입했다. 앱이 알려주는 정보는 소름 돋을 정도로 정확했다.


새벽 4시.

피 흘리는 것처럼 뚝뚝 떨어지던 차트가, 11,300포인트에서 돌연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빨리 떨어진 만큼 빨리 튀어오른다는 격언처럼, 지수는 11,800까지 상승했다.


“돼, 됐다!”


11.800에 도달하자,

앱은 또 한 번 알림을 줬다.


[Target Price 도달.]

[포지션 청산 추천.]


포지션을 청산하자마자 또 한 번 급격하게 캔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후. 미친.”


계좌를 본 내 손이 벌벌 떨렸다.

2,800만 원. 단 510만 원으로 딸깍 두 번 해서 하루 만에 만들어낸 돈이었다. 손끝이 저릿해졌다.

이 돈이면 빚의 절반을 갚을 수 있었다.

이제 멈출 수 없었다. 이 앱이 주는 정보가 확실하단 사실을 알았으니까. 나는 앱을 또 한 번 켰다.


[System: 3번째 정보를 수신합니다.]

[Target: 나스닥 100]

[속보: 장 마감 직전 숏 스퀴즈 발생.]

[Position: Long]

[남은 횟수: 0 / 3]

[타임 리밋: 2시간]


숏 스퀴즈를 일으킨다고?

다소 커진 액수를 투자하려니 주저함이 들긴 했지만, 나는 2,800만 원을 모조리 밀어 넣었다.

할 땐 해야지.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근데. 막상 넣고 나니.


-두근.


심장이 초조함에 두방망이질을 쳤다.


*


어느덧 아침 6시 54분.


-달달달달


내 다리가 계속 떨렸다.

돈이 크면 클수록 그 긴장과 초조는 배가 됐다.

옛날 한창 잘 살 땐 이 정도 돈은 그냥 잃어도 되는 수준의 돈이었지만,

지금 전재산이 되고 보니 엄청나게 큰돈이었다.


“왜, 횡보만 하는 거야.”


장 마감까지 6분.

장이 마감되면 다시 장이 열릴 때까지, 1시간 동안 불안에 떨며 손톱만 물어뜯고 있어야 한다.

물론 그 1시간 뒤엔 갑자기 갭상승을 일으킬 수도, 갭하락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갭하락이 발생하면······

내 2800만 원은 사라지는 거고.


불안감이 도사려서일까.

온갖 생각들이 떠올랐다.


6시 55분.


-달달달달달


6시 56분.


-달달달달달


6시 57분.


“어?”


차트가 꿈틀대더니 돌연 하늘로 솟았다.

12,000 위아래로 20~30포인트씩 찔끔거리던 차트가 미친 듯이 말아올리기 시작한 것.

공매도 세력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급하게 주식을 사들이는 숏 스퀴즈가 시작된 듯했다.

지수가 순식간에 3.6%나 급등했다.

내 수익률은 360%.

2,800만 원이 4.6배가 튀겨졌다.

원금 2,800만 원에 수익 1억 80만 원.

숫자를 보니 고양감에 찰 수밖에 없었다.


그때.


[Target Price 도달.]

[포지션 청산 추천.]


기다렸던 알람이 울렸다.

나는 곧바로 일괄 매도 버튼을 눌렀다.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7시.

장이 종료됐다.


“······후.”


밤을 새는 내내 긴장했던 탓일까.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몸은 탈진할 거 같았지만 정신은 맑다 못해 각성 상태였다.

왜냐고?


[금일 실현 손익: +100,800,000KRW]

[최종 자산: 128,800,000KRW]


새벽 동안 번 돈, 1억 2,880만 원.

어제 정한빈에게 10만 원을 받을 때만 해도 상상조차 못 했던 돈이다.

단 하룻밤. 3번의 기회. 고작 75만 원으로 다시는 닿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돈을 벌었다.


“대체 뭘까, 이 앱은.”


앱을 다시 클릭하자, 자물쇠 표시가 뜨며 접근이 제한됐다.


[오늘의 정보 열람 횟수를 초과했습니다.]


“······맺고 끊음이 확실하네.”


-띠리리링!


때맞춰 알람이 울렸다.

출근을 위해 맞춰 놓은 알람이었다.


“흠······.”


출근을 앞두니 생각이 많아진다.

하루에 단 3번. 이 제한된 기회로 더 큰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투자 회사 취업? 전업 트레이딩? 코인 너튜버?


여러 가지 방안들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돈 1억을 굴리는 것과 10억을 굴리는 건 차원이 다르다. 만약 10억을 굴릴 수 있었다면 오늘 내가 만들어낼 수익은 그 이상이었을 거다.


고민이 됐다.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적어도 이 유니폼을 벗어도 된다는 거겠지.”


퀘퀘한 옷장 속 유니폼을 보던 나는, 아껴뒀던 흰 셔츠와 양복을 걸쳤다.

이제 저 유니폼은 입지 않아도 될 것 같았으니까.


“가볼까.”


고시원 문을 열고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아, 우선 엄마 병원비랑 빚부터 갚고 가자.”


-띠링!


[병원비: -1,500,000만 원]

[대출: -50,000,000만 원]

[잔액: 77,300,000만 원]


[오전 11:00]


[병원비 입금 완료했습니다.]


[대출금이 완납되었습니다. 항상 저희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언제든 저희를 찾아주세요.

- 감와 머니 임직원 일동]


“다음은 개뿔, 두 번 다시 너네 같은 쓰레기 업체에서 돈 안 빌린다.”


후, 순간적으로 감정이 끓어올랐다.

무지막지한 이자 때문에 고생했던 게 생각나서 말이다.


“아!”


두 건을 동시에 처리하고 출발하다 탔어야 할 지하철을 놓쳤다.

하지만······


“뭐, 어때. 그만두면 되지.”


그 어느 때보다 발걸음은 가벼웠다.


***


호텔 라커룸에 도착하자.


“너 왜 늦었어, 이 새끼가 빠져 가지고. 하? 유니폼도 안 입고 왔네? 미치셨어요? 일자리 잘리고 싶으세요?”


박 대리가 넥타이를 잡고 푸는 시늉을 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마치 벼르고 있었던 것처럼.


그런 비장한 모습의 그에게, 나는 웃어 보였다.


“응.”


작가의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능의 리딩방을 얻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 공지 (17시 10분~20분) 25.12.09 3 0 -
7 7화. 뜻밖의 제안 25.12.13 6 2 13쪽
6 6화. 쏠리는 관심 25.12.12 7 3 11쪽
5 괴물, 등장! 25.12.11 12 3 11쪽
4 퇴사 후 새출발 25.12.10 18 3 12쪽
» 청산이거나 대박이거나 25.12.09 22 4 12쪽
2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1 25.12.08 24 3 12쪽
1 인생이 똥겜인 줄 알았는데. +1 25.12.08 27 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