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혼혈, 실험체에서 군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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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룡
작품등록일 :
2025.12.09 14:03
최근연재일 :
2025.12.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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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1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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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연구소의 비상경보

DUMMY

비상경보는 처음엔 멀리서

쿵쿵 울리는 심장 소리처럼 시작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연구소 전체를 뒤흔드는 굉음으로 변했다.


위이잉——! 위이잉——!


붉은 경고등이 천장을 타고 회전하며

복도를 피빛으로 물들였다.

강현은 금속판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튀는 소리까지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각성 이후 그의 감각은 이미 인간의 범위를 넘어선 상태였다.


그는 잠시 벽에 몸을 기댄 채 숨을 정리했다.

폐 깊숙이 차오르는 뜨거운 공기.

뼈 사이로 흐르는 이질적인 열기.

그 모든 것이 지금 이곳이 단순한 실험실이 아니라

‘감옥’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했다.


“W-17 탈출! C-구역 전면 봉쇄! 전 병력 투입한다!”


멀리서 경비 수인들 특유의 발걸음 소리가

우르르 몰려오는 게 들렸다.

그들은 인간과 거의 동일한 외형이었으나,

억제된 수인 혈통 때문에 남아 있는 미세한 본능의 냄새,

심장의 리듬, 근육의 떨림을 강현은 똑똑히 느꼈다.


‘세 명··· 아니, 다섯. 뒤에서도 두 명 더 온다.’


강현은 깊은 호흡을 내쉬며 몸을 낮췄다.

각성 직후의 힘은 여전히 통제하기 어렵지만,

직감만큼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었다.


그 순간, 복도 끝에서 경비 수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지해! W-17!”


말이 끝나기도 전에 총성이 터졌다.


탕! 탕탕!


그러나 강현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총구가 움직인 순간, 총열에서 뿜어나오는

미세한 열기와 공기 흔들림이 느껴졌다.

몸을 숙여 반대쪽 벽으로 튕겨나가자

총탄이 강현의 지나간 자리를 후려쳤다.


강현은 그대로 벽을 딛고 달렸다.

땅을 박차는 순간, 금속판이 움푹 들어갔다.


“뭐야, 속도가···!”


경비 수인의 외침이 들렸지만 이미 늦었다.

강현의 손끝이 스치듯 지나가며

한 경비의 총을 양쪽으로 갈라버렸다.

금속이 종잇장처럼 찢어지는 소리.

경비들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갔다.


그러나 강현은 그들에게 시간을 쓰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었다.


경보음이 정신을 짓누르는 가운데,

강현은 복도의 어둠 속으로 더 깊이 뛰어들었다.


──철컥!


갑자기 양옆의 분기문이 동시에 닫혀왔다.

바닥에서 금속판이 솟아오르며 통로를 차단했다.


《W-17 이동 경로 예측 완료. 격리 시작》


기계음이 차갑게 울렸다.


‘갇히겠어.’


강현은 순간적으로 벽면을 확인했다.

왼쪽, 오른쪽, 위쪽···

가장 약한 부분은 천장의 통풍구였다.


그는 곧장 뛰어올랐다.


쾅!


손발이 동시에 금속 덕트를 움켜잡자 덕트가 크게 찌그러졌다.

강현은 몸을 비틀며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뒤이어 아래쪽에서 격리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혔다.


통풍구는 좁고 금속 냄새가 가득했지만,

강현의 움직임을 막기엔 부족했다.

그는 네 발로 기듯 빠르게 기어갔다.

통로 끝에서 사람 목소리와 장비 소리가 들려왔다.


“적외선! 여기서 잡힌다!”


“덕트에서 움직임! 사격 준비—!”


강현은 몸을 낮추는 동시에 앞으로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금속판이 삐걱거리며 휘어졌고,

그는 한 번의 발차기로 덕트 아래를 뚫고

다른 복도로 떨어졌다.


철판 조각이 떨어지며 쾅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남겼다.


“바로 아래다!”


경비 수인 세 명이 강현을 향해 돌진해왔다.

눈동자가 약간 길게 찢어진 쥐 계열 수인들.

그들의 발톱이 공기를 가르며 강현을 겨냥했다.


강현은 뒤로 물러나며 자세를 낮췄다.


“도망 못 갈 줄 알았지.”


쥐 수인 하나가 날카롭게 웃었다.


그러나 강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심장이 강하게 뛰더니,

주변의 공기가 순식간에 느리게 느껴졌다.


그들의 어깨가 움직이는 각도,

발톱이 흔들리는 속도,

숨을 들이마시는 공기의 무게까지—


전부 보였다.


첫 번째 수인이 뛰어드는 순간, 강현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쾅!


팔꿈치가 수인의 턱을 정확히 가격했다.

눈 깜짝할 새 다른 두 명이 양쪽에서 공격했지만,

강현의 몸은 이미 그 틈을 빠져나가 있었다.


곧장 한 명의 손목을 잡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철벽이 움푹 파였다.


남은 한 명이 뒤에서 달려들다가,

강현의 발끝에 걸려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짧은 침묵.

강현의 숨소리만 들렸다.


“······이 정도로도 막히는 건가.”


강현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움직임이 ‘인간’의 그것과

너무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 체감했다.


그러나 그때였다.


복도 끝에서 굉장히 무거운 기척이 다가왔다.

앞서 상대했던 쥐 수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

온몸의 솜털이 본능적으로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강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붉은 비상등 아래,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나타났다.


붉게 빛나는 눈.

세로로 좁게 찢어진 눈매.

걸음 하나에 공기가 약하게 찌그러지는 듯한 압박.


12지신. 쥐신(子).


강현의 몸이 반응했다.

공포가 아니라, 더 원초적인 경고.

짐승의 본능이 적대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네가 그 녀석인가.”


쥐신은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어깨에서 미세한 진동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권능.

억제되어 있지만 인간보다 훨씬 높이 존재하는 힘.


“변종이라더니··· 생각보다 빠르군.”


강현은 말없이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쥐신이 손가락을 툭 튕기자,

벽에 있는 CCTV들이 동시에 꺼졌다.


쥐신은 고개를 들며 말했다.


“네 존재는 위험해. 지신석의 보호막도, 봉인 장치도···

너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하더군.”


그는 흘끗 쓰러진 쥐 수인 경비들을 보았다.

그리고 가볍게 비웃었다.


“보통 수인이라면 내 기세만으로도 움직이지 못하는데···

역시 보고서대로구나.”


강현은 다리를 단단히 굳혔다.

지금 전력으로 싸워도 이길 가능성은 희박했다.

하지만 도망칠 길은 좁고, 뒤는 막혀 있었다.


그때였다.


쩌걱—.


천장 위 통풍구가 흔들리며, 누군가 떨어져 내렸다.

검은 복장의 인물.

가면을 쓰고 있어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강현은 그를 알아봤다.


자신에게 “살고 싶으면 도망쳐” 라고 했던 인물.


그는 강현을 보자 곧바로 외쳤다.


“움직여! 지금이야!”


쥐신의 얼굴이 굳었다.


“레지스탕스···?”


요원은 대답하지 않고 강현의 팔을 잡아당겼다.

강현은 잠시 망설였지만, 쥐신의 기세가 너무 무거웠다.

본능적으로 붙잡히면 끝이라는걸 알았다.


“······알았다.”


강현은 곧장 몸을 날렸다.

두 사람은 동시에 옆 통로로 뛰어들었다.


쾅!

쿵!

폭발음이 뒤를 뒤쫓았다.


쥐신이 움직인 것이다.

그의 발소리 하나로 금속벽이 울렸다.


요원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이 위층에 탈출구가 있어. 따라와!”


강현은 그 목소리에서 거짓을 느끼지 못했다.

지금 그를 믿어야만 살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어둠 속을 미친 듯이 달렸다.

배관이 터지고,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쏟아졌다.

경보음은 점점 더 빠르게 울렸다.


뒤에서 쥐신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도망쳐 봐라! 너희 레지스탕스 따위로

그 변종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나!!”


강현의 손등의 핏줄이 검붉게 솟구쳤다.

심장이 다시, 강하게 뛰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속도를 올렸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가 ‘누구 편’인지 따질 때가 아니었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이 이상한 힘이

그를 어디로 이끌든—


오늘은 반드시 이곳에서 벗어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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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손을 놓지 않는 이유 25.12.20 2 0 8쪽
14 14화. 발을 딛는 쪽으로 25.12.17 3 0 8쪽
13 13화. 발을 딛지 못한 이유 25.12.16 6 0 8쪽
12 12화. 물 위로 떠오르는 그림자 25.12.15 5 0 7쪽
11 11화. 왕의 인자 25.12.14 5 0 7쪽
10 10화. 각성의 조짐 25.12.13 7 0 10쪽
9 9화. 흔들리는 파동 25.12.12 8 0 7쪽
8 8화. 원본과의 조우 25.12.12 5 0 10쪽
7 7화. 닫혀가는 도시 25.12.11 7 1 7쪽
6 6화. 물 위의 그림자들 25.12.11 9 1 14쪽
5 5화. 찾아오는 추적자들 25.12.10 14 1 10쪽
4 4화. 하층의 첫 밤 25.12.10 19 2 11쪽
3 3화. 레지스탕스의 첫 관심 25.12.10 22 1 11쪽
» 2화. 연구소의 비상경보 25.12.10 25 1 7쪽
1 1화. 실험체 W-17 25.12.09 3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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