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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차누화
작품등록일 :
2025.12.12 18:49
최근연재일 :
2026.01.18 21:2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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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추천수 :
25
글자수 :
129,745

작성
25.12.2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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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1화. 커피의 온도 (상).

DUMMY



“이 커피, 좀 제대로 볶아줄래요?”


복잡한 도시의 중심가에 자리한 카페.


그곳에서 로스터 '건우'와 바리스타 '나영'은 첫 만남부터 불꽃 튀는 대립으로 서로를 경계했다.


나영은 고객 만족에 모든 열정을 쏟는 바리스타였다.


그녀는 매 순간 고객의 미소를 위해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했고, 이는 카페의 명성을 쌓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편, 건우는 커피의 맛과 향에 심취한 로스터로서 커피의 품질 및 로스팅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의 커피는 커피 한 잔에 담긴 정성과 철학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인지, 둘의 열정은 늘 충돌했다.


“고객들이 당신이 볶은 커피가 너무 쓰다고 하네요.”


나영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 커피는 항상 최고 품질이야. 문제는 당신이 그걸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거겠지.”


건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갑게 맞받아쳤다.


건우보다 1년가량 먼저 카페에서 일 해왔던 나영은, 선배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은 건우의 태도에 항상 불만이 많았다.


동료 근무자들은 그런 그들 사이에서 안절부절 못했다.


"저...기, 두 분 좀 사이좋게 지내시면 안 돼요?"

"(동시에) 안 돼!"


별거 아닌 의견 차이는 곧바로 날카로운 말싸움으로 이어졌고, 매일같이 말다툼이 끊이질 않았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 때문에 일을 못 하겠잖아요!"

"그럼, 귀마개를 하고 일하던가..."

"지금 저랑 싸우자는 거죠?"


그렇게...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은 점점 깊어져 갔다.


* * *


그러던 가을의 어느 날.


매년 정기 행사였던 카페 시음회가 열리게 되었다.


단기 알바를 2명이나 더 고용해야 할 정도로 많이 바쁠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였다.


커피도 소개하고 시음도 하고 퀴즈도 맞추고 커피를 활용한 다양한 음료나 디저트 등도 준비해야 하는 등...


직원 간에 손발이 척척 맞아야 할 것이 반드시 필요했고, 그러기로 모두의 의견이 모였다.


그렇게 모두의 시선이 건우와 나영에게 쏠렸고


"아...알았어, 나영씨랑 당분간 휴전할게."

"우리가 언제 싸웠나요? 그 쪽이 일방적으로 절 괴롭혔지."

"뭐...뭐라고?"


하지만, 시음회 행사를 위해,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갈등을 멈추고 모두의 앞에서 손을 맞잡아야 했다.


"아야! 좀 살살 잡아요."

"이거야 원, 닭발처럼 깡마른 손이라 잡기도 힘드네."

"뭐...뭐라고요?"


작전 상 화해는 했지만,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태가 이어졌다.



시음회 1주 전까지만 해도, 바리스타와 로스터 간 협업 과정에서 건우와 나영은 여전히 크고 작은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음회가 가까워질수록 그들은 서로의 진심을 이해하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번 원두의 볶음 정도가 딱 좋네요.”


나영의 건우에 대한 칭찬은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 나영 씨가 추출을 잘해서 그렇겠지.”


그가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는 일도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나영은 건우가 자신의 커피에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도 그녀가 카페를 찾은 고객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렇게, 시음회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전 직원이 즐거운 회식 자리를 가지는 동안.


건우와 나영은 회식 한 구석에서 시끄러운 주변 상황을 개의치 않는 듯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영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사과했다.


“그동안, 내가 조금 까칠하게 굴었던 것 같아요. 미안해요.”

“나도 미안해. 커피의 맛에만 신경 쓰느라 당신의 노력을 간과했어.”


건우도 반성하며 진심으로 답했다.



오랜 갈등 끝에 서로를 이해한 두 사람...


업무 외의 대화도 많아지고 외부에서 같이 식사를 할 기회도 늘려갔고


그렇게, 자연스레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들의 사랑은 한강을 따라 걸으며 속삭이던 순간, 비 오는 날 청계천을 거닐며 나누던 따스한 대화 속에서 더 깊어갔다.


나영이 환한 미소로 말했다.


“당신과 원수처럼 싸웠던 시간들이 믿어지지 않아요.”

“나도 그래. 지금 당신이 옆에 있어서 너무 행복해.”


건우도 따뜻하게 화답했다.


그들은 현재 사랑하는 감정으로 그치지 않고, 둘이 한적한 곳에 작은 카페를 차려 함께하는 미래까지 꿈꾸게 되었다.


이때만 해도...


그들의 이런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 * *


그러나 그들에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건우가 과거 연인과의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 못하고 있음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예전처럼 다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건우에게는 다혜라는 전 연인이 있었는데, 그는 그녀와의 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혜는 건우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여전히 그의 곁에 맴돌며 연락하고 지금도 가끔씩 카페로 건우를 찾아오고 있었다.


“건우씨, 난 아직 당신을 놓지 않았어.”

“이러지마. 난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이러면 너만 힘들어질 뿐이야.”


나영은 이런 다혜의 존재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건우에게 악감정만 있을 때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와 연인이 되고 난 이후로는, 다혜의 존재가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편했다.


게다가, 이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건우에게까지 불만이 쌓이고 있었다.


나영은 배신감에 찬 목소리로 화냈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왜? 아직까지 그녀에게 미련이 남은 거야?”

“당신이 상처받을까 봐 그랬을 뿐이야. 나영아, 넌 나를 믿어야 해.”


건우는 자신을 향한 믿음을 갈구했지만, 나영의 의심 어린 눈빛은 변하지 않았다.


건우가 현재 사랑하는 사람은 나영이 분명했지만, 곁을 맴돌고 있는 다혜를 매몰차게 밀어낼 정도로 차갑지는 못했다.


"건우씨는 나에게 미련이 있는 게 분명해!"


다혜 역시, 그런 건우의 태도에서 그가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더욱더 그들의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려 애쓰고 있는 중이었다.


다혜는 건우가 없는 시간대에 카페를 찾아와 나영에게 말했다


“그는 아직도 나를 못 잊고 있어요. 난 그걸 알기 때문에 그를 포기할 수 없어요.”

“두 사람의 관계는 둘이 알아서 해요. 나를 자꾸 거기에 끼워 넣지 말아요!”


나영은 그녀에게 화가 나서 휙 돌아설 뿐이었다.



믿음이 깨진 건우와 나영은, 연인이 되기 전의 때처럼 날 선 대립 속으로 자꾸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점차 서로에게 고통으로 변해 갔다.


나영은 슬퍼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난 이제 건우씨를 믿을 수가 없어요···”

"사랑한다면 날 믿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자꾸 마음이 흔들리는 거야.”


건우도 나영에게 더 이상 미안한 마음보다 원망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그렇게...


결국, 그들의 사랑은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더 이상 서로의 곁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건우가 카페를 떠나기로 했고, 나영은 그런 그를 붙잡지 않았다.


그가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할 지에 대해, 나영은 묻지 않았고 건우도 얘기하지 않았다.


나영은 그래도 미련이 남았는지, 그에게 마지막으로 고백했다.


“우리가 만났던 초반엔, 나는 당신을 정말로 미워했었지만, 이제는 당신을 그리워할 것 같아요.”

“나도 그래. 하지만 이제 우리는 각자의 길을 가야 해.”


건우는 그동안 많이 괴로웠는지, 눈물을 참으며 대답했다.


그들의 사랑은 짧고 강렬했던 것만큼, 결국 불신과 오해 속에서 빠르고 차갑게 끝을 맞았다.


남겨진 것은 서로를 그리워하는 아련한 기억과 가슴에 남은 깊은 상처뿐이었다.


한때, 커피 향으로 가득했던 그들의 카페 공간은...


이제 추억만을 남긴 채 조용히 그를 떠나보냈고, 그녀는 쓸쓸히 남았다.


* * *


나영도 1년이 더 지나기 전에, 그와의 추억이 가득했던 그 카페를 떠났다.


건우와 나영은 헤어진 이후, 한번도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


그녀는 한동안 많이 힘들어 했었지만, 다시 기운을 차리고 바리스타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진한 커피 향과 맛이 느껴질 때면, 나영은 건우와의 추억이 떠올라 계속 그 장소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어져 그만두게 된 것이었다.


그와 헤어진 이후로도 가끔씩 찾아온 다혜 때문에 카페를 그만둔 이유도 있었다.


"혹시... 건우 오빠한테 연락 없었어요? 설마, 죽기라도 한 건 아니겠죠?"

"몰라요... 가세요..."


건우가 나영과 헤어지고 연락을 끊은 이후로, 그는 다혜와도 연락을 끊었다.


그래서 그녀는 건우를 찾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영을 찾아온 것이었다.


다혜를 보는 것은 괴로웠지만, 건우가 그녀와도 연락을 끊었다는 사실은 나영에게 그다지 나쁘지 않은 기분을 들게 했었다.


* * *


그로부터 5년이 지난 뒤...


나영은 카페 바리스타를 그만두고, 커피제조 회사에 취직하여 일하고 있었다.


회사 이름은 ‘남북’


설립자가 라이벌 커피 회사 '동서'를 따라잡겠다는 강한 의지로 지어진 이름이었다.


그녀의 업무는 바리스타로서 직접 고객을 응대하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커피를 사랑하고 가까이하면서 일할 수 있는 이 직장에, 나영은 자부심을 느끼고 행복하게 일하는 중이었다.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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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백실의 연인 (하). 26.01.18 2 1 14쪽
24 24화. 백실의 연인 (중). 26.01.17 2 1 17쪽
23 23화. 백실의 연인 (상). 26.01.16 2 1 17쪽
22 22화. 타인의 친절 (하). 26.01.15 2 1 13쪽
21 21화. 타인의 친절 (상). 26.01.14 2 1 13쪽
20 20화. 호구의 탐정 (하). 26.01.13 2 1 14쪽
19 19화. 호구의 탐정 (상). 26.01.12 2 1 13쪽
18 18화. 고궁의 외인 (하). 26.01.11 2 1 12쪽
17 17화. 고궁의 외인 (상). 26.01.10 2 1 14쪽
16 16화. 우산의 용도 (하). 26.01.09 2 1 10쪽
15 15화. 우산의 용도 (상). 26.01.08 2 1 10쪽
14 14화. 연상의 진실 (하). 26.01.07 2 1 10쪽
13 13화. 연상의 진실 (상). 26.01.06 2 1 10쪽
12 12화. 인연의 남녀 (하). 26.01.05 2 1 10쪽
11 11화. 인연의 남녀 (상). 26.01.04 2 1 10쪽
10 10화. 재회의 사제 (하). 26.01.03 2 1 10쪽
9 09화. 재회의 사제 (상). 26.01.02 2 1 10쪽
8 08화. 흑백의 남녀 (하). 26.01.01 3 1 10쪽
7 07화. 흑백의 남녀 (상). 25.12.31 4 1 10쪽
6 06화. 진실의 맹세 (하). 25.12.30 2 1 10쪽
5 05화. 진실의 맹세 (상). 25.12.29 5 1 10쪽
4 04화. 폐가의 비밀 (하). 25.12.28 8 1 10쪽
3 03화. 폐가의 비밀 (상). 25.12.27 8 1 10쪽
2 02화. 커피의 온도 (하). 25.12.26 11 1 10쪽
» 01화. 커피의 온도 (상). 25.12.25 2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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