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용사에게 찍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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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하마2
작품등록일 :
2025.12.28 22:53
최근연재일 :
2026.03.1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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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2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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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요새의 불청객과 낙제 성녀

DUMMY

이프의 뒤에서 나타난 건 또 다른 추종자였다.

도망치면서 끌고 온 건지, 아니면 애초에 숨어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하나, 둘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힘이 부쳐 보이는 군.”

“웃기 지마! 혼자서도 가능했거든!”

“좋아. 일단 죽여놓고 이야기를 들어보지.”


“죽으면 말을 못하거든.”

둘의 대화를 그대로 받아치며 검을 휘두른다.


첫 번째 놈이 앞으로 들어왔다.

세 갈래로 벌어진 검 끝이 허공을 긁는다.


사각.

공간이 갈린다.

검을 세워 막지 않는다.

저걸 맞받아치는 순간, 검이 아니라 내가 찢길 것이었다.

몸을 비틀어 들어가며, 반 박자 빠르게 손목을 벤다.


치익-

피가 얇게 튄다.


“큭!”

놈이 비틀거리는 찰나, 뒤에서 기척이 오른다.

두 번째.

등 뒤의 공기가 눌린다.


“이프 이쪽으로!”

“네?”

어리둥절 하는 이프의 팔을 잡아당겨 넘어뜨린다.

콰직!

순간, 이프의 목이 있던 공간이 찢어지며 벽이 터져 나간다.

“히익!”

이프도 문제였다. 차라리 도망을 갔으면 편할 만했지만, 이래서는 짐짝과 다름이 없었다. 전투적으로 도움이 되면 모를까 사실상 무방비에 가까웠고 말이다.

“차라리 도망을 가지 그랬냐?”

“그, 그게···!”

이프가 뭐라 변명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사건은 이미 벌어진 상황.


이번엔 두 명이 동시에 달려든다.

고속연산을 돌렸다.

머릿속이 열리며, 사고가 현실을 앞서기 시작한다.


시작은 첫번째 놈이었다.

“차원마검님을 모욕한 죄로 찢어 죽이겠다!”

“모욕이 아니라 사실인데 말이지.”

이번엔 자세를 낮춘 채 휘두르고 있었다.


서걱—!

조금만 늦어도 하반신이 세 조각으로 갈릴 공격이었다.

그대로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해내며 적을 찌른다.


푹!

들어갔다.

그런데도 쓰러지지 않는다.

심장을 노렸지만, 불완전한 자세라 정확하지 못한 것 같았다.

게다가 영혼을 팔아 힘을 빌려오는 놈들 답게 살아있는 게 아니라, 남아있는 쪽에 가까운 질긴 놈들이었다.


뒤쪽.

두 명 모두 상단을 노리고 들어온다.

하단에 이은 상단. 합이 맞진 않지만 나름 합격 기였다.


두 번째 놈이 기괴한 자세로 손을 뻗었다.

공간이 접히며, 내 등 뒤를 잡아뜯으려 한다.

공중에서 최대한 더 몸을 비틀었지만


팟!

옷과 함께 등줄기에서 피가 흐른다.

깊었다면 척추가 뽑혀져 나갈 공격이었다.


“레인님!”


피해서는 답이 없는 싸움이었다. 어떻게 든 쓰러뜨려야 했다.

[한계]를 쓰면 확실하게 한 놈은 쓰러뜨릴 수 있지만. 적은 둘. 배제해야 했다.

‘···최악이네.’


첫 번째 놈이 웃는다.

“천천히 이야기를 들려주면, 고통은 덜하게 죽여주지.”

“아니면 동료의 목숨 정도는 살려줄 수 있다.”

“동료 아니라니까.”

“동료 아니었나요?”

이프가 울먹인다.

조금 머리가 아프다.


“협상은 결렬이군. 여자는 죽이고, 네놈만 남기고 이야기를 좀 들어보지.”

“그것도 어려운데 말이야.”

“그 여자를 지킬 생각인가?”

“그래.”

나는 검 끝을 돌렸다.

“이번엔 좀 다르게 살아볼 생각이거든. 기억 못하는 내가 좀 나쁘게 살았더라 구.”


상대는 말을 받지 않은 채, 달려든다.


앞에서 공간이 갈리고,

뒤에서 공간이 접힌다.


합격기의 수준이 떨어졌지만, 몇 번 겪더니 그 사이 올라간 모양이었다.


고속연산이 돌아간다.

한적한 빈민가 버려진 건물의 골목.

빛조차 밝지 않아 시야조차 어두운 상황.

앞과 뒤에서 들어오는 공격.


이프를 발로 밀쳐내며 그대로 옆 벽을 등진다.

카칵!

상대방은 서로에게 공격을 퍼 부은 형상이었지만, 아무런 타격 없이 다시 달려들었다. 이프는 벽을 대고 주저 앉은 채 그런 나를 바라본다.


막다른 곳,

가로로 길게 그어지는 공격에 이어 바닥이 출렁이며 기괴한 손이 뻗어 나오려 한다.


막을 수 없다.

피할 공간이 없다.

뛰어도 아래에서 튀어나오는 공격에

옆으로도 어려웠다.


찢긴다.

높게 뛰며 내리 찍는다면, 발 정도 희생하고 죽일 수도 있을 것이었다.

결정을 내리려 한다.


“레인님!”

이프가 비명을 질렀다.


“뒤!!!”

뒤는 벽? 하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을 밀친다.

사각—!

아까 내가 서 있던 자리의 공기가, 그대로 사라졌다.

피부가 얼얼했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잘려 나갔다.

뒤쪽은 벽이 아니었다.

가볍게 대놓은 나무 판이었다.


“뭐야···”

첫 번째 놈이 미친 듯이 웃었다.

“운이 좋군!”

“아니.”

나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운이 아니야.”


원래 벽이었던 것이 바뀐 것일까? 그럴 리 없다. 존재하는 현상을 바꾸는 능력은 들어 본적이 없다. 이 곳을 왔을 리는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들자 반대편으로 시선이 간다.


이프의 눈이 떨리고 있었다.

동공이 흔들린다.


진실의 눈은 아니었다.

예지라기엔 너무나도 짧은 신기.

[순간예측]

이었다.


이프가 다시 소리쳤다.

“뒤··· 뒤요! 뒤에···!”

앞으로 몸을 날린다.


콰직!

공간이 내 허리 뒤를 스쳤다.

옷이 갈라지고, 살점이 얇게 찢겼다.


통증이 번졌다.

하지만 움직임에는 무리가 없었다.


“너.”

나는 이프를 보지 않고 말했다.

“보이는 대로 말해.”

“네, 네!”

이프의 목소리가 울었다.

도망치던 이프가, 지금은 울면서도 눈을 감지 않는다. 또렷하게 응시한다.

“왼쪽!”

왼쪽으로 반 박자.

“아래!”

무릎을 접었다 피며 그대로 뛰어오른다.

너무 정확해서 소름이 돋는다.

‘처음 발동된 능력을 이정도로 다룰 수 있는가?’

성녀의 이능이 이정도라면, 왜 성국은··· 생각이 멀리까지 가는 것을 차단한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첫 번째 놈이 성질을 냈다.

“여자부터 죽여!”

“나쁘지 않은 판단인데.”

나는 웃었다.


첫번째 놈이 나를 가로 막으며 달려든다. 동시에 두 번째 놈이 방향을 바꿔 이프에게 달려든다.


공간이 이프의 목에 닿기 직전.

이프가 소리쳤다.

“지금! 지금이에요!”

나는 그 말에 맞춰 앞으로 달린다. 눈 앞으로는 세 갈래로 갈린 차원이 보이지만 슬라이딩의 자세로 낮추며 피해낸다.

동시에 검을 찔러낸다.


푹!

이프에게 뻗던 두번째 놈의 목이 관통되며 피가 솟구친다.


커다랗게 떠진 눈에서 당황이 느껴졌다.

멈추지 않고, 그대로 몸을 회전하여 첫번째 놈을 향해 달려든다.


“이 어리석은 인간놈이!!”

이번엔 세 갈래의 검이 주변으로 마구 휘둘러지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공간을 베어 냄과 섞이며 접근이 어려워 진다.

회피하며 기회를 보는 찰나


“지금 찔러요!”

피해내는 중간 이프의 외침이 들린다.

“깊게요!!”

“그런 건 내가 잘하지.”

수많은 검격 안으로 발을 들이밀며 검을 밀어 넣는다.

공간을 메운 매서운 공격 속에서 나의 검은 모든 공격과 맞닿지 않으며 그대로 밀어 들어갔다.

푹!

첫 번째 놈의 가슴이 꿰뚫렸다.

허망하다는 표정을 보며 쓰러진다.


공간이 멎었다.

사각사각—

찢기던 소리가, 마치 숨이 끊기듯 꺼져간다.

나는 검을 천천히 뽑았다.

두 구의 몸이, 늦게 쓰러졌다.

쿵.

쿵.

숨소리만 남았다.


이프가 그제야 무너졌다.

“하··· 하아···”

뭔가 반동이 왔는지, 이프의 눈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천천히 다가가 이프의 손을 움켜쥔다.

손끝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이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응.”

나는 피 묻은 검을 털었다.

“제가.. 했어요.”

“잘했어.”

“이 반대편에 애들이 있어서 돌아온건데. 그냥 레인님이 죽지 않기를 바랬을 뿐인데. 그래서..그래서···”

이프가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했으면.”

나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난 지금 죽어있겠지.”

이프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살짝 미소짓는다.


“그런데. 계속 죽을 때 머리색이 변했거든요. 눈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요?”

이프가 가만히 고개를 갸웃한다.

“분명 붉은 머리에서 까만색으로.”

이능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죽을 때마다 변장이 풀리는 것 같았다.

“눈에 피가 들어가서 헛것이 보였나 보지. 그리고 이상한 소리 할 타이밍 아니잖아.”

“죄송해요···저 근데 너무 졸려요.”

이프가 눈을 감는다. 그리고는 곧바로 새근새근 잠이 들어버렸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뱉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좀 확인해 보기로 한다. 일어나 등을 돌린다.


그때였다.

바닥에 쓰러진 두 번째 추종자가, 마지막으로 손을 뻗었다.

목이 뚫렸는데도 살아있었다.

놈이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성···녀···죽어라.”

반응하지만 살짝 늦었다. 약간의 방심이 부른 참극이었다.

공간이 갈라지며 이프의 머리위로 커다란 손이 나오려는 순간.

그보다 빠른 칼날이 있었다.


서걱-

추종자의 목이 떨어졌다.

피가 한 번 튀고

몸이 멈췄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곳엔 한 사내가 있었다.


백색의 정복 위로 보이는 망토.

모자로 눌러써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창백하고 무표정했다.

칼 역시 순백으로 빛나고 있었다.

방금 피를 보았음에도 검 날은 깨끗했다.


“늦었네.”

내가 말하자 가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었군요.”

“뭐 대충은.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 성국이 바보도 아니고. 무능력자에게 이렇게 어려운 일을 맡기진 않을 거니까.”

“성녀 후보가 각성할 수 있는 상황인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가드는 피 묻은 칼끝을 털었다.

그리고는, 마치 무슨 인사라도 하듯 가볍게 말했다.

그리고는 선심이라도 쓰듯 붕대를 건내 주었다.


“좋네. 만약 임무 중 죽었다면 어떻게 처리할 셈이었지?”

“그것은 신의 뜻이겠지요.”

“하아. 여전히 답답한 곳이네.”

고개를 저으며, 붕대를 입으로 치익- 찢어 상처를 감싼다.


“제 손으로 성녀 후보를 죽이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정말로 도망갔으면 죽였을까?”

“글세요. 발생하지 않은 일이니까요.”

“좋아. 그쪽의 사정도 있으니까. 그럼 이제 이프는 성녀 후보에서 좀 포지션이 바뀌는 건가?”

“일시적인 능력인지 발휘하는 능력인지는 봐야겠지요. 다만 수도원으로 보내지는 않을 겁니다. 귀중한 자원이니까요.”

“쩝.”


가드는 잠든 이프를 보지 않고 나를 봤다.

“당신도요.”

“···뭐?”

“나쁘지 않았습니다. 허명이라 생각했는데, 소문이 거짓은 아니었군요.”

그의 말투는 칭찬도 아니고, 감사도 아닌 그냥 평가였다.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가드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던졌다.

“칼텍으로 복귀하시죠.”

“왜.”

“보고가 필요합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터벅터벅

이프를 엎고 성으로 복귀한다.

가드 녀석이 알게 뭐임? 나는 모름? 의 느낌으로 혼자 가버리는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부상자는 난데. 진짜 너무한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프가 그리 무겁지 않다는 것.


돌아오는 길.

붉은 하늘 끝 성벽 위쪽에서

아까와 같은 얇은 금이, 잠깐 반짝이는 게 보였다.


칼텍 안쪽에서 공간이 찢기기 시작했다.

학원요새 섬멸의 전조.

그리고 그것은 레인의 기억보다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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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은방울이 울리는 잔향 26.02.01 0 0 11쪽
7 은방울이 울리는 잔향 26.01.31 0 0 11쪽
6 은방울이 울리는 잔향 26.01.30 0 0 11쪽
» 학원 요새의 불청객과 낙제 성녀 26.01.25 14 0 11쪽
4 학원 요새의 불청객과 낙제 성녀 26.01.19 10 0 11쪽
3 학원 요새의 불청객과 낙제 성녀 26.01.11 13 0 11쪽
2 뒤틀린 운명의 계승자 26.01.04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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