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에 편의점이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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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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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수한은 그 자리에 멈춰서 잠시 가만히 있었다.

각성이라는 갑작스러운 행운에 심경이 복잡했다.

그런 그의 앞에 무언가가 천천히 떨어졌다.

반사적으로 이를 잡았다.


[점주 – 김수한]


검은색 편의점 조끼와 명찰이었다.

그가 이를 쥐자, 메시지가 갱신됐다.


[기본적인 의류 지급 완료.]

[해당 의류와 명찰을 착용하신 뒤, 운영을 진행해주십시오.]

[편의점 임대 월세는 매월 1일에 자동으로 지불 됩니다.]


“월세···?”


수한은 미간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그는 월세 부분을 확인했다.


[월세 : 100G]

[현재 보유 금액 : 1,000G]


수한의 숨이 턱 막혔다.

지금 가진 돈의 10%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이래서 메시지로 운영하라고 알려준 건가.’


그에겐 절대로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데 이게 매달 빠져나간다니.

벌써 머리가 아팠으나, 수한은 빠르게 털어냈다.

그가 능력을 각성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


게다가 편의점도 할 일이 꽤 있었다.

유통기한 관리, 재고 관리, 발주, 청소, 행사 태그 교체, 가격표 교체 등.

이외에도 생각보다 자잘한 업무와 관리에 품이 많이 들었다.


‘우선 확인해볼까.’


수한은 업무를 위해 시스템을 띄웠다.

시스템을 보는 건 간단했다.

그가 열람한다는 생각을 하면 즉각 반응했다.


《편의점 관리목록》

―시설관리

―발주


시설관리와 발주.

편의점 시스템은 생각보다 훨씬 직관적이었다.

수한은 먼저 시설관리를 눌렀다.


즈우웅.

허공에 홀로그램이 떠오르며, 편의점 내부가 그대로 형성됐다.

그 밑에는 여러 가지 목록이 주르륵 나열되었다.


〈시설목록〉

―화장실 (50G)

―진열대 (30G)

―취식용 테이블 (10G)

―테이블 의자 (5G)

·········(펼치기)

―창고 업그레이드 (500G)

―내부확장 1단계 (1,000G)


“흐음.”


수한은 침음했다.

실제 편의점에 있을법한 물건들이 가득했다.

반면, 이미지는 도드 그래픽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무슨 게임 같네.’


편의점 운영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목록에 있던 것 중, 시험 삼아서 하나 설치해보기로 했다.


[‘화장실’을 설치하시겠습니까?]


그가 선택한 건 화장실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내게 필요하면서도, 설치가 됐을 때 낭비가 없어.’


화장실은 수한에게 필수적인 시설이었다.

이게 해결된다면 용변은 물론, 청결도 챙길 수 있었다.


[설치하실 위치를 선택해주십시오.]


홀로그램에 격자무늬로 나눠진 편의점에 4칸짜리 화장실이 겹쳐진다.

설치할 수 없는 부분은 빨갛게 뜨는 것까지 게임과 같았다.

수한은 적당한 벽면에 화장실을 배치한 뒤 완료했다.

그 순간.


츠츠츳.

“···!”


벽면에 어린 푸르스름한 형상을 본 수한이 움찔했다.

그가 화장실을 배치한 벽면에 홀로그램이 형성됐다.


[설치 완료까지 10초.]

[10, 9, 8······.]


그리고 정확히 10초 후.


[‘화장실’의 설치가 완료되었습니다.]

[50G가 소모됩니다.]

[현재 보유 금액 : 950G]


홀로그램이 걷히며 멀쩡한 화장실 문이 나타났다.

그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내부는 상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장실이었다.

소변기 몇 대와 칸막이로 분리된 변기, 세면대까지.

심지어 세면대에선 냉수와 온수도 잘 나왔다.


‘성공이다. 진짜 화장실이야.’


화장실 설치에 성공하자, 수한의 시선은 자연스레 다음 항목으로 향했다.


―발주


발주.

편의점에서 부족한 재고의 물건을 주문하는 것.

수한은 망설임 없이 이를 눌렀다.


〈발주 목록〉

―참치마요 삼각김밥 (1G)

―햄 에그 샌드위치 (1G)

―초코에용 우유 (1G)

―코카칩 오리지널 (1G)

―검은색 반바지 (10G)

―에키아 보습 로션 (5G)

······


시설관리와 마찬가지로, 목록이 적힌 메시지가 주욱 늘어났다.

수한의 눈이 번뜩였다.

각종 편의점 먹거리는 물론.

기초 화장품이나, 간단한 무지 티셔츠 등이 목록에 있었다.


‘원래 편의점 발주 목록이 이런가?’


수한은 사실 발주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점장 제안을 여러 번 받긴 했지만, 딱 알바생으로만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냥 원하는 품목을 담고 발주하면 되겠지?’


그는 시험 삼아서 몇 가지를 골랐다.


―딸기 생크림 샌드위치 (2G)

―하얀색 티셔츠 (10G)

―검은색 반바지 (10G)


[총합 : 22G]

[해당 상품들을 발주하시겠습니까?]


“예.”


어차피 기초 운영자금으로 받은 돈은 충분했다.

수한은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발주했다.


[발주가 완료되었습니다.]

[22G가 소모됩니다.]

[현재 보유 금액 : 928G]

[3초 후 배송이 완료됩니다.]


[3]

[2]

[1]

[배송 완료.]


툭.

놀랍게도 메시지가 뜬 뒤 3초 후, 물건이 수한의 앞에 떨어졌다.

그가 주문한 물건들이 그대로였다.


“허···.”


수한은 이를 주우며 감탄했다.

아무래도 이 편의점 능력은 그의 생각보다 훨씬 유용한 듯했다.

그때였다.


띠링!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이라고?’


경쾌한 시스템의 알림 소리가 수한의 집중을 끌어당겼다.

뜬금없는 메시지에 수한이 의문을 가진 것도 잠시.


[업적 : 훌륭한 점주로서의 한 걸음!]

[달성조건 : 첫 시설 설치 및 발주 완료.]


[업적 달성 보상이 지급됩니다.]


[100G가 지급됩니다.]

[스탯 분배 포인트가 3개 지급됩니다.]

[‘소음차단’ 기능이 해금됩니다.]

[편의점 내부의 소음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메시지를 확인한 그의 눈이 살짝 커졌다.

보상으로 주어진 것들이 무척이나 좋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은 건 소음차단이다.


편의점에서 지내면 어쩔 수 없이 소리가 나오게 되어있다.

그래서 내심 괴물에게 들키진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수한은 마치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이것만 있다면 편의점에서 생활하더라도 더 안심할 수 있겠어.’


그 사실 하나만으로 긴장이 탁 놓이는 느낌이었다.거기에 스탯 분배 포인트까지.


‘이건 아마 상태창에서 봤던 그 스테이터스를 올리는 거겠지.’


꾸욱.

수한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게임을 연상시키는 시스템과 상태창, 스탯, 거기에 능력···.

그럼에도 그는 불안함 대신 안도감을 느꼈다.

아포칼립스 이후 처음으로 느껴보는 희망이었다.


‘···일단 씻자. 빨래도 하고.’


수한은 움직였다.

밖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 * *


수한은 씻고 나온 뒤, 다시 저녁을 먹고 창고에서 잠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새벽이었다.


웅웅웅.

근처에 있는 음료 냉장고 소리가 들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편의점에 있는 온갖 전자기기.

냉동고와 냉장코너, 각종 난방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소리가 우렁찼다.

그가 그리워했던 소음이기도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그는 불을 켜고 창고 문을 열어 밖을 보았다.

편의점 바깥은 푸르스름했다. 이른 새벽이었다.

막 해가 지던 초저녁에 잠들었으니, 최소 10시간 넘게 잠들어있던 것.

아포칼립스가 터진 후 이런 건 처음이었다.

불안감에 언제나 선잠을 잤으니 말이다.


‘확실히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이 생기니 다르구나.’


푹 자서 그런지 상태가 좋았다.

수한은 몸을 일으켜 컵라면과 도시락으로 배를 채웠다.

뜨끈한 음식을 먹고 있자니, 골목으로 괴물이 지나갔다.

그렇다고 수한이 음식을 먹는 소리를 줄이진 않았다.


후루룩.

면 치기를 하며 소세지 한 입.

평소라면 즉각 괴물이 반응했을 소음임에도 놈은 잠잠했다.


“후, 소음차단이 좋긴 좋네.”


덕분에 그는 편의점에서 편히 쉴 수 있었다.

배를 채운 수한은 테이블 의자에 등을 기댔다.

정말 오랜만에 맞이하는 평화로움이었다.

배고픔도, 추위도, 식량 걱정도 없는 여유.

부족했던 수면과 굶주림을 해결하자, 굳었던 머리가 돌아갔다.


“창문에 신문지라도 구해서 좀 붙여놓을까.”


어제 수한은 최소한의 능력을 확인한 후, 씻고 바로 잠들었다.

그래서 그런가.

훤히 뚫려있는 편의점의 유리창이 좀 불편했다.

수한은 곧장 시설관리에 들어갔다.


[‘블라인드 커튼’ 4개의 설치가 완료되었습니다.]

[20G가 소모됩니다.]

[현재 보유 금액 : 908G]


차라라락!

홀로그램과 동시에 커튼이 유리벽을 완전히 가렸다.


“음, 신문지보다 훨씬 낫네.”


수한은 문까지 막아둘까 했지만, 그냥 놔두기로 했다.

바깥을 볼 최소한의 통로는 두는 편이 나았다.

그는 일어나 어제 먹고 남겨둔 쓰레기들을 모아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슈욱.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들어가자마자 사라졌다.

수한에게는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쓰레기를 어떻게 버릴지 궁리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는 자리를 치운 뒤 유니폼과 명찰을 착용했다.


‘그래도 시스템이 준 거니까 입어볼까.’


마침 수한의 몸에도 딱 맞았다.

생각보다 편한 착용감과 따뜻함에 감탄할 무렵.


촤라라락!

그가 쳐놓은 블라인드 커튼이 위로 쭈욱 걷혀 올라갔다.


“뭐야.”


수한이 살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가 누르지 않았음에도 꺼놨던 불까지 탁탁 켜지며 사방이 밝아졌다.

그리고.


[편의점을 오픈합니다.]

[첫 영업을 개시되었습니다.]


수한도 몰랐던 편의점의 첫 오픈이 다가왔다.


* * *


보통 점포의 첫 오픈 일은 꽤 기념비적이다.

그러나 수한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시스템에 ‘편의점 운영’ 탭이 추가됩니다.]


첫 오픈과 동시에 추가된 새로운 탭.

수한은 시스템을 소환했다.


《편의점 운영》

《편의점 관리목록》


전과 달리 두 가지 탭이 나란히 떠올랐다.


‘관리목록은 어제 확인했던 거랑 완전히 똑같고.’


수한은 이번에는 운영 쪽을 눌렀다.


《편의점 운영》

―편의점 홍보

―물품 재고 현황

―물품 가격 수정

―행사 상품목록 관리

―행사 태그 작성 및 수정

―월 매출표


몇 가지를 제외하면 평범한 편의점 운영과 비슷하다.


‘편하네.’


하나하나 확인한 수한은 예상보다 만족스러웠다.

이 탭에 있는 것들로 편의점의 전반적인 관리가 모두 가능했다.

진열된 물건의 가격을 수정하면, 매장 내에서도 즉시 적용되었다.

바로 이렇게.


[‘참치마요 삼각김밥’의 가격을 2G로 수정합니다.]


츠츳.

홀로그램이 가격표 위에 덧씌워져 숫자가 바뀌는 형식이었다.

재고 현황도 관리탭의 발주 목록과 함께 띄울 수 있어 보기 편했고.

무엇보다 행사 상품을 직접 정할 수도 있었다.


[선택하신 행사 종류 : 할인]

[‘킹라면’과 ‘삼각김밥’ 종류를 ‘할인’ 종류의 행사 상품으로 지정하시겠습니까?]


꽤 신기한 경험이었다.

보통 행사는 본사의 지원이나 이벤트, 콜라보 등으로 결정되니까.

마치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이곳에 다 몰아넣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수한의 이목을 제일 많이 끄는 건 따로 있었다.


―편의점 홍보


“이건 대체 뭐지?”


아무리 봐도 좀처럼 감이 잡히질 않았다.

수한은 직접 확인하기 위해 결국 이를 눌렀다.


[편의점을 홍보하시겠습니까?]

[홍보 기간 : 일주일]

[비용 : 100G]


[주변에 위치한 생존자들에게 해당 편의점이 홍보됩니다.]


“뭐야 이게.”


수한은 미간을 찡그렸다.

가격도 더럽게 비쌀뿐더러, 설명도 모호했다.

그러나 반대로 마음이 쓰이기도 했다.


‘홍보하는 편이 맞으려나.’


주변은 괴물로 인해 위험한 상황.

이를 뚫고 수한이 운영하는 편의점에 올 확률은 지극히 낮다.

그렇다면 100골드를 투자하는 한이 있더라도, 여길 홍보하는 편이 나을 터.


결정했다.

수한은 입술을 꽉 깨물며 홍보 확인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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