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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mas48
작품등록일 :
2026.01.04 17:19
최근연재일 :
2026.01.23 19:57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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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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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14

작성
26.01.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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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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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눈을 뜨자, 주변이 새까맣고, 조용했다.


'여긴 어디지? 내가 왜 이런 곳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주변을 더듬더듬 거리면서 조심스레 앞으로 나아갔다.


'······.'


한참 동안을 앞을 향해 나아갔지만,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끝없는 어둠··· 그리고 고요함··· 그것만이 내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나는 지쳐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 건지도···.


'······.'


갑자기 주변에서 종소리 같은 게 들리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종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한 걸음, 두 걸음 천천히 나아갔다.


'······.'


종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런 지 얼마 안 돼, 저 너머로 작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뭐지? 웬 빛이··· 혹시 통로인가?'


나는 그런 기대감과 함께 망설임 없이 그곳을 향해 나아갔다.


'······.'


빛이 가까워지자, 순간 강렬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


나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주변이 온통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리고 종소리는 더는 울리지 않았다.


'여긴 또 어디지?'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까의 배경과는 대조적이나 허한 것은 똑같았다.


'저건...'


저 너머로 무언가가 내 쪽을 향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


까맣고 긴 머리카락과 눈썹과 눈동자와 수염... 갸름하고 작은 얼굴... 흰색의 허름한 복장과 갈색 지팡이...


머리카락은 복슬복슬하다. 기장은 가슴 아래까지 내려갔다. 수염은 꽤 길다. 눈썹이 진하다. 눈은 크다. 코도 크다. 덩치도 크다. 피부색은 하얗다. 지팡이엔 꽈리를 튼 금빛 뱀 두 마리와 금빛 날개 장식이 매달려 있다.


중년쯤 되어 보이는 착하고 순한 인상의 사내···.


'······.'


"안녕, 잭? 이렇게 직접 보는 건 또 처음이구나···."


그는 내 앞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느긋이 말했다.


'이 사람은 누구지? 내가 아는 사람인가? 누구였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나는 그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거려나? 하긴··· 우리가 실제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니깐 말이다!"


그는 잠시 호탕하게 웃은 뒤, 쪼그리고 앉아서는 내 눈높이에 시선을 고정했다.


"아마도 많이 당혹스럽겠지···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거라. 나는 오래전부터··· 네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계속 널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네 편이라는 것을 말이다. 잭··· 믿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세상은 많이 위험하단다. 악인들이 여기저기서 알게 모르게 활보하며 판을 치고 있어. 저들은 주변의 안 좋은 기운들을 먹고 자라나지... 슬픔 속에서 절망하고, 좌절하고, 고통받는 그런··· 이대로 뒀다간 이 세계의 질서는 언젠가 무너져 내리고, 그 때문에 이 세상은 파멸해 버리고 말 거야. 그래서 네게 부탁을 하나 하려고 이곳으로 부른 거란다."


'부탁?'


"잭, 이 세상을 구해주지 않겠니?"


'이게 무슨 소리지?'


난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아저씨는 누구시죠? 여긴 또 어디고요? 저는 지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이건 또 왜 그런 거죠? 세상을 구하라니요? 제가 그런 걸 어떻게···."


나는 횡설수설했다.


"얘야, 너의 기분 잘 안단다. 아마 많이 낯설고 두렵겠지··· 하지만 지금 당장 뭘 어떻게 하라는 얘기는 아니야. 단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세상 모든 것엔 저마다 정해진 역할이 있고, 다들 알게 모르게 그 배역에 충실한 채 지낸다는 것이다."


그가 내 양쪽 어깨를 붙잡았다.


"모르겠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지금은 그럴지 몰라도 앞으로 하나, 둘씩 알아가게 될 거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건 너 밖에 할 수 없는 일이야···."


이후 그의 몸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잭··· 앞으로 너의 길은 절대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언젠가 다가올지도 몰라. 하지만 그럴 때마다 기억해 내렴. 네가 무엇인지··· 그리고 절대 잊지 말렴. 네 곁엔 항상 내가 있다는 것을··· 난 네 편이라는 것을··· 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운명이 널 이끌어 줄 거란다."


그 얘기를 끝으로 눈이 스르르 감겼다.


......


Episode. 01 : ARTHUR VAN PIOS


눈을 뜨자, 주변이 어두컴컴하다. 주변에선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여기는 어디지?'


나는 인상을 살짝 찡그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


어두운 골목... 쓰레기통... 흙길...


'······.'


나는 현재 벽을 등진 채 땅바닥에 주저앉아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나서 엉덩이를 몇 번 털었다. 이후 나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


상가들... 상인들... 행인들... 먹거리들...


(간판과 천막이 전부 다 빨간색이다. 알아볼 수 없는 글씨들 투성이다. 무언가를 구매하는 사람... 흥정하는 사람···. 승강이를 벌이는 사람 등... 먹거리는 닭... 고기... 견과류... 회... 초밥... 떡... 해산물... 야채... 건어물... 과일... 정육점... 반찬집 등...)


'······.'


"싸요, 싸!"


상인들이 저마다 호객행위를 하며 소리쳤다. 이곳은 아무래도 시장인 것 같다.


'여기가 어디지? 내가 왜 이런 곳에···.'


이곳은 누가 봐도 시장이다. 그건 나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왜 이런 낯선 곳에 있는 건지··· 게다가 그것에 모자라 왜 골목 땅바닥에 앉아 있었던 건지 의문이다.


'잠깐 무슨 꿈을 꿨던 것 같은데···.'


그게 뭔 진 희미하고, 또 배도 고프다.


'뭐 없나?'


나는 잠시 주머니를 뒤적였다. 그러나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나는 우선 이곳을 벗어나기로 했다. 왜냐면 이 근처엔 먹거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 다 먹거리뿐이었다.


'배고프다···.'


나는 굶주린 배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


주변... 바닥... 대자보... 종이들... 표지판... 나무... 식물들... 사람들...


(주변은 동그랗다. 바닥은 벽돌로 되어있다. 대자보의 모양은 큰 직사각형이다. 배경은 짙은 녹색이다. 종이는 대자보 앞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표지판은 네 개의 화살표가 저마다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빨간색 →, 초록색 ←, 노란색 ↓, 파란색 ↑)


'······.'


이곳은 아무래도 광장 같다. 나는 대자보 앞에 다가섰다. 이후 그곳에 붙어있는 것들을 둘러봤다. 그러나 역시 읽을 수 없었다. 나는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갔다. 왼쪽 표시가 된 곳으로···.


'······.'


상가들... 상인들... 행인들... 상품들...


(간판과 천막이 전부 다 초록색이다. 알아볼 수 없는 글씨들 투성이다. 무언가를 구매하는 사람... 흥정하는 사람... 승강이를 벌이는 사람 등... 상품은 생활용품... 잡화... 카페... 꽃집... 액세서리... 미용품 등...)


'······.'


동물들... 파라솔... 의자... 남성...


(이런저런 동물들이 작고, 네모난 철창 안에 갇혀있다. 파라솔은 초록색... 의자는 나무... 중년쯤 되어 보이는 남성이 팔짱을 끼고 의자에 앉아, 끔벅끔벅 졸고 있다.)


'······.'


나는 호기심에 잠시 이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런데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


옅은 회색 털과 하얀색 줄무늬... 노랗고 예쁘게 빛나는 눈동자...


'······.'


고양이다. 고양이는 현재 사람처럼 자리에 앉아 팔짱을 끼고,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마치 나를 관찰하고 있는 것처럼···.


'신기하네···.'


나는 고양이를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그것에게 가까이 다가가 허리를 숙였다.


"이봐!"


나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여기!"


이번엔 앞쪽을 내려다봤다.


"날 여기서 꺼내주지 않겠어? 그럼 재미있을 텐데 말이야···."


맙소사 고양이가 말을 하고 있다. 게다가 그것에 모자라 기분 나쁘게 웃고 있다. 나는 그 기괴한 모습을 바라보며, 그것을 못 본 체하기로 하고 뒤돌아섰다. 왜냐면, 엮이면 안 좋을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너, 이곳 사람이 아니지?"


'······.'


"여기가 어디야?"


나는 다시 뒤돌아서서 그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게 궁금하다면, 우선 나부터 이곳에서 꺼내주는 게 좋을 텐데?"


고양이가 팔짱을 끼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능글맞게 대답했다. 아무래도 자신을 철창 안에서 꺼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을 생각인가 보다.


'어쩌지···.'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영문도 모른 채 알 지도 못 하는 거리 위를 이리저리 방황하며 헤매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 고양이를 철창 안에서 꺼내주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해서 잠겨있는 고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위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리가 울려 퍼지자, 주변 상점의 상인들이 하나, 둘씩 다급히 가게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길거리를 거닐고 다니던 행인들도 저마다 뭔가에 쫓기듯 분주히 어딘가로 향했다.


"세상에···."


끔벅끔벅 졸고 있던 상인이 깨어나더니 다른 상인들처럼 부랴부랴 가게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


주변이 삽시간에 황량해졌다.


"이게 무슨 일이야?"


나는 고양이를 보며 물었다.


"글쎄다?"


고양이가 어깨를 들썩이며 대답했다. 그 시점 저 멀리서 경적 소리 같은 게 들렸다. 나는 그곳을 바라봤다.


'······.'


네 개의 점이 수평선 너머로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이쪽을 향해 서서히 다가왔다.


'······.'


오토바이... 사내들... 여자들...


(오토바이는 4개다. 취향대로 꾸민 건지 생김새는 제각기였다. 사내들은 다들 비슷하게 입고 있다. 검은색 가죽 재킷... 검은색 가죽 바지... 검은색 가죽 신발... 여자들은 화장을 떡칠하고, 야한 옷을 입고 있다. 사내들 뒤에 한 명씩 앉아있다.)


'······.'


"이곳에 웬 꼬마가 있잖아? 혹시 엄마가 널 버리고, 꽁무니 빠지게 도망치기라도 한 거냐?"


한 사내가 나를 보며 말했다.


"그렇고말고! 우리를 보고 도망치지 않는 녀석들이 어디 있겠어?"


다른 사내가 그의 말에 호응했다.


"이봐, 꼬마야! 혹시 졸아서 굳어 버리기라도 한 거냐?"


또 다른 사내가 양쪽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내 쪽으로 다가오며 거들먹거렸다.


'······.'


"왜 대답이 없어? 넌 내가 무섭지도 않은 거야?"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날 밀쳤다. 그 때문에 나는 뒤로 밀려 넘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고양이가 갇혀 있던 철창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지금이라도 도망칠 기회를 줄 테니 한 번 신명 나게 질질 짜면서 도망쳐 보지그래?"


저들은 끼리끼리 비웃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속에서 또 다른 웃음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나는 그 웃음소리의 출처를 찾아 고개를 돌렸다. 그건 바로 고양이였다. 그는 현재 끄트머리가 살짝 뭉개진 철장 위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있다.


"저게 뭐야?"


"고양이가 웃고 있잖아?"


"뭐지, 저건?"


그들은 저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제각기 다른 반응들을 보였으나, 다들 이 기괴한 장면에 놀란 건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다 큰 어른들이 어린애 하나한테 머릿수 밀어붙이며, 협박하는 꼴이 아주 우습군··· 하여간 인간들은 덩치와 쪽수만 믿고, 부릴 줄 아는 건 허세뿐인 멍청이들 투성이라니깐···."


고양이가 저들을 보며 비아냥댔다.


"고양이가 말을 하잖아!?"


구석에서 가만히 있던 사내가 그를 보며 기겁했다.


"하찮은 동물 주제에··· 어디서 감히 건방지게!"


날 밀쳤던 사내가 고양이에게 다가가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자 고양이는 그의 주먹을 가볍게 피한 뒤, 그의 팔을 타고 올라가, 어깨를 넘어, 곡예를 하듯이 살포시 땅에 착지했다.


'······.'


'100 점!'


나는 물개처럼 손뼉을 쳤다. 멋있었다.


"꼬마야, 네가 날 도와준 건 고맙게 생각한다만, 지금 이 상태로는 이러기도 저러기도 글러 먹은 것 같군... 그러니 내게 힘을 좀 빌려 주지 않겠어?"


고양이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우연이었지만···.'


"그래!"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좋아! 그럼 내 손을 잡아!"


나는 고양이의 손(보다는 앞발이 맞을 것이다.)을 잡았다. 그러자 갑자기 주변에서 화염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은 내 몸을 감쌌다. 그러고는 금세 사그라졌다. 이후 내 오른손에는 웬 검 하나가 들려져 있었다.


'······.'


황금빛 손잡이... 강철 날...


(손잡이 쪽에 주황색 태양 문양이 동그란 테두리 안에 새겨져 있다. 강철 날 위는 빨갛다. 빨간색 테두리 안에는 금빛 문양들이 새겨져 있다.)


이 검은 그다지 무겁지도, 굵지도, 길지도 않았다. 딱! 내 덩치와 맞고, 어울리는 크기였다.


'······.'


"이것들이 날 우습게 봐!"


날 밀쳤던 사내가 철창을 발로 뻥 찬 뒤, 씩씩거리며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사내를 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어서, 베어버려!'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베어버리라고?'


뭔 진 모르겠지만, 난 목소리가 시킨 대로 따랐다.


'······.'


찰나의 순간이었다. 난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고 나서 날 밀쳤던 사내를 베어버렸다. 이후 그는 맥없이 쓰러졌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저들이 쓰러진 동료를 보며 당황했다.


"그래 봤자, 어린애일 뿐이야! 다 같이 덤비면 잡을 수 있어!"


이후 저들은 나를 향해 단체로 덤벼들었다.


'······.'


나는 아까랑 마찬가지로 덤벼드는 상대들을 하나, 둘씩 차례대로 빠르게 베어 나갔다. 그리고 그들이 다 쓰러지자,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꽁무니 빠지게 도망쳤다.


'이겼다···.'


나는 안도감과 함께 밀려드는 피로에 지쳐,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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