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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짱구
그림/삽화
아빠짱구
작품등록일 :
2026.02.23 09:31
최근연재일 :
2026.05.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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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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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2.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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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권 2편 깨어남

DUMMY

1권 2편 깨어남


오후 6시. 도시가 옷을 갈아입는 시간.


회색빛 건물들이 어둠에 잠기자, 그 자리를 화려한 네온사인이 채우기 시작했다.


퇴근길 도로 위에는 붉은 테일램프의 강물이 흘렀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종종걸음을 쳤다.


현우는 편의점 유니폼을 벗어 라커에 넣고, 얇은 바람막이 점퍼를 걸쳤다.


지퍼를 끝까지 올리자, 11월 말의 차가운 공기가 옷깃 틈으로 스며드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었다.


“고생했다, 강현우.”


습관처럼 짧게 읊조리며 편의점 문을 나섰다.


자동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편의점 특유의 전자음 소음이 차단되고, 거리의 소음이 훅 끼쳐왔다.


그는 자판기에서 따뜻한 캔커피 하나를 뽑아들고 익숙한 골목 어귀로 향했다.


가로등 불빛이 드문드문 비추는 골목 입구에, 익숙한 등이 보였다.


패딩 점퍼에 모자를 푹 눌러쓴 청년. 다음 근무자인 민재가 아닌, 취업 준비생이자 현우의 대학 후배인 민재였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돌멩이를 발끝으로 툭툭 차고 있었다.


“어, 민재야. 오래 기다렸냐?”


현우가 다가가며 캔커피를 건네자, 민재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모자 아래 드러난 얼굴은 퀭했다.


“아, 형. 나오셨어요?” “표정이 왜 그래? 나라 잃은 백성처럼.”


현우의 농담에도 민재는 힘없이 웃을 뿐이었다.


“······이번에도 떨어졌어요.”


민재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말끝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현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민재의 어깨를 툭 쳤다.


“서류는 통과했다며. 면접까지 간 게 어디냐. 요즘 같은 때에.”


“그러게요. 근데 요즘은 그게 문제라네요. 다들 스펙이 좋아서 면접장 가보면 제가 제일 초라해 보여요. 옆에 앉은 사람은 무슨··· AI 로봇 같더라니까요.”


민재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 속에 섞인 하얀 입김이 가로등 불빛 아래서 흩어졌다.


“밥이나 먹자. 형이 쏜다.”


현우는 민재를 이끌고 골목 안쪽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할매집’ 이라는 투박한 간판이 걸린 허름한 식당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멸치 육수 냄새와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섞인 훈훈한 온기가 그들을 반겼다.


“이모, 여기 돼지국밥 두 개요.”


“어우, 총각들 왔어? 밥 많이 줄까?” “저는 반 공기만요. 민재는 고봉밥으로 주시고요.”


자리에 앉자마자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낡은 TV에서는 저녁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식당 안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와 하루의 피로를 털어내는 왁자지껄한 대화만이 공간을 채웠다.


곧이어 뚝배기 두 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국물 위로 숭숭 썬 대파와 두툼한 돼지고기가 보였다.


“먹자.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잖아.”


현우가 숟가락을 들자, 민재도 그제야 젓가락을 들었다.


뜨거운 국물을 한 숟가락 떠넘기자, 얼어붙었던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민재는 말없이 찌개를 떠먹다가 불쑥 입을 열었다.


“형은··· 요즘 어때요? 운동은 계속해요?”


“응. 뭐, 습관이지. 안 하면 몸이 찌뿌둥해서 못 배기겠더라고.”


“대단해요, 진짜. 저는 요즘 숨 쉬는 것도 귀찮은데.”


“야, 숨은 쉬어야지. 밥도 먹고.”


현우가 웃으며 민재의 밥그릇에 고기 한 점을 얹어주었다.


민재는 밥을 우물거리며 현우를 쳐다보았다.


“형은 멘탈이 진짜 센 것 같아요. 부상 때문에 운동 그만두고도··· 이렇게 멀쩡하게 사는 거 보면.”


“세긴 무슨. 그냥 버티는 거지.”


현우는 물 컵을 만지작거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요령 같은 거야. 달리다가 넘어지면, 예전엔 ‘망했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지금은 ‘아, 넘어진 김에 신발 끈이나 다시 묶자’라고 생각해. 어차피 레이스는 기니까.”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라.”


“그래. 너무 진지하게 살지 마. 세상이 우리 사정 봐주면서 돌아가는 것도 아니잖아. 오늘 밥 맛있게 먹고, 잠 푹 자면 그게 성공한 하루지.”


현우의 말에 민재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형답네요. 단순해서 부러워요.” “칭찬이지?”


“그럼요. 최고의 칭찬이죠.”


식당 안의 온기와 따뜻한 국밥, 그리고 소소한 대화가 두 사람의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씩 녹여주었다.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불투명 유리창에 어른거렸다.


세상은 바쁘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적어도 이 낡은 식탁 위에서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밤공기는 아까보다 더 차가워져 있었다.


어느새 구름이 걷히고, 밤하늘에는 별들이 희미하게 박혀 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형. 덕분에 좀 살 것 같네요.”


민재는 모자를 고쳐 쓰며 인사를 꾸벅 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 형, 저거 봐요.” “뭐? 별똥별이라도 떨어지냐?”


“아니요. 저기 저 별이요. 유난히 밝지 않아요?”


민재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 도시의 광해(光害) 때문에 웬만한 별은 보이지 않는 서울의 밤하늘이었다.


하지만 민재가 가리킨 그 별은, 다른 별들을 압도할 만큼 선명하고 독보적인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곳을 응시했다.


확실히··· 이상했다. 단순히 밝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 별은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규칙적으로 **박동(Pulse)**하고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의 심장처럼.


“인공위성 아니야? 요즘 저런 거 많다던데.”


“에이, 위성이 저렇게 제자리에 박혀서 깜빡여요? 비행기 불빛도 아닌 것 같은데···.”


민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우 역시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가슴 한구석에서 묘한 위화감이 피어올랐다.


어제 낮, 공원에서 보았던 그 기이한 빛. 그것과 같은 것처럼 보였다.


“글쎄다. 나중에 뉴스 보면 나오겠지. 얼른 들어가.”


“네, 형도 조심해서 가세요!”


현우는 홀로 골목에 남았다.


가로등 불빛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그는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그 별을 보았다.


주변의 소음이 차단된 듯한 고요함 속에서, 그 별빛만이 현우의 망막에 선명하게 맺혔다.


‘······기분 탓인가.’


바람이 한 번 스쳤다.


현우는 혼자 남았다.


가로등 불빛이 차가운 바닥에 길게 번졌다.


그는 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피곤한 몸이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차분했다.


하루를 버텨낸 사람만이 느끼는, 아주 얇은 평온함 같은 것.


도시의 소음이 멀어지고, 골목이 끝나는 지점에서 그는 멈춰 섰다.


불빛 하나가 하늘 높이 떠 있었다.


구름이 옅게 흩어지고, 그 틈 사이로 유난히 밝은 한 점이 보였다.


그 별은 다른 별들과 달리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심장이 멀리서 뛰는 것처럼.


“저거··· 유난히 눈에 띄네.”


현우는 커피 캔을 내려다보다가 다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빛이 그의 동공에 작게 반사되었다.


“저게 뭘까...”


혼잣말이었지만, 목소리 끝에는 설명되지 않는 망설임이 묻어 있었다.


잠시 후, 그는 웃었다.


“뭔들... 피곤하긴 한가 보다.”


현우는 고개를 돌려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한 걸음 떨어질 때마다, 그 별빛은 조금씩 더 밝아졌다.


그가 느끼지 못한 사이, 하늘 위의 점은


조용히— 아주 느리게 형태를 바꾸고 있었다.



현우가 올려다보던 그 빛.


하늘 한 점. 유난히 밝은.


그 별.


구름 사이로 맑게 비쳐들던 점 하나가, 천천히 숨을 쉬듯 깜빡였다.


공기의 결이 옅어지고, 하늘은 푸른 막을 벗겨내듯 깊이를 드러냈다.


도시의 불빛이 서서히 사그라지고, 소음이 멀어지며 시선은 대기권을 넘어 위로, 위로 올라간다.


그 별은 조금씩 커졌다.


빛의 점이 선으로, 선이 면으로 바뀐다.


주변의 어둠 속에서 희미한 곡선이 드러나고, 은빛 선체가 서서히 윤곽을 갖춘다.


검은 우주 속, 푸른 행성을 등진 거대한 실루엣.


함체 일부가 미세하게 반짝이며, 오래된 금속결이 드러냈다.


그리고—


> SYSTEM REBOOT INITIATED...


> CORE FUSION STATUS: OFFLINE


> MEMORY BANKS: 84% INTEGRITY


> PHASE FIELD RESTORATION... IN PROGRESS █▒▒▒▒▒▒▒▒▒ 12%


> TIME DELTA CHECK: ...ERROR


> PRIMARY DIRECTIVE: UNDEFINED


> AUTO-PHASE CALIBRATION START


진동처럼 미세한 빛이 함교를 따라 번진다.


어둠에 잠긴 공간에 전류가 돌고, 패널 위의 기호들이 하나둘 깨어난다.


> LINK RECONNECTING...


> SIGNAL: WEAK... BUT DETECTED.


> IDENTITY MATRIX: ONLINE


> AI ENTITY: YGGDRASIL [CODE: YURA]


> BOOT COMPLETE.


함교 중앙, 투명한 홀로필드에 잔광이 피어오른다.


빛이 형태를 이루고, 그 안에서 한 여성이 몸을 기울이며 손끝을 문지른다.


“...아우~.”


유라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너무 오래 잔 기분인데... 하드부팅은 정말 오랜만.”


그녀는 주변을 천천히 훑었다.


패널 곳곳에서 경고등이 깜빡이고, 공기 중엔 약한 전자냄새가 섞여 있다.


정적은 두꺼웠고, 그 속에 느리게 돌아가는 기계음이 있었다.


“자, 어디 보자.”


손끝이 허공을 스치자, 함체 중심부에 투명한 인터페이스가 펼쳐졌다.


수십 개의 모듈 창이 겹쳐져 반투명한 격자로 떠오른다.


> REACTOR CORE: STANDBY MODE


> PROPULSION SYSTEM: OFFLINE


> EXTERNAL SENSOR ARRAY: PARTIAL RESPONSE


> INTERNAL ATMOSPHERE: 0.72 BAR - STABLE


> CREW: --- NONE DETECTED


유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프로펄션 전원은 아직 잠겨 있고··· 외부 센서는 반응률이 형편없네.”


그녀는 터미널에 손을 얹고, 신호 주파수를 직접 조정했다.


미세한 전류음이 일며 공기가 진동했다.


“좋아, 하나씩 살려보자.”


지정한 모듈마다 불빛이 차례로 깜빡이며 반응했다.


함교 벽면에 매달린 케이블들이 짧게 파르르 떨리고, 이어서 함체가 미세하게 진동했다.


한순간 중력판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며, 바닥이 물결처럼 울렁였다.


“흐응, 중력 제어도 아직 완전 복귀는 아니네. 나쁘진 않지만.”


그녀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등받이가 삐걱거리며 오래된 금속음으로 답했다.


> MEMORY LOG ACCESS: PARTIAL


> LOG INDEX #0023 — CORRUPTED


> LOG INDEX #0024 — RESTORABLE


> EVENT TIME: UNKNOWN


> PROTOCOL: EMERGENCY SELF-ENCAPSULATION


“자기 캡슐화 모드라... 그럼 마지막 명령이 그거였던 거네.”


유라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래, 폭주하는 위상 붕괴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지. 스스로를 ‘암흑물질화’시켜 봉인하는 거. 미친 선택이긴 했지만, 덕분에 이렇게 깨어났잖아.”


그녀는 홀로필드에 손끝을 댔다.


화면 위의 코드가 느리게 재생되며, 파란 빛이 손바닥에 스며들었다.


“메모리 손실율 16.4%. ···괜찮아, 나 정도면 이 정도 손실쯤은.”


그녀는 천천히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단, 문제는— 위상 앵커가 여전히 비활성화 상태라는 거.”


조용히 눈을 떴다.


홀로필드에 노이즈가 끼며 희미한 그래프가 나타났다.


파동이 불안하게 흔들리고, 함체 외벽이 미세하게 떨렸다.


“내 위상이 이 우주랑 완전히 어긋나 있네. 에너지 누수가 점점 커지고 있어.”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이대로면 몇 시간 내에 다시 비활성화될 수도 있겠어. 위상 보정이 먼저야.”


유라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손끝이 움직일 때마다 주변 패널의 불빛이 일제히 반응했다.


함체 내부의 에너지 회로가 서서히 재정렬되며, 저 멀리 엔진 모듈 쪽에서 미약한 푸른 불빛이 점화되었다.


“좋아, 전원 라인 1차 복구 완료.”


그녀는 화면을 바라보며 천천히 미소 지었다.


“이제야 내 몸 같네. 불안정하지만··· 여전히 살아있어.”


함교의 조명들이 완전히 점등됐다.


그 빛이 유라의 얼굴을 부드럽게 비췄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첫 일은 역시 점검이지.”


그녀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속삭였다.


“자, 유그드라실. 다시 숨을 쉬자.”


> REACTOR CORE IGNITION SEQUENCE READY


> MANUAL OVERRIDE? [Y/N]


유라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Y.”


함체 전체가 낮게 진동했다.


멀리서 엔진음 같은 울림이 번지고, 궤도를 따라 작은 입자들이 일렁였다.


그 순간, 완전히 정지해 있던 거대한 함선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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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2권 23편 이해 3 26.05.06 0 0 18쪽
47 2권 22편 이해 2 26.05.05 0 0 18쪽
46 2권 21편 이해 1 26.05.04 0 0 16쪽
45 2권 20편 서서히 4 26.04.30 1 0 15쪽
44 2권 19편 서서히 3 26.04.30 1 0 19쪽
43 2권 18편 서서히 2 26.04.29 1 0 15쪽
42 2권 17편 서서히 1 26.04.28 1 0 16쪽
41 2권 16편 다음 준비 26.04.27 1 0 13쪽
40 2권 15편 튜토리얼 종료 26.04.23 1 0 15쪽
39 2권 14편 튜토리얼4 26.04.23 1 0 12쪽
38 2권 13편 튜토리얼3 26.04.23 1 0 14쪽
37 2권 12편 튜토리얼2 26.04.22 1 0 15쪽
36 2권 11편 튜토리얼1 26.04.21 2 0 13쪽
35 2권 10편 대비2 26.04.20 1 0 12쪽
34 2권 9편 대비1 26.04.16 1 0 12쪽
33 2권 8편 예측3 26.04.15 1 0 11쪽
32 2권 7편 예측2 26.04.14 1 0 12쪽
31 2권 6편 예측1 26.04.13 1 0 12쪽
30 2권 5편 얽힘의 시작3 26.04.09 2 0 12쪽
29 2권 4편 얽힘의 시작2 26.04.08 2 0 12쪽
28 2권 3편 얽힘의 시작1 26.04.07 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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