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튜브로 야구 배운 고딩이 메이저리그를 박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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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
작품등록일 :
2026.02.2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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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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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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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2.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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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아침 등굣길.

학교 정문을 통과하는 내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어젯밤 인스타에 올린 투구 영상의 반응이 꽤 쏠쏠했기 때문이다.

조회수 450회, 좋아요 32개. 부계정 동원 없이 순수하게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야! 윤서진!"


뒤에서 누군가 내 어깨를 덥석 잡았다.

돌아보니 같은 반이 친구들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까까머리에 덩치가 큰 녀석은 박지훈, 안경을 쓰고 약간 마른 녀석은 최동호라고 했다.


"너 어제 인스타에 올린 거 뭐야? 야구부 들어갔어? 투타겸업?"

"아, 그거 봤냐?"


나는 애써 무심한 척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하지만 씰룩거리는 입꼬리는 숨길 수가 없었다.


"미쳤다 진짜. 체육 시간에 50미터 뛸 때부터 알아봤어. 야, 폼 진짜 멋있던데? 정말로 130km 던진 거야?"

"뭐, 대충 던졌는데 그 정도 나오더라고."

"와, 이 새끼 이거 완전 괴물이네! 야, 나도 오늘 방과 후에 야구부 구경 가도 되냐? 동호 너도 갈 거지?"

"어? 어, 나도 갈래. 서진이 하는 거 보고 싶어."


지훈이와 동호의 눈이 반짝였다.

나를 동경하는 그 눈빛. 완벽하다.

항상 수많은 군중의 시선만을 갈구해왔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나를 진심으로 띄워주고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생기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 좋아! 대신 올 때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은 내가 쏜다."

"오! 역시 에이스는 통도 크네!"


녀석들의 환호성에 내 어깨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았다.

내 야구 인생, 아니 내 관종 인생에 드디어 따스한 봄날이 오고 있었다.


방과 후, 지훈이와 동호까지 대동하고 위풍당당하게 야구장으로 향했다.

어제 연습경기의 활약 덕분에 오늘도 야구부원들의 시선이 나를 향할 것이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그라운드에 들어선 순간 뭔가 평소와 분위기가 달랐다.

평소라면 삼삼오오 모여서 몸을 풀거나 내 쪽을 힐끔거려야 할 선배들이 전부 한 곳을 둘러싸고 있었다.


"시우야, 어깨는 좀 어때? 재활이랑 합숙훈련은 잘 끝났고?"

"네, 선배님. 완벽합니다. 언제라도 전력투구할 수 있습니다."


무리의 중심에는 낯선 녀석이 서 있었다.

나와 같은 1학년 체육복을 입고 있었지만,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는 전혀 달랐다.

다부진 체격,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무엇보다 그를 향해 쏟아지는 선배들의 애정 어린 시선.


시선? 내 몫이어야 할 시선이 저쪽으로 다 쏠려 있다고?


"저기··· 저 사람은 누구예요?"

내가 옆에 있던 태영이 형에게 묻자 그가 반색하며 대답했다.


"아, 서진이 넌 모르겠구나. 우리 야구부 에이스. 강시우. 청소년 국가대표 상비군 합숙 갔다가 오늘 복귀한 거야. 중학교 때부터 전국구 정통파 투수였지."


에이스?

그 단어가 내 신경을 긁었다. 어제 내가 안타 치고 삼진 잡을 때까지만 해도 나보고 천재니 에이스니 하던 사람들이 저 녀석이 나타나자마자 나를 까맣게 잊은 것 같았다.


그때 무리 한가운데 있던 강시우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그가 무리를 헤치고 성큼성큼 내 쪽으로 걸어왔다.

가까이서 보니 키가 나보다 반 뼘은 더 컸다.


"네가 윤서진이냐?"

"어. 그런데?"


시우가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톡톡 쳤다. 내 인스타 영상이었다.


"이거 네가 올렸지? 해시태그 꼬라지 봐라. #투타겸업 #신입에이스 #마운드폭격?"

"잘 봤네. 조회수 올려줘서 고맙다."


내가 피식 웃으며 여유를 부리자 지훈이와 동호가 내 뒤에서 오오- 하며 든든한 배경음을 깔아주었다.

하지만 시우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야구를 장난으로 하는 근본 없는 새끼."

"뭐?"


시우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싸늘하게 울려 퍼졌다.


"영상 보니까 폼은 하체 하나도 안 쓰고 팔로만 던지면서 겉멋만 잔뜩 들었더만. 넌 야구가 네 개인 틱톡 채널인 줄 아냐? 여기 목숨 걸고 야구하는 선배들 앞에서 그딴 광대 짓 하지 마라. 역겨우니까."


피가 거꾸로 솟았다. 광대? 관종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내 진심을 이렇게 모욕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내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쏘아붙이려던 찰나, 묵직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둘 다 그만."


오정택 감독님이었다.

감독님은 팔짱을 낀 채 시우와 나를 번갈아 보았다.


"시우 복귀하자마자 기운이 넘치네. 서진이 너도 어제 경기 좀 뛰었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말로 싸우지 말고, 마운드에서 증명해라. 둘 다 불펜으로 가."


불펜에 나란히 선 두 개의 마운드.

오른쪽에는 강시우, 왼쪽에는 나 윤서진.

야구부원 전원은 물론이고 나를 구경하러 온 지훈이와 동호 그리고 소문을 듣고 몰려든 학생들까지 불펜 주변을 에워쌌다.


최소 30명.

이 좁은 불펜에 30명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었다.


"둘 다 동시에 피칭 시작한다. 50구. 구속, 제구, 밸런스 다 본다."


감독님의 신호가 떨어졌다.

나는 보란 듯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가 아는 가장 크고 화려한 폼으로 와인드업을 했다.

팔을 풍차처럼 크게 돌리고 온몸이 부서져라 공을 뿌렸다.


퍽-!


"나이스 볼!"

포수를 맡은 태영이 형이 미트를 치며 소리쳤다.

스피드건에 찍힌 숫자는 130km/h.

주변에서 "와, 야구 시작한지 얼마 안된 애가 130을 저렇게 쉽게 던진다고?"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내 뒤에 서 있던 지훈이가 "봤냐! 우리 서진이 미쳤다니까!"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옆을 돌아보았다.

강시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마운드에 서 있었다.

그의 와인드업은 내 것과는 정반대였다.

화려한 동작 하나 없이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폼.

물이 흐르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중심 이동.

그리고 공이 손끝을 떠나는 순간.


빠앙-!


공기가 찢어지는 듯한 파열음이 포수 미트에서 터져 나왔다.

스피드건의 숫자. 132km/h.

구속은 나와 비슷했지만, 공이 뻗어나가는 묵직함이 달랐다.

미트가 뒤로 밀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크으, 역시 우리 에이스! 공 끝 살벌한 거 봐라!"

"저게 정통파지. 안정감 미쳤네."


선배들의 시선이 일제히 시우에게 쏠렸다.

불안했다. 이대로 질 수는 없다.

나는 더 크고, 더 눈에 띄게 팔을 휘둘렀다.


10구, 20구, 25구.

투구가 이어질수록 뭔가 이상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어깨가 납덩이를 매단 것처럼 무거워졌고, 하체가 후들거렸다. 허벅지에 힘이 안 들어가니 팔로만 억지로 공을 쥐어짜 내게 되었다.


31구째.

퍼억.

소리가 명백하게 탁해졌다.

미트에 꽂히는 게 아니라, 간신히 날아가서 박히는 느낌.

스피드건의 숫자를 확인했다.

118km/h.


"어···? 구속이 확 떨어졌는데?"

구경하던 학생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32구째. 115km/h.

35구째. 공이 바운드되며 포수 미트 한참 앞에 떨어졌다. 111km/h. 폭투였다.


"헉··· 헉···"

나는 마운드 위에서 무릎을 짚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시야가 핑핑 돌았다.


반면, 옆 마운드의 강시우는 달랐다.

40구째를 던지고 있는데도 호흡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의 폼은 1구째와 40구째가 복사기에서 뽑아낸 것처럼 완벽하게 똑같았다.

구속은 여전히 130km/h대를 꾸준히 찍고 있었다.


"나이스 피칭! 시우 폼 진짜 그림이다, 그림!"

"와, 저게 진짜 투수지."


내 쪽을 향해 있던 30개의 시선이 이제는 완벽하게 단 하나도 남김없이 강시우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나를 열렬히 응원하던 지훈이와 동호마저 멍한 표정으로 시우의 피칭에 홀려 있었다.


관심을 통째로 빼앗기고 있었다.

숨이 막혔다.

육체적인 피로 때문만은 아니리라.

세상이 흑백으로 변하고 칙칙해지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그 느낌.


"그만."


감독님이 손을 들어 피칭을 멈추게 했다.

그가 천천히 내 쪽으로 다가왔다.

차가운 눈빛이었다.


"윤서진."

"헉··· 네, 감독님···"

"네가 왜 30구 만에 방전됐는지 아나?"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팔이 끊어질 것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넌 130km를 던지려고 온몸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어. 남들에게 멋있게 보이려고 억지로 만든 그 크고 겉멋 든 폼. 그런 식으로는 2이닝은커녕 1이닝도 못 버틴다. 야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야."


감독님의 팩트 폭력이 뼈를 때렸다.

그는 나를 지나쳐 강시우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시우 넌 폼이 더 견고해졌네. 합숙 훈련 성과가 확실해. 고생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자, 다들 모여라!"


감독님의 호출에 부원들이 마운드 근처로 모여들었다.

나는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무리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지훈이와 동호가 내 눈치를 보며 슬며시 다가와 등을 토닥여주었지만 그닥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다음 주 지역 친선 대회 로스터 발표한다."

감독님의 목소리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내 심장이 다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친선 대회. 200명의 관중이 온다던 그 대회!


"이번 대회 선발 투수는 강시우다."


선배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시우는 여유로운 미소로 고개를 숙였다.


나는? 투타겸업으로 마운드에 서서 200명의 시선을 독차지하려던 나는?


"윤서진."

내 이름이 불렸다. 나는 간절한 눈으로 감독님을 바라봤다.

"너는 마무리로 올라간다. 저질 체력과 겉멋 든 폼을 고치기 전까지 선발은 무리가 있어보이는군. 오늘부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선고가 떨어졌다.

벤치. 야구장에서 가장 시선을 받지 못하는 곳.

그곳에 처박혀 저 재수 없는 강시우가 200명의 환호를 독차지하는 꼴을 지켜봐야 한다고?


내 시선을 훔쳐 간 강시우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명확하게 말하고 있었다. '넌 내 알맹이를 돋보이게 하는 들러리일 뿐이야.'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뱃속에서부터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절대 안 뺏겨. 내 스포트라이트, 절대 안 뺏긴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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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9 NextDoor..
    작성일
    26.03.01 18:45
    No. 1

    관종도 뭐 좋죠.
    남에게 피해 안주면 되는건데.
    근데 무슨 야구부 들어가서 저러는거 좀 허술하네.
    야구부 돈 많이 들어요.
    옷,신발,방망이,글러브 다 돈이에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깨지고, 매달 수십만원은 그냥 회비로 내야함. 부모님 뭐하시는데? 말은 했니?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as*****
    작성일
    26.03.02 15:06
    No. 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메타세쿼이
    작성일
    26.03.12 18:55
    No. 3

    고교야구 132 km,가 진심 에이스인가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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