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오전 6시 12분. 서윤아는 눈을 뜬다.
알람보다 8분 일찍. 매일 같은 시간. 몸이 먼저 깨어나는 것은 습관이 아니라 효율의 문제다.
보육원에서 자란 16세. 모든 것을 숫자로 기록하고 효율로 판단한다.
천장 얼룩의 지름 4.3센티미터.
편의점 알바 시급 8,720원.
초콜릿 상자가 3센티미터 이동하면 재설정에 3일 소요.
이 소녀에게 — 한민족 최고신 환인이 내려왔다.
빛을 쓰면 악귀가 정화된다.
보육원의 터주악신도, 5대 전승 카람빗도, 4미터짜리 두억시니도 정화된다.
대신 기억이 지워진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먼저 사라졌다.
다음에는 아버지의 손 온도가 사라질 수 있다.
그다음에는 — 12년 전 생일, 어머니가 사준 초콜릿 케이크의 맛.
혀에 남은 그 맛마저 사라지면
부모님이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는가.
그래서 대걸레로 될 일은 대걸레로 한다.
시급을 받으면서.
초콜릿을 먹으면서.
무당을 신화적 존재로. 무속을 한국의 판타지로.
한국 무속 세계관 어반 판타지.
이문희 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