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헌터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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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르티장
작품등록일 :
2016.07.0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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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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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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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프로텍 원정(4)

DUMMY

*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호네스트 백작의 집무실에는 로베암과 디페니아, 둘이서 방을 지키고 있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던 로베암은 호네스트 부녀가 꼭 상의할 것이 있다며 붙잡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요구를 받아 들였다.

그런데! 정작 호네스트 부녀는 합의 결과를 전송하고 오겠다면서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아닌가!

20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으니 로베암도 조금씩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로베암은 귀찮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면서 혼잣말처럼 불만을 늘어놓았다.

“아저씨랑 폴리아는 대체 언제 오는 거야. 별 것도 아닌 일로 이러는 거라면 눈물을 쏟게 해주겠어.”

“저기, 로베암. 너무 그러지 말고 진득하게 앉아서 현재를 즐겨요. 내일부터는 원정을 시작하니 쉬고 싶어도 지금밖에 없잖아요?”

디페니아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드는지 무척이나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저는 회복이 필요합니다. 일주일간 내내 회의하느라 진이 다 빠졌거든요. 그런 이유로 계약주로서 부탁하죠. 폴리아가 돌아올 때까지 어울려 주세요.”

디페니아의 기대에 부응해, 로베암은 매몰차게 말해 주었다.

“가서. 혼자. 놀아.”

그러나 디페니아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노골적인 태도를 보였다.

“어머, 싫어요. 로베암하고 있을 거예요.”

“필요 없다. 차라리 티케나 도와주고 같이 놀던가. 둘이 사이좋잖아. 그 녀석에게 보급품을 챙기라고 시켰으니까 이 시간이라면 아직 BTV에 있을 거다.”

“걱정 말아요. 아까 전화로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했어요. 자기 일이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대요.”

예전과 다르게 한 마디도 지지 않는 디페니아. 사근사근한 말투까지, 기사대전 이후 한 달 사이에 일어난 격변이라 칭할 만한 변화였다.

다만, 로베암은 부담스럽고 귀찮았다.

‘수도에서 뭘 배워 왔는지 애가 이상해졌어. ······무시하자. 내가 알 바는 아니지.’

하지만 디페니아는 옆에 앉아 계속해서 말을 걸어댔고, 로베암은 괜스레 고행의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그렇게 10분 정도 되었을까.

용무를 마친 폴리아와 호네스트 백작이 돌아왔다.


로베암은 짜증을 담아 소리쳤다.

“빨리빨리 좀 다녀라!”

“죄송해요, 선배. 갑자기 전산망에 문제가 생겨서······ 미안해요.”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폴리아.

반면, 호네스트 백작은 무척이나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자네, 지금 우리 딸한테 너무 심하지 않나? 저 아이가 자네 뒷바라지를 얼마나 해왔는데 조금 기다리게 했다고 성질을 부려서야 되겠는가?”

“기껏 기다려줬더니 팔불출 아저씨가 뭐라는 거야. 그리고 말은 똑바로 해야지. 대부분은 내가 폴리아를 도와준 거라고. 알아듣겠어? 호네스트 아저씨?”

“뭣이! 이제껏 몰랐는데 자네 말을 참 고약하게 하는군! 내 어른으로서 그 말버릇을 단단히 고쳐줌세!”

팔을 걷어 부치는 호네스트 백작.

덩달아 로베암도 자리에서 일어나 덤비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난 걸어오는 싸움은 안 피해. 자신 있으면 먼저 들어와.”

언쟁이 충돌로 승화되려는 찰나, 그 사이를 폴리아가 가로막았다.

“아버지! 진정하세요! 잘못은 우리가 해놓고 화를 내시면 어떻게 해요?”

노골적인 편애를 느낀 호네스트 백작은 곧바로 섭섭함을 드러냈다.

“나의 귀여운 딸, 폴리아야. 그래도 이건 아니구나. 하늘같은 아버지에게 언성을 올리다니! 커험! 로베암한테도 따끔하게 한 마디 쏘아주려무나. 그럼 이번 일은 넘어가겠다.”

“하아아. 죄송해요. 하지만 사죄는 나중에 드릴게요. 아버지도 선배를 붙잡은 이유를 잊으신 건 아니시죠? 우선 급한 일부터 끝내고, 따로 대화를 나누도록 해요.”

다음으로 로베암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는 폴리아.

“선배, 앉아주세요. 방금 일은 아버지를 대신해 제가 사과할게요.”

“······좋아. 그러지.”

로베암이 자리에 앉자, 폴리아와 호네스트 백작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차례로 착석했다.


차를 내오겠다는 것을 막은 로베암이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뭘 상의하고 싶은데?”

“아까 선배가 최후통첩 같은 것을 시장에게 남겼잖아요?”

로베암은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다.

“혹시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음? 별거 없는데.”

“그래도 알려 주세요. 이대로는 내일부터가 불안해요.”

폴리아의 진지한 표정.

로베암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내일은 원정대의 출병일. 로베암이 없는 틈에 시장이 정규군을 동원해 길드를 공격할까 두려운 것이리라.

‘그러고 보니, 아저씨가 알아야 만약을 대비할 수 있겠어.’

“아마 네가 생각하는 게 맞을 거야. 전쟁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러한 싸움을 일으키라고 부추긴 거다.”

로베암은 가볍게 말했지만, 폴리아는 그렇지 않았다.

눈을 크게 뜨고 입술을 깨무는 모습. 그 성격 좋은 폴리아가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이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분위기에 따라 로베암도 진지하게 대답해 주었다.

“나는 아벤제의 선택지를 두 개로 좁혀 주었어. 애초부터 끝까지 갈 생각이 아니었다면 아벤제는 도망가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차피 일어날 싸움이라면 어떻게든 일어날 거다. 그걸 내 필요에 따라 앞당긴 것뿐이야.”

“아무 상관없는 시민들이 죽을 거예요.”

“아니지. 그건 헌터와 군인들만 해당된다. 그들이야 자기 직업이니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이제부터 알았으니 호네스트 아저씨가 아벤제를 감시하고 대비하면 돼. 솔직히 이 부분은 생각도 못했는데 다행이군. 폴리아가 얘기를 꺼내지 않았으면 복잡해졌겠어.”

로베암의 의견에 호네스트 백작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동의했다.

“자네가 멋대로 일을 진행한 것은 괘씸하다만! 그것은 이미 지난 일.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는 나에게 맡기게나. 아벤제 놈이 최악의 선택을 한다면, 장담하건데 헌터 길드의 숨겨진 저력을 체감하게 될 것이네!”

“그때는 무리하지 말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기만 해.”

로베암의 말에 혀를 차는 호네스트 백작.

“하여튼 말버릇하고는······ 걱정 마라! 내 몫도 부족하다!”

“뭐, 아저씨는 잘 하겠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로베암은 호네스트 백작을 믿고 있었다.

순수하게 전공만으로 백작이 된 사람이라 전쟁만큼은 로베암보다 훨씬 뛰어나다. 본인의 실력도 강한 편이고 리더십까지 있어 어떤 경우에도 버티는 것은 문제없을 것이다.

백작에 대한 기록을 알고 있던 디페니아도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유독 폴리아만 납득하지 못한 모양이다.

“······지금이라도 아벤제 시장을······. 이런 부탁은 죄송하지만, 그냥 선배가 암살해 버리면, 안 되나요?”

폴리아는 몇 번이나 망설이면서 힘들게 말을 꺼냈다. 그러나 그것은 로베암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안 돼. 현상금이라도 걸리면 곤란하거든. 나는 아벤제를 처리해도 괜찮을 상황과 명분이 필요하다. 이만 포기해라.”

“그, 그래도······!”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한 폴리아를 로베암이 손을 들어 막았다.

“디페니아가 한 말을 잊은 거야? 트레이즌 공작이 개인 전투 부대를 동원해 군수물자를 지방 도시로 옮기고 있다고 했어. 이유는 몰라도, 그자는 과거의 영지전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는 거다. 아마도 이번에 새로 충원된 시장의 호위들은 공작의 전투 부대겠지. 이 정도면 감이 오잖아. 아벤제는 칼을 숨기고 있었고 그 목표는 헌터 길드가 분명하다.”

“로베암의 말이 맞아요. 스미테르 비서관의 정보 분석도 비슷했어요. 그리고 제가 본 시장의 성격이라면 가능성이 차고도 넘치네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단다. 진실로 트레이즌 공작의 지원이 있다면 이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너도 알다시피 아벤제 그놈은 예전부터 우리 헌터 길드를 집어삼키고 싶어 했지 않았느냐? 그동안은 로베암을 견제하느라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으니 대비를 해 두는 것이 옳다. 마음 단단히 먹어라.”

디페니아와 호네스트 백작의 지원 사격.

그들도 로베암의 설명을 듣는 동안 혹시나 싶은 위기감이 느껴졌을 것이고, 지금은 확신하는 듯했다.

그리고 폴리아도 결국에는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저는 식구들의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를 해야겠네요. 최신형 무기를 준비하고 오라에도 대비해야 하고, 언제 사건이 터질지 모르니 마음만 급하네요.”

“그런 건 아저씨랑 알아서 하고, 용건은 다 끝난 거지?”

로베암이 확인 차 물어보자, 기분이 풀어진 폴리아가 고개를 살살 저었다.

“안 돼요. 선배 덕분에 몇 가지 고민거리가 더 생겼으니 그것까지 해결해 줘야죠.”

“귀찮게, 또 뭔데? 빨리빨리 하자.”

로베암은 눈썹을 찡그리며 폴리아를 재촉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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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0장 프런티어 동란(3) +2 17.02.26 765 13 7쪽
110 10장 프런티어 동란(2) +2 17.02.24 883 15 7쪽
109 9장 프로텍 원정(15) + 10장 프런티어 동란(1) +1 17.02.22 787 15 5쪽
108 9장 프로텍 원정(14) 17.02.18 774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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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9장 프로텍 원정(11) +1 17.02.05 896 13 7쪽
104 9장 프로텍 원정(10) +2 17.02.02 949 13 12쪽
103 9장 프로텍 원정(9) +4 17.01.31 953 1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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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9장 프로텍 원정(7) 17.01.25 868 12 8쪽
100 9장 프로텍 원정(6) +1 17.01.24 931 11 10쪽
99 9장 프로텍 원정(5) 17.01.20 947 12 7쪽
» 9장 프로텍 원정(4) 17.01.18 922 1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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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장 시청 난입(10) 16.09.09 1,566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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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3장 프로텍에서 시작하는 사건(3) 16.08.01 2,321 23 5쪽
22 3장 프로텍에서 시작하는 사건(2) 16.07.30 2,202 30 8쪽
21 3장 프로텍에서 시작하는 사건(1) +2 16.07.29 2,368 32 8쪽
20 2장 기사, 디페니아(5) +4 16.07.28 2,367 30 11쪽
19 2장 기사, 디페니아(4) +1 16.07.27 2,244 34 8쪽
18 2장 기사, 디페니아(3) 16.07.26 2,141 33 7쪽
17 2장 기사, 디페니아(2) 16.07.25 2,187 30 7쪽
16 2장 기사, 디페니아(1) 16.07.23 2,320 28 8쪽
15 1장 헌터, 로베암(14) +2 16.07.22 2,474 31 8쪽
14 1장 헌터, 로베암(13) +1 16.07.21 2,346 28 7쪽
13 1장 헌터, 로베암(12) 16.07.20 2,567 29 8쪽
12 1장 헌터, 로베암(11) 16.07.19 2,475 28 8쪽
11 1장 헌터, 로베암(10) 16.07.18 2,705 27 8쪽
10 1장 헌터, 로베암(9) 16.07.16 2,439 34 7쪽
9 1장 헌터, 로베암(8) 16.07.15 2,412 31 8쪽
8 1장 헌터, 로베암(7) +1 16.07.14 2,646 29 8쪽
7 1장 헌터, 로베암(6) 16.07.13 2,768 37 7쪽
6 1장 헌터, 로베암(5) +2 16.07.12 3,046 38 9쪽
5 1장 헌터, 로베암(4) 16.07.11 3,324 33 8쪽
4 1장 헌터, 로베암(3) 16.07.08 3,687 42 8쪽
3 1장 헌터, 로베암(2) +1 16.07.06 4,767 47 9쪽
2 1장 헌터, 로베암(1) +1 16.07.04 6,976 56 8쪽
1 프롤로그 +6 16.07.01 14,842 8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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