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戀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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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윤
작품등록일 :
2012.02.13 16:20
최근연재일 :
2012.02.1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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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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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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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 빛의 탑 공략 - (4)

DUMMY

"시간이 지체되었기에,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빛의 탑의 내부와, 외부 지도를 각각 꺼내, 펼쳐놓았다. 그러자 다른 녀석들이 주변에 둘러 앉는다. 노토스는 여전히 나를 불만 가득한 얼굴로 쳐다보다가, 류에나가 한번 째려보자 꼬리를 만 개의 표정으로 바뀌었고, 데메테르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짓고 있다. 데메테르는 광폭화 모드가 해제되면, 그 당시의 기억을 잊어버리는 장점이 있다.


너무 깨끗이 잊어버리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랄까?


"이상입니다. 질문은?"


설명을 한 연후에 주위를 둘러보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노토스도 여전히 불만족한 얼굴이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동안의 유희는 끝. 이제 임무 시작이다.


"그럼 출발하지요."


통칭 빛의 탑의 일곱 번 째 이빨 - 이세벨리움. 세르니아 제국의 수도, 세르벨리카에 있는 중앙의 빛의 탑을 제외하곤, 각자의 명칭을 가지고 있다. 그 중의 빛의 탑의 공격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이곳이다. 이곳은 사람으로선 오를 수 없는 절벽 위에 세워져 있다. 비행 마법마저 금지하는 결계가 쳐져있기에, 입구는 단 하나 절벽 아래에 세워진 워프게이트(warp gate) 뿐이다.


“그나저나, 한 임무에 라이오네가 전부 투입된 건 처음 아닌가?”


“그만큼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거겠지.”


“히잉…. 위험할까요?”


류에나와, 데메테르 그리고 리퓨에가 얘기를 하면서 걷고 나는 조용히 그저 앞서 걸어갔다.


하긴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투입된 건 몇 번 없었으니까… 반대로 이곳이 그만큼 만만치 않은 곳이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점차 가까워지는 절벽. 절벽 아래에는 동굴이 하나 보였고, 동굴의 입구 오른편에 작은 초소가 하나 서있다. 우리 넷은 그 쪽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초소는 집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작은 오두막이다. 초소는 두 곳으로 분리되어 연결되어있다. 한 곳은 창구이고, 한 곳은 초소의 경비를 보는 마법사들의 숙소와 동시에 위급상황에 투입되기 위한 대기조가 있는 곳 이라는 걸 이미 정보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


“빛의 탑의 성스러운 이빨. 이세벨리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신분과 방문 목적을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평범한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에 존재하는데다, 이 빛의 탑의 특수성으로 인해 이곳에 방문 목적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고위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도 꽤나 고위직에 있는 손님이라 여겼는지, 사무적인 멘트지만 친절하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창구 업무는 주로 젊은 수련사들이 맡게 된다. 이곳도 예외 없이 밝은 청색 로브를 입은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우리에게 용건을 물어왔다.


“…….”


평소대로라면 방문 목적을 말하고 신분증을 제시하리라 예상했겠지만 우리는 달랐다. 우리 일행에게서 대답이 없자, 젊은 마법사는 우리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그 때 초소 숙소의 문이 ‘쾅’ 소리와 함께 열렸다. 그 마법사는 무슨 일인가 싶은 얼굴로 그 쪽을 바라보았다. 그 문에선 피 묻은 검을 들고 노토스가 걸어 나왔다. 젊은 마법사가 놀란 얼굴로 그를 쳐다볼 때, 나는 류에나에게 저 사람을 처리하라는 시선을 돌리려 했다. 연이어 데메테르가 먼저 자신의 봉을 들어, 그대로 그 창구를 찍어버렸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 마법사는 건물과 함께 그대로 절명했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 걸 좋아하지 않는 데메테르가 오늘은 왜 먼저 나선 걸까. 하지만 뭐 문제될 건 없겠지.


“헤헷. 류에나 잘했지? 안에는 그래도 그럭저럭 하는 녀석들만 있어서 안 들키고 숨어들기가 힘들었어.”


“너무 늦었잖아. 그 정도는 빠르게 처리하고 나와야지.”


“그래도 노토스 씨도 잘했는걸요. 우리 중에서 가장 잠입에 뛰어난 건 노토스씨 잖아요.”


“봐봐 류에나. 나니까 이정도 한 거라고. 리퓨에. 역시 네가 뭘 좀 아는 구나.”


노토스는 웃으며 리퓨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리퓨에도 나쁘진 않은 듯 노토스를 따라 웃었다. 그 와중에 데메테르는 창구를 말 그대로 뜯어내어, 그 마법사의 시체를 뒤지고 있었다.


“찾았다.”


시체의 품속에서 데메테르는 진홍빛으로 빛나는 한 보석을 꺼내들었다. 마나의 기운이 가공 되어 있는 걸 보면, 저것이 워프게이트의 열쇠인 것이 맞는 모양이다.


“찾았으면 가지요.”


동굴의 천장 중앙에는 발광석(發光石)이 반구의 형상으로 세공되어 빛을 발하고 있다. 마나를 주입하면 빛이 나는 발광석을 이렇게 가공해 놓는 곳은 그다지 흔하지 않다. 영롱한 푸른 불빛을 내는 발광석은 모든 빛을 내는 물품 중 가장 아름다운 빛을 자랑한다. 하지만 발광석을 쓰는 것은 왕실이나, 빛의 탑 정도는 되어야 쓸 수 있다. 희소성에 따른 가격문제나, 마나의 보급 문제, 그리고 가공문제 등이 겹치기에 평민으로선 평생동안 저축해도, 저 위에 박힌 한 개 조차도 구경하기 힘든 물건이다.


모두 소리 없이 처리하였기에, 아직 빛의 탑에선 우리의 존재를 모를 것이다. 공격받았다는 걸 알았을 때, 워프게이트 마저 차단될 가능성이 있었기에, 소리 없이 처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5분 정도 걸어가자, 돔 형식의 작은 광장이 나왔다. 그 광장엔 네 개의 기둥이 서있었고, 바닥엔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져 있다. 데메테르는 그 마법진의 가운데에 천천히 걸어가더니, 그 곳에서 허리를 굽혀 바닥에 손을 댔다. 그러자 데메테르의 손에서 하얀 빛이 나기 시작했다.


“데메테르 아직 멀었어?”


또다시 3분쯤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류에나가 물었다. 그리고 그 때 데메테르가 몸을 다시 일으켰다.


“후우. 힘들군.”


한숨을 쉬는 데메테르의 얼굴엔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이마의 땀을 소매로 훔치며 데메테르는 말했다.


“왜 워프게이트 따위에 봉쇄방지 마법진을 겹쳐 놓은 거지. 덕분에 해석하느라 힘들었어. 자 준비는 끝났고, 다들 마법진 위로 올라서”


마법진 위에 오르자 데메테르는 룬어를 읊조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외쳤다.


“워프(warp)!!"


파란 빛이 눈 속으로 빨려 들어온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졌을 무렵 시야가 바뀌어 있었다. 절벽 위의 작은 분지. 앞의 절벽 너머론 구름마저 아래로 보인다.


“여기가 빛의 탑이 입구인건가?”


“흠… 과연 높긴 높구만. 공기가 부족해.”


“헤에~ 그래도 공기가 너무너무 맑은걸요. 경치도 아름 답구요.”


“쓸데없는 감상은 이쯤하고 출발하지요. 리퓨에님과 노토스님은 위치에서 대기해주십시오.”


리퓨에의 손에서 빛이 나오고 그 빛이 사라지자, 자신의 키보다 훨씬 커다란 180세리크(=cm)짜리 청룡도가 들려있다. 그 청룡도를 오른 손으로 가볍게 쥐고 땅에 세우며 단호히 말한다.


“네 알겠어요. 에쉬오드님.”


“흥.”


노토스도 일단은 검을 꺼내어 손에 쥐었다.


“명심하십시오. 단 한명도 탈출해선 안 됩니다.”


“네가 너 같은 줄 알아. 난 완벽하다고.”


임무 성공률 59%인 녀석이 언제나 말만은 잘한다. 속으로야 한숨은 나오지만, 무시하고 난 그냥 뒤돌아서 걸어갔다. 노토스는 비행마법을 통한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리퓨에는 워프게이트로 도망치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남았다.


절벽 위로는 평탄한 작은 길이 나선형으로 나있다. 그 길을 따라 천천히 절벽을 오르자, 빛의 탑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새하얀 대리석으로 지어진, 순백색의 탑. 뾰족한 첨탑형의 형태, 최상층 부엔 원뿔형식에 끝엔 은은한 푸른빛이 나는 고리가 걸려있다.

그리고 빛의 탑의 상징. 무한의 빛이 일직선으로 하늘 끝을 꿰뚫고 있다. 이 빛이 어디까지 이어지는 진 모르지만, 마법사의 말론 성운의 끝까지 관통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가 빛의 탑인가. 헤에. 과연 소문 값은 하는 걸."


"빛의 탑은 대부분 이런 구조로 생겼지. 다만 끝에 고리에서 나는 빛이 약간 씩 달라. 여긴 공격을 담당하는 곳이지만, 그 의미는 빛의 탑의 수호이기 때문에 푸른빛을 지양하고 있지."


"그럼 빛의 탑은 다 똑같이 생긴 거야? 개성이 없네."


"아니, 그건 외부만 그렇다는 거고. 내부엔 탑마다 모두 다르게 생겼어. 나도 이 이세벨리움은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른다구."


말하며 걷는 둘의 뒤로, 난 묵묵히 뒤따라 걸어갔다. 아래의 감시탑을 믿는 덕분에 이곳엔 사람 한 명 없었다.


빛의 탑의 문에 도착하자, 데메테르가 문을 열었다. 고딕형식의 나무문이 '끼익' 하는 마찰음과 함께 열린다. 그러자 바깥과는 다른 새로운 빛의 쏟아져 나온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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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 곰돌이 인형극의 탄생 - (4) 12.02.13 102 2 9쪽
21 #3 곰돌이 인형극의 탄생 - (3) 12.02.05 166 2 8쪽
20 # 3곰돌이 인형극의 탄생 - (2) 12.02.04 85 2 8쪽
19 #3 곰돌이 인형극의 탄생 - (1) 11.12.03 148 2 12쪽
18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10) 11.12.02 233 2 14쪽
17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9) 11.11.30 148 2 10쪽
16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8) 11.11.25 112 2 3쪽
15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7) 11.11.24 121 2 12쪽
14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6) 11.11.22 133 2 4쪽
13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5) 11.11.18 163 2 10쪽
12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4) 11.11.17 128 2 8쪽
11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3) 11.11.14 130 2 8쪽
10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2) 11.11.12 193 2 6쪽
9 #2 특이한 소녀와의 재회 - (1) 11.11.11 252 2 4쪽
8 #1 빛의 탑 공략 - (7) 11.11.10 227 2 13쪽
7 #1 빛의 탑 공략 - (6) 11.11.09 188 2 3쪽
6 #1 빛의 탑 공략 - (5) 11.11.08 172 2 6쪽
» #1 빛의 탑 공략 - (4) 11.11.08 183 2 9쪽
4 #1 빛의 탑 공략 - (3) 11.11.08 212 2 9쪽
3 #1 빛의 탑 공략 - (2) 11.11.08 301 2 12쪽
2 #1 빛의 탑 공략 - (1) 11.11.08 378 2 9쪽
1 # 프롤로그 # +1 11.11.08 525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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