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검의 라푼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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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청명
작품등록일 :
2017.01.19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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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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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4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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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이시아스 = 미소년 ?

DUMMY

“근데, 라푼젤. 그 검은 뭐야?”



그러자, 아빠도 그제서야 내 손에 들린 검으로 시선을 옮겼다.


내가 검을 들어올리며 대꾸했다.



“아, 이거? 설검이래.”


“설검?”



율리우스의 되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설검을 공중에서 살짝 흔들었다.



“응! 아이시아스! 말 좀 해봐~”



검을 흔들면서 말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이시아스?”



‘뭐지?’


내가 검을 귓가에 가져다 대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 모습을 보던 아빠가 물었다.



“아이시아스는 또 뭐야?”


“응. 설검의 정령이라고 했어. 아까는 나랑 얘기했는데, 이상하네···.”



그러자, 옆에서 걷던 율리우스가 풉-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대꾸했다.



“추운 데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 거 아니고?”


“아닌데···.”



내가 이상하다는 눈으로 계속 설검을 바라보자, 율리우스가 아빠를 재촉했다.



“얼른 돌아가자. 프로딘님, 얼른 가요.”



율리우스가 그렇게 말하며 달려나가자, 아빠가 율리우스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숙소로 돌아온 아빠가 나를 바닥에 내리자, 기사 오빠들이 몰려들었다.



“라푼젤 찾았어?”


“응.”



율리우스가 대답하자, 오빠들이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아, 진짜 다행이다.”


“야, 인마. 갑자기 없어져서 우리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오빠 한 명이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내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내 딸한테 손 대지 마.”



물론, 아빠가 냉정하게 그 손을 쳐냈기 때문에 오래 쓰다듬지는 못했다.



“날은 어두워지지, 너는 없어졌다 그러지-”



다른 기사 오빠 한 명이 아빠의 볼을 집게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말을 이었다.



“우리 스승님은 완전히 정신이 나갔었다니까?”


“은근슬쩍 손 올리지 마! 건방진 녀석 같으니.”



아빠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볼을 찌르는 오빠를 밀쳐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실소를 흘렸다.



“걱정 시켜서 죄송해요.”



내 대답을 듣고서 고개를 끄덕거리던 오빠 한 명이 시선을 돌렸다가, 아빠의 눈가가 붉어진 것을 발견했다.



“헐, 설마 스승님 그새 우신 거에요?”


“에엑-? 진짜?”


“스승님 울었대요~ 울었대요~”



오빠들이 낄낄거리며 아빠를 놀리자, 아빠가 발끈해서 소리쳤다.



“시끄러워, 인마! 울긴 누가 울었다고.”


“어쨌든 네가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다.”


“응!”



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환하게 웃자, 오빠들이 두 눈을 빛냈다.


그리고, 아빠는 그런 오빠들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다가 나를 품으로 끌어당겼다.



“내 딸 넘볼 생각하면 죽여버린다.”



그렇게 협박하면서.


숙소 안에 있는 식당에서 아빠의 옆자리에 앉아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함께 식사를 하는 오빠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듣고 나서야 알게 된 건데, 내가 없어진 후에 나를 찾던 율리우스가 숙소로 돌아와서 아빠를 비롯한 기사 오빠들에게 내가 없어졌다고 알렸다고 한다.


당연히 숙소 내부가 발칵 뒤집혔고, 율리우스는 가주님의 명령으로 연무장 청소라는 벌을 받았다.


아빠를 포함해 숙소에 있던 기사 오빠들이 나를 찾기 위해 수색 팀을 꾸려서 길을 나섰고, 그래서인지 내가 돌아온 지 한참이 지나서야 내가 돌아왔음을 알리러 간 오빠들과 함께 숙소로 돌아오는 수색 팀들이 제법 많았다.


게다가, 가장 놀라웠던 이야기는, 내가 그 이상한 숲에 들어간 이후로 5시간이나 지났다고 한다.


내가 갔던 그 숲은, 워낙 으스스하기도 하고, 늑대라던가 위험한 짐승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라 사람이 쉽게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그 곳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위험한 곳에 대체 왜 갔었냐며 아빠가 또 화를 냈다.


내가 그 숲에서 아이시아스를 만난 이야기를 하자, 아빠가 당장 그 이상한 검을 갖다 버리라고 하는 바람에, 저녁 식사를 마친 나는 아빠에게 붙잡혀 숙소 밖으로 끌려 나왔다.


나는 빨리 버리라며 눈짓을 하는 아빠를 쳐다보며 호소했다.



“아빠, 정말이라니까? 아이시아스가 외롭다고,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했단 말이야.”


“아이시아스건, 아이스건, 헛소리 하지 말고 빨리 버려!”



아빠가 그렇게 말하며, 내 손에 들린 설검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설검에서 뿜어져 나온 하얀 기운이 아빠의 손을 덮쳤다.


아빠가 차갑다고 짧은 비명을 지르며 검에서 잽싸게 손을 뗐다.


아빠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거 왜 이렇게 차가워? 얼음으로 만든 검인가?”



아빠의 물음에 나는 설검을 공중에서 휘두르며 대꾸했다.



“난 하나도 안 차가운데?”



그러자, 아빠가 설검을 들지 않은 내 반대쪽 손을 잡더니, 손을 살피면서 의아하다는 얼굴을 했다.



“이상하네···. 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한참 동안 나를 살피던 아빠는,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



“빨리 버려.”


“싫어.”



나는 양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팩-하고 돌렸다.


그러자, 아빠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또, 말 안 들을 거야?”


“이거 하나 갖고 있는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도 안 생기잖아.”


“그건 모르는 거지,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거고. 그 아이스인가 뭔가가 너한테 피해라도 입히면 어쩔 거야?”


“아이시아스는 안 그래!”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빨리 버려!”



나의 열띤 호소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설검을 들고 있는 내 손을 쳐서 눈밭에 그것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싫다며 거부하는 나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너무하네, 진짜. 뭐, 검 쓰는 녀석이라고 해도 아직은 꼬마니까 어쩔 수 없나.”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아빠와 내가 뒤돌아보았다.


눈처럼 하얀 머리카락과 피부, 얼음처럼 차가운 눈동자를 가진 미소년이 그 곳에 서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누구세요?”



그러자, 미소년이 인상을 확 찌푸리며 타박했다.



“누구긴 누구야? 딱 보면 모르냐?”


“모르겠는데.”



내 대답에 미소년이 한숨을 내쉬며 대꾸했다.



“아이시아스잖아. 아이시아스! 네 파트너인 설검의 정령.”



‘아이시아스라고? 이 미소년이? 인간으로 변신할 수도 있는 거였어?’


내가 충격 받은 얼굴로 가만히 서서 아이시아스를 눈으로 훑는 동안, 아빠가 아이시아스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뺨을 잡아당겼다.



“진짜인가?”



그러자, 아이시아스가 짜증난 표정으로 아빠의 손을 쳐내며 대답했다.



“그럼 진짜지, 가짜냐?”



아빠도 나처럼 멍한 표정으로 아이시아스를 응시했다.


부녀가 똑같이 멍청한 표정을 짓는다며 혀를 찬 아이시아스가 자신의 앞에 서서 내려다보는 아빠에게 선언했다.



“아, 어리석은 인간. 말해두겠는데-“



아이시아스가 집게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자, 아빠가 그 손을 따라 나에게 시선을 옮긴다.


아이시아스가 말을 이었다.



“이 녀석, 나랑 영혼의 계약을 맺었으니까. 일방적으로 계약 위반하면 죽어.”


“뭐?!”


“뭐라고?”



나와 아빠가 크게 놀라며 소리쳤다.


나는 우리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아이시아스에게 항의했다.



“나한테 그런 얘긴 한 마디도 안 했잖아!”


“어쨌든, 그렇게 알고 있어. 날 버리면 라푼젤도 죽는 거야.”



아이시아스는 내 항의에 대한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설검의 모습으로 돌아가버렸다.

나는 설검을 들어올리며 외쳤다.



“야! 아이시아스! 이 계약 당장 없애줘! 완전히 노예 계약이잖아!”



노예 계약의 정확한 뜻은 몰라도, 평소 기사 오빠들의 하소연을 자주 들었던 나는 그게 안 좋은 계약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오빠들이 벌로 저택 청소를 할 때, 주로 그런 말을 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설검이 된 아이시아스는 내가 떠들거나 말거나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설검을 들고서 아빠와 함께 숙소 안으로 돌아왔다.


잠깐 올려다본 아빠의 표정이 무척이나 심각했다.


우리 방으로 향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기사 오빠가 내 손에 들린 설검을 발견하고는 물었다.



“그거 버리러 간 거 아니었어요? 왜 도로 들고 와요?”



그러자, 아빠가 골치 아프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머리 아프니까 묻지마.”



그리고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아빠를 따라 조용히 방에 들어갔다.



“엥? 왜 저래?”



뒤에서 기사 오빠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는 말을 마지막으로 방문을 닫았다.


방에 돌아온 나는 들고 있던 설검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을 걸었다.



“아이시아스.”


“······.”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나는 최대한 다정한 목소리로 다시 불러보기로 했다.



“아이시아스~”


“······왜.”



아이시아스가 드디어 대답했다. 말투는 퉁명스러웠지만.


나는 일단, 궁금한 것부터 물어보기로 했다.



“너 인간으로 변신할 수도 있어?”



그러자, 아이시아스가 다시 미소년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내 침대에 걸터앉으며 대꾸했다.



“그 숲에선 불가능했는데, 이 곳에선 가능한 것 같더군.”


“그럼 왜 진작에 변신 안 했어?”


“가능하다고 자주 변하면 너처럼 멍청한 인간들이 혼란스러워할까 봐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던 거야.”


“멍청하다고 하지 마!”



아이시아스는 인간으로 변신하더니 성격도 나빠진 것 같았다.


아빠가 바닥에 앉은 나를 번쩍 들어올려, 자신의 침대로 나를 데려가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또 사내놈이라니.”



그러자, 아이시아스가 발끈했다.



“날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아줄래? 어차피 해야 할 일만 끝나면 난 내 자리로 돌아갈 거니까.”



아빠의 품에 안겨서 아이시아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내가 물었다.



“해야 할 일이 뭔데?”


작가의말

미소년 정령은 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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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설검의 라푼젤 리메이크합니다! +2 17.03.15 154 0 -
14 빨간 장미와 검은 장미 17.03.15 219 0 9쪽
13 라벤더의 향기로움에 매료되다. 17.03.14 158 0 10쪽
12 이래도 나랑 결혼 안 할 거야? 정말로? 17.03.11 176 0 8쪽
11 여자는 검을 들면 안돼? +2 17.02.10 228 1 13쪽
10 설검의 여기사 17.02.01 151 1 9쪽
9 그게 아빠와 딸이니까. +4 17.01.27 220 2 12쪽
8 오늘은 왜인지 몸 상태가 이상해. 17.01.26 255 2 9쪽
7 다시 만나다 +2 17.01.26 210 2 10쪽
» 아이시아스 = 미소년 ? +4 17.01.24 264 2 10쪽
5 설검의 정령, 아이시아스. +2 17.01.22 201 2 9쪽
4 율리우스! 그 고백, 진심이야? +2 17.01.21 212 2 9쪽
3 아빠와 딸의 냉전 17.01.20 194 1 9쪽
2 네 놈이 내 딸에게 헛바람을 불어넣은 그 놈이냐 +2 17.01.19 290 3 10쪽
1 열세 살, 딸바보 아빠를 거부한 외동딸 +4 17.01.19 41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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