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람 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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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17.01.20 20:02
최근연재일 :
2020.05.16 21:4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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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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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5,636
글자수 :
2,183,213

작성
19.09.01 19:32
조회
172
추천
5
글자
7쪽

생각중

DUMMY

"재미? 재미는 너에게만 있는 거겠지. 그보다 같이 뭘 하자고 할거면 일단 날 풀어줘."


날리아는 몸이 자유롭게 되면 곧바로 아이노라를 공격할 생각을 하며 그렇게 말했고, 아이노라는 쿡쿡 웃고는 대답했다.


"싫은데? 너. 날 때리려고 그러지?"


"윽... 그래! 이 빌어먹을 몬스터 녀석! 빨리 이걸 풀어줘!"


"웃기시네. 부탁하는 주제에 명령조로 말하고. 상대를 몬스터 녀석이라고 떠들고. 그런 말을 듣고도 내가 아 예 알겠습니다. 풀어드리겠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 뭐 카이젤씨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몬스터를 몬스터라고 하는게 뭐가 문제야!"


아이노라에 힘에 묶여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날리아가 그렇게 말하자 잠깐 발끈했던 아이노라는.


가만히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앨런에게 들었던 무언가를 떠올리고는 씩 웃으며 대꾸했다.


"아 그러셔? 검둥이*주제에 입은 뚫렸다고 떠드는 모양이네?"

(* 세오렌 대륙에서 비교적 소수종족인 다크엘프들을 차별하는 용어. 아이노라는 앨런에게 그 말을 들었다.)


"너!? 큭......"


다크엘프들에게 해서는 안되는 말인 검둥이라는 말을 듣고 발끈했던 날리아는, 자신도 아이노라를 몬스터라고 불렀던 것을 떠올리며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거봐. 너도 기분 나쁘지?"


"미안하군. 사과하지."


"됐어. 깨닫게 해주려고 했다곤 하지만 나도 너한테 심한 말을 했으니까. 사과할 필요는 없어."


아이노라는 그렇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날리아를 속박하던 힘을 풀어냈다.


조금전까지 그녀가 자신에게 보의던 적의가 사라진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괜찮겠나?"


"뭐가?"


"난 마법으로 널 공격할 수 있다."


"해 봐. 내가 이겨줄 테니까."


아이노라는 자신이 있는 모양인지 날리아의 도발섞인 말에 웃으며 대답했고, 날리아는 잠시 그런 아이노라를 보다가 바닥에 주저 앉았다.


"이봐 유령."


"아이노라라고 불러주면 좋겠는데."


"그럼 아이노라."


"왜?"


"난... 어쩌면 좋지?"


날리아는 동료들에게 버림받은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한숨을 쉬었고, 아이노라는 그런 날리아를 물끄러미 보다가 물었다.


"어떻게 하고 싶은데?"


"모르겠어. 일단 너희 단장님인지 뭔지. 그 자가 어떻게 하는지가 문제잖아?"


"그렇긴 하네. 아마도 우리 단장님은 널 처벌하라든가 하는 요구는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거지 그 인간은? 난 그자를 죽이려고 했다. 그것도 그 자가 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이용해서."


"몰라. 하긴. 나 같으면 날 죽이려고 한 녀석은 끝까지 추적해서 벌을 줄텐데. 카이젤씨도 참 특이한 사람이긴 하지."


"......"


"......"


침묵.


날리아는 아이노라의 말을 듣고는 입을 다문채 무릎에 얼굴을 묻으며 생각에 잠겼고, 아이노라는 그런 날리아의 곁에 다가가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지난 후.


날리아는 아이노라를 보며 입을 열었다.


"궁금한게 있어."


"뭔데?"


"너. 유령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들이랑 어울려 다닌거지? 아니. 애초에. 어떻게 유령이 된거야?"


"말하자면 길어. 아. 하긴. 당신 지금 어차피 갇혀 있고. 할 일도 없으니까. 말해도 되긴 하겠네."


"흥. 말해봐. 들어주지."


아이노라는 자신이 어떻게 살해를 당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카이젤 일행과 만나게 되었는지를 날리아에게 말했다.


"당신도 참... 불쌍한 인간이군."


"그러게. 참 불쌍하지? 그래서 나도 이 몸으로 처음 눈을 떴을 땐...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 억울해서."


"그랬겠군. 그런 일을 당하고 다시 눈을 떴는데, 자신이 유령이. 언데드 몬스터가 되어 있다니. 너무나... 끔찍한 일이군."


"그런데 카이젤씨랑 다른 분들을 만나고 그 분들이랑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뭐랄까. 그 억울함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


"그렇다고는 해도 그들도 정말 특이하군. 언데드 몬스터와 함께 다닐 생각을 하다니."


"그렇지? 카이젤씨. 정말 특이한 사람이라니깐."


"특이하다. 나 같으면 안그럴거다. 라고 말하는 것 치고는, 당신은 그 인간을 꽤 따르는 모양인 것 같군."


"뭐 우리의 대장이니까. 그보다... 너. 이제 좀 회복한 것 같다?"


아이노라는 날리아가 평범하게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는 그렇게 물었다.


"하아... 글쎄. 너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조금 기분이 나아진 것 같기도 하군."


"역시 그렇지? 그럼 하자."


"하다니. 뭘?"


"아까도 말했잖아. 재밌는 거."


"그 재밌는 거라는게 네가 나의 몸을 빼았는 거라면 사양하지."


"됐어 그런건. 그건 네가 정말로 죽으려고 했을때의 이야기였던거니까. 죽을 마음이 없어졌다면 그럴 필요는 없지."


"그럼 대체 뭘 하겠다는 거지?"


"너 말야. 우리랑 같이 다니지 않을래?"


".....거절하지."


"왜?"


"내게는 모시고 있는 주군이 있다. 은혜를 내려주신 주군을 버리고 너희를 따라갈 수는 없는 일이다."


"아 그래? 그런데... 나도 하나 궁금한게 있어."


"뭐지?"


"그 네 동료라는 녀석들이 너에 대해 안 좋은 보고를 올린 후에도, 그 주군이라는 사람. 아니 엘프는 널 믿어줄것 같아? 그냥 순수하게 궁금해서 그래."


아이노라의 질문을 들은 날리아는 굳은 표정으로 한참을 생각하고는 말했다.


"모르겠어."


"모른다고?"


"그 분은... 실력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다. 그래서 나같은 다크엘프도 그 분의 밑에서 일 할수 있었던 거지. 하지만 실력과 결과를 중시하는 분이니만큼... 실패를 해서 주군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자를 용서하지 않아."


"그럼... 실패한 너는... 게다가. 주군이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다가 실패한 너는... 돌아갈 수 없겠네?"


아이노라는 그렇게 날리아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고 날리아는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맞아."


"거봐. 그러니까 말하는거야. 우리랑 함께 가자."


"......시간을 줘."


"좋아. 생각을 정리할 시간 정도는 필요하겠지. 그때까지 난 옆에서 혼자 놀고 있을테니까 난 신경쓰지 마."


아이노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정말로 구석으로 가서 혼자 놀기를 시작했고, 그런 아이노라를 잠깐 쳐다보던 날리아는 한숨을 푹 내쉬며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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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기다릴게요 20.03.14 215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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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7 할 수 있어요 20.02.15 250 4 7쪽
646 싸워야 한다 20.02.09 228 6 7쪽
645 여신강림 20.02.01 238 6 7쪽
644 불경한 자들 20.01.26 235 5 6쪽
643 없으면 없는대로 20.01.18 220 5 7쪽
642 운이 좋은 녀석? 20.01.11 213 5 7쪽
641 혼자가 된 날리아? 20.01.11 227 5 7쪽
640 앞으로 20.01.04 221 5 7쪽
639 쏘세요 19.12.28 260 5 8쪽
638 녹색의 덩어리 19.12.21 224 5 7쪽
637 벽과 문 19.12.15 220 6 7쪽
636 위대한 용사님들 19.12.14 237 6 8쪽
635 고기마이쪙 19.12.07 228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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