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람 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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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17.01.2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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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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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들의 수다

DUMMY

[요새 내 영주의 거처]


"어서들 오시오. 기다리고 있었소."


카이젤과 대책단이 요새의 복구작업을 끝내고 플로렌 지역으로 향했을 때.


친인간파 연합으로 이번 전쟁을 치렀던 자스터가의 메데프 영주, 타르미크 가의 에르난 영주, 라니에르 가의 비소베스 영주가 한 자리에 모였다. - 자스터가와 타르미크가의 주력 부대는 이미 영지로 회군한 상태였고, 현재는 영주를 호위하여 돌아갈 호위병력 정도만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간 별 일 없으셨소?"


"하하. 복구작업을 지휘하느라 눈코뜰새가 없었소. 사실 처참하게 부서진 요새의 모습을 보면서 좌절할 뻔도 했었는데, 여러분의 도움으로 이렇게 빠르게 복구를 할 수 있었소. 이 은혜는 반드시 갚으리다."


카이젤이 대책단과 평민들의 거주구역을 복구하고 있는 동안.


자신의 거처를 비롯한 귀족들의 거주구역 복구작업을 지휘하던 비소베스 영주는, 피곤이 쌓인 얼굴로 두 영주를 맞이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말... 놀라운 일이오. 나도 군을 이끌고 이 곳에 막 도착했을때의 광경을 아직 기억하고 있소만. 설마... 한 달도 안되는 기간에 이 정도까지 복구를 해낼 줄이야. 영주님의 능력이 정말 대단하시오."


구원군을 이끌고 요새에 달려왔을 때의 모습을 아직 기억하고 있던 에르난 영주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 안에 복구되어버린 요새의 모습을 보며 놀라워했다.


"내 능력은 무슨. 내가 복구 지휘를 하고 있던 곳은 나와 다른 귀족들이 머무는 거처 일부구역일 뿐. 나머지 대부분의 구역은 그 자. 카이젤이 해낸 것이오. 정말 놀라운 일이지. 나는 이 조그마한 구역을 복구하는데에도 힘이 쫙 빠졌는데 말이지."


"흥. 그 녀석이 한 것이 뭐 있다고. 어차피 실제적인 작업은 우리 세 가문의 인력들이 해낸 것이 아닌가."


비소베스 영주가 카이젤을 추켜세우자 메데프 영주는, 카이젤이 한 것이 뭐 있냐며 혀를 찼지만 에르난 영주는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렇기는 하지. 허나. 자네 말에 동의하기는 어렵군."


"어째서인가?"


"자네도 군을 지휘해 봐서 알거 아닌가. 병사들이 자네 말을 잘 듣던가?"


"내 휘하의 부대들이야 당연히 나에게 충성하는 이들 뿐이지!"


"그런 이야기가 아닐세. 자신이 모시는 주군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내 덕분에 밥을 먹고 있기 때문에 시키는 것을 해낼 뿐. 그 이상은 아니야. 딱 그정도지. 자네 부하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크흠! 그거야......"


메데프 영주는 휘하 부하들의 평소 모습 - 그들이 자신을 대하는 - 을 떠올리며 에르난 영주의 말에 대꾸를 하지 못했다.


"나도 여기에 와서는 할 일이 별로 없어서. 복구 현장에 몇 번 가봤지. 내 부하들이 파견되어 있기도 해서 말이야. 헌데. 그 때 보았던 녀석들의 모습은 놀라웠네."


"뭐가 말인가?"


"말이야 복구작업 복구작업. 쉽게 하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힘든 일인가. 부서진 건물의 잔해를 치우고. 자재를 준비해 새 집을 만들고. 그 동안에 집을 잃은 이들에게 계속 식사와 임시 거처를 마련해 주어야 하지."


"크흠."


"그런데 말이야. 그 힘든 일을. 그 녀석들은 웃으면서 하고 있었어. 내가 시킨 일을... 웃으면서 한 적이 없는 녀석들이 말이지."


"그것이. 그 자의 힘이라는 것인가."


"게다가. 복구작업이 이렇게 신속하게 진행된 것은, 우리가 지원한 인원과 물자 외에, 다른 지역에서 온 물자와 인력들도 한 몫 했네. 알다시피 우리는 복구작업을 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 아니었잖나."


"그리고. 그 물자와 인력이 온 것 역시. 그 자의 덕분이라는 것이겠군."


"그렇지. 후후. 무서운 일이야."


그렇게 에르난 영주와 비소베스 영주가 카이젤에 대해 놀라워하고 있는 것을 본 메데프 영주는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헌데. 그걸 그렇게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건가?"


"뭐가 말인가?"


"자네들 말대로. 그 카이젤인지 뭔지 하는 개뼉따귀가. 그렇게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면. 그 녀석이... 다른 마음을 먹고. 이 세오렌을 자기의 것으로 하겠다고 설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애초에 카이젤을 그다지 탐탁지 않게 여기는 메데프 영주기는 했지만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찌되었든 지금 카이젤은 세오렌 내에서 유명 인사. 아니 영웅이 되어있는 상황.


그가 정말 다른 마음을 먹어 자신을 지지하는 힘을 가지고 무언가를 꾸밀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하하하. 그건 너무 걱정할 것 없소 메데프."


"어째서?"


"그 자의 인기가 지금 워낙 거세서 다들 잠깐 잊고 있는 것이 있는 모양인데. 그 카이젤이라는 자는 어디까지나 외부에서 온 인간일 뿐. 엘프가 아니오."


"아...... 그러고 보니."


에르난 영주의 말을 들은 메데프 영주는 심각하던 얼굴이 확 풀어지며 미소를 지었다.


"그 자가 일시적으로 기세를 올렸다고는 하지만. 그런 열광적인 인기는 식기도 금방 식지. 게다가 녀석이 그대가 말한 것과 같은 일을 하려들었다 치더라도. 어느 엘프가. 인간 따위의 말에 동의해 그를 여기의 왕으로 세우려 하겠소?"


"맞네 맞아. 내가 괜한 생각을 했구만."


"그 자가 어디까지 그 일을 계속하려들지는 모르겠지만. 가면 갈수록 지원금과 인력은 줄어들고, 복구가 늦어진 곳에서 자신들의 지역에 일찍 와주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은 늘어갈 거요.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사고가 터지게 된다면. 열광하던 백성들이 그 자의 목을 따려 드는 건 일도 아니지."


"흐하하하하! 과연! 자네 말이 맞네."


에르난 영주의 말을 들은 메데프 영주는 흡족한 얼굴이 되어 웃었고, 비소베스 영주는 조금 씁쓸한 얼굴이 되며 말했다.


"하지만... 좋은 일을 하려 애쓰는 그가. 정말 그런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면... 좀 씁쓸하겠군."


"꼭 그렇게 된다고 말한 것은 아닐세.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뿐이지. 그가 머리가 좋다면... 슬슬 대책단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하고 있을테지."


"하하핫! 그 멍청한 놈이 그럴리가. 지금쯤은 아마도 자신의 인기에 취해 헤롱거리고 있겠지. 보이지 않는 밧줄이 자신의 목을 죄어 오는것을 눈치채지도 못한채 말이야. 하하하핫! 자자! 오늘은 기분이 좋구만. 다들 한 잔씩 더 하세!"


에르난 영주가 카이젤이 파멸을 맞이할지도 모른다고 한 말이 정말로 마음에 들었는지.


메데프 영주는 처음 들어올때의 침울하고 억울한 듯한 모습은 간데없이,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두 영주에게 술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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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기다릴게요 20.03.14 215 4 7쪽
649 합체 20.03.07 240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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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7 할 수 있어요 20.02.15 250 4 7쪽
646 싸워야 한다 20.02.09 228 6 7쪽
645 여신강림 20.02.01 238 6 7쪽
644 불경한 자들 20.01.26 235 5 6쪽
643 없으면 없는대로 20.01.18 220 5 7쪽
642 운이 좋은 녀석? 20.01.11 213 5 7쪽
641 혼자가 된 날리아? 20.01.11 227 5 7쪽
640 앞으로 20.01.04 221 5 7쪽
639 쏘세요 19.12.28 260 5 8쪽
638 녹색의 덩어리 19.12.21 224 5 7쪽
637 벽과 문 19.12.15 220 6 7쪽
636 위대한 용사님들 19.12.14 237 6 8쪽
635 고기마이쪙 19.12.07 228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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