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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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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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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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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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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자신의 패로 만들다

DUMMY

선녀(仙女) 제갈선

흔한 백성들조차 아는 그 이름은 정자에 있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이름이었다.

오천무신이라는 위대한 이름

그 오천무신 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활약했던 무신이 바로 제갈선이다.

정파명문인 제갈세가의 장녀로 태어나 약관의 나이를 갓 넘긴 시점부터 무신이라 칭송받았던 선택받은 존재

그 동생 또한 위대한 무인으로 칭송받으며 정사마의 모두에게 인정받았었다.

현시점에 존재하는 정파의 가장 배분이 높다는 사성과 몇몇 문파의 인물들조차도 제갈선 앞에서는 말 한마디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하늘 위에 군림하고 있는 그녀를 앞에 두고 이제 갓 어린티를 벗고 세상에 나타난 후기지수들이 어떻게 말을 걸 수 있을까?

그나마 초면이 아닌 제갈무종이 제갈선과 술잔을 기울이며 말을 나누고 있는 것이 다른 이들에게는 다행인 일이었다.

그렇게 제갈무종을 제외한 모두가 제갈선의 눈치를 보고 있는 와중에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던 당사자. 제갈무종은 제갈선의 입가에 걸려있는 미소를 보고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며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질문을 과감하게 내던졌다.

“선녀시여.”

“응?”

“언제쯤이면 일지소저를 볼 수 있습니까?”

“일지? 아아. 그 남궁가의 아이? 글쎄.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내 아들이 도와준다면 빠른 시일 내에 그곳을 나올 수 있을지도?”

내 아들이라는 말을 크게 강조한 제갈선은 가뜩이나 매혹적인 몸매를 부각시키는 몸짓으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칠수의 대부분이 얼굴을 붉혔다.

나이는 말할 것도 없이 많았지만 제갈선의 외모는 천하제일미를 뛰어넘어 고금제일미로 칭송받는다.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아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그 제갈선이 선녀라 할지라도 결국 사내들의 눈에는 천상의 선녀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후후! 지금도 내 아들이 열심히 도와주고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이건 좀 물어보고 싶은데 말이야.”

“······?”

“왜 미려가 아니라 일지에 대해 물어 보는 거니?”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제갈무종에게로 쏠렸다.

남궁일지는 그에게 있어 여동생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존재가 제갈미려였다.

가문에서도 버림받은 제갈미려를 유일하게 가족으로 챙기는 제갈무종의 행동을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들도 처음에는 왜 제갈미려가 아니라 남궁일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생각에서 멈췄고 말로는 나오지 못했다.

“누님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응. 맞아.”

“그럼 됐습니다.”

“하지만 다친 것 이상으로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어.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저놈이지만.”

제갈선의 시선이 당소문에게 향하자 모두가 난처한 표정으로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다른 이들과는 달리 제갈무종의 얼굴에는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아닙니다.”

“응? 뭐가?”

“아무리 곤란하다 할지라도 선녀님의 곁이라면 누님은 웃을 수 있으실 겁니다.”

“······.”

그 말 속에 담겨있는 깊은 뜻을 읽은 제갈선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거 하나 없네? 내 기억으로는 그 쓰레기 새끼들은 전부 죽은 거로 기억하는데. 아니. 그 이전의 문제인가?”

제갈세가의 역사

그 역사의 씻을 수 없는 죄가 아직도 가문에 남아있는 지금. 제갈선의 말이 얼마나 파괴력을 가진지는 제갈무종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제갈무종과 함께 같은 가문 아래에서 직계혈족으로서 태어나자마자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제갈허와 제갈화련 또한 그 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그 역사를 떠올린 두 사람은 몸을 부르르 떨며 고개를 숙였다.

그 옛날

제갈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런 제갈선을 왜 잃었는지

가문은 몰락에 가까운 지경에 이르렀으며 지금도 그때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두 사람. 특히 제갈화련은 심하게 몸을 떨었다.

그 모습에 곁에 있던 팽모모가 제갈화련의 어깨를 감싸주며 “괜찮아” 라고 속삭이며 안심시켜주었다.

제갈세가의 일원이 아니더라도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전부 명문세가의 일원이었다. 제갈세가에 내려오는 역사를 자세히는 알지 못해도 대부분의 큰 사건을 전부 알고 있었다.

“아아. 차라리 그때 멸문시켜버릴 걸 그랬나?”

농담처럼 내뱉는 제갈선의 말에 모두가 말을 잃었다.

“후후! 농담이야 농담! 뭘 그렇게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래? 나도 사람이야. 사람의 감정을 버리지 않은 이상 내 가족을 전부 죽여 버릴 수는 없었어~ 대표적으로 이 새끼는 개새끼다. 라고 할 수 있는 놈들만 사지를 찢어버렸지. 아아. 그런데 아쉽네. 지금의 이 꼴을 보니 그때 기억이 떠올라.”

멈춰버린 제갈무종의 손에서 술병을 낚아챈 제갈선은 자신의 술잔을 채우며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을 한 명씩 쳐다본 후 다시금 제갈무종에게 시선을 옮겼다.

“아 참.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니까 생각나는 건데. 공양. 그 아이가 지내던 곳에 이상한 기록들이 있던데. 혹시 아는 거 있니?”

“이, 이상한 기록이라 하심은?”

“그 있잖아? 내가 가문을 떠나기 전. 가문의 모든 역사를 거기에 모──”

“선녀시여!”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제갈무종이 제갈선의 말을 끊었다.

“어? 왜?”

“그 일에 대해서는 나중에 제게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흔들리는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불안함에 제갈선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풋! 그거 비밀이었어? 아니. 설마 아직까지도?”

“······.”

“후후후! 그 표정을 보아하니 아직인가 보네. 아니지. 그 아이가 일부러 방치한 건가? 씻을 수 없다면 차라리 혼자 짊어지자고 생각한 거야?”

“노야께선······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셨습니다.”

“그래? 뭐 그 아이 답네. 하지만 지금의 나한테는 미련이 없다고? 네가 부탁한다면 다 없애줄 수 있는데?”

그 대답에 제갈무종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 그건······.”

“가문의 어른들과 상의를 해봐야 한다?”

“······.”

“하긴.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 늙은 노친내들은 명분을 중요시하니까. 분명 죄를 청산하려 들겠지. 뭐 그건 네가 알아서 해. 말했듯이 난 아무 미련도 없다? 이제는 내가 보살펴야 할 가문도 아니며 애초에 그 날부터 나는 제갈세가와 연을 끊었으니까.”

“선녀시여······.”

“쉽게 쉽게 생각해. 내 술친구가 되어준 보답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거야. 자자. 그렇게 무거운 표정 짓지 말고 앉아서 술이나 비워봐.”

들쑥날쑥 거리는 제갈선의 분위기에 휘둘려 정신이 피폐해진 제갈무종은 그래도 제갈세가의 소가주답게 겉으로 괜찮다는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반 시진 동안 이어진 두 사람의 대화를 곁에서 들으며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던 나머지 일행들은 조용히 가시방석에 앉아 자리만 지켰다.

그런 그때. 평소답지 않게 눈치를 살피던 당소문이 접고 있던 날개를 크게 펼치듯 두 사람의 대화에 당당히 끼어들었다.

“선녀시여.”

“응?”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어? 그래? 그럼 계속 그러고 있어. 네 인사는 받고 싶지 않으니까.”

“······?”

“뭐야? 그 표정.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괜찮아~ 애들아 미안해! 내가 너무 눈치가 없었지? 자자! 다들 긴장 풀고 이름부터 알려줄래?”

차갑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당소문을 제외한 나머지 전원이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가문과 이름을 밝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지막으로 말문을 연 남궁거손은 덤덤한 표정으로 제갈선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자.”

자신에게 다가온 제갈선이 빈 술잔을 채워주었다. 만약 다른 이였다면 큰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다 들었어. 공개적으로 내 아들에게 구애를 했다지?”

“······.”

“난 찬성이지만 네 아비는 내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나봐?”

남궁호와 남궁수의 대화를 잊지 않은 제갈선은 그때의 불쾌감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네 생각은 어때?”

남궁거손은 남궁세가의 소가주로 미래가 정해진 상태였다. 곧 있으면 가주의 자리도 이어받을 것이고 다른 어른들보다 더 큰 발언력을 지니게 된다.

그런 남궁거손을 첫수에 제압하려던 제갈선은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 들려오자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전 반대하지 않습니다.”

“흐음?”

“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뭐? 풋! 후후후후!”

남궁거손의 대답에 웃음을 터트린 제갈선이 그 어깨를 거칠게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화끈해서 좋네! 그럼 넌 내 아들을 지지하는 거지?”

“지지할 입장은 아닙니다.”

“뭐. 반대는 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지지자라고 해야겠지. 아무튼 고마워!”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지만 제갈선의 마음에는 쏙 들어올 대답이었다. 그렇게 남궁거손이라는 훌륭한 패를 손에 쥔 제갈선은 자신의 주적이나 다름없는 당소문을 힐끔 째려보며 작게 속삭였다.

“당가쯤이야 쉽게 이겨주겠어.”

하후의 행복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제갈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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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화. 자신의 패로 만들다 +1 18.01.10 737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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