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시험에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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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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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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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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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쌀쌀하고 살가운(4)

DUMMY

이건 에반젤린에게 옮은 거다.


치밀한 분석 결과 나는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걔가 하도 날씨 안부를 물어대니까 그걸 옆에서 보던 나도 자연스럽게 날씨부터 묻게 된 것이다.


바깥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실내에서 대관절 날씨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비록 색유리로 창을 만들었다곤 해도 특유의 분위기를 위해서인지 얇은 커튼으로 가려져 조금의 빛만 비쳐 들어오고 있었다.


이 사람 착해빠지게 생겨가지고 어두운 걸 좋아하는 걸까?

사람 좋게 웃고 있는 주인장을 보자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웃음만해도 마냥 밝은 웃음은 아니었다. 내가 왜 날씨 얘기 같은 것을 할까, 하는 의심이 저변에 깔려있는 그런 눈매였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난 방금 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요즘 날씨 때문에 일거리가 떨어졌다는 거예요."


내 말을 들은 주인장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는 제 기억을 들여다보듯 저 먼 어딘가를 봤다가 다시 날 보며 말했다.


"그래요? 제 친구 중에도 용병 일을 하는 녀석이 있는데. 그 자식은 겨울이 되면 오히려 일거리가 늘어서 좋다고 하던데요. 모피나 가죽을 찾는 사람이 많다나?"


그 사람은, 그것 참 별일이네, 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난 입이 바짝 말랐다.


입에 풀칠도 못한다는 얘기하려다가 정말 입에 풀을 바른 꼴이었다.


세상 사냥꾼들은 대체 뭘 하고 있기에 용병들까지 나서서 모피를 모으냔 말이야.


"열심히 좀 해라. 열심히..."


절로 원망이 나왔다.


"예? 열씸이요?"


내 말을 흘러들은 주인장이 되물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손을 내저었다. 지금은 다른 변명이 필요했다.


"나는 그, 뭐야. 분야가 달라서 그래요. 분야가."


"오. 손님은 무슨 일을 하시는데요?"


"뭐... 있어요. 아주 위험천만한 일이죠. 어... 용병이 아니라면 절대 안 할 그런 일."


그리 자세하게 묻는다면 대충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이야. 대단하시네요. 대체 무슨 일을 하시는데요? "


그런데 그게 오히려 구미를 당긴 모양이었다. 아니면 단순히 내 흥을 돋우기 위해 바람을 넣는 것일 수도 있고.


하는 수 없이 그것도 지어내기로 했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냥 무슨 말을 하든 적당히 부풀리면 되는 거였다.


"집 나온 미친 엘프를 잡아다 교화 시킨다던가."


적당히.


"말도 없이 직장에서 탈주하려던 정령술사를 되돌려놓기도 했죠."


적당히.


"가끔은... 성당에 고용되기도 하고요."


조금 부풀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오오... 보기보다 대단하시네요."


주인장은 정말 놀란 것처럼 탄성을 흘렸다.

뭐, 좋다. 다 좋은데. 왜 다들 불필요한 말을 하나씩 붙이는 걸까.


"보기보다는 뭔데요?"


내가 되묻자 주인장은 금방 안색이 시커멓게 뒤바뀌었다가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아아 미안해요. 정말 의외라서 그랬어요. 아직, 젊은 것... 같은데."


주인장의 목소리는 어린 것 같다고 말하려던 것을 바꾼 것처럼 고개를 굽이쳤다.

아무래도 멋쩍은지 그 사람은 계속 내 눈치를 살피며 쩔쩔맸다.


잠시 후, 주인장은 아주 좋은 생각이 난 것처럼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


"아. 아주 오랜만에 돌아와서 첫 방문이라고 하니 제가 서비스 하나 해드리죠."


하며 그 사람은 내게 손바닥만 한 접시를 내밀었다. 안에 가득 든 건.


"기름에 재어놓은 올리브에요. 먹어봐요. 고소하고 맛있을 거야."


그렇단다.

뿐만 아니라. 하는 일의 특징인지 주인장은 막힘없이 술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용병 일이 고되다는 건 저도 익히 들어서 알죠. 그래도 돌아오고 나면 뿌듯하고 그렇잖아요? 할 말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용병들은 정말 다 그런가보다. 나는 나도 공감이 가는 척 웃는 체를 했다.


"뭐든 좋을 대로 시켜먹어요. 반 깎아 줄 테니까."


반이나 깎아준다고? 그렇게 팔면 남는 게 있나? 오히려 손해가 아닌가?

난 그렇게 묻지 않았다. 나는 용병이니까 오랜만에 돌아와 처음 보는 가게에서 사람들이랑 얘기도 좀 하고 쉬는 시간도 좀 가지고 싶은 그런 사람이니까.


"아... 이거. 고맙네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좀 미안하긴 했다.

사람이 인정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진짜 용병인 것도 아니었다.


"근데, 그렇게 팔면 남는 게 있겠어요...?"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자 그걸 기다렸다는 듯 주인장의 눈이 반짝였다.


"그 말이 맞지."


주인장이 말했다.


"손님 말대로 반값에 내줘버리면 마진을 남길 순 없어요, 오히려 손해지. 그런데 저는 이제 그런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그런... 것이요?"


밑지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됐다. 손해 보는 걸 좋아하는 장사꾼이 세상에 어디 있다고. 그래도 저렇게 마땅한 일처럼 말을 하니 나는 들어보기로 했다.


"그래요. 말하자면 인생의 진리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성녀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부터 제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죠."


성녀님?

나는 무심결에 벌어졌던 입을 다물었다.

지금은 묻는 것보다도 듣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사실, 돈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 없는 거라고요.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건 그런 게 아니죠. 돈은 오히려 방해물이에요. 물론 먹고 살아야하니 완전히 때어놓을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털어버리는 편이 훨씬 마음이 가벼워져요. 이러다보면 언젠가 하늘도 날아 올라갈 수 있을 거예요."


아쉽게도 주인장은 성녀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인생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손님은 어떠세요? 가끔은 마음이 무겁고 착잡해질 때가 있지 않아요?"


돌연 주인장이 내게 물었다.


"네?"


겉으로는 들으며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나는 얼떨결에 놀란 것처럼 대답해버렸다.


"용병들은 특히 그렇더라고요. 물론 저 같은 장사치는 잘 모르지만, 고민이라는 건 만인에게 평등하게 있는 거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주인장은 내가 시키지도 않은 맥주를 한 잔 더 가득 채워주었다.


"어때요?"


주인장이 물었다.


"뭐가요?"


섣불리 어림짐작하지 않기 위해 나는 일단 물었다.


"손님도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고 싶지 않아요?"


이건 갑자기 무슨.

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리도 장황한 줄거리를 늘어놓나 했더니 대뜸 편해지고 싶지 않느냔다.


편해지고야 싶다.

애초에 질문 방법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싶다는 아주 이상한 사람을 빼면 나머지는 전부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겠지. 물을 것도 없었다.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요?


하마터면 그렇게 말할 뻔 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자꾸만 잊어먹었다. 나는 지금 용병이다. 하지만 용병이 아니기도 했다.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내가 용병이라고 속여야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무엇이든 간에 간단히 정리하면, 나는 이 헛소리를 들어줘야한다는 거였다.


"편해지면... 좋겠죠..."


이어지는 이야기는 힘들 땐 하늘을 보라던가 심호흡을 해보라던가 취미를 가져보라던가 그런 이야기를 하려나.


"이봐, 파니아! 여기 너와 같은 용병 손님이 계셔!"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한 걸까. 주인장은 멀찍이 어딘가를 향해 손을 들어가며 말했다.


곧이어 한 남자가 이쪽으로 왔다. 아니 여자였다. 검은색이 섞인 갈색 머리가 귀가 드러날 만큼 짧아서 헷갈릴 여지가 있었지만 자세히 보니 분명 여자였다.


눈꼬리 끝이라던가 콧대의 모양이라던가. 콕 짚을 수는 없지만 그 느낌이란 게 있지 않은가. 이름부터 여자 같은 것도 한몫했다.


"너도 용병이야?"


그 파니아라는 사람은 오자마자 자연스럽게 옆에 앉으며 말했다.


"네. 흠. 그런데요."


나는 헛기침으로 다시 목을 풀었다.

난이도가 올라갔다.

진짜 용병이 나타났으니 이제 세밀한 부분에 좀 더 신경 써야만 했다.


"그래. 많이 힘들지? 짜증나잖아. 일은 험하지, 의뢰인은 아무것도 안 하는 주제에 이래라 저래라 떠들기만 하지."


파니아는 언젠가, 어딘가의 의뢰주를 비웃듯 헹, 하고 코웃음쳤다.


"뭐. 다 그렇죠."


어쩐지 그렇게 생소하지만은 않은 이야기인지라 나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그래도 어떡해. 별 것도 아닌 일 가려 받는다는 소문이 나면 의뢰가 뚝 끊겨버리는 걸. 싸웠다가는 길드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고. 완전 짜부리라니까."


"아. 하. 하하. 아 저는 뭐 그렇게 심한 짓을 당한 적은 없어서."


나는 적당히 대답했다.


"예에? 에이 겸손하게 말할 거 없어요. 무슨 미친 사람을 상대한 적도 있다면서요."


내 이야기가 그렇게 앞뒤가 안 맞는 걸까, 주인장이 껄껄 웃으며 끼어들었다.


"아 그게 좀 온순하게 미쳐서..."


아무튼 그런 게 있노라고 난 말했다.


"넌 그런 일에 자주 시달릴 것 같아."


이번엔 파니아가 말했다.


"너처럼 눈이 맑은 사람은 고생이 많지. 나도 알아. 그런 녀석을 많이 봤거든."


그 사람은 내게 맥주를 내밀며 말했다. 마시라는 것이다.

괜히 거부할 필요는 없었기에 나는 군말 없이 들이켰다.


"착해빠져서는 남들한테 말도 못하고. 그렇지? 나도 예전에는 그랬어. 내내 시달리다가 자기 전에 열분을 토하곤 했지. 하지만 괜찮아. 진리를 깨달은 것 같거든."


그러다가 푸흡, 하고 입안의 것을 다시 잔 안에 뱉었다.


진리?


"너 웃는구나? 우습지?"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하지만 하는 말과 달리 파니아는 무시당했다며 화가 난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신만만히 말을 이었다.


"나도 처음엔 그랬어. 근데, 성녀님의 따뜻함을 느끼고 나서는 그런 감정들은 모두 사사로운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지."


또 나왔다. 성녀님.


"그 성녀님이라는 게 누군데요?"


보통 성녀라 하면 기적을 행하는 사람을 말했다. 성자, 성인 다른 말도 많지만 여자에게는 어머니라는 의미도 담아 성녀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가 알기로 플라나가 인정한, 현재 실제하는 성녀, 아니 성자는 누군지도 기억 안 나는 교황 어르신 한 명 뿐이었다. 무슨 무슨무슨 7세라고 들었던 거 같은데. 일부러 외우지도 않았다. 그 정도로 예측하기 쉬운 질문은 허점으로 노려 문제로 내지도 않는다나. 그러다보니 자연히 잊어먹고 말았다.

에반젤린은 알고 있겠지만... 그 애에게도 성녀님 같은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었다.


"성녀님이요?"


그렇게 말하자 내게 흥미가 동했다고 생각한 것인지 파니아는 저 바깥쪽을 향해 손짓했다.


"야, 가이드! 이리 와서 네 얘기 좀 해줘봐!"


다시 잠시 후, 마치 줄줄이 엮은 소시지처럼 다른 사람 한 명이 더 나타났다.


무슨 수련이라도 하는 것처럼 머리를 박박 밀어버린 남자였다.

그 사람은 습관인 것처럼 있지도 않은 머리를 한 번 빙 둘러 쓰다듬었다.


"파니아가 저를 불렀다면 당신은 지금 매우 큰 고민이 있는 분이겠군요."


네. 어떻게 하면 당신들한테 그만 시달리고 그 성녀님인가 뭔가 하는 작자의 정보를 알 수 있을까 고민 중이에요.


나는 그렇게 말하는 대신 목을 긁적였다.


"저는 사실. 좀도둑이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마음을 알 리 없는 가이드는 무지막지하게 구구절절하고 길 것 같은 서두를 꺼내들었다.


"하루하루를 빈대처럼 살아가는 비루한 인생이었죠. 매일매일 싸우고 도망치고 남은 빵부스러기를 먹고 사는 삶이었어요."


그 때가 떠오르기라도 하는지 가이드는 자신의 코끝을 살짝 꼬집었다.


"하지만 그 분을 만나면서 저는 광명을 찾았습니다.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었어요. 더 이상 배를 곪을 이유도 없었고요. 추위에 떨 필요도 없었습니다. 이 팔찌가 보이십니까?"


하며 가이드는 자기 오른쪽 손목에 걸려있는 팔찌를 내보였다. 사실 팔찌라기보다는 무언가로 만든 고리 같았다.


"이것만 있으면 아무리 못된 사람이었더라도 천천히 영혼을 정화 받을 수 있죠."


적어도 그런 힘을 가진 고리로는 보이지 않았다.


"지금이라면 2만 쳬니인데. 어떠세요? 10년 이상 착용하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요."


가이드는 믿으라는 듯 제법 말똥말똥한 눈을 빛냈다.


좀도둑이었다면서 이만 쳬니나 하는 팔찌를 어떻게...

나는 입가를 닦는 척, 내 입을 막았다.

말할 것 같다. 말할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딴죽을 걸고 싶어서 혓바닥에 경련이 일 것 같았다.


"아, 가이드. 이 형제님은 오늘 처음 왔어. 미크로셀도 오랜만에 돌아온 거래."


언제부터 의남매가 되었는지 파니아는 나를 형제님이라고 불렀다.


"아. 이런 제가 큰 실례를 저질렀군요. 죄송합니다. 사과의 의미로 제 팔찌를 드릴게요."


"네? 아니 잠깐만요..."


그러거나 말거나 가이드는 다짜고짜 내 손목에 자신의 팔찌를 빼다가 걸어 넣었다.


"사양하실 것 없습니다. 오히려 더 드리고 싶네요. 선물을 두려워하는 분은... 마음에 상처가 많은 법이죠."


가이드는 되돌려 받을 생각은 없다는 듯 내 팔을 꾹 눌러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았다.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어쩐지 사람이 좀 애달퍼 보이더라고."


그 와중에 파니아는 맞장구를 쳤다.

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이상하게 내 얼굴에 불만 있는 사람이 많았다.


"눈에 여유가 없어요. 사람이 피곤하죠?"


가이드는 대답이라곤 필요 없는 것처럼 단박에 이어 외쳤다.


"알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마음의 평안을 얻었습니다."


평안을 얻었다는 사람치곤 말이 많다.


"믿지 못하시는 것 같네요. 걱정 마세요. 제가 드린! 그 팔찌를 빼지 않고 간직하신다면 치유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가이드는 유난히 자기가 줬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말했다.


"믿기 힘드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기적을 눈앞에서 보기 전까지는 그랬죠. 우린 다 그랬어요. 모두가 그랬죠! 다들 형제님과 똑같았어요..."


"그 기적이라는 게 대체 뭔데요?"


그쯤에서 나는 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 그렇죠.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거랍니다."


웃기고 있네.

다시 인내의 시간이었다.


"눈으로 봐야만이 알 수 있고 피부로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성녀님은 그렇게 쉽게 뵐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약간의 성의를 보인 분들만 뵐 수 있죠."


"성의?"


내가 그 뜻을 정확히 묻기 전에 가이드는 내 눈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들며 당당히 소리쳤다.


"하지만 형제님은 그 또한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오늘 처음 방문하는 형제님에겐 특별히! 성녀님의 기적을 목도할 기회를 드리죠?"


"예?"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나는 멍청하게 대답했다.

기도와 신념과 성의와... 뭐 아무튼 만나기 힘든 사람이라더니 갑자기 만나게 해주겠단다.


그러자 대답할 것도 더 기다릴 것도 없다는 듯 가이드가 내 팔 아래 자기 팔을 집어넣어 잡아끌었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자 당연한 것처럼 파니아가 내 반대쪽 어깨를 똑같이 걸어 잡았다.


"정말 잘 됐다! 팔찌도 받고! 성녀님에게 가면 다른 걸 또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 파니아가 말했다.


"물론이죠! 갑시다, 형제님! 평온과 안식과 광명을 찾아서!"


가이드도 함께였다.


두 사람은 다짜고짜 날 끌고 갔다. 펍의 주인장마저 눈물을 훔치며 배웅하니 나는 여지없이 평온과 안식과 광명을 손에 넣은 새로운 인생을 찾으러 가는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말

레이크, 임무 중 이상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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