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픽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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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3.03.29 02:33
최근연재일 :
2013.06.20 11:12
연재수 :
6 회
조회수 :
289,245
추천수 :
1,547
글자수 :
14,890

작성
13.04.19 10:11
조회
15,826
추천
83
글자
7쪽

2. 모텔 파라다이스

DUMMY

육봉달의 다급한 음성이 들렸다.

“나, 나 지금 공성전 중이거든. 네가 가서 검사하고 알아서 해라.”

“너 또 칼질하냐? 그놈의 칼질, 도대체 언제까지 할래?”

“야, 나 오늘 온종일 일하고 이제 좀 노는 거야. 한 시간만 봐줘라.”

“딱 한 시간이다. 나중에 딴말하면 손모가지 자를 거야.”

“알았다, 알았어.”

혜성은 그녀가 육봉달의 아내라 생각했다.

여인은 험악한 눈으로 101호를 노려보다가 표정을 바꿔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카트, 비품실에 두고 와요.”

“예, 사모님.”

여인이 깔깔대며 손사래 쳤다.

“어머, 저 아직 연애도 못해 본 모태 솔로에요.”

육봉달과 섹스는 하지만 그게 진정한 사랑은 아니라는 말일까?

혜성은 어이없었지만 겸연쩍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누님.”

“누님은 무슨, 또래인 것 같은데. 몇 살이에요?”

“스물여섯입니다.”

“그럼 동갑이네. 친구 하면 되겠다, 우리. 난 크리스티나. 그쪽은?”

“이혜성이라 합니다.”

크리스티나는 실실 미소 지으며 다가와 혜성의 옷을 헤집고 젖꼭지를 찾아 꼬집으며 곱게 눈을 흘겼다.

“친구 하자 했잖아. 말 편하게 해.”

혜성은 험악한 육봉달과 그렇고 그런 사이인 그녀에게 말을 놨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


잠시 후, 청소가 끝나고 501호를 들여다본 크리스티나는 탄성을 내질렀다.

“어머, 시트 좀 봐. 각 잡아서 칼같이 정리해 놨네. 자기, 이 방면에 프로구나.”

그러더니 날렵하게 몸을 날려 침대에 몸을 눕혔다.

치맛자락이 올라가며 팬티가 훤히 보였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했다.

그러느라 팬티에 꽂아 놓은 것으로 보이는 휴대폰이 떨어졌다.

크리스티나는 상체를 일으키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더니 엄지를 치켜세웠다.

“좋았어. 완전 탱탱하네. 어쩜 이리 잘 정리했을까. 합격! 똑순이 아줌마, 역시 똑소리 난다. 파이브 투 파이브, 하루 열두 시간, 숙식 제공에 백 이야기했지만 백이십 줄게.”

쩍 벌어진 다리 사이로 오렌지빛 팬티가 훤히 보이니 혜성은 눈을 둘 곳이 없어 천장에 시선을 두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두 번은 외출해서 다섯 시까지 못 돌아올 수도 있는데 그래도 업무에는 지장이 없게 하겠습니다.”

크리스티나가 장난기 머금은 눈으로 물었다.

“왜? 여자친구 만나러 가게? 그러지 말고 호젓하게 여기서 데이트하면 되잖아. 객실료 안 받을게.”

“아뇨, 여자친구 없습니다. 이력서 넣어 놓은 데가 많아서 연락 오면 면접하러 가야 해서요.”

크리스티나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꼭 패션모델이 런웨이를 걷듯 엑스자로 걸으며 다가와 혜성의 어깨에 양손을 얹고는 허리를 묘하게 비틀어댔다.

“자기, 취업준비생이구나. 대한민국은 개새끼, 쥐새끼, 빈대, 거머리 새끼들이 정치하다 보니 청년실업까지 문제야. 대학 어디 나왔는데?”

혜성은 진한 향수와 술 냄새가 섞인 그녀의 체취가 역했지만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유성대학 졸업예정입니다.”

그녀의 눈꼬리와 입꼬리가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

“유성대학이 어디 있지? 완전 처음 들어 보네. 대전 유성에 있어?”

혜성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담담히 대답했다.

“용인에 있습니다.”

“전공이 뭐야?”

“사회심리학과요.”

크리스티나는 슬쩍 눈을 흘기더니 혜성의 가슴을 때려 대며 까르르 웃었다.

“사회심리학이 뭐하는 건데? 삼류 대학에 그런 과 나왔으니 취직이 힘들지. 난 서울 일류대학 패션디자인학과 나왔는데 이러고 있어. 봉달이가 워낙 무식한 인간이라 같이 일하기 힘들 거야. 그러지 말고 비전 있는 일을 해. 내가 좋은 데 소개해 줄게.”

그러고는 고혹적인 눈매를 보이며 다가와 아랫배를 바짝 밀착하고는 천천히 손을 놀려 혜성을 더듬는 크리스티나.

혜성은 확 밀어내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아닙니다. 저는 이 일이 좋습니다.”

크리스티나는 혜성의 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고는 나직이 말했다.

“나 아는 오빠가 청담동에서 잘 나가는 호빠 하거든. 자기 정도 외모면 수습기간에도 경비 빼고 월 삼백은 벌어. 수습기간 끝나면 오백 정도는 가뿐하게 땡길 수 있고. 스폰서만 잘 물면 연예계 진출할 수도 있지. 내일 나랑 같이 가.”

그러고는 아랫배를 슬슬 문지르더니 바지 안으로 손을 찔러 오는 크리스티나.

혜성은 더는 참을 수 없어 그녀의 손을 낚아채고 정색하고 말했다.

“이러지 마십시오.”

크리스티나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다른 손으로 혜성의 뺨을 쓰다듬었다.

“아이, 귀여워.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모양이네. 군바리 말투가 배어있어.”

혜성은 한숨을 내쉬고 뒤돌아섰다.

참으려 했지만, 추행까지 당하면서 버틸 수 없어 욕이나 시원하게 하고 그만둬야겠다, 결심하며 다시 몸을 돌렸다.

그런데 침대 위에 떨어져 있던 크리스티나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크리스티나는 수영 선수처럼 다이빙해서 휴대폰을 낚아챘다.

“왜, 무슨 일인데?”

스피커를 타고 다급한 여인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언니, 사파이어 룸 말이야. 삼 개월 어음 끊어 준다 해서 안 된다 했더니 언니 잘 안다고 가리 하겠다는데?]

크리스티나의 이맛살이 와락 접혔다.

“가리라니, 뭔 개소리야? 나 그 새끼들 몰라. 금방 내려갈 테니 애들 풀어 입구 막아.”

[안 그래도 막았어.]

크리스티나는 훌쩍 뛰어 문간으로 달리며 소리쳤다.

“자기야, 안내실 좀 봐 줘. 나 지하에 내려가야 돼.”

크리스티나는 지하 룸살롱 마담이었던 걸까? 혜성은 욕 좀 해주고 그만둔다 말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하나는 크리스티나가 타고 내려가는 중이고 다른 하나는 지하 주차장에 있으니 혜성은 계단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화가 가라앉았다.

비싼 돈 주고 크리스티나의 서비스를 받는 놈도 있을 것인데 그 정도쯤이야.

사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뜨거운 손길에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육봉달이 있으면 크리스티나도 그러지 못할 것이니 조금만 더 견뎌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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