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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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작품등록일 :
2017.07.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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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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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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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회편 29

DUMMY

콰아아앙!!



폭발음이 울린 경기장 내부의 푸트카페는 아수라장이었다.

다행인 점은 대부분의 사람은 경기를 보고 있는지라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불행인 점은 사람이 있긴 있다는 점.



"콜록콜록."




매캐한 연기에 연신 기침을 뱉던 여성 점원이 슬며시 눈을 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란 말인가?



의문은 그녀의 바로 옆을 쿵 찍는 다리로 인해 풀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 상황을 일으킨 것이 코앞의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감히 올려다 보지도 못하고 다리만 쳐다보고 있는데 분명한...'사람'의 다리였다.







[그어어어.]




분명한 사람의 다리인데 이 흉측한 기운은 뭘까. 그리고 이 으르렁 거리는 듯한 음성은 또 무엇일까.



죽는다.

본능에 새겨진 공포가 그녀를 벌벌 떨게 만들었다.

그녀의 걱정과는 달리. 정체모를 무언가는 그녀에게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그 무언가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분명히 자신이 찾던 무엇인가가 이 근처에 있다. 자신이 갈구하는 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 그것은 발걸음을 옮겼다.



쿵. 쿵.



사람같지 않은 무거운 발걸음 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걸어가는 그것.

그것을 지켜보던 점원은 부들부들 떨다가 그것이 멀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조금 몸을 일으켰다.



어떻게 해서든 저것과 멀어질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게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르르.]



여성을 인식조차 못하던 그것은 벌레처럼 꿈틀거리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고 동시에 거슬리다는 기분을 느꼈다.



"히익."



살의가 자신에게 향했다는 것을 눈치챈 순간 그녀의 입에서 한심한 비명이 새어나왔고. 그것은 이미 그녀에게 맹렬한 기세로 몸을 날렸다.



"멈춰!"

"으럅!"



그런 괴물의 정면에 나타난 것은 검은 코트를 입은 자들, 커튼 사냥꾼들이었다.


그들은 제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앞뒤 분간 안하고 달려드는 상대를 쳐다보았다.




'뭐지...? 느껴지는 기척은 분명 커튼의 그것인데...'

'생긴 건 사람이잖아?'




그들이 보고 있는 대로 달려드는 그것은 사람의 외형을 갖고 있었다.

기다란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몸집이 있는 남자. 입고 있는 옷은 언제 입은건지 헤질대로 헤져 있었다.



때로 더러워져 있긴 했으나 피부도 분명 인간의 그것이 맞았다.

하지만 이 기운은 뭐란 말인가.



콰앙!!



결국 정체모를 그것과 사냥꾼들이 격돌했고 동시에 두 명의 사냥꾼은 그것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가 버렸다.



"크읏..!!"

"무슨 이런 힘이!"




주르륵 밀려난 그들은 이를 악물었다.

분명 주술을 사용한 무기로 맞섰는데 맨몸의 저것이 멀쩡하다는 것은 적도 주술을 다루고 있다는 게 틀림없었다.



"조금만 버티자. 곧 지원이 온다."

"어디의 미친놈인지는 모르겠지만 하필이면 이곳에 들어온 게 너의 끝..."




쾅.



말하다 말고 발차기에 날아가버린 사냥꾼은 기둥에 퍽 충돌하다니 쓰러져서 일어서지 못했다.



"보, 보이지가 않...!"



다음은 자신의 차례라는 것을 직감하고 검으로 정면을 방어한다. 허나 그것은 하찮다는 듯 검째고 그를 날려버리려고 했다.


"발사!!"




콰쾅! 콰콰쾅!



힘찬 호령과 함께 발사된 형형색색의 주술의 빛깔이 그것에게 명중했다.

난데없이 원거리 포화를 맞은 그것은 조금 비틀대더니 짜증스럽다는 듯 몸을 크게 돌렸다.




"멀쩡하다고...?!"



경악성을 내지른 서양의 사냥꾼이 다시 한번 호령을 내리려 했다.

괴물은 동시에 강하게 바닥을 박찼고 포탄같은 기세로 사냥꾼들에게 쏘아져 나갔다.



말도 안 되는 스피드에 수십 명의 사냥꾼들중 아무도 반응하지 못하는 사이, 누군가가 그것의 지척까지 다가왔다.



"엇차차 거기까지."




여유로운 목소리와 함께 측면에서 들어온 주먹.

그러나 거기에 담긴 힘은 지금까지 받았던 그 어떤 공격보다도 강력했다.


그것은 처음으로 손을 움직여 방어태세를 취했고 방어한 채로 기둥까지 부술 정도로 성대하게 날아가버렸다.






"오, 오오...!! 김류열!!"




사냥꾼들이 감동한 듯이 손을 탈탈 털고 있는 김류열을 보았다.




"손맛이 영 별론데."



류열이 얼굴을 찌푸리며 그것이 날아간 방향을 쳐다보았다.

기습에다가 상당히 강력한 주술을 불어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데미지는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내구도.



'거기다가 이 폭발. 단순히 신체능력으로 낸 것 같지는 않고...뭔가 다른 기술이 있다고 봐야겠군.'



불바다가 된 주위 상점들을 바라보며 류열이 침착하게 한걸음씩 적에게 거리를 좁혔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것에 대비하는 도중 다른 사냥꾼들은 아직 남아있는 각 상점의 사람들을 신속히 대피시켰다.




'어디냐. 어디야.'



별로 지성이 있어 보이는 모습은 아니었으나 일단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상 생각이란 걸 해서 인질이라도 잡으면 곤란했다.



기척으로 느껴지지 않아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



[그르르.]


등 바로 뒤에서 들리는 소리와 날아오는 공격에 곧바로 주먹으로 맞섰다.





꽈과앙-!



천둥이 친 것 같은 거대한 소리가 웅웅 울려퍼졌다.

저릿한 손을 훅훅 털며 류열은 상대의 위험도를 높였다.



'기척이 전혀 안 느껴졌어. 대체 뭐하는 놈이야?'




그때였다.

녀석의 몸에서 주술의 빛이 새어나온 것은.



"...뭐?!"



류열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지금까지는 주술을 사용하지도 않았다는 말인가?

그저 내부에 잘 갈무리하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고만 생각했는데 예상이상의 사태였다.




"칫...!!"




전력을 아낄때가 아니다. 그렇게 판단한 류열이 급격히 주술을 끌어모아 그것에게 맞섰다.



[그오! 그오오오!]



어마어마한 힘. 근접전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류열이 단순한 힘에 의해서 밀릴 정도였다.



기술은 없기에 어찌어찌 버티고 있었으나 이대로라면 언젠가 크게 몰릴 것이 뻔했다.

강력한 기술 두세방을 먹여주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사람한테 쓰면 죽을 게 뻔하니까 안 쓰려고 했는데...이 자식. 사람이라 보기에는 너무 규격 외지?'



사람보다는 커튼을 상대하는 느낌이었다. 아니...느낌만이 아니라 놈에 풍기는 기운 또한 그러했다.



여왕개체의 기운.

한국에서 여왕개체에 맞섰던 이라면 누구나가 민감하게 반응할 그 기운이 녀석이 내뿜는 주술의 빛에서 함께 느껴졌다.



대체 정체가 뭔지 필히 사로잡아서 캐물어야겠다고 생각한 류열이 강력한 기술을 먹이기 위해 일부러 빈틈을 노출해 허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좋아라 달려들던 녀석은 멈칫하더니 갑자기 펄쩍 뛰어 뒤로 물러섰다.



"감이 좋네."




어리둥절해하던 그것은 갑자기 자신의 두 손을 쫙 펼치더니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리고 두 손을 짝 마주친 순간.



우우웅.



검은빛의 창 같은것이 그것의 손에 소환되었다. 본능적으로 저건 위험하다고 류열은 생각했다.



아마 저게 폭발하면 장난으로 끝나진 않을 거라고.

황급히 막으려고 달려가보지만 너무 늦었다. 그것은 이미 팔을 휘둘렀고-



콰앙!!



폭발에 휘말려 자세를 잃고 말았다. 비틀거리는 놈을 주먹으로 때려눕힌 류열은 재차 연격을 가하려 했으나 놈이 데구르르 구르더니 멀리 도망가버리고 말았다.





"...언제 왔냐. 사업한다고 안 온다매."



뒤돌아보지도 않고 묻자 껄렁거리는 목소리가 돌아왔다.



"지금~"




한국의 정부공인 순위권자 호운이 히죽거리며 대답했다.




"내 비즈니스 파트너가 활약좀 한다고 해서 보러 왔더니 뭐 또 쳐발리고 계슈? 류열 형씨."

"쳐발리긴 뭘 쳐발려. 쳐발라 줄까보다."



사납게 대답한 류열이 거리를 벌린 놈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류열의 주먹을 정통으로 얻어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데미지가 없어 보였다.



공격이 명중해도 그때만 잠시 비틀거릴 뿐. 축적된 데미지는 없다.



'그것보다 더 소름끼치는 건. 아마 자기 자신의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인 것 같다는 거야.'



방금전의 창도 그렇고 주술도 그렇고. 아마 자신의 힘을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함을 내리라.




"호운. 협공이다."

"음...그러지 뭐. 성가신 것 같네."




평소라면 서로 질색했을테지만 저것의 강함과 위험성에 대해 느껴지니 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때.



두 사람의 기감에 이쪽으로 다가오는 기척이 몇 느껴졌다.

둘 다 강력한 기척. 한 명은 가람 대신 정부공인 순위권자가 된 가람의 기척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가온이?"




사태를 눈치채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기장에서 관람을 하고 있었기에 더는 합류가 없을거라 각오하고 있었는데 잘 된 일이었다.



[그르르...]




그리고 그 순간. 그것의 움직임이 정지했다.

호운과 류열 두 사람이 의이함을 느낄 찰나.




[그아아아아! 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이 포효했다.

놈을 중심으로 폭풍이 불고 어마어마한 주술의 기운이 놈에게 집약되었다.




"크윽...!!"



정부공인 순위권자 둘도 안색이 시퍼렇게 질릴만한 어마어마한 양과 힘의 주술을 모으는 그것.



이대로라면 곧 폭발할 것이다.



'설마 아까의 폭발이 단순한 주술의 폭발이었나?!'





곧 일어날 참상을 막기위해 몸을 던진다.

호운도 평소의 껄렁거리는 태도는 온데간데 없이 곧바로 폭발의 연사를 퍼부었다.



허나 폭발의 연사도 소용없이 강대한 주술의 벽에 가로막혀 도무지 닿지를 못했다.




"제기랄!"




호운이 자신만이라도 일단 대피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을 떄였다.



촤르르륵.



어디선가 쇠사슬 소리가 들리더니 그것을 칭칭 감았다. 또한 쇠사슬이 감기는 것과 더불어서 붉은색의 폭발이 녀석의 내부에서부터 화르륵 터졌다.




"엇."




당황해서 돌아보자 그곳엔 언제 왔는지 모를 헬렌이 헉헉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가 뭔가를 중얼거리자 쇠사슬에서 뭔가 검은 것이 기어나왔다.


[그르아아아아아!]



엄청난 공격에도 아무렇지 않게 발광하던 그것에게 쇠사슬에서 나온 검은것이 그것에기 흘러 들어갔고 그러자 거짓말처럼 발광이 멈추었다.



발광이 멈추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쇠사슬은 놈을 당겼고 녀석은 쇠사슬이 당기는대로 끌려가 연기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뭐...?"




갑작스러운 상황에 류열이 말을 잇지 못하고 헬렌을 쳐다보았다.

헬렌은 자신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방금전에 쇠사슬...누구 건데?"



류열이 의심하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가 곧 거두었다.

참사를 막게 도와준 사람에게 무슨 짓이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디로 갔는지 찾기 위해 기척을 찾았으나 이미 씻은듯이 사라진 뒤였다.









폭발장소로 향하던 아이나와 가온은 여왕의 기운이 사라진 것을 느끼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쳇. 괜히 건물 안으로 들어왔네. 바깥으로 기어서 올라갈 걸."




괜히 계단이나 그런 걸 신경쓰다가 늦어 아이나가 혀를찼다.

그리고 가온은.



"......"

"...뭐야? 왜 그래?"

"...아니야."





어째서일까.

불안감과 동시에 분노의 감정이 울컥거리며 솟아올랐다.



스스로도 잘 모르겠는 감정을 삭이며, 그렇게 트러블은 싱겁게 해결되었다.




그리고 친선경기 두번째 날을 맞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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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소원권 (1) 20.08.22 160 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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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에메라의 이야기 20.08.20 162 2 11쪽
365 파멸? (10) 20.08.18 169 4 28쪽
364 파멸? (9) 20.08.17 158 3 20쪽
363 파멸? (8) 20.08.16 155 2 20쪽
362 파멸? (7) 20.08.15 167 2 21쪽
361 파멸? (6) 20.08.14 163 3 16쪽
360 파멸? (5) 20.08.14 165 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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