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파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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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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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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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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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8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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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회편 22

DUMMY

"그렇군."



가온의 태연한 대답에 오히려 알래인의 속이 타들어갈 지경이었다.



[이봐 가온...이건 항의해야 할...]

"항의해도 바뀌는 건 없을걸. 그것만은 장담해."





가온의 말에서 뭔가를 느낀 알래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대회...혹시 뒤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는 거야? 넌 그거에 관련되어 있는거고?]

"글쎄. 적어도 막장으로 굴러가는 것만은 확실하고...게다가 걱정 마."



가온이 씨익 웃었다.




"그 정도는 지금의 내게 방해도 아니니까."







가은은 이번에야말로 조목조목 따지겠다고 본부장 재무진을 찾아갔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으려 한다면 놈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결심으로 그가 있는 곳으로 간 가은은 의외의 말을 들었다.






"언제든 환영한다...?"

"네. 그렇습니다만."



남자가 친절하게 대답하고 빙긋 웃었다.



"...그런데 당신. 저희 본부 소속인가요?"

"그렇습니다만. 왜 그러시는지?"

"아뇨. 한번도 본 적 없는 얼굴 같아서."

"하하하. 그럴 겁니다. 전 본부장님 직속으로 다른 일은 하지 않아 얼굴을 비추지 않았으니까요."

"그런가요..."




사실 그 말고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들이 곳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으므로 가은은 본부장실로 들어섰다.




"실례하겠습니다 본부장님! 퇴마 이씨 가문의 직계이자 상황실 서무인 이가은이 뵙습니다!"

"오오. 어서오게 가은양."



가은은 잠시 굳었다.

어디갔나 찾았던 이이협이 바로 이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도 항의하러 오신 건가...?'


"자네도 이협이처럼 결승 때문에 온 건가?"



그녀의 추측이 옳은 듯 했다. 하긴 그런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했는데 항의하지 않는 게 훨씬 이상하다.


"그렇습니다 본부장님. 실례지만 이 룰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흐음. 그렇군."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차를 호로록 들이키는 재무진을 보고 가은은 간신히 화를 삭였다.



'화내지 말자...화내지 말자...'




가은은 침착하게 말했다.



"본부장님. 어째서 '전원'이 결승에 진출하게 된 거지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결승에 진출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겁니까?"

"으음~이건 내 말하지 않았네만. 사실 처음부터 기획하고 있었던 것이네."

"처음부터 라고요...?"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리 학생들의 가능성을 보려는 대회라고 하여도 1대1대1. 그리고 3번이상 패배해야 완전 탈락이라는 느슨한 룰을 걸 리가 없잖은가?"




말은 잘하네. 가은은 내심 혀를 차면서도 말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잘못 기획된 것이군요. 어떻게 말해도 사람들은 결승에 진출한 최고의 선수들의 대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이 룰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사람들은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지. 게다가 그게 부조리하면 부조리한 것일수록 그걸 극복하는 그림을 원한단 말이지."



재무진이 낄낄거렸다.



"그러니까...이게 부조리한 거라는 건 아신다는 거군요?"

"그럼. 물론이지. 어떤 방식으로든 이 대회를 성공시키는 게 내 의무니까."

"그런...!"

"거기다 말일세. 이 룰을 환영하는 선수들이 많을까. 싫어하는 선수들이 많을까?"

"......"




그야 당연히 좋아하는 사람이 많겠지! 꽁으로 결승에 나갈수 있게 해주겠다는데!

그렇게 소리지르고 싶은 것은 정말로 마지막 인내심으로 억누른 가은.

하지만 목소리에 분노가 담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 문제는 어떻게든 납득한다 하죠. 그럼 이 두번째 룰은 뭡니까?"

"음?"

"음? 아 아닙니다. 배틀로얄로 진행하며 높은 점수를 가진 자를 공격했을 경우 그 점수를 뺴앗는다. 이 룰은...명백히 지금까지의 노력을 비웃는 룰 아닙니까? 노력하여 높은 점수를 기록해 온 자들의 노력이...!"

"말했잖나. 부조리할수록 뜨거워진다고."




재무진이 빙긋 웃었다.



"이거 이거. 자네는 어떻게 해서든 자기 오빠를 편하게 해주고 싶나 보구만?"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해서든 이가온을 떨어뜨리고 싶은 거고!"



가은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빽 소리지른 그 순간.



싸아.



가은은 물론이고 재무진마자 흠칫 놀랄 정도로 서늘한 기운이 세계대회 본부장실을 뒤덮었다.



"아, 아버지..."

"경거망동 마라. 너의 행동은 퇴마 이씨 가문의 행동이다."

"......네."




아버지가 화내는 것을 오랜만에 본 가은은 분노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본부장님은 이제 와서 룰을 철회할 생각 따위는 없으시다는 거군요?"

"그렇다네."

"잘 알았습니다."



이이협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가 봐도 돌아가려는 모양새라 가은이 깜짝 놀라 외쳤다.




"아버지?!"

"호오. 그냥 가는 건가?"



재무진이 재미있다는 듯 턱수염을 쓸어내렸다.




"아들 사랑이 부족한 거 아닌가? 내 자네라면 진심으로 부탁한다면야 취소해 줄 의향도 있네만."



속이 부글부글 끓는 가은이 죽일듯이 재무진을 노려보았다. 그걸 무시하고 이이협만을 바라보는 재무진.



"말씀하신대로. 제게 사랑은 없습니다."

"......"

"하지만 뭔가 착각하시는 게 있군요."

"호오? 뭐지?"

"제가 뭘 하지 않아도 본부장님의 의도는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요."




그리고 이이협은 씩씩대는 가은을 잡아채고 본부장실을 나가버렸다.

한동안 멍하니 있던 재무진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곰방대가 뚝 부러졌다.



"썅놈의 새끼...!!"



그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감히 아직도 태연한 척을 해?



'내가 심어놓은 그 놈의 활약으로 꼴 보기 싫은 그 애송이가 떨어지고, 그리고 네 아내가 내게 안겼을 때도 그런 낯짝을 할 수 있나 보자!'




그 때가 되면 숨겨둔 힘을 모두 개방해 이이협을 제압하고 저 건방진 계집애도 눈앞에서 범하리라.


의도가 처음부터 실패했다고?



'안 그런척 하면서 그 망할 놈을 꽤 믿는 군. 하지만 제아무리 그 놈이라 할지라도 이번만은 별 수 없을 것이다.'




수많은 실력자들의 협공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가 심어놓은 그것이 제대로 활약만 한다면 이가온쯤은...


재무진은 어서 결승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새로운 룰과 결승날이 만천하에 밝혀졌다.

또 논란이 불거지며 여러 프로그램과 인터넷 상에서 토론이 활발했다.





[이거 완전히 이가온 저격 아니야?]-이가옷-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대놓고 하겠냐?]-음모충 아웃-




여러 의견이 활발한 가운데도 사람들은 하나를 기대했다.

이번에도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라고.





그리고 가온은 그런 와중, 알래인이나 친구가 된 소녀와 시간을 보내고 이준형을 병문안 가는등 평온하게 보냈고...



어느 날 아침.




"오늘이군."



결승날이 밝았다.
















투타타타타타타



헬기가 여럿 상공을 활보하고 폭죽이 펑펑 터지는 가운데 임이나가 목청껏 소리질렀다.







[드디어 오늘!!! 전 세계 커튼 사냥꾼들이 될 학생들의 세계대회!! 그 결승전이 개막합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결승전 전에 초빙한 귀한 분들이 여럿 있으니 그것부터 즐겨주세요! 요즘 찍은 영화로 떠들썩한 한미암씨가 최고로 핫한 걸그룹. 이티와 같이 노래를 부릅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중. 사람들은 결승전이 시작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일반인도, 커튼 업계 관계자들도 모두 한 마음이었다.








"그 사람. 괜찮을까요? 이번에 사람들 이야기하는 거 보니까 엄청나게 불리한 모양이던데..."

"으음..."



관중석에서 걱정하는 영아와 지현.

각 나라의 학생들 또한 전레가 없는 파격적 대회 진행에 대해 마구 떠들고 있었다.






"모두 한꺼번에 결승이라. 분명 볼 맛은 나겠지만..."

"일찍 떨어진 놈들만 억울하네. 특히 엘미리오 알미리오는 이가온에게 진 후 그냥 기권해 버렸잖아? 그냥 있지."

"그보다 이가온은 대체 뭘 밉보였길래 이렇게 까지 당하는 거지?"




이젠 일반 학생들도 주최측이 대놓고 가온을 공격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 깁스를 한 이준형은 조용히 시합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각종 이벤트가 끝난 후.

드디어 본방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드디어 여러분이 손꼽아 기다리시던 그 경기가 시작됩니다아~!!!]




경기장의 각 입구에서 경기장으로 걸어오는 선수들.

이번 경기장은 커튼 업계의 장인들이 손수 만들어 잘 부셔지지 않는 고급스러운 경기장이었다.



신기한 듯이 검은 색으로 된 경기장을 밟아보는 학생들.

스무 명에 가까운 인원이 올라왔음 그 즈음.




[드디어 원래 결승 진출자였던 세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먼저 로베르토 선수!!]



꺄아아아아아!



주로 여자들에게서 엄청난 환성이 쏟아져나왔다.

잘생긴 소년인 로베르토는 그런 환성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눈을 힐끔거리며 이가온의 모습을 찾았다.




[앳된 얼굴에 숨겨진 강력한 파괴력! 마인 선수!! 입장합니다!!]




손을 흔들면서 들어오는 마인. 그러나 그의 관심은 따로 있었다.

그 또한 가온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그리고...!! 아무도 몰랐던 진흙 속의 진주...!! 한국 최강의 학생!!]



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



관중들이 입을 모아 기대감 어린 목소리를 낸 순간.

경기장에서 가온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가온 선수입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 부탁드립니다!!]



임이나가 말하지 않아도 그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그에게 천둥같은 환호가 쏟아졌다.



이가온!! 이가온!! 이가온!!




쉴 틈 없이 연호해대는 사람들을 보고 다른 선수들이 질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쳇. 쥐새끼가."

"목적을 잊지 마. 알렉스."




알렉스에게 주의를 준 리나는 갑자기 섬찟한 느낌이 들었다.

황급히 뒤를 돌아보자 그곳엔 마스크를 깊게 눌러쓴 도미니온이 있었다.




'...뭐지? 뭔가 이상한 느낌이...'




[이번에는 좀 특수한 룰이 있는데요. 형평성을 고려하여 로베르토 선수의 거대 얼음은 일정 이상 숫자의 선수가 남기 전까지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마인 선수는...]




임이나의 설명과 동시에 도미니온이 다른 곳으로 가버려서 리나의 생각은 멈춰버렸다.





"흠...설명대로라면. 마인과 로베르토. 그리고 이가온 이 셋에게 패널티가 있다는 말이로군...?"




노력해서 높은 곳까지 올라갔음에도 오히려 패널티를 받는 이 부조리함. 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겐 절호의 기회였다.



로베르토는 거대 얼음을. 마인은 힘을 이용해 주변 사물을 파괴하는 행위를. 그리고 가온은 거대한 불덩이를 쓰지 못한다. 범위공격이 모조리 봉인된 것이다.




"가온...힘 내라고."

"으으으..."



알래인이 걱정스러운 듯 중얼거리고 친구가 된 소녀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제발 별 일 없기를.




그 순간. 경기장에 심판이 올라섰고 관중들은 술렁였다. 비단 관중만이 아닌 경기장에 선 모든 학생들이 그랬다.




"...눈앞에서 직접 보게 될 줄이야...!!"



감격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마인. 그도 그럴것이 눈앞에 있는 것은 한국 최강의 커튼 사냥꾼. 이이협 이었으니까.




[이럴수가! 무려 한국 최강의 커튼 사냥꾼이 심판을 맡아주실 모양입니다!!]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이이협이 학생 한명 한명을 쳐다보았다. 물론 가온도.

순간 적으로 눈이 마주친 부자. 잠깐 멈칫한 둘은 이내 서로 시선을 돌렸다.




"모두.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시합개시는 폭죽으로 하도록 하지."




말끝에 이이협이 경기장을 내려갔다.

관계자들은 폭죽...? 그런 게 있었나? 하고 어리둥절해 하는 그 순간.





꽈르르르르릉!!




하늘에 거대한 주술의 빛이 수놓아지며 구름을 갈랐다. 그와 거의 동시에 이이협이 외쳤다.




"시작!!"



"...시작?"

"시합 시작이다!"



순식간에 상황파악을 한 학생들은 일단 결승에 남은 세 사람을 노렸다.

각각 도미니온 마인. 이가온. 그리고.




퍽. 투콱 퍼억.




별안간 타격소리와 함께 각각 다른 장소에 있던 세 명의 학생들이 나가 떨어졌다.



"어?"

"뭐..."



[이, 이게 무슨?!]


임이나가 당황한 목소리를 냈고 옆에 있던 류열은 씨익 웃었다.




"자기들도 화가났다는 거겠죠. 배틀로얄따위 뭐나 먹으라고."




그의 말대로였다.

마인, 로베르토, 그리고 가온은 각각 한명을 탈락시킨 직후 곧장 다른 학생에게 달려들어 공격을 개시했다.




"이, 이 자식들!"

"사전에 협의했...!!"



쩌정!



"크악!"



말도 끝맺기 못한채 사람 크기만 한 얼음덩이에 갇혀 기절하고 만 학생. 그를 보고 로베트로가 차갑게 말했다.





"협의는 누가 협의라는 거냐. 단지 잡것들을 치울 뿐이다."

"로베르토오~!"



달려드는 학생을 보지도 않고 얼음 가시로 격파해버리는 로베르토.



"거대 얼음은 단지 잡것 처리용. 그것 외엔 기술이 없는 줄 알았나?"





알렉스와 리나는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긴장하고 자세를 다잡았다. 그런 그들에게 마인이 다가갔다.



"마인..."

"너도 켈렌 씨에게 들었겠지? 힘을 보존해 둬."

"응. 들었지~"




마인이 헤실헤실 웃었다.





"하찮은 소리."

"...뭐?"

"큭! 알렉스!'



리나가 말하기도 전 알렉스는 복부를 얻어맞고 날아갔다.

특유의 연성으로 막을 시간도 없었다.



"마인...! 너어!!"

"아하하하. 공평하게 가야지?"



리나가 엄청난 스피드로 마인을 압박했으나 그것도 잠시. 그녀의 손목을 잡은 마인이 경악한 리나에게 말했다.





"무엇보다 내 사냥감이라고. 이가온은."







알렉스와 리나는, 그대로 탈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가온은.




'흐름' 을 이용해 철저히 피하고 주술을 실은 주먹 한 방으로 한 명씩 확실하게 제압해나갔다.


거의 10초에 한 명씩.



스무명이 넘고 삼십이 되지 않던 본선 진출자들이 그렇게 픽픽 쓰러져나가니 몇 분도 되자 않아 경기장 위에 남은 것은...



[이...이건...!! 당초 결승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던 세 사람이 남았습니다!!]



임이나가 경악한 목소리로 외쳤다.

룰을 바꾼 것도 무색하게 순식간에 정리된 경기장 상황에 관중들은 환호를 쏟아내고 주최측은 기절한 학생들을 옮기느라 분주했다.



"한명 더 남아있지만...뭐 됐나."




마인이 의아하다는 듯 허공을 바라보더니 가온과 로베르토에게 고개를 돌렸다. 로베르토도 허공에 녹아들어 숨어있는 누군가를 지켜보다가 가온에게 다가갔다.




가온만이 미심쩍다는 얼굴로 계속해서 허공을 바라볼 뿐.

그런 그의 코앞에 선 두 사람. 마인과 로베르토.








"으음?"

"......"



마인이 얼떨떨하다는 얼굴로 로베르토를 보았고 그는 방해하지 말라는 듯 마인을 보았다.




"저기, 이가온이랑은 내가 싸울건데?"

"......"



로베르토는 대답하지 않았으나 전혀 비킬 기색이 아니었다.




"넌 이가온을 상대하고 상대해 줄게. 그럼 됐지?"

"방해말고 비켜라. 마인."

"...하하. 이것 참. 노리는 게 같으니..."




[이...이건...! 로베르토와 마인!! 두 선수 모두 이가온 선수와 싸우고 싶은 모양입니다!!우승 후보 둘에게 열렬한 러브콜을 받는 중입니다!!]



"푸하하. 러브콜이래."

"인기많아 좋겠다! 이가온!!"





여자에게 많아야지 시커먼 사내 놈들에게 많아서 뭐 하냐고 투덜거리던 가온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두 사람 모두 정말 가온과 싸우고 싶어 애달파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자기가 언제 이렇게까지 갈구당한 적이 있었나 싶었던 가온은 한 가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어쩔 수 없지. 너부터 상대해줄까."

"쯧. 귀찮게."



마인이 주먹을 쥐고 로베르토가 예의 거대얼음을 소환해 내려는 순간.





"어이."



가온이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고 둘은 멈칫했다.

동시에 바라보는 로베르토와 마인을 보고 가온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지 말고 둘이 같이 덤비는 게 어때?"

"........."

"........."






순간 경기장이 정적에 휩싸였고, 다음순간 폭발했다.





"말해주는데 그래!!"

"역시 정부공인 순위권자를 이긴 놈이야!'

"배짱이 다르잖아!!"




[바, 방금 전 마인과 로베르토 선수의 엄청난 전투력을 보고도 함께 덤비라는 발언!! 이건 오만함일까요?! 아님 자신감일까요?!]

"......엥?"




나는 그냥 셋이 같이 싸우자는 의도였는데.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한 가온이 손을 들고 뭐라 말하려던 순간.





쩌정!!



거대한 얼음이 방금 전까지 가온이 있는 곳을 덮쳤고 그걸 피한 가온을 묵직하게 내려찍는 일격.



바닥에 튕겨져 나가면서 가온은 두 사람을 보았다.



마인은 눈에서 광기를 뿜었으며 로베르토의 입은 분한듯, 굴욕적인 듯 일그러져 있었다.



"말했겠다!!"

"말했다 이거지!"




"......"




완전히 두 사람의 호승심과 분노를 산 가온은 한숨을 쉬며 일어나고...손가락을 까딱였다.




"둘이 덤벼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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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믿기 힘든 감정 (2) 20.07.30 67 2 12쪽
345 믿기 힘든 감정 (1) 20.07.29 6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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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원숭이(猿) (1) 20.07.27 58 3 13쪽
342 달의 기운. 20.07.26 55 3 15쪽
341 더 진화해야 한다. 20.07.25 56 3 12쪽
340 대회의 (2) 20.07.24 59 3 14쪽
339 대회의 20.07.24 63 2 14쪽
338 고대의 유적 20.07.22 67 3 19쪽
337 머나먼 숲 20.07.21 64 4 15쪽
336 소년의 땅 (4) 20.07.20 54 1 12쪽
335 소년의 땅 (3) 20.07.19 54 3 14쪽
334 소년의 땅 (2) 20.07.18 57 3 12쪽
333 소년의 땅 (1) 20.07.17 57 4 14쪽
332 파벌 20.07.16 76 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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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개(犬) (7) 20.07.14 66 4 22쪽
329 개(犬) (6) 20.07.13 64 3 20쪽
328 개(犬) (5) 20.07.12 60 4 20쪽
327 개(犬) (4) 20.07.11 61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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