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스프링 캠프 (16) – vs 프라잉피쉬스 (5) 기레기 꺼져!
학교를 다닐 때 선배에게 꽤나 맞았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좋아졌다지만, 예나 지금이나 운동 선배들과 코치님들의 빳다 실력은 여전했다.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이었지만 나의 선배들은 때리는 맛에 취해 배트를 휘두르곤 했다.
하루는 맞다가 너무 화가 나서, 선배의 방망이질 중간에 순간이동을 한 적이 있었다.
맞으려는 찰나 배트 손목 쪽으로 훅 이동을 한 것이다.
역시 중심을 벗어나니 아프지가 않았다.
그런데 재앙이 생겼다.
나를 때리던 선배가 배트를 놓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아! 아프지 않으려고 한 짓인데, 나는 이제 죽었구나.’ 싶었다.
역시나 그 이후로 정말 죽을 만큼 맞았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중심을 벗어난 타구는 손을 울리게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것을 몸소 깨달은 것이다.
그 이후로 맞을 때마다 엉덩이를 살짝살짝 움직여 선배들의 손목을 아작 내 놨다.
흐흐흐.
지금 타석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스택튼도 이제는 비밀을 알 것이다.
회전수를 높인 공은 떠오르려는 성질이 강하다.
당연히 중심에 맞췄다고 생각한 공은 그보다 위에서 타점이 잡혔다.
그러니 손목이 울릴 수밖에.
거기에 타구의 각도는 높아지고, 깎여 맞았으니 상승 회전은 더 높아졌었다.
이게 외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이유다.
그러나 스택튼이 이해하지 못한 한 가지의 비밀이 더 있었다.
바로 회전력 그 자체다.
사람들은 투수가 공을 던지면 무겁다 혹은 가볍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 표현이 나오는 이유가 꽤 많겠지만 크게 두 가지만 뽑는다면.
하나는 앞에서 설명한 무브먼트를 이용한 중심의 회피다.
그리고 다른 하나를 회전력 그 자체로 뽑고 싶다.
목공소에 가서 분당 1천 회전을 하는 원형 톱에 나무를 가져다 대어 본다고 가정을 한다면.
나무와 함께 팔이 날아갈 수도 있다.
절대 시도해선 안 될 위험한 행동이다.
어릴 때 장난으로 해 봤다가 죽는 줄 알았다.
회전을 하는 톱은 그만큼 무서운 무기다.
그럼 분당 3천 회전을 하는 톱은?
죽고 싶지 않으면 절대 나무를 갖다 대지 말아야 한다.
투수가 공을 던지면 몇 km/h라는 속도가 나온다.
당연히 속도가 빠를수록 공은 무겁게 느껴진다.
속도는 곧 힘과 비례하니까.
헌데, 같은 속도에 회전수가 다른 공이라면?
이것 또한 회전하는 톱날처럼 당연히 회전수가 빠른 공일수록 무거워진다고 봐야 한다.
사람들은 단순히 투수가 던진 공의 속도만 생각을 한다.
하지만, 회전수가 높다는 것은 방망이와 부딪히는 공의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계산이 나온다.
회전 속도를 봤을 때, 1분에 1천 회전을 하는 공과 3천 회전을 하는 공의 속도는 당연히 후자가 빠르다.
공의 직진 속도만 봐선 안 된다.
공의 회전 속도도 속도다.
즉, 같은 직진 속도로 날아온 공이더라도 회전수가 높을수록 방망이에 가해지는 압력은 후자가 높다고 봐야 한다.
스택튼도 이제서야 납득을 하는 눈치였다.
메롱! 정타로 맞은 줄 알았죠?
으헤헤. 바보!
헉! 그런데, 구심은 왜 저런 무서운 눈빛을 하고 있지?
“투수! 잠깐 봅시다.”
심판의 눈빛이 사나웠다.
두열은 잘 몰랐지만, 메이저리그 심판들은 투수들의 작은 행동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두열은 동물 울음 소리를 냈다.
그것도 무척이나 경박하게···.
오늘의 심판이 아무리 착하다 해도 시즌 중이었다면 저건 무조건 퇴장이었다.
보는 제3자가 기분이 더러워질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목소리는 또 얼마나 야비하게 들렸던지.
“구심님, 왜 그러시는지.”
“포수는 빠져요.”
구심이 만호를 뿌리치고 마운드를 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상한 울음 소리를 내며 지랄발광을 하던 두열도 ‘아차!’ 싶은 표정이 되어, 공손하게 쪼로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감독도 마운드로 달려갔다.
아직 시험을 해 봐야 할 것이 태산과 같이 쌓여 있는데, 퇴장이라도 당한다면 곤란한 지경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그런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구심은 두열에게 단단히 경고를 하며 다음에 또 이렇게 경박한 모습을 보이면 가차없이 퇴장을 시킨다는 주의만 주었다.
두열은 어느새 또 한 명의 기헌이 되어 있었다.
그는 자존심도 없는지 연기가 날 정도로 두 손을 비비적거리며 연방 아부를 떨었다.
이방을 했다면 사랑깨나 받았을 인물이다.
“아~ 옙옙. 맞습죠. 맞습니다요. 제가 조심하겠습니다요. 아이코, 아이코. 선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요.”
“커험! 연습 경긴데 살살 좀 합시다.”
“아코, 아이코. 죄송합니다요. 주의하겠습니다요.”
상황을 진정시키러 나왔던 감독은 아무 말도 못하고 진상을 떠는 두열을 한심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왜? 감독은 무슨 할 말이 있어서 올라온 거요?”
멍하니 서 있는 감독에게 심판이 물음을 던졌다.
그제까지만 해도 어이없어 하던 감독이.
“아이고, 아닙니다요. 억!”
한참을 보고 있다가 전염이 되었다.
“커허엄! 시작합시다.”
******
4회 말 투 아웃.
마이애미의 모든 타자를 한 바퀴 돌아, 다시 돌아온 곳.
그 위에는 헐크가 다시 서 있었다.
그에게 맞은 홈런 이후로 정신을 차렸다.
첫 타석에서는 불끈하는 심정이 들어 흥분을 했었다.
이성적으로 수술을 해야 하는 외과의가 감정적으로 메스를 놀렸다.
결과는 참혹했다.
냉철하고 담담하게 수술에 임해야 했던 의사가 메스에 감정을 담는다는 것은 실격의 사유가 된다.
두열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타석에 선 타자를 어떻게든 확실하게 눌러버리고 싶었다.
그만한 공을 가지고 있었고, 상대의 능력도 확실히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의사와 같이 너무 흥분을 하였다.
더 멋지게 잡겠다는 욕심.
더 화려하게 압도하겠다는 욕심.
메스를 빌어 나를 돋보이겠다는 의사처럼, 강속구를 빌어 나를 도두보이겠다는 욕심.
그 욕심 때문에 눈이 흐려졌다.
결과는 홈런.
좋은 의사일수록 실력을 배양하기 위해 일부러 고난이도의 의술을 펼치지는 않는다.
기교를 부리고 더 환상적인 시술을 위해 실험을 하지 않는다.
메스를 도구로 삼는 자와 메스를 의사의 손처럼 인식하는 자.
두열은 다시 흔들리려던 정신을 곧추세웠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작은 흥분은 몸을 뜨겁게 달궈 활력을 높이고, 작은 냉철함은 몸을 정교하게 만들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에너지 손실을 막는다.
좋은 의사처럼 좋은 투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자! 이번 공은 어떻게 던질 것이냐? 이전 타석의 홈런이 무서워 피할 것이냐? 아니면 다시 강속구를 던질 것이냐?’
‘내가 가진 무기는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최상의 무기. 상대에게 적당한 것을 사용하면 되는 것을.’
‘나 역시 어떤 무기도 걷어낼 수 있는 무기가 있다. 네 무기가 보검이라면 나는 보도를 가지고 있다. 어쩔 것이냐?’
둘의 생각이 눈빛을 통해 교환되었다.
헐크는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이력 때문에 스윙이 커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후로 다른 타자들을 강하게 누르기보단 가볍게 맞상대해 주었다.
더그아웃에서 모두 보았을 테니 그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을 터.
하지만 초구는 강속구를 예상할 것이다.
헐크는 신인이지만 스택튼의 능력 정도로 예측을 해야 한다.
정보창의 스텟만 보더라도 스택튼을 넘어서는 능력이 허다하다.
홈런을 맞았던 공은 160km/h의 몸 쪽 강속구.
미끼를 던진다.
133km/h의 고속 너클볼이 헐크의 무릎을 향해 날아올랐다.
‘응? 자존심도 없는 놈이었군. 이런 놈한테 내 동생을 줄 순 없지. 너클볼이고 뭐고 다 때려 버린다.’
헐크는 몸 쪽으로 파고드는 너클볼을 정확하게 보기 위해 앞발인 왼발을 오픈하여 열어 디뎠다.
전 타석에서 친 홈런을 빌어 생각하건대 두열의 공은 속도만 빠를 뿐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다.
몸의 온 힘으로 스윙을 가져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너클볼을 그런 큰 스윙으로 쳐내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몸을 오픈하고 정면에서 공을 쳐다보았다.
시야는 충분히 확보한 상태. 확실히 공이 잘 보였다.
헐크는 힘만 좋은 게 아니었다.
S급의 동체 시력과 S급의 손목 힘을 보유한 진정한 강자였다.
예상 외로 덜 너풀거리는 공의 움직임이!
훙! 화라락! 퐁!
“스트라잌!”
‘뭐지? 너클볼이 아니었나?’
‘킥킥킥킥.’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투수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 소리는 타자에게만 들리는 웃음이었다.
‘저런 얍실한 놈의 자식의 공을 내가 못 칠쏘냐?’
‘못 쳤잖아?’
‘초구는 판단 미스다. 공을 끝까지 봤어야 했는데, 스윙을 너무 빨리 가져갔다.’
‘그렇겠지? 알았어. 그럼 똑같이 줘 볼게. 한 번 쳐 봐.’
두열은 공을 받자마자 다시 똑같은 코스로 너클볼을 뿌렸다.
이번에도 방금 전의 공과 같이, 움직임이 거의 안 보이는 고속의 너클볼이었다.
헐크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처음부터 오픈 스탠스의 자세를 취했다.
허리와 손목만을 이용한 상체 스윙을 계획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전보다 공의 움직임이 훨씬 더 잘 보였다.
‘엉? 공이 돌아? 너클볼이었잖아?’
그랬다. 육백만불의 사나이 같은 눈을 가진 헐크는 공을 던진 두열의 손가락을 얼핏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두열이 던진 공은 분명히 너클볼이었다.
손가락도 V자로 공을 찍어 누르고 있었다.
손가락의 동작만 놓고 본다면 분명히 투포환 선수들의 밀어 던지는 느낌을 충분히 갖게 했다.
그런데, 회전을 하지 말아야 할 공에서 미세한 회전이 보였다.
‘어느 쪽이지?’
좋은 눈을 가진 타자들은 본능적으로 공의 회전 방향을 알아챈다.
그것으로 구종과 구질, 궤적을 판단해 가장 때리기 좋은 위치에 방망이를 대기시킨다.
‘가라앉으면서 몸 쪽으로 미세하게 꺾인다?’
2회 5번 타자부터 4회 2사까지, 8명의 타자를 상대로 두열이 던진 공은 단 28개.
한 타자당 3.5개의 공.
이 말은 볼보다는 스트라이크 위주의 공이 던져졌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타자가 4구 안에 공을 히팅하여 죽었을 확률이 높았다.
그 말인즉슨 거의 배팅볼의 수준으로 공을 던져줬다는 이야기가 됐다.
타자들은 타석에서 삼진이 되거나 잘 맞은 타구가 아깝게 내야 땅볼로 잡혀 아웃이 됐을 때, ‘너무 좋게 보여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1회를 빼고는 외야로 날아간 공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하나마저 중견수 한참 앞에 떨어졌었다.
‘어? 그렇다면 생각보다 공이 더 가라앉는다는 말이 되잖아? 멈춰야 해!’
벌써 공이 목표점에 다 와 있는 상태였다.
당연히 배트도 그 지점에 도달된 상황이었다.
직감에 따른다면 여기서 멈춰 봐야 내야 땅볼밖에 나오지 않았다.
차라리 눌러 쳐서 강한 땅볼을 만들까?
아니야. 좋은 선택이 아니야.
경로를 벗어나야 한다!
후앙~! 퐁!
“스트라이크”
4회까지 한국의 투수가 1점의 홈런을 제외하고는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타자들은 곧잘 공을 맞췄지만 외야로 날아간 건 몇 개 안 됐다.
“왜 저렇게 퍼 올리는 거야? 타자들 스윙이 너무 큰 거 아냐?”
“자네도 그렇게 보이지?”
“아무리 한국 투수가 만만해 보여도 이건 아니지. 진정한 강자라면 최고의 모습으로 강판을 시켜주는 게 예의 아닐까?”
“자네는 너무 격식이 있어. 예의는 무슨. 그냥 갈갈이 찢어서 개 먹이로 던져 준다고 표현을 해야 옳은 것 아닌가? 맞다! 쟤들 미개하게 개를 먹으니, 개가 개를 먹는 셈이군. 우하하!”
한국인들이 들었으면 가만 두지 않았을, 그런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는 기자들이었다.
그런데 초능력이라도 생긴 것인지 그 대화가 두열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하긴, 3루 더그아웃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으며 큰소리로 떠드는 소리인데 안 들리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갑자기 열 받네?
“타임!”
두열이 갑자기 손으로 T자를 만들며 타임을 외쳤다.
그리고 심판이 타임 콜을 인정하자 글러브를 벗으며 뚜벅뚜벅 타석 쪽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이에 심판은 두열이 타자와 볼썽사나운 광경을 보일지도 모른다고 판단을 해 포수보다도 먼저 다가오는 두열에게 다가가 제지를 하려고 나섰다.
그런데 그의 음성은 차분하기 그지없었다.
“저기, 심판님.”
“응? 나한테 얘기할 게 있어서 타임 외친 거야?”
“아, 네. 죄송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말 해 봐.”
오늘의 심판은 진짜 좋은 사람이었다.
“3루 쪽 기자들이 너무 크게 얘기를 해서 집중이 안 됩니다요. 더군다나···.”
두열은 자기가 들었던 대화를 상황 설명까지 해 가며 자세하고 재미있게, 하지만 반대의 입장에서 듣는다면 굉장히 기분 나쁘게 들릴 정도로 이야기 했다.
사실 심판도 기자들의 대화를 얼핏 들었다.
모든 사람을 중립으로 보는 심판 입장에서도 거슬리는 이야기였는데, 대화의 대상인 된 두열은 어떤 심정일지, 가히 상상이 안 됐다.
같은 미국인으로서 미안할 뿐이었다.
그런데 뒤를 따라온 헐크까지 그 이야기를 자기도 들었다며 조치를 취해달라고 하소연하였다.
이건 미국의 국격을 떨어트리는 행위라는 말도 꺼내 들었다.
심판 입장에서는 기자가 껄끄러운 대상이었다.
자신을 모략하는 기사라도 하나 나온다면 매장을 당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양쪽 감독까지 나와서 얘기를 들어버린 것이었다.
가만히 대화를 들었던 마이애미의 단 매트리 감독이 한 마디를 보탰다.
“저자들은 우리의 수치입니다.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그게···.”
“우리 단장에게 얘기해서 심판께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조속한 조치 부탁드립니다.”
파워가 있는 감독이 이렇게까지 부탁을 한다면 심판도 빠져나갈 구석이 없었다.
구심은 다른 심판들을 모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3루 쪽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이어지는.
“퇴장!”
“오잉? 누가 퇴장 당하는 거지?”
재미있는 야구를 즐기다 난데없이 선수와 심판, 감독이 모여 쑥덕거리더니 3루의 한 방향을 향해 퇴장 콜을 외쳤다.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모였지만, 그곳에는 몇 명의 기자들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선수도 아니고, 감독도 아닌, 기자를 퇴장시킬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아! 연습 경기라서 쇼로 보여주는 뭔가가 있는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던 찰나.
“당신. 그리고 당신. 퇴장이라는 말 안 들려요?”
그제야 손가락으로 지적을 당한 기자 두 명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우리가 왜?’라는 말을 하였고, 관중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심판의 큰 목소리가 그라운드를 향해 울려 퍼졌다.
“저자들은 인종 차별, 국가 모독의 발언을 많은 선수들이 들을 수 있을 만큼의 목소리로 대화하였습니다! 이에 경기의 질이 떨어지고, 방해를 받으며, 미합중국의 국격을 떨어트린다고 판단한 바! 퇴장을 명령합니다!”
심판의 목청은 그 어떤 테너보다도 높았고, 그 어떤 베이스보다도 묵직하였다.
구장을 찾은 많은 관계자들과 관중들은 그의 이야기에 대략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까지 싸잡아서 같은 사람이 된 것 같아 창피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이럴 땐 마녀 사냥이 제격이었다.
관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저런 쓰레기 같은 기레기들은 신성한 구장에 발을 들여선 안 된다는 발언을 하자 여기저기에서 그에 동조하며 정당한 마녀 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결국 기자들은 보안 요원의 손에 이끌려 퇴장을 당하게 되었고, 남은 기자들은 퇴장을 당하는 기자들에게 후레쉬를 터트리며 오늘 야간 신문 1면에 올릴 좋은 기사감을 머리 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다른 신문을 까 내릴 수 있는 좋은 찬스였다.
이야기만 잘 만든다면 대박이 눈에 보였다.
기레기를 잡는 기레기였다.
- 작가의말
초반 부분은, 설명이 길어지면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생략을 했던 부분인데, 스택튼이 중심에 맞추지 못하고 충격이 온 이유가 궁금하신 분이 계실 수도 있어 부득이하게 설명을 넣었습니다.
줄이고 줄인 게 이 정도나 되는군요.
(원래 2회분으로 3일을 수정하며 1.4만자에서 반 정도 삭제... 손이 떨리네요...)
읽으시기에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너무 설명이 길다고 느껴지신다면 댓글 남겨 주세요.
앞으로 참고하여 글에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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