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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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엘라나스
작품등록일 :
2013.04.14 00:29
최근연재일 :
2014.12.25 00:00
연재수 :
1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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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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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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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추석, 마지막 이야기

DUMMY

“…….”

우주는 언제나 그렇듯 공허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밤하늘의 원본이 되는 칠흑의 세계는 언제까지고 칠흑이었고, 억겁을 살며 빛나는 별들은 그 날의 ‘재앙’이 생명체만을 흡수했기에 그 형체를 온존하고 있었다.

생생하게 떠오른다. 지금의 그녀에게는 우습기 그지없는 잡것에 불과하지만 당시에는 절망의 대상이었던 강대한 페키어스 키아와 검신 마나즈가. 그에 맞서 싸우던 네시와 그 동료들의 모습이.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 그녀가 살아온 세월에 비하면 꿈의 조각이라 해도 좋을 짧은 행복한 순간을 추구하며 그녀는 수백 년을 싸워왔다.

매구는 그 싸움의 결실… 손에 든 종을 바라보았다. 종말을 부르는 종. 이데아의 창조와 관계가 없는 별개의 존재인 혼돈을 이 세계에 붙들어둘 수 있는 유일한 도구. 이것을 얻기 위해 그토록 노력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아빠를 구해낼 패를 손에 넣었다.

이제 이걸 흔들기만 하면 아빠를 되찾을 수 있다. 얼마나 꾹 눌러 참았던가. 몇 번이고 네시를 보러 찾아갔고, 혼돈의 장난에 의해 눈앞에서 다시는 마주볼 수 없었던 시간들. 이제 그 괴로운 시간에 종말을 고하고 행복했던 시절을 다시 손에 넣을 수 있다. 다시 자신을 쓰다듬는 네시의 손길을 느낄 수 있고, 그녀에게 사랑을 담아 부르는 네시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다.

“미안…”

그 시절을 회상하며 나직이 중얼거리는 매구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본래라면 종말을 부르는 종을 손에 넣는 순간 바로 혼돈을 불러냈을 그녀가 아직까지도 종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주위 사람들의 필사적인 만류 탓이 컸다.

하기야 지금 매구의 몸 상태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 10개의 부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해본 적이 없는 매구는 터무니없이 위태로운 상태니까. 당장 매구를 수호하는 결계 천년의 시를 해제하고 본래의 신물을 불러내는 것도 소멸을 각오해야하는데 그녀를 사랑하는 주변사람들이 순순히 보내줄 리가 없다.

그랬기에 매구는 지금 아무도 몰래 이곳에 있었다. 10년, 아니 1년만 몸을 추스르라는 간절한 레비아탄의 부탁을 정면에서 거절하기엔 매구의 마음이 약했으니까.

“나, 더는 못 참겠어.”

데에에에에에에에엥-------

설령 확실하게 소멸하리라는 사실을 알더라도 미루는 것조차 할 수 없다. 1초, 10분의 1초, 100분의 1초라도 더 빨리 네시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매구의 가슴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으니까. 영혼마저 불태워버리면서라도 빨리 네시에게 안기고 싶었다.

매구를 이루는 가장 근간이 되는 소망. 10가지 부탁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보살피고, 친해지고, 즐거움을 맛보았지만… 류신이 그토록 노력해서 그녀에게 더 많은 경험을 안겨줌으로서 과도한 집착을 막으려 노력해왔지만 매구는 결국 바뀌지 않은 것이다. 그녀가 해왔던 모든 것은 결국 ‘네시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대명제를 철저하게 지켜냈다.

그리고 그 결과.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것. 모든 틀을 벗어나는 무언가를 불러내는 종이 길게 울부짖었다. 이데아와 이데아의 창조물들의 간섭에서 벗어난 존재. 지금까지는 오로지 용왕만이 상대할 수 있었고, 신들의 이론으로 매구 역시 가능할 것이라고 판명된 혼돈이 이끌려온다.

콰아아아아-

검은 기류가 흐르면서 네시와 레오닉 유저들, 검신 마나즈를 집어삼켰던 블랙홀이 점점 허공에 구체화된다. 그것은 블랙홀이되 블랙홀이 아니다. 이데아의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로서는 그 생김새를 정의하지도, 인지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해 형용할 수 없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일반적인 이데아의 창조물이라면 거기서 어떠한 정보도 얻지 못했겠지. 하지만 매구는 다르다. 그녀는 이데아의 창조물과 비슷한 껍데기를 두르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데아와 다른 존재. 구조의 기반이 되는 토대부터가 다르다. 그녀는 제 2의 창조주. 이데아와 별개로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는 위대한 존재였으니까.

그랬기에 알 수 있었다. 눈앞의 이놈이 그녀와 네시를 이별시킨 혼돈이 맞다는 사실을. 그것을 인식한 순간, 매구의 눈은 그녀를 아는 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증오로 휘감긴다. 우주공간이라는 대기가 없는 환경조차 그녀의 분노를 막지 못하고 최강의 신이 울부짖는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앗-!”

우르르르르르르르릉-!

그와 함께 모든 우주, 모든 차원, 모든 시간을 통틀어 최강이었으며 최강이면서 최강일 여우가 선사하는 최강의 공격들이 천둥보다도 거대한 굉음으로 대기도 없는 우주를 찢어발기며 쏘아졌다.


“캬아앙-!”

전투는, 아니… 전투라는 말이 어울리는지 모를 전투는 매구가 압도하는 형상이었다. 가만히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혼돈을 향해 하나하나가 우주를 멸망시키고 차원을 붕괴시킬 파괴력을 지닌 공격들이 퍼부어진다. 비라는 말도 모자랄 정도로 무수히 쏟아지는 공격들 하나하나가 옛날에 매구가 단 한 번 폭주하던 것보다도 강대할 정도였으니까.

하기야 원래부터 혼돈은 이 세계의 상식으로는 이해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존재일뿐더러 매구는 이전에 이미 몇 차례 자잘한 혼돈을 처리한 적도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반격 따위는 고려할 필요도 없고, 오로지 맷집이 견딜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싸워야하는 상대인데다 매구의 힘은 이미 류신조차 자신의 발 아래로 볼 정도였다. 아마 이 혼돈이 지난 세월동안 레오닉 유저들과 검신 마나즈를 ‘먹은 채’로 성장하지 않았다면 진작 나자빠졌을 수준.

하지만 문제는 그렇기에 멀쩡하다는 점이었다. 매구는 소용없는 공격들을 멈추고 오른손을 뻗으며 으르렁댔다. 아무리 매구라도 소멸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기에 자제하고 있었으나… 지금으로선 답이 없었다. 한없이 진한 EX급 스킬의 조련이 그녀를 속박하며 기어이 영혼을 태우는 결정을 마무리한다.

“아빠를!”

파아아앗-

매구를 수호하던 결계 천년의 시가 사라지면서 4개의 신물이 합쳐진다. 신물들이 뭉쳐 만들어지는 것은 은빛 구슬을 끝에 단 은색의 작은 지팡이. 꺼내들기 전만해도 왕멸의 베르크라 동격이라 평가받는 매구가 꺼내드는 순간부터 레벨 1,000이라는 무시무시한 추정레벨을 가지게 되는 절대적인 힘.

그러나 그 대가는 혹독하다. 원래라면 아무 대가가 없어야 할 힘이건만 그녀는 몸을 지키던 결계가 해제되는 순간 어마어마한 타격이 계속해서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무리해온 증거. 애초부터 지상계에서 이데아가 정한 힘의 제한을 몇 번이고 풀며 세계를 통괄하는 그의 힘에 맞서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 심지어 그녀는 천년의 시로 자신을 지키면서 회복조차 시도한 적 없었다.

샤아아아아아아-

거기에 주변의 형태가 일그러지며 변해간다. 눈 한 송이 내리지 않는 끝없는 설원. 겨울에서 멈춰버린 매구의 마음을 상징하는 그녀의 세계 여우누리의 일부. 이 세상에 이 모습을 구현하는 것은 매구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은 모든 상황이 끝난 뒤의 얘기로 지금 당장은 이데아의 세계와는 다른 독립된 공간으로서 그나마 꾸준히 이어지는 반동을 약화시켜주면서 그녀를 강하게 만들어준다.

“내놔아아아아아아아-!”

지상계를 통째로 소멸시키는 것은 일도 아닌 상급신, 그들 중에서도 최강이 된 매구가 지상계에서 그 힘을 해방시킴에 따라 조여드는 이데아의, 즉… 이 모든 ‘세계’의 힘을 몸으로 견디면서 비명 같은 포효와 함께 지팡이를 검처럼 휘두른다.

그것은 지금의 매구가 발할 수 있는 최강의 일격. 모든 중간과정을 무시하고 그 결과만을 ‘창조’할 수 있는 매구만이 따라하는데 성공했고, 따라한 순간 상급신을 일격에 소멸시켰던 최강의 일격. 개념조차 베어버리고 모든 세계를 갈라버리는 일격. 지금의 매구조차 천년의 시를 개방하지 않으면 베끼는 것조차 불가능하고, 휘두르는 순간 막대한 부하를 몸으로 받게 되는 공격이 지팡이 끝에 달린 매구의 여우구슬로부터 찬란하게 빛나며 궤적을 그린다.


용왕의 참격


쿠우우우웅----!

지금까지 버티던 혼돈이 크게 흔들리며 한 명의 사람을 뱉었다. 과거 초인 플레이어, 수백 년을 우주의 미아로 살며 결국 반신이 되는데 성공한 류우가 눈밭에 떨어졌다.

“어……?”

늘 그렇듯 1년간 어딘가에 떨어진 채 살고 있던 류우는 갑작스럽게 변한 환경에 당황한다. 매구는 그런 그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아니, 류우를 아예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만으로 생각하는지 관심도 가지지 않으며 지팡이를 휘두를 뿐이었다.

“캬아아아아아아앙-!”

쿠우우웅- 쿠우우우웅- 쿠우우우우우웅-----!

소멸은 이미 처음 종을 흔들 때부터 각오했다. 그 각오는 결국 천년의 시를 개방함으로서 거의 현실이 되었고, 매구는 자신의 마지막 영혼을 불사르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다시 네시를 되찾고 싶다는 일념에 단 한 번도 연속으로 사용해본 적 없는 용왕의 참격을 마구 휘둘러 퍼붓는다.

용왕의 참격이 혼돈을 베고 베고 또 벨 때마다 혼돈은 한 명씩 자신이 삼켰던 이를 뱉었다. 하레시아가, 이서문이, 슈안 메이가, 세스가, 펠이… 오랜 세월동안 반신이 되는데 성공한 그들은 난데없이 자신들이 이동했고, 모두가 한 자리에 도착하고 계속 도착하는 중이라는 사실에 당황했다.

“무슨 일이야, 이거?”

“어떻게 된 거지?”

“저건 뭐 하는 거야?”

“싸우는 것 같은데?”

“어라. 너도 있었네?”

“근데 예쁘다…”

매구와 혼돈의 싸움에서 이루어지는 그 전율적인 힘의 행사는 고작 반신이 느끼기엔 너무도 강대했기에 그저 그들은 매구가 멀뚱히 서서 괴성을 지르며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 이제는 그 힘이 너무나도 강대해져 ‘아름다워지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세상의 ‘아름답다는 기준’을 자신에 맞추고 있는 매구의 아름다움은 그런 반신들조차 정신을 쏙 빠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아빠를---!”

계속 네시가 아닌 다른 잡것들만 튀어나오자 매구는 희망과 동시에 조급함, 분노를 느끼며 다시금 용왕의 참격을 이어나간다. 이미 끝났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벌써 7번째 용왕의 참격. 회복을 마친 정상적인 몸 상태라면 거뜬히 버틸 반동이었지만 이미 간당간당하던 매구는 이미 2번째 참격을 사용하는 순간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회생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와버렸다.

“내놓으란 말이야아아아아아아앗-----!”

쿠구구구구궁-

빨려들던 당시 가장 강한 3인 중 하나였던 재천이 튀어나온다. 뒤이어서 뱉어지는 것은 광속의 여신은 빨려드는 과정에서 잃어버렸지만 이제 스스로 반신을 훨씬 넘은 류하. 그리고 9번째 참격이 떨어지는 순간, 빨려든 이들 중 가장 거물이 튀어나왔다.

주기마다 우주의 미아가 되는 과정 속에서 홀로 중급신에 거의 가까워지며 지상계에서 만큼은 대적할 자가 없다 평가받는 무신. 고작 10,000년도 되지 않아 그만한 성과를 이뤘음에 모두가 입을 모아 그 재능을 하늘조차 넘었다고(天上) 평하는 천상여제 이나린… 즉, 드루나가 돌아왔다.

“응… 이게 무슨? 흐엑!”

“드루나?”

“저거 왜 저래?”

유저들 중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되었지만 드루나는 돌아오는 순간 가장 꼴사나운 꼴을 보이며 바닥을 뒹굴었다. 그녀만은 매구가 발하는 끔찍할 정도의 힘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짓눌려버린 것이다. 때론 둔감하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다고나 할까.

쿠우우우웅-!

그런 유저들에 실수로 공격이 빗나가서 죽더라도 딱히 아무런 감상이 없을 정도로 별 신경도 쓰지 않으며 매구는 다시금 지팡이를 휘두른다. 이미 소멸은 진행되고 있었다. 서서히 힘의 행사가 약해지며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줄어들고 있었다. 목소리를 내는 것도 점점 힘들어진다.

이어진 10번째의 용왕의 참격이 마나즈를 뱉는다. 그녀가 돌아오는 순간, 지금을 즐기긴 했음에도 1,000년 전을 잊지는 않은 유저들이 한껏 그녀를 경계하며 자세를 잡았다.

“으헥! 뭐야 이거!”

뭐, 마나즈도 신이니만큼 매구의 힘을 느끼고 드루나마냥 그 힘에 짓눌려 바닥을 뒹구는 순간 그들 사이에는 암묵적인 휴전협정이 맺어졌지만. 사실 싸울 여유도 지금은 없었다. 드루나와 마나즈는 둘 다 저 혼돈에 맞서는 초월적인 소녀를 보고 경악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순간, 매구의 마지막 포효가 터져 나왔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쿠우우우우웅-

그리고 마지막 참격이 혼돈을 떨어뜨린다. 마침내 긴 세월 유저들을, 마나즈를, 그리고 매구를 고통에 몸서리치게 만들던 혼돈이 종말을 부르는 종이 만든 ‘죽음’을 맞으며 마지막 희생자를 뱉고 사라져간다. 반신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고차원의 힘으로 주위를 짓누르던 매구의 힘이 사라지며, 그 대신인지 호수처럼 푸른 눈이 환희의 빛으로 물들었다.

쿵-

“으음… 여긴?”

마지막으로 설원에 떨어진 네시가 주변을 돌아보며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 인상을 찌푸린다. 다른 유저들도 어깨를 으쓱하고 마나즈와 드루나가 매구와 사라지고 있는 혼돈을 가리키려는 순간, 이미 매구는 네시를 향해 뛰어들고 있었다.

“뭐, 뭐야?!”

사라라라-

이미 소멸의 진행이 거의 막바지. 11번째 참격을 마치고 이제는 목소리를 완전히 잃어 말조차 하지 못하고, 가장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몸의 소멸도 벌써 발목까지 그녀를 은색 가루로 만들어 흩어버리고 있었다. 틀림없이 ‘모든 존재’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소녀가 갑작스럽게 자신의 품에 안기자 네시는 어울리지 않게 얼굴이 붉어지며 당황했다.

‘아빠. 아빠. 그때처럼 쓰다듬어줘요. 예전처럼 나를 안아줘요. 당신의 딸이… 마침내 돌려받았어요.’

나오지 않는 말을 속으로만 끝없이 울리며 매구는 네시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애절하기까지 한 매구의 말은 결국 독심술과는 연이 없는 이곳 사람들 덕에 누구의 힘으로도 네시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그렇기에 네시는 결국 할 수밖에 없었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 그리고… 무엇보다 절망스러운 말을. 다행이라면 그 말이 내뱉어지는 순간 매구는 이미 배꼽 위까지 가루가 되어 흩어지며 소리를 듣는 것도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는 점이랄까.

“누, 누구지? 왜 갑자기 나한테…”

하지만 당황스러운 표정을 올려다보는 것은 가능했다. 생전 처음 보는 타인이 갑자기 안긴 것을 보는 네시의 반응은 분명 ‘딸’을 보는 모습이 아니었다.

‘왜 안아주지 않아…? 어째서? 왜 칭찬해주지 않아? 아빠. 왜 나를… 처음 보는 것처럼…’

사실 네시는 지극히 당연한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애초에 지금의 매구를 그 때의 매구와 동일한 존재로 볼 수 있는 이는 솔직히 없었으니까. 최강의 신과 귀엽기만 하던 여우를 어찌 같게 보겠는가. 쭉 함께해온 레비아탄과 레이비아조차 매구가 각성하던 순간을 잊어버린다면 모를 정도로 매구와 매구 아찌리유아야의 차이는 크다.

‘왜…?’

그리고… 그렇기에 네시는 끝이 오는 순간까지 자신의 딸을 알아보지 못했고, 매구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는 아빠를 의문이 가득히 담긴 눈빛으로 올려다보다 최후를 맞이한다. 창조의 힘을 발휘해 주위를 바꾸고 있던 제 2의 창조주가 소멸함에 따라 설원이 서서히 사라지며 원래의 우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매구의 마지막 머리카락마저 소멸하여 완전히 존재가 끝난 그 순간이, 매구가 태어난 지 정확히 1,000년이 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말도 없이 연중을 해버린 못난 작가는 그저 사과만 드릴 뿐입니다. 본래라면 공지라도 띄워야 했습니다만 이미 역량을 아득히 넘은 실력을 필요로 하는 글이 된 레오닉을 놓은지 시간이 너무 지나 공지를 올리기도 어려운 순간이 되었기에 그토록 무책임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을 기회로 삼아 최소한 ‘완결’의 모습이라도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레오닉에서 아마 프롤로그를 제외하면 가장 먼저 구상했을 완결을 올립니다. 아마 중간과정이 생략되어 이해하시기 어려우시겠지만, 최대한 준비를 해봤습니다.


진짜 이걸로 끝이 나는 건 아니고, 에필로그 바로 앞의 부분입니다만. 에필로그 부분은 후에 다른 명절을 기회로 다시 올리거나 여기서 끝으로 손을 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역량에 도달한다면 반드시 다시 리메이크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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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크리스마스, 에필로그 +10 14.12.25 1,468 32 14쪽
» 추석, 마지막 이야기 +9 14.09.08 1,487 27 16쪽
139 2-5. 신계탐방 : 마계 이후Ⅱ +4 14.02.19 1,684 28 12쪽
138 2-5. 신계탐방 : 마계 이후Ⅰ +3 14.02.13 1,170 31 11쪽
137 2-4. 신계탐방 : 마계Ⅶ +2 14.02.07 1,232 28 13쪽
136 2-4. 신계탐방 : 마계Ⅵ +2 14.02.01 1,170 38 14쪽
135 2-4. 신계탐방 : 마계Ⅴ +3 14.01.31 1,515 31 13쪽
134 2-4. 신계탐방 : 마계Ⅳ +3 14.01.26 1,484 36 15쪽
133 2-4. 신계탐방 : 마계Ⅲ +3 14.01.22 1,988 33 13쪽
132 2-4. 신계탐방 : 마계Ⅱ +5 14.01.17 1,468 29 12쪽
131 2-4. 신계탐방 : 마계Ⅰ +3 14.01.12 1,739 36 12쪽
130 2-3. 취임과 용왕과 10가지 시련Ⅲ +5 14.01.07 1,534 42 11쪽
129 2-3. 취임과 용왕과 10가지 시련Ⅱ +3 14.01.01 1,905 45 13쪽
128 2-3. 취임과 용왕과 10가지 시련Ⅰ +6 13.12.31 1,803 40 13쪽
127 2-2. 매구 아찌리유아야Ⅲ +7 13.12.25 2,075 52 14쪽
126 2-2. 매구 아찌리유아야Ⅱ +5 13.12.21 2,177 52 14쪽
125 2-2. 매구 아찌리유아야Ⅰ +5 13.12.16 2,212 51 14쪽
124 2-1. 아빠를 찾습니다Ⅳ +4 13.12.11 2,195 52 14쪽
123 2-1. 아빠를 찾습니다Ⅲ +5 13.12.06 1,956 43 12쪽
122 2-1. 아빠를 찾습니다Ⅱ +7 13.12.03 2,097 69 15쪽
121 2-1. 아빠를 찾습니다Ⅰ +10 13.11.19 2,106 55 13쪽
120 Main prologue +11 13.11.01 2,029 61 6쪽
119 epilogue +5 13.10.27 1,901 59 5쪽
118 32. 종말Ⅲ +8 13.10.27 1,965 53 15쪽
117 32. 종말Ⅱ +6 13.10.26 1,810 53 16쪽
116 32. 종말Ⅰ +8 13.10.23 2,775 56 15쪽
115 31. vs.페키어스 키아Ⅳ +7 13.10.20 2,811 59 14쪽
114 31. vs.페키어스 키아Ⅲ +10 13.10.19 2,573 58 14쪽
113 31. vs.페키어스 키아Ⅱ +5 13.10.16 2,682 58 14쪽
112 31. vs.페키어스 키아Ⅰ +7 13.10.13 2,866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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