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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신소녀 미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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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즈s
작품등록일 :
2017.08.2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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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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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7) - 간식

DUMMY

시성의 예상치 못한 칼부림.


눈앞에서는 누군가의 선혈이 흩뿌려진다.


미토는 깜짝 놀라서 선홍색 눈망울이 바들바들 흔들린 채 다급하게 외친다.


"아... 김우주!"

"..."


시성의 칼을 막아낸 것은 다름 아닌 순백의 오오라로 점철된 우주의 오른손.


우주는 자신의 이능력으로 강화된 손가락으로 칼날을 움켜쥐고 있었다.


무려 자신의 집게손가락과 중지손가락의 틈으로 말이다.


우주는 너스레를 떨면서 말한다.


"하... 내 능력은 신체 계열의 손목이라서 손과 관련된 거는 뭐든 만능이지. 가령 지금 강화된 손가락으로 칼을 막아내는 거까지 말이야. 다만 실수로 조금 긁혔지만 제길!"


우주는 짐짓 심란한 고통에 미간을 찌푸린다.


칼날에 긁혀진 그의 손가락에서는 핏방울들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주는 애써 태연한 척 가장한다.


"하, 아픈데... 만약에 우리 누나였으면은 다치는 것도 없이 쉽게 막아냈을텐데. 뭐 상처는 깊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반면에 시성은 경악하고 있었다.


"아아... 학생인 너희들은 대체 무슨 이능력을?!"


정말이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아무리 이능력이라고 해도 여고생이 장난감칼의 검기로 공원의 반을 가르지를 않나. 이번에는 남학생이 단지 손가락으로 칼을 막아내다니.


자신이 지금 상대하는 게 정녕 단순한 고등학생들이 맞는 걸까.


이처럼 시성이 심히 당황해서 머뭇거릴 무렵.


반면에 판단이 선 미토는 곧장 시성의 안면을 향해서 자신의 매서운 주먹을 휘두른다.


"하, 망할 아저씨!"


그녀의 정교한 주먹에 시성은 턱이 날아간 채 뒤로 고꾸라지고 만다.


"읔."


시성이 쓰러지는 동시에 그의 오른손에서는 하나의 물체가 털썩 빠져나온다.


바닥에 툭 떨어지는 것은 선명한 날이 돋보이는 나이프.


시성은 고통에 신음한다.


"으읔."


미토는 쌀쌀맞은 무표정으로 작은 입술을 뗀다.


"이봐, 아저씨."

"..."

"당신은 정말로 미쳤어? 지금도 자칫 잘못했으면 살인미수인데."

"어라, 살인미수라고...?"


시성은 심히 당황한다.


살인미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자신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단어.


시성은 동공이 화들짝 커진 채 눈앞의 광경을 바라본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이미 자신의 흉기에 손가락에 상처가 난 남학생과 더불어 쌀쌀맞은 표정인 여고생.


남학생이 있던 자리에서는 여전히 핏방울들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시성이 휘두른 나이프때문에 말이다.


자신은 지금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걸까? 철모른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말이다.


시성은 망연자실하고 만다.


"아아... 학생들 정말 미안해. 나는 대체 무슨 짓을."

"..."

"나를 그냥 이대로 나를 경찰에 넘겨줘. 뭐든 시인할게. 정말 미안해."


시성은 절망감이 가득찬 눈빛으로 그저 고개를 숙인다.


무기력한 그에게 느껴지는 것은 죄책감과 더불어 자신을 포기한듯한 체념.


피해자인 우주조차도 시성의 무색한 표정에 머뭇거리고 만다.


"아... 저기 아저씨?"


반면에 미토가 조용히 입을 뗀다.


"아저씨, 당신 정말로 제정신이야?"

"..."

"당신이 그대로 잡혀가면 아이는 어떻게 하려고?"


일순 경청하던 시성의 동공이 동그랗게 커진다.


"너 그걸 어떻게 알고?"


미토는 살짝 한숨을 내쉬고선 말한다.


"후우, 확신했던 거는 아니야. 다만 아저씨의 허루한 차림과 3-40대라는 연령. 그리고 가져간 황제 도시락."

"..."

"아저씨가 능력자임에도 허루한 차림에 차량도 없이 도망가는 것을 봐서는 아마도 뭔가에 급히 쫓기고 있다고 생각했어. 더불어 그 와중에도 애지중지 챙겼던 도시락은 아마도 쫄쫄 굶은 자식을 위해서였겠지?"


여고생의 담담한 추리.


절묘한 추리에 시성은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내 희미한 웃음을 짓는다.


그제서야 그녀가 시성에게 해준 배려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에.


"아... 그랬었구나. 어린 학생들이 그렇게까지 배려해주고 말이지. 그랬었구나."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에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학생들이 정말 대단한 걸. 그래서 나와 시현이를 위해서 배려를... 그러고 보니 그 교복은 능력자 특기생 명문고라는 한빛고 학생들이지? 학생들은 그 특별한 능력으로 나중에 번듯한 직장, 가정을 가져서 남다른 인생을 살겠지. 정말 부러워. 하지만 말야. 재능있는 학생들과 달리 나는 그저 송사리거든."


시성의 자조 섞인 혼잣말.


그의 황량한 눈빛과 더불어 축 처진 입가는 무슨 사고라도 낼 거만 같은 불안한 기색을 띠고 있었다.


우주는 지나친 불안감에 자신도 모르게 대꾸하고 만다.


"아저씨, 무슨 안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괜찮으니 지금이라도 편의점 일은 서로 좋게 해결한다면!"


시성은 그저 힘없이 중얼거린다.


"학생, 자기합리화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어. 그리고 아버지로서도 말이야. 하지만 이제는 너무 지쳐버렸어... 기억에도 없는 보증에 가정이 파탄나고 연달아 빚쟁이, 네임리스에게 쫓기면서... 이제는 너희에게 추악한 살인미수까지 저질렀다고!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송사리인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이젠 정말 지쳤어. 그러니 제발 그냥 경찰에 넘겨줘."

"..."


중년 남자의 한없이 무기력하고 쓸쓸한 모습.


경청하던 우주는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고 만다.


'아저씨가 지금 정확히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이해가 돼.'


우주는 발상한다.


그것은 시성이 말했던 재능의 차이에 관해서였다.


'저 아저씨처럼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전학생이나 우리 누나처럼 능력, 외모가 된다면 그래도 할 수 있는데 나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겐 그저....'


우주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쉰다.


시성의 말을 뒷받침하자면 전학생은 자신 나름대로 시성을 위한 선의의 행동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학생 그녀가 특별한 능력자라서 가능한 소리였다.


시성은 우주처럼 그저 평범한 아저씨일 뿐이다. 이미 여러 불운에 앞서서 좌절을 거듭해온 시성에게는 전학생의 의도가 뭐가 됐든 위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가령 그저 평범한 능력자 특기생인 우주가 하이랭커인 자신의 누나나 전학생을 보면서 절실히 느낀 벽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우주는 회상한다.


'나만 하더라도 누나가 넌 이능력으로 왜 이리 쉬운 것도 못하냐? 이러면은 당장 화가 나니까 말이야. 하이랭커인 그녀와 평범한 이능력자인 나는 실력이 너무 다르거든. 평소에 아무리 야구연습장에서 연습해도 말이지... 후우, 저 아저씨를 어떻게 설득하지.'


이처럼 우주가 연민감으로 끙끙댈 무렵.


그러나 그 순간이었을까.


때마침 우주의 귓가에서는 생전 처음 듣는 화가 난 전학생의 음성이 들려온다.


"웃기지 마!"

"아?"


무려 그녀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말이다.


"웃기지 마! 당신이 그런 식으로 자기합리화하고 포기하면 상황이 달라져? 네 마음이 편하냐고!"


그것은 우주가 생전 처음 보는 미토의 울분에 찬 모습.


우주는 당황해서 두 눈이 쉴 새 없이 떨린다.


"전학생... 대체 왜 갑자기 울먹이는?"


하지만 시성도 울분에 차서 들이댄다.


"하, 너같은 능력이 대단한 아이가 나같은 송사리의 심정을 아냐고, 한없이 겪어본 그 고통과 좌절감을 아냐고 말이야!"

"모르지, 알 수 없어! 하지만..."

"..."


주위 모두가 그녀의 대답에 머뭇거릴 무렵.


어느덧 작은 눈썹에 샘물마냥 영롱한 이슬이 한껏 맺힌 사과머리 소녀.


일순 흐느끼던 소녀는 망설임 없이 한껏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한다.


"난 말야, 어릴 때는 서울의 경복궁처럼 떵떵거리는 궁전에서 공주님으로 살았어. 그리고 내가 철이 들기도 전에 가족도 집도 다 잃었어. 우리 아빠는 눈앞에서 날 지키다가 죽어갔어... 그 뒤로 난 살아가는 의미를 전혀 몰랐어. 그저 마음 속에 남은 것은 분노와 적개심뿐. 한 때는 목숨을 버려서라도 복수할 생각에만 집착했어. 그러던 와중에 허무맹랑한 녀석을 만나서 구원 받았어. 지금은 녀석이 도리어 병에 걸린 채 전혀 깨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래도 난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 왜냐하면은 녀석은 언젠가는 깨어날테니 말이야. 그런데 아저씨는 왜 그래? 지금 아저씨가 죽을 정도로 힘들어? 그러면 아저씨도 죽을 때까지 필사적으로 하면 되잖아. 능력이든 그런 게 뭐가 대체 중요한 건데. 너도 나처럼 지켜야 할 게 있잖아! 너는... 그 아이만의 영웅이잖아!"


소녀는 한껏 울먹거린다.


그것은 여고생의 떽떽거리는 감성팔이.


듣는 입장에서는 전혀 논리정연하지 않고 진위가 심히 의심되는 허무맹랑함만이 가득한 일화였다.


궁전, 공주님, 복수, 구원... 하나같이 기묘한 단어들. 전학생은 대체 무슨 망상같은 이야기를 말하는 걸까.


우주가 그저 상황을 종잡을 수 없어서 머뭇거릴 무렵.


"아 전학생... 지금 무슨 말을."


하지만 그 순간이었을까.


시성은 어째서인지 심히 동요한다.


마치 그녀의 말에 크게 감명이라도 받은듯이 말이다.


"나에게도 지켜야 할 존재라고... 아, 흑."

"어라?"


우주가 영문을 몰라서 멀뚱거릴 때 시성은 크게 흐느낀다.


"흐윽, 시현아."


사람은 심리적인 생물, 때로는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정적이기 일순이다.


그렇기에 어느 누군가에게도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단순한 감정으로, 마음으로만 전해지는 것이 있다.


물론 그것은 아직 과학으로도 입증되지 못한 능력자들의 남다른 유대 관계이니 순간의 분위기에 치우쳐진 단순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고생이 읊은 각자가 필사적으로 지켜야 할 존재들.


그 짧은 한마디에 시성은 흐느낀 채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한다.


"흐윽, 시현아. 아빠가 잘못했어."

"..."


반면에 지켜보던 우주는 당황해서 머뭇거리다가 이내 어렴풋한 미소를 띄운다.


'나참... 상황이 어떻게 흘러간지는 모르겠지만 잘 된 거이겠지. 아저씨도 전학생도.'


우주가 곁눈질을 하니 전학생은 어느덧 시선을 빼꼼 돌려서 꿋꿋한 척하고만 있었다.


"..."


그렇게 그들만의 특별했던 편의점 일화는 끝이 나고 있었다.



***



어느덧 시간이 지나서 폐점 준비 중인 한적한 편의점의 내부.


우주는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야."


다름 아닌 전학생이 응급처치차 그의 손에 연고를 바르고 있었기에.


미토는 못마땅해서 중얼거린다.


"어휴, 남자애가 무슨 엄살이 그리 심하냐?"

"... 쳇, 아픈데에 남자이고 여자인 게 어딨냐."

"..."


여전히 옥신각신거리는 둘.


그러나 미토는 다소 민망한 감정에 먼저 시선을 홱 돌리고 만다.


그야 우주가 지금 입은 상처는 자신을 보호하다가 일어난 상처였기 때문이다.


"...."


반면에 우주는 싱글싱글 눈웃음을 짓고선 부추긴다.


"어라, 전학생 갑자기 왜 이리 조용해?"

"..."

"혹시 내가 상처 입은 거에 괜히 미안한 감정이 들어서 그런 건."

"앗, 시끄러워! 반창고나 붙이라고."


사과머리 소녀는 작은 볼이 화끈화끈 붉어진 채 우주의 손에 응급처치를 도와준다.


보면 볼수록 정말이지 알기 쉬운 성격.


우주는 즐겁게 지켜보다가 문득 발상한다.


'그나저나 오늘 편의점 사건의 전말이 이랬다지. 전학생이 여러 의미로 대단할지도.'


우주는 미토가 들려준 편의점 사건의 전말을 회상한다.


미토는 시성의 허루한 옷차림을 보고선 쫓기고 있다는 것을 판단, 그가 인적이 드문 장소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하여서 공원으로 발걸음을 향했다고 한다.


그리고 공원 당시까지 시성의 능력을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일전에 미토가 추리한 능력들인 투명, 크기, 텔레포트에 모두 취합하는 전체 범위의 공격인 장난감의 검기로 위협사격을 했다고 한다.


이후 그들은 시성에게서 편의점 금고의 현금만을 돌려받고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헤어졌다는 짧은 이야기.


우주는 살짝 한숨을 내쉰다.


'흐음, 그래도 뭐 나름 잘된 거겠지? 그리고 전학생.'


우주는 조용히 미토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새침한 표정의 앳된 사과머리 소녀.


그녀는 같은 고등학생에 반 친구였지만 정말 여러모로 남달랐었다.


예쁘장한 외모, 압도적인 능력, 명석한 두뇌, 귀여운 새침한 성격, 그리고 연일 비치는 차가운 무표정과 달리... 따뜻한 마음.


이처럼 우주가 새삼 감동에 빠진 채 쳐다볼 때.


"..."


반면에 미토는 연일 불편한 기색을 보이더니 이내 마저 못해서 말한다.


"아, 김우주."

"응? 전학생."

"이건... 아까 창고정리 할 때 계산대 봐준 거 등, 이것저것에 대한 답례야."


미토가 건네준 것은 검은 봉투에 정성스레 담긴 간식들.


거기엔 편의점 인기 메뉴인 깔끔한 맛의 참치 삼각김밥과 초코에몽 등 맛있는 간식들이 담겨져 있었다.


"헉, 이건 초코에몽?"


달달한 초코에몽, 그것은 고등학생들에게 있어서 우정의 증표.


우주는 믿기지 않는 심정에 두 눈을 초롱초롱하게 글썽인다.


"헉... 전학생이 나를 위해서 이런 걸."

"..."


반면에 미토는 왠지 모르게 약간 표정을 흐린 채 살짝 시선을 돌리고만 있었다.


우주는 그저 기뻐서 그녀의 손을 덥썩 잡는다.


"정말 고마워, 전학생... 아니, 김미토!"

"아... 갑자기 왜 손을 잡는 거야. 그냥 받고 꺼지라고."


미토는 매몰차게 우주의 손을 때린다.


그런 그녀의 작은 뺨은 어느덧 화끈화끈 상기돼 있었다.


"흥."


지켜보던 우주는 싱긋 웃는다.


"..."


이처럼 고등학생들의 중간고사 날이던 다사다난한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



직후 야밤의 길거리, 우주는 간식을 먹으면서 귀가 중이었다.


"얌얌, 그나저나 이 삼각김밥 약간 맛이 시큼한데... 식초맛이라 첨가됐나."


우주는 삼각김밥을 먹다말곤 선물 받은 간식들의 라벨을 살펴본다.


[참치 삼각김밥, 초코에몽 유통기한 2019년 4월 14일 12시까지]


우주는 두 눈을 깜박인다.


"응? 유통기한이 14일까지라니... 오늘이 분명 며칠이었지."


직후 그는 스마트폰의 시간을 확인해본다.


[19년 4월 15일 20시 30분.]


"어라."


일순 우주는 얼이 빠진 표정을 짓고 만다.


직후 그는 이마 위로 분노마크를 씰룩 띠운 채 비명을 내지른다.


"아앜, 이거 어제 유통기한이 벌써 하루나 지난 거잖아... 김미토, 너란 애는 정말!"


우주는 생각한다.


아마도 그들의 악연은 한동안 쭉 계속될 거 같다고 말이다.


작가의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이제서야 프롤로그가 끝난(응?) 다음 화부터는 즐거운 학교 생활이... / 착한 독자 분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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