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만인지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연재 주기
야운(也雲)
작품등록일 :
2017.10.06 16:03
최근연재일 :
2017.11.18 12: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78,796
추천수 :
859
글자수 :
150,097

작성
17.10.06 16:11
조회
7,074
추천
32
글자
9쪽

1. 살 기회가 주어지다.(1)

DUMMY



악인이 개과천선한다는 말은 호사가

들이 흔히 하는 개소리일 뿐.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1. 살 기회가 주어지다.


“낙천아! 혼자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이란 걸 넌 알아야 한다.”

“아, 그놈의 개소리. 언제 한 번 입을 찢어버리든가 해야지, 정말.”

“······킁! 마, 만약 너보다 강한 고수가 널 아무 이유도 없이 죽이려고 한다면 넌 어찌하겠느냐? 정말 억울······”

“어떤 시벌 놈이 날 죽여? 나보다 고수? 그럼 설사 죽는다고 해도 혼자는 안 죽지. 어떻게든 녀석의 목줄을 끊어놓고 죽을 테다.”

“내,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지금 날 죽이겠다고 쫓는 신검인지 뭐시기 인지도 적어도 불알 한쪽은 터트리고 말 거야.”

“······그 시, 신검인지 뭐시기는 현재 천하제일인이라는 건 알고 하는 소리더냐?.”

“천하제일인이든 뭐든 알게 뭐야.”

“······휴우, 낙천아! 인간은 적어도 도리라는 것은 알고 살아야 한다. 너의 부모님도 살아생전에 의협심을 중히 여기는······.”

“싸 질러 놓는다고 다 부모는 아니지. 내 눈깔로 보지도 못했어. 부모란 작자들은.”

“참으로 흉악한 놈이로구나!”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드는 소리가 있었다.

두 사람, 계낙천과 금노균은 숲길을 빠르게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냥 달리는 정도가 아니라 눈을 끔뻑하고 보면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는 속도였다.

그 속도로도 거친 호흡 하나 없이 대화했다. 그냥 한 자리에 서 있거나 앉아서 대화하는 것처럼 들릴 지경이었다.

그런 두 사람의 대화를 누군가가 쫓아오며 끼어들었다.

두 사람의 빠름이 별거 아니라는 듯이 끼어든 자의 목소리에도 여유가 있었다.

금노균의 얼굴이 뻣뻣하게 굳는다 싶더니 계낙천의 목 뒤 옷자락을 거머쥐었다.

“컥! 목, 목······!”

바짝 조여진 제 옷자락을 어떻게든 떼어내려고 하며 계낙천이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금노균은 계낙천의 옷자락만 거머쥔 채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리는 속도를 높였다.

원래도 빨랐지만 금노균이 속도를 높이자 발이 디딜 때마다 뒤에서 뿌옇게 일어났던 먼지마저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것은 달리는 것이 아니라 거의 허공을 나는 수준이었다.

금노균은 그대로 사내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로 자신했다.

사내가 아무리 고수라 해도 경신술에서만큼은 자신이 한 수 위라 여겼기 때문이다.

스스슥!

순간, 금노균과 옷자락이 붙잡힌 계낙천 앞을 십여 명의 사내가 가로막았다.

이를 악문 금노균은 계낙천의 옷자락을 잡은 채 앞으로 쏘아가던 몸을 급작스럽게 옆으로 틀었다.

“컥!”

목이 더욱 졸린 계낙천이 다시 신음을 토해냈다.

그동안 사내들은 하나같이 금노균과 계낙천 쪽으로 몸을 날렸다. 동시에 십여 개의 검을 내리그었다.

하나의 검에서만 수십의 검기들이 뿜어져 나왔다. 검의 숫자만큼 검기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다.

퍼퍼퍼퍼퍼퍽!

검기들은 금노균이 있던 허공을 지나 바닥으로 수없이 꽂혀 들었다. 바닥에 수많은 구멍이 난 것이 보였다.

흙먼지 사이로 몸을 날리는 금노균이 보였다. 그 앞으로 다시 열댓 명의 사내들이 나타났다.

“천라지망(天羅地網)에 걸려들었구나!”

금노균이 탄식하듯 중얼거렸다.

“커컥! 시벌! 천라지망이고 뭐고 그만 목 좀 놓으라고.”

시뻘게진 얼굴로 계낙천이 소리쳤다.

“허허!”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겁에 질리지 않는 계낙천의 모습에 금노균은 헛웃음을 토해냈다.

결국, 금노균은 바닥으로 내려섰다.

“날 죽일 셈이야? 내 부모라는 작자들과 둘도 없는 친구라는 말도 구라지, 사실?”

목이 풀린 계낙천은 제 목을 쓰다듬으며 벌게진 얼굴로 소리쳤다.

쫓기는 와중에 그 쫓는 자들과 맞닥뜨린 상황에서 여전히 아무 긴장감 없이 제 할 말을 다 하는 낙천이었다.

금노균은 옅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낙천아! 넌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녀석이다.”

밑도 끝도 없는 말에 낙천은 인상을 찌푸린다 싶더니 코웃음을 쳤다.

“이제 알았어?”

어딘가에서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했다.

어느새 주변은 셀 수도 없는 무인들이 빼곡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시야가 닿는 부분은 나무와 무성한 풀을 빼고는 모두 각자 무기를 든 무인들이 즐비했다.

쫓는 인물이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 각오를 하긴 했다. 하지만 남들 보는 눈이 있어 이 정도로 인력을 동원할 줄 몰랐다. 금노균은 목이 타서 입술까지 바짝바짝 마르는 듯했다.

낙천은 뚱한 얼굴로 그들을 보다가 무언가를 찾은 듯했다. 몸까지 옆으로 비딱하게 기울이며 한 지점을 보려고 애를 썼다.

“어이, 거기 너!”

갑자기 낙천이 한 사내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사내가 당황한 표정을 보이는데 낙천이 다시 입을 열었다.

“비켜봐, 좀! 그 뒤에 선 여자 얼굴 좀 보자, 좀!”

참지 못한 무인 몇몇이 명이 떨어지기도 전에 각자의 검을 검집에서 반이나 꺼내고 말았다.

스릉!

“됐다. 드럽게 못생겼네.”

“이잇!”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여 무인이 참지 못하고 결국 검을 뽑아 들었다.

“안하무인에 색까지 밝히는 놈이었더냐?”

진중하고도 낮은 음성이 들려 왔다. 빽빽하게 둘러쌌던 무인들이 양쪽으로 일사불란하게 물러나며 하나의 길을 만들었다.

그 길로 한 사내가 걸어 나왔다.

분명히 걷는 듯했다. 그런데 사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낙천과 금노균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보통 키에 평범한 얼굴의 50대 사내였다. 하지만 차가운 표정 때문인지 주위를 압도하는 묵직한 분위기가 있었다.

긴장해서 그를 바라보던 금노균이 정신을 차린 듯 공손하게 포권지례를 해 보였다.

“금 아무개가 신검을 뵈오!”

“무영신투(無影神偸)가 그냥 아무개는 아니지 않나? 지금은 내 자네에게 볼일이 없으니 잠시 물러나 있게.”

차가운 말에도 금노균은 다시 입을 열었다.

“무례하다 해도 이 금 모가 먼저 말씀 올리겠소. 이 아이는······!”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나?”

벼락같은 소리에 주변의 공기가 크게 진동했다.

시립 해 있던 무인들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약한 이들은 내상을 당해 피를 토해냈다.

금노균도 진탕되는 내공을 진정시키느라 잠시 입을 다물어야 했다.

낙천 역시 창백해진 얼굴로 넘어오는 핏물을 고집스럽게 참아내고 있었다.

신검이 그런 낙천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물었다.

“네놈이 계낙천이더냐? 내 손자 자은의 오른손목을 잘랐다는?”

“자은이 누군데? 손목을 자른 놈이 한두 명이야 말이지.”

순간, 신검의 등 뒤에서 검이 튀어나와 손에 쥐어졌다. 시퍼런 검강이 낙천에게로 날아들었다.

촤아아악!

바닥으로 팔 한쪽이 떨어졌다.

핏물이 사방으로 날려 낙천의 얼굴에도 튀었다.

제 팔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본 낙천은 눈이 뒤집혔다.

“이 개자식아! 너도 뒈져!”

바닥을 박차고 신검에게 달려드는 낙천을 누군가가 뒤에서 낚아챘다. 무릎 양 뒤쪽까지 발로 툭툭 찍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낙천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 꿇게 되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낙천의 목 뒤 천주혈(天柱穴)까지 찍어버렸다.

마혈이 찍혀 몸이 빳빳하게 굳은 낙천은 움직이지 못하게 된 대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영감탱이가······!”

낙천 옆을 지나 금노균이 앞으로 나섰다.

그런 금노균의 오른팔이 팔꿈치 아래부터 잘려나가 있었다.

이미 점혈로 지혈을 했는지 상처의 정도에 비해 피는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저 뚝뚝 핏방울이 연속적으로 떨어질 뿐이었다.

저게 언제 잘려나갔지? 내 팔이랑 영감탱이의 팔까지 일타쌍피를 노렸나?

어리둥절한 얼굴로 생각하던 낙천은 눈알을 아래로 내려 제 양 손목을 확인했다.

손목이 멀쩡하게 달린 양손이 얌전히 무릎 꿇린 위에 놓여있었다.

평소라면 굴욕적인 자세로 만들어 놓은 금노균에게 지랄발광을 떨었을 낙천이었다.

하지만 낙천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금노균의 사라진 오른손만 바라봤다.

금노균은 아파하는 표정도 없이 신검에게 입을 열었다.

“이제 내 손목을 가져갔으니 한 말씀 올려도 되겠소?”

“난 자네의 손목을 원한 적이 없네.”

표정 없는 얼굴로 답한 신검은 여전히 금노균의 잘린 손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낙천을 바라봤다.

“내 손자의 손목을 자르고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저놈의 손목을 원했지. 무엇보다!”

신검의 얼굴에 차가운 한기가 서렸다. 그가 분노하자 주변의 공기마저 얼어붙는 듯했다.

“내 손자가 다른 아무개에 속할 만큼 하찮았던가? 내 손자가 아무개가 될 정도로 내 이름이 그리 가벼웠던가?”

말을 할수록 신검의 전신 옷자락이 안에서부터 부풀어 올랐다.

마지막 말에서는 그의 강한 기세가 터지듯이 뿜어져 나왔다.

스슥!

금노균의 신형이 흐릿해지며 무릎을 꿇은 낙천의 앞으로 순식간에 몸이 움직였다.

울컥!

금노균이 허리를 굽히며 시뻘건 핏물을 토해냈다.

신검의 기세에 결국 내상을 입은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인지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다음 기회에 수정해서 다시 쓰겠습니다. 17.12.18 648 0 -
42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6) +2 17.11.18 1,676 24 12쪽
41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5) +4 17.11.17 1,420 19 10쪽
40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4) +3 17.11.16 1,354 17 7쪽
39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3) +3 17.11.15 1,379 19 9쪽
38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2) +1 17.11.14 1,278 22 8쪽
37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1) +1 17.11.13 1,356 19 8쪽
36 7. 장주의 죽음이 불러온 파장(5) +1 17.11.11 1,446 21 10쪽
35 7. 장주의 죽음이 불러온 파장(4) +1 17.11.10 1,383 23 11쪽
34 7. 장주의 죽음이 불러온 파장(3) +1 17.11.09 1,444 19 7쪽
33 7. 장주의 죽음이 불러온 파장(2) +1 17.11.08 1,485 18 9쪽
32 7. 장주의 죽음이 불려온 파장(1) +1 17.11.07 1,375 20 8쪽
31 6. 잡아라, 광색마 염기(8) +1 17.11.06 1,433 22 8쪽
30 6. 잡아라, 광색마 염기(7) +1 17.11.04 1,567 20 8쪽
29 6. 잡아라, 광색마 염기(6) +1 17.11.03 1,352 19 8쪽
28 6. 잡아라, 광색마 염기(5) +1 17.11.02 1,426 21 8쪽
27 6. 잡아라, 광색마 염기(4) +1 17.11.01 1,433 22 9쪽
26 6. 잡아라, 광색마 염기(3) +1 17.10.31 1,480 22 7쪽
25 6. 잡아라, 광색마 염기(2) +1 17.10.30 1,432 20 7쪽
24 6. 잡아라, 광색마 염기(1) +1 17.10.28 1,544 19 9쪽
23 5. 그런 세상은 없다.(11) +1 17.10.27 1,501 20 9쪽
22 5. 그런 세상은 없다.(10) +1 17.10.26 1,449 20 8쪽
21 5. 그런 세상은 없다.(9) +1 17.10.25 1,639 20 7쪽
20 5. 그런 세상은 없다.(8) +1 17.10.24 1,481 19 8쪽
19 5. 그런 세상은 없다.(7) +1 17.10.23 1,605 22 9쪽
18 5. 그런 세상은 없다.(6) +1 17.10.21 1,480 22 7쪽
17 5. 그런 세상은 없다.(5) +1 17.10.20 1,528 21 8쪽
16 5. 그런 세상은 없다.(4) +1 17.10.19 1,599 17 8쪽
15 5. 그런 세상은 없다.(3) +1 17.10.18 1,573 20 8쪽
14 5. 그런 세상은 없다.(2) +2 17.10.17 1,761 24 8쪽
13 5. 그런 세상은 없다.(1) +1 17.10.16 1,660 21 7쪽
12 4. 아는 놈은 안다.(4) +1 17.10.14 1,773 21 8쪽
11 4. 아는 놈은 안다.(3) +2 17.10.13 1,696 19 9쪽
10 4. 아는 놈은 안다.(2) +1 17.10.13 1,845 15 9쪽
9 4. 아는 놈은 안다.(1) +1 17.10.12 1,824 17 7쪽
8 3. 시, ……진짜 귀찮네.(3) +1 17.10.12 1,852 15 5쪽
7 3. 시, ……진짜 귀찮네.(2) +1 17.10.11 1,928 16 7쪽
6 3. 시, ……진짜 귀찮네.(1) +1 17.10.10 2,166 20 7쪽
5 2. 수인장에 들어가다.(3) +1 17.10.10 2,472 17 5쪽
4 2. 수인장에 들어가다.(2) +1 17.10.09 3,248 16 9쪽
3 2. 수인장에 들어가다.(1) +1 17.10.08 3,802 26 7쪽
2 1. 살 기회가 주어지다.(2) +1 17.10.07 4,534 33 7쪽
» 1. 살 기회가 주어지다.(1) +1 17.10.06 7,075 32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야운(也雲)'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