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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지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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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운(也雲)
작품등록일 :
2017.10.06 16:03
최근연재일 :
2017.11.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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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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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5. 그런 세상은 없다.(11)

DUMMY

쏴아아아아!

낙천은 재정각 건물 바로 앞에서 끌고 온 허만을 옆에 두고 빗속에 서 있었다. 칼이 벤 가슴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허만의 오른쪽 눈은 시커멓게 구멍이 뚫려있었다. 그리고 등에서 나온 피가 낙천이 걸어온 길에 따라 드문드문 이어져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눈까지 찔러 제압한 상대를 등이 저리되도록 여기까지 끌고 왔다는 것이 수인장 내에 있는 모두에게 좋게 보이지는 않았다.

더벅머리가 비에 젖어 눈까지 가리는 데다가 빗줄기가 너무 굵어 낙천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몇몇이 무슨 일인지 물어도 낙천은 대답하지 않았다. 분위기까지 심상치 않아 누구도 낙천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몰려나온 이들 중에는 백사웅과 막청지도 있었다. 곽홍은 다친 아들 곽강과 의무원에서 치료를 받느라 지금은 이 자리에 없었다.

만임조원은 곽홍의 아들 때문에 벌어진 일로 여전히 낙천을 대면하기가 어색하고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의 낙천은 낮에 본 낙천보다 무언가 더 위태로워 보였다.

무엇보다 낙천이 만임조원에게 해코지를 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도와주려고 나섰는데 자신들이 겁을 먹고 피하는 바람에 서먹해진 것이었다.

안절부절못하며 바라보던 백사웅이 결국 참지 못하고 낙천에게로 뛰어갔다.

“야, 계낙천! 너 왜 이래?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낙천이 머리카락 사이로 눈을 마주쳐 왔다. 여전히 낙천의 눈은 차가울 정도로 써늘했다.

하지만 비줄기 때문에 백사웅은 낙천이 꼭 우는 것처럼 보였다.

“왜 그러는데? 나한테 말해봐.”

백사웅이 어르듯이 말했다.

“쯧! 지랄한다!”

낙천이 쏟아내는 말에 백사웅의 얼굴이 쩍 금이 갔다.

막청지가 다가와 물었다.

“······손에 쥔 그게 뭐야?”

낙천도 잊고 있었다는 듯이 손에 쥔 것을 확인하듯 바라봤다.

“살해현장에서 주운 수술.”

중얼거린 낙천은 허만을 쏘아보며 말을 이었다.

“놈의 무기에 달려있던 장식이지.”

낙천의 말을 곱씹던 백사웅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 그럼 저놈이 그 살해현장에 있었다는 말이네?”

막청지도 흥분해서 말했다.

“······그렇다면 놈이 광색마 염기?”

빠악!

백사웅이 막청지의 등을 후려쳤다.

“어우우우우!”

막청지가 몸을 마구 뒤틀며 괴성을 내질렀다.

“저놈은 금전장의 허만이라는 놈이라잖아? 모두가 하는 말 못 들었어? 이번엔 한 명이 더 가담했다고 신안세가 사람이 그랬지. 그러니 그놈이겠지.”

“무슨 일이냐?”

적룡당주가 큰 소리로 물었다.

돌계단 위 회랑에 선 적룡당주 주위에는 장주와 총관, 신안세가의 인물들이 함께 있었다.

“계낙천! 설명해 봐.”

바닥에 쓰러진 허만을 본 적룡당주가 차갑게 물었다.

낙천이 들고 있던 붉은 수술을 쓰러진 허만 위로 툭 던졌다.

“살해현장에서······.”

낙천이 입을 여는데 백사웅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앞으로 나서며 말을 가로챘다.

“살해현장에서 주운 수술이랍니다. 그런데 저기 허만이라는 놈 무기에 달려있던 장식이었답니다.”

“뭐?”

적룡당주가 놀라 되물었고 신안세가의 세 인물이 뛰쳐나와 붉은 수술과 허만의 귀두도의 손잡이를 살폈다.

세 사람은 금방 빗물에 흠뻑 젖어들었다.

손잡이의 장식에는 두 개의 수술 고리가 걸려있었는데 하나는 빈 고리만 남아있었다. 시체에 남아있던 상처의 흔적도 귀두도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작지 않았다. 물론 귀두도만 그런 상처를 내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장선광이 물었다.

“확실히 현장에서 주운 것이 맞나?”

낙천과 백사웅, 막청지까지 무슨 소리인지 몰라 장선광을 바라봤다.

“현장에서 주운 증거물을 우리한테 말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걸려서 말이네. 혹시나 금전장과의 일이 껄끄러워 이리 무마하려는 것이 아닌지 묻고 있는 거네.”

낙천의 표정이 삐딱해졌다.

“시······!”

욕설을 퍼붓기도 전에 백사웅이 벌게진 얼굴로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의심입니까?”

“······낙천이 그럴 리가 없습니다.”

막청지까지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장내에 있던 모든 수인장 인물들이 차가워진 얼굴로 신안세가의 인물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적룡당주도 굳은 얼굴로 말했다.

“너무 심한 의심이오. 우리 수인장이 비록 신안세가에 비해 위세가 작다고 해도 식구 됨됨이도 살피지 못할 정도로 허술한 곳은 아니외다. 다른 이는 몰라도 계낙천은 그런 자가 아니오.”

모두의 반발에 낙천은 뻣뻣해진 얼굴로 서 있었다.

총관도 나섰다.

“무엇보다 세 소협은 증거물인 이 중요한 수술을 제대로 찾지도 못했던 것 아닌가? 그런 세 소협이 살인마로 추정되는 인물을 다치면서까지 잡아온 계 조장을 이리 대해도 되는지 묻고 싶은데?”

신안세가의 세 명은 총관의 말에도 냉정한 표정을 유지했다.

“장주와 수인장 분들은 기분 나쁘시다고 해도 사건을 조사해야 하는 우리 쪽에선 이런 의심은 당연한 겁니다.”

세 명은 무림맹 지부인 신안세가에서 온 본인들이 하는 일에 토 달지 말라는 태도를 보였다.

장주와 수인장 내의 모든 인물이 기분이 상했으나 수인장이 신안세가의 관할 아래에 있기에 반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까지 지켜만 보던 수인장주가 입을 열었다.

“그만들 하시게. 우리끼리 날을 세워서야 되겠는가? 적룡당주는 허만이라는 저자를 끌고 가 철저한 조사를 해보게. 총관과 세 소협은 날 따라오고.”

신안세가의 세 인물은 장주의 몇 마디에 주도권을 뺏긴 것 같아 당황했다. 그렇다고 수인장주에게까지 반발할 수는 없는 일이라 옅은 한숨만 내쉬었다.

장주가 주변을 정리하는 것을 본 낙천은 시큰둥한 표정을 보이더니 그대로 몸을 돌리고 걸어나갔다.

총관이 장주를 따르며 말했다.

“다쳤는데 계 조장을 의무원이라도 데려가라.”

백사웅과 막청지가 얼른 낙천의 뒤를 쫓았다.

적룡당주가 허만을 쏘아보며 말했다.

“어쩌면 생각보다 이놈 때문에 광색마 염기를 일찍 잡을 수도 있겠어.”

수인장주 주하청은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걸어나가는 낙천을 눈여겨 바라봤다.


낙천은 묘한 기분에 빠져있어 막청지가 걸어가는 대로 쫓아 걸었다.

제 일에 대해서 누군가가 대신 화를 내는 것을 경험한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전적으로 믿어준 적도 처음이었다.

쏟아지는 빗줄기가 어느 순간 그쳤다.

“비 그쳤네.”

“······그러게.”

백사웅과 막청지가 어색하게 말을 주고받다가 낙천을 옆눈으로 바라봤다.

곧 낙천의 상체를 본 둘은 흠칫했다.

낙천의 상체는 오래된 상처가 빼곡할 정도로 나 있었다.

곽홍과 곽강은 심한 상처 탓인지 의무원 침대에서 기절한 것처럼 자고 있었다.

낙천은 상처만 치료하고 백사웅과 막청지와 함께 숙소로 돌아와 곧장 잠이 들었다.

정말이지 긴 하루였다.


✻ ✻ ✻ ✻ ✻ ✻ ✻


낙천은 선화로 동쪽에서 항상 앉아 있곤 하던 자리에는 가지 않았다.

낙천은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런 낙천의 눈에 교기풍이 건어물 가게 앞에서 상자를 들어 안으로 가져가는 것이 보였다. 몸이 좋지 않은지 다리를 절뚝였고 얼굴은 아직도 퉁퉁 부어있었다.

어제 그리 맞았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상처에도 어린놈이 아침부터 일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낙천이 말린 과일을 입에 털어 넣는데 옆의 과일 가게 주인이 입을 열었다.

“난 쟤만 보면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네. 또 누구한테 저리 처맞았는지······쯧. 혹시 얘기 들었나? 저놈 피를 빨아먹던 그 뱁새란 놈이 어제 갑자기 무슨 일인지 야반도주를 했다더만?”

낙천이 바라보자 과일 가게 주인이 신이 나서 말을 이었다.

“거기다 뒷배라는 만야야라는 놈 있지? 그놈은 또 누구한테 당했는지 바보가 돼서 사람 얼굴도 못 알아본다더라고. 하늘이 도운 건지.”

가판대에 놓인 과일들 먼지를 깨끗한 천으로 닦아대던 주인이 하늘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하늘이 돕는 건 잠시뿐이라네. 뱁새나 만야야에게 벌어진 일들 같은 거 말일세. 집안 사정으로 저리 내몰리는 아이들이 한둘이겠나? 내가 금전장주나 수인장주 같이 권세가 있고 돈이 좀 된다면 저런 아이들 먼저 돌보아 주겠네. 그럼 이곳에 오는 타지 사람들도 여기의 치안이 마음에 들어 다른 곳보다 여길 더 찾아올 테지. 시장도 더 활성화될 테고.”

잠시 입술을 축인 과일 가게 주인이 다시 말을 이었다.

“또 이런 변화를 이끈 권세가나 유지는 이곳 사람들의 인심도 더 많이 얻을 것 아닌가? 이 좋은 걸 왜 안 하는지 몰라. 세상이 좋아질 텐데.”

과일 가게 주인의 말에 낙천은 말린 과일을 입에 털어 넣으며 말없이 걸음을 옮겼다.

“가나? 그냥 쓸데없는 넋두리 했다고 생각하라고.”

낙천은 대답 없이 교기풍이 건어물 주인에게 삯을 받는 것을 바라봤다. 삯을 받고 절뚝이며 걸어오던 교기풍이 낙천을 보곤 멈칫했다.

낙천은 쓰게 느껴지는 말린 과일을 씹으며 그대로 걸어나갔다.

“······그런 세상은 없다.”

낙천이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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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4) +3 17.11.16 1,355 17 7쪽
39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3) +3 17.11.15 1,381 19 9쪽
38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2) +1 17.11.14 1,281 22 8쪽
37 8. 장주 주설연을 알리다.(1) +1 17.11.13 1,359 19 8쪽
36 7. 장주의 죽음이 불러온 파장(5) +1 17.11.11 1,452 21 10쪽
35 7. 장주의 죽음이 불러온 파장(4) +1 17.11.10 1,384 23 11쪽
34 7. 장주의 죽음이 불러온 파장(3) +1 17.11.09 1,445 19 7쪽
33 7. 장주의 죽음이 불러온 파장(2) +1 17.11.08 1,486 18 9쪽
32 7. 장주의 죽음이 불려온 파장(1) +1 17.11.07 1,377 20 8쪽
31 6. 잡아라, 광색마 염기(8) +1 17.11.06 1,434 22 8쪽
30 6. 잡아라, 광색마 염기(7) +1 17.11.04 1,569 20 8쪽
29 6. 잡아라, 광색마 염기(6) +1 17.11.03 1,354 19 8쪽
28 6. 잡아라, 광색마 염기(5) +1 17.11.02 1,427 21 8쪽
27 6. 잡아라, 광색마 염기(4) +1 17.11.01 1,434 22 9쪽
26 6. 잡아라, 광색마 염기(3) +1 17.10.31 1,483 22 7쪽
25 6. 잡아라, 광색마 염기(2) +1 17.10.30 1,435 20 7쪽
24 6. 잡아라, 광색마 염기(1) +1 17.10.28 1,545 19 9쪽
» 5. 그런 세상은 없다.(11) +1 17.10.27 1,503 20 9쪽
22 5. 그런 세상은 없다.(10) +1 17.10.26 1,451 20 8쪽
21 5. 그런 세상은 없다.(9) +1 17.10.25 1,640 20 7쪽
20 5. 그런 세상은 없다.(8) +1 17.10.24 1,483 19 8쪽
19 5. 그런 세상은 없다.(7) +1 17.10.23 1,607 22 9쪽
18 5. 그런 세상은 없다.(6) +1 17.10.21 1,481 22 7쪽
17 5. 그런 세상은 없다.(5) +1 17.10.20 1,530 21 8쪽
16 5. 그런 세상은 없다.(4) +1 17.10.19 1,602 17 8쪽
15 5. 그런 세상은 없다.(3) +1 17.10.18 1,574 20 8쪽
14 5. 그런 세상은 없다.(2) +2 17.10.17 1,764 24 8쪽
13 5. 그런 세상은 없다.(1) +1 17.10.16 1,661 21 7쪽
12 4. 아는 놈은 안다.(4) +1 17.10.14 1,775 21 8쪽
11 4. 아는 놈은 안다.(3) +2 17.10.13 1,697 19 9쪽
10 4. 아는 놈은 안다.(2) +1 17.10.13 1,846 15 9쪽
9 4. 아는 놈은 안다.(1) +1 17.10.12 1,826 17 7쪽
8 3. 시, ……진짜 귀찮네.(3) +1 17.10.12 1,853 15 5쪽
7 3. 시, ……진짜 귀찮네.(2) +1 17.10.11 1,929 16 7쪽
6 3. 시, ……진짜 귀찮네.(1) +1 17.10.10 2,168 20 7쪽
5 2. 수인장에 들어가다.(3) +1 17.10.10 2,473 17 5쪽
4 2. 수인장에 들어가다.(2) +1 17.10.09 3,252 16 9쪽
3 2. 수인장에 들어가다.(1) +1 17.10.08 3,804 26 7쪽
2 1. 살 기회가 주어지다.(2) +1 17.10.07 4,536 33 7쪽
1 1. 살 기회가 주어지다.(1) +1 17.10.06 7,077 3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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