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것도 초능력이야? 그건 그냥 무당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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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르
작품등록일 :
2024.05.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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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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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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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탄생

DUMMY

제1장. 탄생


나는 귀신이 보인다. 어렸을 때부터 이승을 떠도는 어떤 것들을 봐왔다. 그것들이 무섭지는 않았다. 날 해하진 않으니까.


나의 외할머니는 무당이다. 무당인 할머니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가 태어나기 전 엄마에게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꼭 11월 9일 새벽에 낳아야 해. 안 그러면 네 아기는 평범하게 지내지 못해. 넌 항상 평범한 걸 좋아했지. 그러니 네가 이루는 가정은 부디 평범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주마.”


엄마는 그 얘기를 듣고 할머니 말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단순히 할머니가 무당이여서가 아니다. 사실 그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 할머니는 용한 무당으로 소문나긴 했지만, 엄마는 할머니가 단지 용한 무당이 아니라 더 큰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왜 그때 낳아야 하느냐고 묻지 않고 엄마는 할머니가 말한 예정일에 나를 나을 수 있도록 출산 준비에 정성을 다했다.



[2007년 11월 8일 저녁 6시 경]


엄마는 할머니와 저녁을 먹던 중 급격한 진통을 느끼곤 응급실로 실려 왔다. 할머니는 자신의 딸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나를 예정일에 낳아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의사에게 딸을 살려달라 애원만 했다.


하지만 엄마는 나의 예정일을 잊지 않았다. 피를 쏟아내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의사에게 말했다.


“제 아이는 꼭 11월 9일 새벽에 나와야 해요. 의사 선생님 제가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꼭 아이가 좀 이따 새벽에 나오게 해주세요. 전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제발요.”


의사는 산모가 이러한 부탁을 하는 것이 도통 이해가 안 갔지만 엄마를 진정시키기 위해 알겠다고 대답해주었다.


하지만 나를 낳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내가 엄마의 뱃속에서 자리 잡은 위치가 잘 못 되었는지, 결국 제왕절개를 해야 했다.


엄마는 마취를 하면서도 의사에게 끝까지 새벽에 낳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의사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엄마가 마취에 취해 잠 들자 의사는 간호사들에게 당장 아이를 제왕절개로 꺼낼 수 있도록 수술을 진행시켰다.


엄마와 나 모두를 살릴 의무가 있는 의사는 당장 나를 꺼내지 않으면 엄마의 목숨이 위험하다 판단하여 내린 결정이였다.


분명 옳은 결정이지만 의사는 엄마의 간절한 그 눈빛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산모에게 아이의 출생 시간을 거짓으로 고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의사라는 직업을 핑계로 변명할 수 밖에 없었다.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난 이후, 엄마가 깨어났다.


엄마 곁을 지키던 할머니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불러왔다. 의사는 엄마에게 몸 상태에 대해 이것 저것 물었지만 엄마는 질문에 대답 하지 않고 반문했다.


“아이는··· 오늘 새벽에 나왔나요?”


병실에 정적만이 흘렀다.



[현재]


난 결국 11월 8일이 나의 생일이 되었다. 난 항상 엄마가 내 생일마다 날 축하해주는 미소 뒤, 알게 모를 슬픈 눈이 항상 의문이였다. 딸의 생일인데 뭐가 그리 슬플까?


무당인 할머니 말로는 내가 태어난 그 날은 개기월식이 있다고 하였다. 난 그 얘기를 듣고 괜히 나의 생일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할머니와 엄마는 아닌 것 같지만.


달이 가려지는 날 태어난 것과 모순되게 나는 “문명월”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난 내 이름이 조선시대 양반댁 규수 이름 같아서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그래도 ‘밝은 달’이라는 뜻을 생각해보면 엄마와 할머니가 무언가로부터 나를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쉽사리 이름을 바꾸겠다고 말하진 못하였다.


난 사실 할머니가 엄마에게 9일에 낳으라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평범하게 살고 있다. 그냥···. 귀신이 보이는 고등학생일 뿐이다.


물론 귀신이 안 보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서 이런 내가 평범하기 않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 집에선 그닥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애초에 우리 가문 대대로 무당은 있었으니까.


귀신들과 싸우거나 굿하는 것이 일상이어야 평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난 한 번도 귀신과 싸워본 적이 없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귀신이 무슨 거대한 음모가 있어서 인간을 해치는 기이한 존재로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를 도와주는 존재들이다. 혼자 밤길을 걸어도 술 취한 아저씨가 있는 곳을 알려주어 그곳을 피해서 갈 수 있게 해주고, 누가 날 괴롭히지 못하게 뒤에서 항상 지켜준다.


기억도 안 나는 시절부터 난 쭉 귀신이 보였다. 그래서 남들도 다 보이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내게 보이는 존재들이 남들 눈에는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귀신들에게 내가 귀신을 볼 줄 안다는 사실을 안 들킬 줄 알았다. 하지만, 귀신들 말로는 직접적으로 자신을 보는 시선과 다른 인간들처럼 우연히 자신에게 시선이 걸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난 귀신이 아니니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인간들끼리 시선이 마주치는 일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어쨌든 귀신들은 정말 귀신같이 내 시선을 따라 나에게 모여든다. 그것 빼고는 다른 고등학생과 다를게 없는 평범한 학생이다.



작가의말

더 길게 써야 하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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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보디가드 24.05.26 51 1 18쪽
3 3. 가해자들 24.05.24 68 0 26쪽
2 2. 자살 +2 24.05.20 88 2 26쪽
» 1. 탄생 24.05.12 103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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