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3화
막간 라우스네리안 54세의 방황 13화
라우스네리안 54세는 가슴 속에 깃든 원한을 삭힐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천마의 등에 나이프를 박아줄 생각 외에도 약 50 여 개의 다른 종류의 사고를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 대부분이 일종의 후회였는데 몇 가지를 예로 들자면, 왜 자신도 자신이 유년기를 보낸 차원의 99.99999999퍼센트의 다른 학생들처럼 현재의 교육이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라고 외치며 자신의 이런 교육에 ‘다른 사람들’처럼 휩쓸릴 생각이 없다며-라우스네리안 54세가 유년기를 보낸 차원의 99.99999999퍼센트가 이렇게 말했다.- 공부를 할 시간에 투쟁한답시고 집회에 모여, 실상 서로 누가 밥을 잘 먹는지 누구 주먹이 단단한지 누가 반사 신경이 좋은지 경쟁하기나 한 것을 후회했다.
0.00000001퍼센트의 인물들은-사실 인물이라 적기는 했으나 이 부류 중 절대 다수는 드래곤이다.- 그 중 제일 능력이 떨어지는 인물조차 고대의 인류조차 쉽게 하던 눈을 깜빡이는 것처럼, 양성자나 중성자등 원자의 움직임을 어렵지 않게 움직이게 만드는 사고의 방법을 알아, 손을 움직이는 것보다 쉽게 완벽하게 정해진 범위 내에 핵분열이나 핵융합을 아무런 도구의 도움이나 시간의 지연 없이 이루어낼 수 있을 테니까.
역시 세상은 일반적이어선 살기 힘들지 않나, 하며 오랫동안 문명과 사회를 지배하던 철학적 흐름과 관점을 가졌다가 오히려 그런 관점을 가져버린 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생각임을 개달았다가, 그것을 후회하는 것마저 일반적인 사람의 생각임을 알아차리곤, 이에 대해 후회를 하다 이것마저 일반적인 사람의 생각이니 처음의 사고를 제대로 수용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의식이 닿자, 그의 머리는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그렇게 육신은 빨리 달리는데 집중했고 의식은 현재 상황에서 전혀 의미도 없는 화두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기에 그것을 알아차리는 게 늦어졌다. 그는 일반적인 사람의 생각을 넘어서 일반적인 사람이 겪는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생각의 32,012번 째 문장을 떠올리는 와중에야 알아차렸다. 그것은 거의 들리지 않는-고대의 인류의 청각으로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정도의- 음파를 주변에 흩뿌리면서 자신은 음파의 움직임보다도 더 빠른 초음속의 속도로 오고 있었다. 아니, 오고 있다기보다는 던져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라우스네리안은 알아차리지 못하다 알아챈 시점에는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그는 육체의 단련법 중 약물이나 유전자 조작 등이 아니라 적극적인 방법으로서의 운동 관련의 육체의 단련법은 딱히 익힌 게 없었기에, 몸에 이뤄진 가속을 즉시 없애고 즉시 다른 방향으로 최고의 속도를 내는, 고대의 물리법칙으로는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으나 현대의 운동선수 소리 듣는 이라면 누구나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일을 해내지 못했으니까.
그는 돌멩이에 부딪쳐 뒤로 밀려났다. 당연히 상처를 입지는 않았지만 그의 속도는 일순간 극단적으로 떨어졌다. 라우스네리안은 좀비들이나 잘해야 마법 하나 제대로 못 쓰는 리치나 날뛰는 이곳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천마 한 명 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라우스네리안은 욕이라도 할까 고민했지만 그 전에 자신의 위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을 알아차리곤 기겁해 다시 대지를 박찼다. 하지만 늦었다. 그는 자신의 몸 전체를 집어삼키는 균열이 많고 먼지 낀 거대한 이빨들을 보곤 눈을 감았다.
그가 다시 의식을 차린 건 허리에 둔탁한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수십 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기에 끝이라는 판단이 내려짐과 동시에 의식을 잃고 말았다.
“이거 죽었나?”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는 재빨리 눈을 떴다. 시야는 아직 흐릿했다. 보통이라면 갑작스런 어둠이나 강렬한 빛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해 0.0001초 내에 적응하는 것이 현대의 일반적인 인류의 능력이나 그는 스스로가 너무 지쳐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질병이 걸리거나 한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호, 살아있었군. 아니, 척 봐도 알 수야 있었지만 그래도 만사는 확인해보는 게 낫지 않나? 자네도 그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게 스스로를 현명하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믿네만.”
서서히 시야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소리의 근원이 작다는 것은 즉시 알 수 있었다. 일반적인 인류의 키의 6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 키였다. 그것을 판단하는 동안 더 뚜렷해진 시야는 더 많은 정보를 얻게 했다. 곧 그는 소리의 근원이 인류보다는 좀 더 옆으로 벌어진, 그러나 뚱뚱해보이지는 않으며 주의를 조금만 기울인다면 몸 대부분이 근육임을 알 수 있는 강인한 육신을 가졌음을 알았다.
그 육체를 가진 이는 약간 떨어진 위치에 있는 불쪽에 뭔가를 집어넣고 있었다. 그러곤 금속질의 뭔가를 이용해, 천장이곤 바닥이곤 가득한 동일한 색의 뭔가 난해한 곡선을 가진 벽을 뜯어내고 있었다. 라우스네리안은 그 벽에서 뜯긴 부분이 아까 불속에 넣어진 뭔가와 같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육체의 주인의 정체를-결국 대강의 판단에 불과한 것이라도- 알아차렸다. 그건 드워프였다. 그리고 금속질의 뭔가는 소형의 도끼였다. 그리고 불속에 넣어진 뭔가는, 분명 그 뭔가는.
라우스네리안은 잠깐 판단을 유보하다 한숨을 내쉬곤 결론을 내렸다.
좀비 드래곤의 고기였다.
일단 아직 생존해 있음을 알리려 썼습니다. 분량이 짧아서 죄송합니다. 목적이 아직 살아있으니 선호작 지우지 마세요, 라는 목적이라서..... 연중한 건 아닙니다만 가능한 빨리 제대로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거듭 사과만 드릴 수밖에 없네요. 나중에 최대한 많은 분량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Comment ' 3